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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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559 vote 0 2018.03.28 (16:44:05)

    이제는 시스템이다    


    정봉주 사태는 고통이다. 천안함 음모론이나 네티즌 자로의 세월호 음모론도 마찬가지다. 내가 이명박을 편드는 것도 아니고 김어준이 고생하는 것도 아는데 말이다. 집단이 잘못된 방향으로 몰려가면 누군가는 브레이크를 걸어줘야 한다. 이건 아니다 하고 말해줘야 한다. 아무도 나서지 않으면 나라도 할 말을 할 수밖에 없다.


    정봉주가 개인적으로 억울한건 사실이다. 왜 억울한가? 정봉주 인생전체로 보면 공이 크고 과가 작은데 실패한 키스 한 번 때문에 인격살인을 당한다는게 공정한가? 이런 생각 때문에 가슴에서 분노가 끓어오르고 그 분노가 자신을 정당화시키며 폭주가 시작된다. 즉 냉정하게 사건 자체를 보지 않고 엉뚱한 것을 끼워넣는 것이다.


    네티즌도 마찬가지다. 미투사건 자체로 국한시켜 보지 않고 이명박 때려잡느라 개고생한 정봉주 인생전체의 공이 100이라면 피해자의 7년간 심리적 타격은 1이다. 이 둘을 저울에 올려놓고 보니 정봉주 쪽으로 저울이 기울어지네. 정봉주가 옳구나. 대개 이런 식으로 간다. 이러한 심리적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선비라 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그렇게 된다. 특별히 훈련된 사람만 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 그런 식으로 보면 이명박도 억울한게 사실이다. 남들이 단잠에 빠졌을 때 새벽같이 일어나서 사기를 쳤는데 감옥행이라니. 나만큼 인생을 열심히 산 사람이 있어?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진실을 말하자. 정봉주는 위험한 짓을 많이 했다.


    국회의원이 의정활동으로 동료에게 인정받을 생각을 하지 않고 미권스 같은 사조직을 만들어 외곽에서 시스템을 흔들면 그게 유죄다. 이런 짓 하면 안 된다. 민주당은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김어준그룹이 외곽에서 별동대를 돌리며 진보세력 전체의 시스템을 흔든다고 보고 프레시안과 한겨레 중심으로 저격이 들어오는 거다.


    명백히 김어준을 노린 저격이다. 우리쪽의 약한 고리를 친 것이다. 하여간 정봉주가 잘못했다. 정봉주는 민주당의 곤란해진 입장을 눈꼽만큼도 고려하지 않았다. 자기 때문에 김어준그룹이 받게 될 피해에 대해서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 미권스 회원들이 입을 상처에도 무감각했다. 저질 물귀신 작전으로 나온게 소인배 짓이다.


    진실을 말하는건 언제나 고통이다. 그러나 기생충 서민이 문빠를 비웃고 있으니 우리가 바보는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줘야 한다. 우리 쪽에도 사람이 있고 시스템이 있고 지도부가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야 한다. 오합지졸이 아님을 증명해야 한다. 천안함 폭파된건 사실이다. 바른말 했더니 팟캐스트 청취자 다 떨어져 나가더라.


    유시민은 평생 살면서 망치로 철판 한 번 안 때려 본 위인이다. 망치로 철판을 딱 때려보면 천안함이 폭파되었다는 사실을 그냥 알게 된다. 그러니까 사람이 지식인 행세를 하려면 노무현처럼 밑바닥 생활도 겪어보고 그래야 하는 거다. 김영삼 시절 강릉에 무장간첩이 침투한 일이 있었다.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소총을 발사했다.


    수류탄이 날아왔다.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사실은 국군의 위치를 알아내기 위한무장간첩의 속임수였다. 깜깜한 밤중에 나뭇가지 따위로 일부러 소리를 내서 총알이 발사되는 위치를 보고 수류탄을 던진 것이다. 국군 중위가 죽었다. 그런데 몸에 상처가 하나도 없다. 수류탄 맞았으면 몸이 누더기가 되어야 하는데 멀쩡한 것이다.


    부검해보니 작은 파편이 들어와 있었다. 이런 것을 보통사람이 보면 아무도 안 믿는다. 수류탄 맞았는데 외관상 몸에 상처 하나 없다고? 작은 핏자국 하나 없다고? 그런데 그런 일이 일어나곤 한다. 사실 수류탄은 폭풍으로 잡는 거다. 파편도 물론 있지만 폭풍이 1차적이다. 유튜브에 프레스로 수류탄 폭파하는 동영상이 있더라.


    프레스 기계는 작은 흠집도 없이 멀쩡하더라. 믿어지지 않는다. 일반인의 상식과 전문가의 시선은 다른 거다. 수류탄 좀 던져본 사람은 아는 거다. 천안함도 마찬가지다. 폭탄을 맞으면 침몰에 최소 1시간은 걸린다. 전원이 탈출할 수 있다. 사실은 개스가 배를 들어올린 것이다. 천안함은 1220톤이나 되는 자체의 무게로 찢어졌다.


    그래서 형광등이 멀쩡한 거다. 철판이 휘어진 각도만 보면 천안함 밑에서 어뢰가 폭발하여 개스가 배를 들어올려 배를 찢어놓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장병이 희생된 것이다. 그냥 어뢰를 옆구리에 직격으로 맞으면 그렇게 많이 죽지 않는다. 일반인은 이런 내막을 모를 수도 있다. 그러나 유시민 정도면 알아야 한다.


    정봉주 사태도 그렇다. 딱 봐도 거짓말이잖아. 초딩도 알 수 있다. 그러나 필자와 가까운 사람마저 정봉주를 옹호하더라. 그래서 고통이 컸다. 문빠들이 일제히 들고 일어나서 정봉주를 옹호하기를 기생충 서민은 고대하고 있지 않았던가? 섬뜩하다. 우리가 이런 것들을 꿰뚫어보는 감각을 길러야 한다. 평소에 구조론을 배워두자.


    필자는 안희정과 정봉주에 대해서 오래전부터 문제를 제기해 왔다. 앞뒤 안 재고 돌출행동 할 수 있는 위험인물이다. 알아야 한다. 꼭 나쁜 사람이 나쁜 짓을 하는건 아니다. 우쭐하면 혼란해진다. 그러므로 단련해야 한다. 선비라야 한다. 진중권도 우쭐해서 조영남을 두둔하는 돌출행동을 했던 것이다. 기생충 서민도 마찬가지다.


    정봉주가 지저분한 알리바이 놀음으로 지지자를 헷갈리게 했는데 구조론연구소에서 배워야 할 것은 이런 수작을 꿰뚫어보는 눈이다. 정봉주가 무엇을 말했는가를 보지 말고 무엇을 말하지 않았는지를 봐야 한다. 상식적으로 보자. 뜬금없는 미투가 나왔다 치자. 정봉주가 진짜 무고하다면. 그렇다면 경우의 수는 두 가지뿐이다.


    1) 정신병자의 소행이다.
    2) 반대파의 정치공작이다.


    둘 중에 하나인데 장기하가 자기를 스토킹한다며 장기하를 스토킹한 여성이 있었다. 망상장애 환자다. 정봉주의 추종자가 망상장애에 걸려서 환상을 보고 정봉주가 자신을 해쳤다고 주변에 거짓말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혹은 농담으로 정봉주에게 당했다고 떠들었는데 친구들이 ‘너 그때 정봉주에게 당했다며?’ 하고 부추겼다.


    그래서 얼떨결에 근거없는 미투를 저질러 버렸다고 치자. 이런건 신상털면 바로나온다. 그런데 상대방은 기자란다. 망상장애 환자가 기자가 될 수 있나? 상대방은 정상인이고 엘리트다. 여기서 곤란해진다. 왜 정봉주는 가장 쉬운 망상장애 환자의 소행으로 밀지 않고 쓸데없는 알리바이 놀음으로 다수를 혼란하게 만들었을까?


    필자의 1차적 의심이 여기에 있다. 만약 정봉주가 진짜 억울하다면 틀림없이 상대방을 망상장애 정신질환자로 몰았을 것이다. 그런데 정봉주는 그렇게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보나마나 정봉주는 뭔가 저지른게 맞는 거다. 두 번째로 반대파의 공작을 의심해볼 수도 있다. 실제로 정봉주는 자신이 정치적인 음해를 당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것은 하나도 말하지 않았다. 무슨 말을 하려면 근거를 대야 한다. 언어는 전제와 진술로 조직된다. 전제없이 진술하면 그게 거짓말이다. 정봉주는 첫 번째를 손도 대지 않았고 두 번째는 조금 밀어보려다가 바로 손을 뺐다. 그렇다면 정봉주를 의심하는게 상식이다. 알리바이쇼는 상식이하의 시간벌기 행동이었다.


    도대체 거기서 알리바이가 왜 나와? 지저분해지는 거다. 상대방이 반박할 가능성이 있는 주장은 애초에 하는게 아니다. 이쪽에서 2시에서 3시의 알리바이를 내놓으면 상대편은 1시에서 2시의 알리바이를 요구하며 주거니 받거니 시간을 끄는 것이다. 속보이잖아. 결정적인 한 방을 내놔야지 이게 무슨 피곤한 짓거리란 말인가?


    천안함도 그런데 본질과 무관한 사안으로 물고 늘어져서 사람 애먹이는 거다. 핵심 한 개로 밀어야 한다. 반대파 공작이면 반대파도 바보가 아닌데 생뚱맞은 소설은 쓰지 않을 것이니 이쪽에서 공작할 빌미를 준 거다. 그러므로 정봉주는 애초에 1번 시나리오 곧 정신병자의 소행으로 미는게 정답이며 이걸 안했으면 백퍼센트다.


    그러므로 필자는 바로 정봉주의 거짓말을 확신했다. 우리가 이런 것을 알아채는 훈련을 해두어야 한다. 적들의 목적은 민주당 외곽에 검증되지 않은 세력이 형성되어 민주당을 밖에서 흔들어대는 사실을 폭로하는 것이다. 그럴수록 우리 안에 자체적인 검증시스템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과시해야 한다. 자정능력 보여줘야 한다.


    우르르 몰려다니며 쪽팔면 안 되고 신사인 척해야 한다. 선비 흉내를 내야 한다. 문재인이라면 신중하게 행동하잖아. 문재인을 본받아야 한다. 내가 문재인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처신할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가 시스템을 꾸려야 한다. 우리 안에 믿을 수 있는 질서를 조직해야 한다. 무게 재보고 가벼운 사람은 자중하자.


    김어준의 개인기로 가는건 여기까지. 이제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1라운드는 측근과 공신들을의 무대다. 2라운드는 외부에서 새로 들어온 사람의 무대다. 전해철, 양정철, 이호철과 김어준들은 1라운드를 뛰었고 이제 쉬어야 한다. 임종석, 이낙연, 이재명 등은 새로 들어왔으니 지금은 이들에게 우선적으로 기회를 주어야 한다.

   

    세월 흐르면 2라운드에 들어온 세력이 개판친다. 노무현 때도 뒤에 들어온 정동영, 김근태, 추미애, 천정배가 개판쳤다. 이들이 개판치면 그때 3철과 측근들이 들어가서 수습해야 한다. 이게 정치의 공식이다. 이게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공을 세웠다고 벼슬을 받는건 좋지 않다. 다들 공을 세우고 싶어하는 판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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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이미지 [레벨:7]風骨

2018.03.28 (22:53:22)

정봉주 건은 제가 잘못 생각한 거 같습니다.


정봉주는 그간 공이 있으니 보상 받을 때가 된 데에다가

메갈을 앞세운 여성계 폭주에 대한 반발의 힘을 엎고 있으므로

사소한 잘못이 있다고 해도

큰 문제가 안 될거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정봉주 개인의 자질 문제가 생각보타 큰 약점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동렬님 말씀대로 정말 정봉주가 무고하다면

전혀 기억이 안난다고 해도

진실을 말하는 쪽으로 갔지

알리바이 싸움을 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레벨:3]귤알갱이

2018.03.28 (23:23:06)

이 글을 읽고보니 구조론에서 말을 바로하자는 게 무슨 의미인지 감이 확 옵니다.

어떤 말을 하려면 근거를 가지고

그러니까 여자를 꼬시려고 해도

갖출것 갖추고 분위기도 만들고 그런 후에 사귀자고 들이대야 한다는 거겠지요.


이번 건에서 정봉주의 행태는

마치 아무것도 없으면서

전제도 없이 나랑 만나면 뭐든 다 된다고 허풍 떠는 제비족과 같았다고 이해할 수도 있을까요?





[레벨:17]눈마

2018.03.29 (01:45:29)

변호사들하고 일을 하다보면, 서류들을 검토하고, A-B-C된다고 답을 내고 사건을 시작한다. 1년이 걸리건 2년이 걸리건...

마치 프로그래머가 프로그램을 짜듯이

input                                -                               output

                                     store

                     control                 analyze


변호사 문재인도, 답을 내어놓고 시작했다. 노무현이라는 인풋을 이라면  죽어도 좋다는 각오가 문재인을 만들어서, 

저장 (대통령) 제어 (외교) 연산 (내치) 하면 아웃풋은 자동으로 나온다.


이게 동렬님 말대로 생각처럼 쉽지 않다. 이제 정밀항해만이 정답이다. 요소 요소에 탁현민도 쓰고, 임종석도 쓰고, 이낙연의 지혜도 쓰고. 이해찬의 결기도 익히고, 길이 멀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달타냥(ㅡ)

2018.03.29 (10:08:06)

초기 인풋에 무엇을 넣는냐가 관건. 나머진 지탱해 가는 힘. 

자해당은 쓰레기를 집어 넣고, 좋은 물건이 나오길 바라는 하염없는 당. 

더민주당은 좋은 인풋을 집어 넣고,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라는 합리적인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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