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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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7466 vote 0 2017.07.07 (11:22:17)

    

    한경오는 왜 삐쳤는가?


    여러 번 했던 이야기지만 미진한듯하여 몇 자 보태기로 한다. 일단 내가 만족을 못 하니까. 조중동이 그러는 것은 그놈들이 천상 나쁜 놈들이기 때문이고, 그렇다면 한경오는 왜 저러는가? 역시 나쁜 놈들이기 때문이다. 말했듯이 나쁜 사람이 나쁜 짓을 하는 게 아니고, 나쁜 짓을 하는 자가 나쁜 사람이다.


    조중동은 태생적으로 나쁘고 한경오는 점차 타락해간 것이 차이라면 차이. 춘원 이광수와 같다. 한때는 독립선언서를 기초하고 임정을 주도했을 정도의 독립지사였는데 점차 타락해서 결국 친일파의 상징이 되었다. 벽초 홍명희, 육당 최남선과 더불어 조선의 3대 천재로 불렸던 춘원 이광수가 아니던가?


    왜 타락했나? 조중동은 돈에 타락했고 한경오는 명성에 타락했다. 월급 적게 받는 기자들이 자기 신문사 우습게 보고, 자기 독자 우습게 보고 우쭐했다. 자아도취에 빠지면 저렇게 된다. 조중동 기자는 돈맛에 살고 한경오 기자는 저잘난 맛에 산다. 소집단 내부 권력놀음에 먹히는 자존심과 오기로 산다.


    박정희는 왜 연예인들을 끌어들였을까? 많은 한국인이 연예인들을 선망하기 때문이다. 너희의 운명을 내가 지배한다는 쾌감을 느끼고자 했다. 문세광 이후 박정희는 자객에게 암살될지 모른다는 불안에 떨었다. 심리적으로 무너졌다. 인격파탄이다. 한경오는 왜 노무현을 괴롭히는 걸까? 박정희병이다.


    많은 한국인이 노무현을 추종하기 때문이다. 역시 너희의 운명을 내가 지배한다는 쾌감이다. 결론인즉 한경오 놈들은 인간이 덜된 것이다. 인성교육을 못 받았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뭔가 미진하다는 느낌이 있다. 더 진도 빼주자. 춘원 이광수는 왜 그랬을까? 뭐가 부족해서 그랬나?


    왜 만인의 손가락질을 받는 길로 제 발로 걸어 들어갔을까? 돈 때문에? 명성 때문에? 이런 걸로 완벽하게 설명 안 된다. 돈과 명성은 이왕 버린 몸 돈이라도, 명성이라도 하고 챙기는 자기위안용이고 그게 사태의 본질은 아니다. 전망 때문이다. 포지셔닝이다. 처음 이광수는 자신을 리더로 생각하지 않았다.


    도전자 포지션에 서 있었다. 그때는 애국자였다. 조선의 3대 천재라는 말을 들으면서 챔피언 포지션에 올라서자 덜컥 겁이 나서 타락해간 것이다. 그렇다. 리더의 자리는 위태롭다. 어지간한 담력이 없으면 버텨내지 못한다. 암살의 공포가 박정희의 영혼을 잡아먹은 것이다. 위에 의지할 데가 없다.


    선비는 공부를 했으니 학문을 방패막이 삼으면 된다. 히틀러가 탱크를 몰고오도라도 수학자는 수학을 믿고, 과학자는 과학을 믿고, 예술가는 예술을 믿고 버틴다. 자기 분야의 전문성에 믿을 구석이 있다. 춘원 이광수는? 그게 없다. 명성이란 안개와 같은 것이다.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으니 불안하다.


    과거에 야생에 버려졌던 사람이 어떤 이유로 사회로 돌아와 신문기자의 이목을 끈 일이 여러 건 있었다. 19세기 일이다. 평생을 지하의 좁은 독방에 갇혀서 말도 익히지 못하고 살던 사람이 구출되어 만인의 주목을 받게 된다든가 하는 식이다. 이들의 말로는 패턴이 있다. 자신의 과거 경험을 재연한다.


    납치되어 억류되었던 사람은 같은 납치소동을 또 일으킨다. 어느덧 신문기자의 발길이 끊기고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지면 반드시 주변의 이목을 끄는 행동을 한다. 처음 구속에서 풀려난 젊은이는 어느 나라의 왕자였는데 왕위계승전에 밀려 외국에 억류되었다는 소설가의 상상력 덕분에 주목을 받는다.


    그러나 더 이상 신문기자도 오지 않고, 추리소설가도 찾아오지 않고, 구경거리를 찾는 호사가의 발길도 끊기게 된다. 그렇다면 또다시 괴한에게 납치되어 ‘역시 어느 나라의 추방된 왕자였군! 그 소문이 사실이었어.’ 하는 스토리를 자작극으로 쓰게 되는 것이다. 조선의 3대 천재 춘원 이광수도 마찬가지다.


    상해 임시정부로 건너가서 기관지를 발행하다가 더 이상 그걸로는 세상의 이목을 끌지 못하게 되자 큰 건을 터뜨린 것이다. 친일파로 변절했다. 어쨌든 많은 주목을 받고 많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보통 소인배는 이렇게 한다. 선비는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가? 전망이다. 전망이 인간을 구한다.


    독립이 될 거라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종교의 신앙과 같은 굳은 믿음이 있어야 한다. 이광수는 그게 없었다. 납치되었다 풀려나 신문기자의 주목을 받은 청년처럼 행동했다. 어떤 전망이 있나? 왕년에는 NL계와 PD계가 싸워 NL계가 득세했는데 이때는 남북통일이 전망이었다. 곧 통일될 것처럼 보였다.


    PD는 사회주의 혁명을 밀었지만, 고르바초프가 엎었다. NL이 미는 남북통일은 왠지 될 것 같다. 그래서 NL이 먹었다. 이석기 패거리들은 아직도 그 짓을 하고 있지만 말이다. 지금 정의당은 세 가지를 밀고 있다. 첫째, 비정규직, 둘째, 양성평등, 셋째, 성소수자다. 이 셋을 우리사회 근본모순으로 규정한다.


    말은 그럴듯하다. 그러나 PD는 NL에 졌다. 왜? 인간은 본능적으로 바깥에서 답을 찾지 내부에서 답을 찾지 않는다. 남북통일은 밖에서 답을 찾고 노동해방은 안에서 답을 찾는다. 둘 다 필요하지만, 밖이 먼저다. 우선순위가 중요하다. 비좁은 방에 열 명이 있는데 한 명이 방귀를 뀌면 어떻게 될까?


    그 한 명을 내보내야 한다. 비좁은 방이라 한 명을 제거하려면 열 명이 엉덩이를 들썩여야 하니 쉽지 않다. 그냥 창문 열면 되는데 말이다. 방귀 뀐 사람을 추방하자는 게 정의당 노선이고 한경오 노선이다. '재용이 너 방귀 뀌었잖아. 나가!' 이런 식이다. 밖으로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는건 구조론의 답이다.


    결국 조선은 독립되었다. 이승만은 미국과의 외교에서 답을 찾았고 김구는 중국과의 외교에서 답을 찾으려 했다. 그리고 중국과 미국이 일본과 싸워 조선을 독립시켰다. 춘원 이광수의 민족개조론은 내부에서 답을 찾으려는 건데 방귀 뀐 사람에게 '너 나가!' 하는 식의 소거법이다. 이건 답이 없는 것이다.


    한 명씩 내보내다 보면 결국 문어 제 살 깎아 먹기가 되어 ‘너 나가! 너 나가!’ 이러다가 이석기 한 명만 남게 된다. 구조론은 마이너스다. 무조건 마이너스가 된다. 멸망하게 된다. 정리하자. 춘원 이광수는 원래 나쁜 놈이었는데 그게 나중 드러난 것이다. 조선의 3대 천재라는 명성에 취해서 폭주한 것이다.


    밖에서 답을 찾아야 하는데 안에서 찾으려다가 망했다. 항우는 승리하자 금의환향을 꾀하다가 망했다. 왜 항우는 밖에서 이겨놓고 안으로 퇴행했을까? 고향친구들에게 자랑하려고. 춘원 이광수가 상해에 앉아있어 봤자 찾아주는 친구가 없다. 결국, 고향에 가서 자랑하고 싶었고 그러다 보니 퇴행한 것이다.


    ‘나 총독하고도 막역한 사이라구.’ 이러고 싶었다. 조선을 쥐고 흔들고 싶었고 흔드는 데까지는 성공했다. 소인배의 몰락코스다. 불안해하며 많은 사람의 방문을 받길 원하며 살길을 찾아 나서는데 그럴수록 자신을 함정에 빠뜨리게 된다. 억류된 외국왕자라고 소문난 그 청년처럼 말이다. 그러다 죽는다.


    한경오의 퇴행도 같다. 결국은 전망의 부재다. 그들은 답을 찾지 못한 것이다. 지금 한국에서 무엇이 답일까? 답은 바깥에 있다. 한국이 열강이고, 한국이 패권을 휘두르고, 한국이 세계질서를 새로 정해야 한다. 그것이 노무현 정신이다. 동북아 중심국가를 넘어 이제는 세계의 주도국가로 비상해야 한다.


    그래야 정의당이 미는 비정규직, 양성평등, 성소수자도 해결된다. 큰 것을 해결하면 작은 것은 따라간다. 창문이 없는 집에 살면 누가 방귀를 뀌든 간에 결국 냄새는 나게 되어 있다. 창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김구는 장개석에 걸었고, 이승만은 미국에 걸었고, 김일성은 스탈린에 걸었다.


    그들이 옳았다. 이제는 우리가 누군가의 희망이 되어야 한다. 이제는 김정은이 문재인에 걸고 아베와 시진핑이 한국에 걸어야 한다. 그래야 답이 나와주는 거다. 외국과 격을 맞추다 보면 내부문제도 해결될 수밖에 없다. 한국에는 한국방식이 있다는 배타논리로 가면 망하는 거다. 에너지는 외부에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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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오의 퇴행행동은 춘원 이광수의 변절과 같습니다. 첫째, 원래 나쁜놈이기 때문이고, 둘째, 조그마한 명성에 취했기 때문이고, 셋째, 주변 패거리들에게 인정받고 싶기 때문이고, 넷째, 공부를 안 해서 미래의 전망이 보이지 않아 불안해서이고, 다섯째, 내부에서 답을 찾으려고 하는 잘못된 태도 때문입니다. 우리는 바른길을 가야 합니다. 첫째, 착해야 하고, 둘째, 명성에 취하지 말아야 하고, 셋째, 패거리들 앞에서 우쭐대지 말아야 하고, 넷째, 공부를 해서 전망을 찾아야 하고, 다섯째, 무조건 밖으로 나가서 확률을 높여야 합니다. 정해진 답을 찍는 객관식 행동보다는 일단 확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계속 가다 보면 뜻밖의 변수가 나타나서 문제를 해결해 줍니다. 박근혜 탄핵과 같은 돌발변수에 대응할 준비가 갖추어져야 합니다. 우리는 지자체에 한 번 이겼고, 총선에 두 번 이겼고, 그 과정에 내부적으로 갖출 시스템이 갖추어져서 이긴 거지 그냥 지갑 주운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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