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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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8391 vote 0 2016.10.26 (11:27:34)

     

    박근혜, 끝까지 버텨라.


    구조론은 사건을 추적하는 이론이다. 사건은 에너지를 따라가고, 에너지는 낙차를 따라간다. 집단의 의사결정 에너지는 내부 상호작용 총량이 낙차를 구성한다. 상호작용을 끌어내는 것은 이야기다. 그 이야기를 한겨레와 경향과 종편들이 무수히 발굴하고 있다. 캐도 캐도 끝이 없다.


    게다가 독일과 물리적 거리가 멀다. 거리가 멀수록 대중의 주목도는 높아지고 에너지 낙차는 커진다. 연결되는 라인의 숫자는 거리와 반비례한다.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은 뒷문이나 옆문으로 들어올 수 있지만, 먼 곳에 있는 사람은 반드시 비행기 트랩을 거쳐서 들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버티며 추태를 부리면 부릴수록 반대파에게 이롭다. 아직은 박근혜를 동정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계속 추종자들에게 괴로움을 선사하면 넌더리가 나고 마는 것이다. 전설의 지지율인 김영삼의 5퍼센트를 제치고 드라마는 계속된다. 이제 끔찍한 배신의 드라마를 볼 차례이다.


    나경원이 치고 나온다. ‘1번 배신은 나라구.’ 유승민이 거든다. ‘무신 소리? 원조 배신은 나잖아!’ 신문기자라면 반색을 하는 김문수, 이재오, 홍준표라고 가만있겠는가? 찬스라고 목청 높이는 인간들 꼭 있다. 이것이 또 구경거리가 되어준다. 내부에서 끝없이 상호작용 일어나는 것이다.


    연산군의 마지막 날과 같다. 어제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날인데 뭔가 조용하다. 신하들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내시도 도망가고, 시녀도 사라졌다. 적막강산에까마귀만 울고 있다. 이제 우리는 이 막장을 구경해야 한다. 현시창임에도 박근혜는 그 무대에서 계속 주연하고 싶을까?


    예쁘게 물러나기는 어제와 그제가 찬스였다. 꾸물대다 개처럼 끌려내려오는 일만 남았다. ‘미친 무당년에게 홀렸다.’는 그럴듯한 제목이 붙여졌으므로 추종자들도 입장을 바꾸는데 전혀 부담이 없다. 원래 인간은 일거리를 던져주면 그 쪽으로 주의가 쏠려 현안을 잊어버리는 법이다.


    하야 하면 된다. 촉박한 정치일정에 홀려 여당도 야당도 언론도 국민도 정신없게 된다. 그 틈에 슬그머니 해외로 나가서 편하게 살면 된다. 번개탄 살 돈이 없어 자살도 못하고 있는 민초들과는 다르다. 물러나기만 하면 고생끝 행복시작이다. 그 좋은걸 왜 안 해? 아마 종교 때문이리라.


    최순실교 신앙의 힘에 의지해 왔는데 그것을 잃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인간은 욕망에 의지하는 동물이 아니라 에너지에 의지하는 동물이다. 그 에너지는 증오에서 나오고 그 증오는 복수심에서 나온다. 그 복수심은 부모의 죽음 때문에 형성되었다. 그 죽음이 종교가 되고 신화가 된다.


    대한민국을 모욕하고 능멸함으로써 한풀이 하려는 마음 속 깊은 곳의 응어리가 있었다. 누구든 그렇다. 김흥국 아저씨든 명계남 아저씨든 평범한 아저씨를 높은 자리에 올려놓으면 반드시 추태를 부린다. 마음 속에 악이 들어차서 그런게 아니다. 인간은 원래 무조건 나빠지게 되어 있다.


    나는 착한 사람이니까 잘 하겠지. <- 천만에. 당신도 권력 잡으면 나빠진다. 그렇다면 나쁘지 않은 김대중, 노무현은 왜? 그들은 싸우는 것이다. 외국을 바라보고, 바깥을 바라보는 자는 방어한다. 방어하는 자는 나빠지고 싶어도 그럴 찬스가 없다. 24시간 체제로 방어하기 바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념을 가진 자, 외부를 바라보는 자, 천하인의 호연지기를 가진 자만이 착하고 싶을 때 착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소인배는, 평범한 아저씨는, 보통사람은 반드시 나쁘게 된다. 노무현도 하는데 나라고 못할까? <- 천만에. 노무현만 할 수 있다. 왜? 밑바닥을 경험했으니까.


    바닥을 찍은 자만이 정상을 볼 수 있으며, 정상을 본 자 만이 웅지를 품을 수 있으며, 웅지를 품은 자만이 방어할 수 있으며, 방어하는 자만이 타락하지 않을 수 있다. 알을 품고 둥지를 지키는 엄마새는 방어한다. 바깥을 바라보는 거다. 그 순간만 타락하지 않는다. 그것이 인간이다.


    방어하지 않고 두리번거리며 껄덕대는 자가 권력을 쥐면 반드시 악을 저지른다. 그러므로 평범한 사람이 권력 주변에 가면 안 된다. 도둑놈이 도둑질하는 것은 방어가 아니다. 방어할 체면이고 위신이고 국격이고 없다. 트럼프는 방어하지 않는다. 뭘 방어해? 가진 것이 있어야 방어한다.


    재산? 제 것도 아니다. 어차피 사기쳐서 뺏은 건데 왜 방어해? 이미 대통령 출마로 그의 사업은 위기에 처했다. 방어할 생각이 없는 것이다. 정주영의 출마로 현대가 기울었다. 방어할 생각이 없었던 거다. 천하와 자신이 일체가 된 사람만이 방어한다. 진리를 방어하고 또 역사를 방어한다.


    박근혜는 버텨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할 이야기가 매우 많거든. 당신이 얼마나 더럽게 대한민국을 파괴해 왔는지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할 필요가 있거든. 당신이 믿던 부하들이 당신 얼굴에 침 뱉는 모습을 꼭 보고 싶거든. 당신이 키운 종편이 당신을 물어뜯는 모습이 구경거리거든.



   555.jpg


    거대한 교육의 장이 열렸소이다. 이참에 모두 공부하도록 하시오. 바로 저게 인간의 본래 모습이라오. 인간은 원래 너나없이 추한 존재입니다. 오직 바닥을 찍고 와서, 정상을 본 자 만이 방어하는 것이며, 방어하는 동안만 겨우 인간의 꼴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방어할 그 무엇이 당신에게 있습니까? 이념을 방어하고, 민주주의를 방어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방어할 에너지가 당신 내부에 있느냐 말입니다. 방어할 그 무엇이 없는 자는 반드시 복수합니다. 대한민국에 복수하고 인류에게 복수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챠우

2016.10.26 (11:50:29)

박까스 먹고 힘내라 박근혜!!

죽으면 안돼!!!

[레벨:2]미호

2016.10.26 (12:37:20)

나경원... 뇌가 궁금한 사람중 1인.
알고나면 박근혜는 그냥 불쌍한 1인.
나름 순진해서 이용당한것.
어떤 모습으로 나갈지.... 두번 나가는거네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2]동사샘

2016.10.26 (13:11:33)

참으로 슬픈 글입니다.

인간이란 존재의 가벼움을 느낍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이 너무도 그립습니다.


이러한 글을 쓰신 동렬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레벨:5]vandil

2016.10.26 (13:23:23)

그렇습니다.


참으로 슬픈 글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1]오맹달

2016.10.26 (13:52:41)

배움이 짧아선지 구조론에서 방어라는 표현은 낯서네요.
좋은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6.10.27 (02:51:37)

저도 거의 못본 용어인데, "방어 :  가치 있는 것을 위해서 목숨을 거는 행위"라는 의미로 이해를 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1]오맹달

2016.10.27 (10:07:10)

쉽게 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노무현의 지역주의 타파나
유시민의 민주화 운동시기와 같은 것이겠습니다.

이것을 버린다는 것은 자신의 삶을 부정하는 것이니 방어할 밖에 없겠습니다.

외부의 다양한 공격에도 흔들리지 않게 방어하려면 그것이 천하를 품는 큰 철학이어야 겠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6.10.27 (10:43:06)

방어든 공격이든 

단어에 집착하지 말고


구조 그 자체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구조는 중립적인 도구입니다.


이게 도구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칼이나 총이 진보나 보수나 공격이나 방어는 아닙니다.


우주의 근본원리는 마이너스이며 

즉 세상에 태어나서 잃을 것은 있어도 얻을 것은 없습니다.


이건 수도 없이 반복하여 이야기한 거죠. 

목숨을 빨리 잃느냐 천천히 잃느냐의 차이 뿐이며


결국 무덤에 가서 드러눕는 것은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게임 속에 있고


게임은 개인이 아니라 집단의 단위이며

집단이 장기라면 우리는 장기의 말과 같은 존재이며


장기의 말은 가서 공격하다가 죽는 겁니다.

즉 인간은 공격하다 죽게 되어 있는 소모품이며


인간의 공격은 근본 방어하기 위한 것입니다. 

축구든 야구든 선수비 후공격이라고 누누이 말한 바 있습니다.


무조건 수비 잘 하는 팀이 챔피언을 먹게 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무조건 선제공격해야 하는 것은


그러한 과정을 통해 팀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리더는 그 모든 공격이


방어를 위한 예비작업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의 메커니즘을 볼 생각은 않고


마지막에 오는 동사만 보겠다면 매우 피곤해지는 것입니다.

우주의 모든 원리는 진보원리가 아니라 보수원리고


진보원리가 작동하면 진보가 너무 빨리 일어나 우주는 파멸하는 것이며

진화는 방어과정에서 진보를 차단하는 차단장치가 풀려서


결함이 일어나는 형태로 진행된다고 말했습니다.

생명의 진화는 40억년 걸렸는데 이론적으로 1만년 안에도 가능합니다.


진화는 초스피드로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 결과는 대파멸. 


진화를 차단하는 장치가 고장나는 형태로 진화하는 거죠.

구조론은 조절장치입니다.


조절할 생각없이 극단적으로 한쪽에만 꿰맞추려는 사람은

구조론적인 사유가 안 되는 겁니다. 


방어하라고 하면 팀방어는 하지 않고

전부 자기 개인방어만 하고 있겠죠.


팀이냐 개인이냐 이 부분에 대해 개념정립이 안 된 사람은

어떻게 말해줘도 반대로 알아듣게 되어 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1]오맹달

2016.10.28 (09:37:43)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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