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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7806 vote 0 2017.02.05 (22:40:34)

     

    문재인의 언어와 안희정의 언어


    정치인은 ‘질의 언어’를 써야 한다. 문재인의 ‘적폐청산’이나 ‘국가대청소’는 질의 언어다. 입자의 언어는 ‘박그네 심판’ 혹은 ‘새누리 척결’처럼 직접적으로 상대를 지칭하는 것이다. 이재명의 언어는 ‘입자의 언어’다. 이는 격이 낮은 것이다. 곧 상대방의 반격을 받게 된다.


    똑같은 논리로 ‘반사’를 휘두르는 떨거지들이 반드시 나타난다. 입만 열면 친문패권 운운하는 박지원들 말이다. 안희정의 언어는 역시 ‘질의 언어’다. 격이 높다. 근데 공허하다. 방향성이 없기 때문이다. 다음 단계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뭘 어쩌겠다는건지 알 수 없다.


    답답하다. 반기문의 ‘정치교체’ 역시 공허하다. 마이너스가 없기 때문이다. 마이너스가 있어야 에너지의 잉여가 있다. 100명이 가득찬 공간에 일단 한 명이 빠져나가야 빈 자리가 생기고 그 빈 자리에 누군가 들어온다. 정치인의 언어에는 반드시 마이너스가 있어야 한다.


    문재인의 청산과 청소는 무언가 제거한다는 말이다. 마이너스다. 빈 자리가 생긴다. 그 빈자리에 누가 들어와도 들어온다. 일의 다음 단계가 있다. 2라운드가 벌어지는 것이다. 국민은 그 2라운드에 흥미가 있다. 국정원과 검찰을 손보겠다는 건데 그럼 누가 이득을 보지?


    다음 단계가 제시될 때 뇌가 작동한다. 흥미진진해지는 것이다. 안희정의 언어나 반기문의 언어에는 그 다음단계가 없다. 안철수의 언어도 마찬가지다. 왜 국민들이 대연정에 시큰둥할까? 플러스이기 때문이다. 다음 단계가 예상되지 않는다. 대연정을 해서 뭘 어쩌자고?


    감이 안 온다. 일요일 오후에 경부고속도로 차밀릴때처럼 꽉 막히게 된다. 트래픽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대연정을 하면 너도 나도 밥숟가락을 들이밀텐데 손학규차, 김종인차, 박지원차 온갖 똥차가 다 들어와서 고속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해버리면 정말 답답해지는 거다.


    정치란 것은 하루 앞을 예상할 수 없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전개를 누가 알 수 있었겠는가? 그러므로 상황에 임하여 순발력있게 대응하는게 중요하다. 그것은 리더의 능력이며 거기서 리더의 우열이 판가름되는 것이며 국민들은 그거 점수매기고 심판하는 것 좋아한다.


    국민은 뛰어난 지도자가 미리미리 대비하여 어떤 위험도 없이 태평성대를 구가하는 것보다 아슬아슬하지만 지도자의 리더십에 의하여 하나씩 돌파되고 타개되는 것을 원한다. 그래야 국민이 가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슬아슬하면 50 대 50이 된다. 나비의 날개짓이다.


    천칭이 균형을 이룰 때 국민 한 명의 몸값은 극대화 된다. 즉 국민은 자기 자신의 몸값을 높이려고 하는 것이다. 그래야 민주주의가 실현된다. 나비 한 마리의 날개짓이 천칭의 균형을 흔들 정도가 되면 국민 모두의 몸값이 최대화 된다. 큰 결단을 내려 방향을 틀 때다.


    안희정은 정치를 무슨 수학문제 푸는 일로 여긴다. ‘정답만 맞추면 되잖아’ 하는 식이다. 정치는 정답만 맞추면 되는게 아니고 서스펜스가 있어야 한다. 시간제한이 걸려야 한다. 7시간 안에 해결해야 한다. 아니 7분도 늦고 때로는 7초 안에 해결해야할 상황도 있는 거다.


    박근혜는 7시간 동안 나타나지 않았다. 박근혜는 정치를 수학문제 풀 듯이 하는 사람이라 외주를 준다. ‘순실아! 이 문제 풀어와라.’ 이런 식이다. 시간제한이 걸려있다. 세월호가 넘어지면 30분 안에 답을 내야 한다. 1시간 안에 헬기타고 현장에 가야 성의를 보인 셈이다.


    무슨 말인가? 미리 연정이니 협치니 해서 답을 정해놓고 가면 중간에 교란하려는 자들이 뛰어들어 삥뜯는다. 이를 막으려면 지도자가 본심을 숨기고 있다가 전광석화처럼 적을 들이쳐야 한다. 김영삼이 잘한 거 있다. 상대방의 의표를 찌르는 승부수 던지기 행동 말이다.


    리더는 대강의 방향만 제시하고 세부적인 것은 말하지 말아야 한다. 적들에게 기밀이 새나간다. 이재명의 언어는 너무 구체적이다. 박근혜를 구속시킨다는 말과 같은 중대한 정치기밀을 태연하게 누설해 버리면 일베충들이 맞대응을 한다. 적을 부추기는 행동은 좋지 않다.


    이재명처럼 시시콜콜한 것 까지 떠들어버리면 안 되고 문재인처럼 의중을 숨기고 있다가 결단의 순간에 마침내 승부수를 던져서 순전히 본인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게 리더십이다. 미리 연정이다 협치다 해서 안전판 만들고 정치 쉽게 하겠다는 심보는 배반이다.


    왜? 그것은 국민의 권력을 빼앗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국민은 일부러 여소야대 만들어 대통령을 견제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오바마도 여소야대를 피하지 못했지만 정치력으로 해결했다. 애초에 국민은 대통령을 견제하려고 작심하고 있는데 그걸 원초적으로 피하겠다고?


    국민에 대한 반역이다. 김영삼의 3당야합과 정확히 같다. 국민은 여소야대를 만들어 김영삼을 조지려 했다. 국민의 마음은 김영삼에게 한번쯤 기회를 주어보되 절대권을 주지 않고 매우 조지는 것이다. 잘하면 밀어주고 잘못하면 아주 박살을 내버리려고 호시탐탐 노렸다.


    그런데 김영삼은 3당야합을 통해 원초적으로 위험을 피했다. 이건 배반이다. 국민에 대한 도전이다. 민주주의가 아니다. 반역이다. 일을 잘해서 평가받을 생각이 없이 밀어주면 잘하겠다고 조건 걸고 나오는 넘은 정치할 자격 없다. 지도자의 언어는 방향성이 있어야 한다.


    반기문과 안희정과 안철수의 언어는 죽은 언어다. 생명력이 없다. 이재명의 언어와 트럼프의 언어는 격이 낮다. 그나마 방향성이 있으니 안희정이나 안철수보다는 낫다. 지도자는 혼자 하는게 아니고 세력과 팀플레이를 한다. 자신은 살고 세력을 죽이는 정치는 배반이다.


    대연정 성사되면 대통령은 편하지만 그 대통령을 세운 정치세력은 반드시 죽는다. 그리고 미래가 사라진다. 문어가 제 살 깎아먹는 짓이다. 자기 잘 되자고 제 자식 팔아먹는 짓이다. 인간이 아니다. 그렇다면 대연정 건의해서 노무현을 궁지로 몬 자가 안희정이란 말인가?


    ###


    안희정 행각은 나를 위해 비단 카펫을 깔아놔라. 내가 걸어가줄테다. 이런 오만방자한 생각이다. 정치 편하게 하려고 하면 안 된다. 문재인처럼 치아를 11개나 뺄 정도로 이 악물고 해야 한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내가 돌파하겠다. 나를 믿고 따라와달라. 이렇게 가야 한다. 대통령이 편하면 국민이 괴롭다.



20170108_234810.jpg


    대연정을 하면 잘되든 못되든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져서 대연정을 주도하는 세력이 반드시 죽게 되어 있습니다. 설사 대연정이 잘 되어서 대한민국이 잘 되었다 해도 민주당은 미래가 없습니다. 완전히 죽게 됩니다. 상도동 말라죽듯이 죽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어떻든 후계세력이 살아있지만 김영삼세력은 완전히 죽었습니다. 그 이유가 뭐겠습니까?  


[레벨:2]가몹

2017.02.07 (22:44:47)

너무가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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