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253 vote 0 2019.05.16 (17:45:49)

      

   이재명 판결을 보며


    이재명 기소는 애초에 사건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건이었다. 무리한 기소를 강행한 정치검찰을 심판하지 않으면 안 된다. 친형의 강제진단 지시는 법률 전문가인 이재명과 비전문가인 공무원들 사이에 빚어진 법률적용에 대한 혼선이었다. 서로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당시 가족에 의한 정신질환자의 강제구금이 사회문제가 되어 법률이 개정되는 와중에 일부 법률이 사문화되며 법률적용이 오락가락했던 것이다. 지금은 반대로 정신병자가 거리를 활보하면서 살인을 저지르는 지경이 되었다. 필자는 전부터 이재명을 싫어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다만 민주당의 다양성 유지에 필요한 자원으로 보고 있다. 당장 대선후보감은 아니다. 문재인의 인내심과 사려 깊음에 이재명의 추진력과 과단성이 더해지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진보는 시스템이어야 한다. 인물이 좋아도 혼자로는 안 되고 팀플레이가 중요한 것이다.


    구색맞추기로 보면 이재명도 필요한 자원이다. 시스템은 균형을 추구한다. 균형 속에 유권자의 주도권이 있기 때문이다. 엘리트를 대표하며 도덕을 따지는 사람도 있어야 하고 비엘리트를 대표하며 행동력을 갖춘 사람도 있어야 한다. 필자와 같은 논객은 중간에 끼어 곤란해진다. 


    천안함이나 세월호나 마찬가지로 필자를 힘들게 했다. 김어준이 수준이하의 음모론을 퍼뜨리면 필자가 이명박 편에 서서 반박해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말이다. 너무 유치한 거짓말을 하잖아. 생각 좀 하고 살자. 일베충이 비웃는다. 유사과학 들고나온 네티즌 자로 소동이 웃겼다. 


    구조론을 배운 사람이라면 3초 안에 짚어낼 수 있어야 한다. 김어준도 닻 걸어치기 어쩌구 하며 달착륙음모론 수준으로 퇴행하곤 했다. 이러니 이공계 일베충들이 기세를 올리는 것이다. 인문계 출신은 잘 모르지만 이공계는 그냥 안다. 학교에서 노상 배우는 게 그건데 모르겠는가? 


    문빠를 자처하며 민주당을 공격한 드루킹의 무리는 적이다. 일단 머리가 나쁜 게 유죄다. 진보는 똑똑한 사람이 하는 것이며 돌대가리들이 완장 차고 나대면 안 된다. 이런 일은 반복된다. 박원순 때도 아들 병역비리를 주장하며 한나라당 강용석과 입을 맞춘 배신자들이 날뛰곤 했다. 


    필자가 수습을 시도했으나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았다. 인간이 작은 권력에 중독되면 어떻게 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그야말로 미쳐 날뛰는 것이었다. 이재명이 기소되자 삼겹살 구운 무리 있다. 놀라운 일은 아니다. 노무현 때도 당선과 동시에 동프라이즈 하고 등 돌렸다.


    사실 그들은 노무현 당선 전부터 배반을 때려놓고 있었다. 여러 번 말했지만 당선 직전 모임에서 노하우 논객 대부분 노무현의 패배를 예상하고 있더라. 필자가 충격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다수가 대학생이었는데 그들은 노무현을 1회용 소모품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 배반한 무리나 지금 친문을 자처하며 민주당을 공격하는 자들이나 한때 박원순 아들 병역을 물고 늘어진 자들이나 본질이 드루킹이다. 사설권력을 탐하는 것이다. 인간은 놔두면 백 퍼센트 배반한다. 만약 이해가 안 되면 중국사를 한 번 읽어보시라. 특히 오대십국 중심으로.


    '배반의 중국사'라는 제목의 책이 있을 정도다. 만인이 만인을 배반한다. 아들이 부모를 배반하고, 부모가 자식을 배반하고, 신하가 주군을 배반한다. 춘추시대에는 더했다. 오죽했으면 공자가 유교를 만들어 사람도리를 가르쳤겠는가 말이다. 로마사도 군인황제 시절이면 비슷하다. 


    배신의 아이콘 브루투스만 배반한 게 아니고 모두 배반했다. 원로원은 똘똘 뭉쳐서 단체로 민중을 배반했다. 전원이 배반자다. 물론 의리를 지키는 사람도 있다. 큰 꿈이 있거나 배반할 급이 안 되거나 몸통이 묶여 있으면 예외다. 몸통이 한 몸으로 묶여 있으면 당연히 배반 못 한다.

 

    아니다. 그래도 배반한다. 노건평도 아우를 배반한 것이나 마찬가지고 이재명 형은 미친 듯이 배반했다. 배반할 급이 안 되는 사람은 당연히 배반을 못 한다. 상대편 진영에서 스카웃해 가지 않기 때문이다. KBS 아나운서 출신 정치인은 거의 전원이 배반했다. 일단은 얼굴이 되니까.


    최불암, 정주일, 최무룡, 이순재, 강부자, 변웅전, 하순봉, 김을동 중에 누가 배반을 안 했지? 배반할 위치에 가 있으면서도 배반하지 않는 정치인은 단 한 명도 없다. 문재인은 말재주가 없어서 애초에 정치할 생각이 없었으므로 노무현을 배반하지 않았다. 탄핵 때문에 불려온 것이다. 


    운명에 붙잡힌 것이다. 노무현은 원대한 꿈이 있으므로 김대중을 배반하지 않았다. 국민을 배반하지 않았다. 물론 김영삼은 노무현이 배반했다고 주장하겠지만. 인간은 단 한 명도 남김없이 모두 배반한다. 안철수, 손학규, 박지원, 이종걸, 박영선, 김종인 등이 이상한 것이 아니다. 


    무능한 사람이 그런 자리에 가면 그렇게 된다. 배반자에게 패널티를 주는 시스템으로만 배반을 막을 수 있다. 글자 아는 사람이 감시 역할을 맡아야 한다. 다음 총선에서 질 것 같으면 민주당도 백퍼센트 배반한다. 지금부터 긴장하고 승산을 높여가지 않으면 안 된다. 왜 배반하는가? 


    인간은 무언가를 반대하는 방법으로만 의사결정하는 동물이다. 배반은 인간의 숙명이다. 원래 찬성하면 가만히 입을 닫고 있는 게 맞고 반대할 때만 입을 열어 떠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일단 반대한다. 반대해야 마이크 잡는다. KBS 송현정 기자도 마이크 잡자 갑자기 배반하더라. 


    제대로 하기는 원래 어렵다. 능력과 배반은 반비례다. 선진국 정치인들이 배반을 못 하는 이유는 배반자를 박살 내는 평론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태생부터 배반인 조중동 한겨레 탓에 진실을 말하는 문화가 자리 잡지 못했다. 한경오는 5퍼센트 엘리트주의 정의당 세력이다. 


    엘리트 인맥놀음에 빠져 대중을 배반하는게 로마의 원로원과 정확히 같다. 숫자가 많을수록 결속력이 약해져 인맥형성이 힘들어지므로 그들은 소수파가 되기를 희망한다. 어떻게든 우리편이 선거에 지도록 만든다. 거짓말을 하는 자가 이득을 보고 진실을 말하는 사람은 외롭다. 


    조중동의 돈놀음과 한경오 인맥놀음에 치인다. 한국인의 수준과 역량이 이 꼴인데 어쩌겠는가? 정신차려야 한다. 만인은 당연히 배반할 준비를 하고 있다. 다음 대선 때도 배반자는 꼭 나온다. 촌놈이 그립다. 촌놈은 인맥이 없어 배반을 못 한다. 결함 있는 인재가 의리를 지킨다.


    ###


    팟캐스트에서 논의된 내용을 추가하자면 자한당은 배반을 덜한다. 돈이 많아서 배반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민주당도 원심력이 약해졌다. 지자체를 이기니까 시의원 등으로 밥 먹으면서 배반하지 않아도 되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배가 고프면 먹고사니즘 생계형 배반 나온다. 


    진보가 분열하는 이유는 배가 고프기 때문이다. 이재오 김문수 심재철도 어느 면에서 생계형 배반이다. 의리는 누군가의 희생으로만 되는 것이다. 유시민은 정치 안 해도 밥 먹고 살므로 배반할 확률이 낮다. 열등의식이 있는 사람이 배반한다. 고시에 여러번 떨어진 홍준표가 그렇다. 


    노천재는 배반하지 않았다. 천재니깐. 이인제는 배반했다. 내가 노무현보다 못한게 뭐지? 지식인이라면 엘리트 의식으로 무장하고 자부심을 지키고 자기가 희생하는 포지션에 가 있으면서 동료를 구하고 배반자를 조져야 한다. 행동력 있는 비엘리트 대표에게 기회를 양보해야 한다. 


    엘리트 당으로 몰리면 선거 진다. 엘리트당은 5퍼센트의 지지를 받을 수 밖에 없다. 우리편을 다수파로 규정하고 상대방을 부자당, 재벌당, 강남당, 소수파, 1퍼센트 정당으로 몰아붙여야 이긴다. 그러려면 마음의 여유를 보여줘야 한다. 금뺏지를 양보하는 훈훈한 모습을 보여주자.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9.05.17 (08:46:48)

"인간은 무언가를 반대하는 방법으로만 의사결정하는 동물이다. 배반은 인간의 숙명이다. 원래 찬성하면 가만히 입을 닫고 있는 게 맞고 반대할 때만 입을 열어 떠드는 것이다."

http://gujoron.com/xe/1089658

[레벨:1]한국인5

2019.05.18 (06:16:21)

추가하시니 더욱 좋군요.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092 기생충의 역설 2 김동렬 2019-06-03 5813
1091 일베사학의 문제 2 김동렬 2019-06-03 4201
1090 성매매의 진실 2 김동렬 2019-05-27 5557
1089 국가의 근본 3 김동렬 2019-05-23 5185
1088 밝혀진 박근혜의 진실 2 김동렬 2019-05-19 6123
» 이재명 판결을 보며 2 김동렬 2019-05-16 6253
1086 트럼프의 한계 2 김동렬 2019-05-15 4881
1085 화가 난 백인들 image 1 김동렬 2019-05-14 4798
1084 인간은 왜 종교에 빠지는가? 3 김동렬 2019-05-10 5045
1083 참 나쁜 동아일보 1 김동렬 2019-05-07 3944
1082 조응천 금태섭의 삽질 2 김동렬 2019-05-02 4330
1081 노무현 혁명과 이낙연 image 1 김동렬 2019-04-29 4559
1080 20대의 분노와 오마이뉴스의 착각 7 김동렬 2019-04-21 5693
1079 로타의 작업에 대해 2 김동렬 2019-04-18 3851
1078 탈덕하라. 팬들이여! 1 김동렬 2019-04-17 3991
1077 밤의 대통령과 윤지오의 싸움 image 3 김동렬 2019-04-15 5181
1076 로버트 할리 딜레마 2 김동렬 2019-04-10 4711
1075 정의당 잡아먹는 민중당 4 김동렬 2019-04-05 5255
1074 잔인한 사월 2 김동렬 2019-04-03 4408
1073 황교안 이낙연 유시민 2 김동렬 2019-04-02 45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