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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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050 vote 0 2018.07.24 (13:39:15)


    공포와 위엄으로 통치하라


    마키아벨리는 구조주의자다. 말하자면 그렇다는 거다. 구조는 안에 있다. 사건 안의 사정을 말하는게 구조주의다. 축구를 논하려면 축구장 안으로 들어와서 이야기해야 한다. 포메이션을 논하고 공격전술과 수비전술을 논해야 한다. 축구장 바깥의 축협타령에 유소년타령, 인맥타령은 번짓수를 잘못 짚은 것이다. 엉뚱한 것이다. 몰론 그런 요소도 배경의 의미가 있지만 방향이 틀렸다. 논의가 산으로 가게 된다. 


    마찬가지로 정치를 논하려면 정치시스템 안에서 논해야 한다. 그런데 밖으로 나간다. 왜? 평판공격을 하려고. 축구를 논하는데 토론이 삼천포로 가는 이유는 평판공격을 가할 정치적 목적 때문이다. 평판을 떨어뜨려 권력의 우위에 서려는 즉 독자 자신이 갑이 되려는 것이며 축협을 을로 규정하려는 것이다. 이렇게 정치적으로 가면 답이 없다. 1조 원 정도 들고와서 몽규 쫓아내고 본인이 축협회장을 하면 되잖아. 


    간단한 문제인데 왜 쓸데없이 말이 많으냐고? 그런 식이다. 봉건사회는 평판이 지배하는 사회다. 평판은 정치시스템 바깥에 있다. 정확히는 하느님에게 있다. 하느님에게 점수를 따면 그 왕국은 번영한다. 그런데 하느님이 어떻게 점수를 매기지? 대중의 평판을 보고 판정한다. 평판이 높으면 하느님이 점수를 준다. 일단 하느님을 갑으로 하고 왕을 을로 규정한다. 민심은 천심이니 다시 하느님을 대중이 지배한다.


    모든 정치에 대한 토론은 대중이 평판공격으로 갑을 잡는 문제에 집중되며 결국 대중에게 아부하게 되며 이렇게 되면 선거제도가 정착되기 전에는 답이 없다. 현대정치는 투표를 통해 대중이 갑이 되는 것이다. 봉건시대에 선거제도를 대신하는 통제수단은 평판공격밖에 없다. 정치가 망하는 공식이다. 경제를 살리면 아랫목이 따뜻해지기 전에 부자들이 사치와 낭비를 일삼아서 국민은 크게 위화감을 느낀다.


    임금의 평판은 나빠진다. 그러므로 경제를 죽인다. 조선왕조 500년간 반복된 패턴이다. 보통 이렇게 망한다. 지금은 권력자의 위엄을 보여야 한다. 이를 부정하는 것은 조중동과 같은 중간세력이다. 조중동이 갑을 잡으려면 권력자가 바보여야 한다. 권력자가 바보이면 조중동과 언론이 노상 권력자를 조롱한다. 왕의 삽질과 조중동의 조롱이 균형을 맞추면 국민은 좋아라하고 나라는 결단이 나고 마는 것이다. 


    이명박근혜 9년이 그렇다. 임금도 좋고 조중동도 좋고 국민도 좋고 다 좋은데 나라는 망한다. 서로가 서로의 발목을 잡는 그런 나쁜 내시균형 속으로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 공포와 위엄으로 통치하라는 마키아벨리의 말은 속임수와 계략으로 통치하라는 뜻이 아니라 권력 그 자체가 정치의 재화라는 말이다. 국가의 번영이 최종목적이며 권력은 단지 수단에 불과하다는 생각은 틀렸다. 권력이 정치공장의 재화다.


    왕은 정치라는 공장을 돌려 권력이라는 재화를 생산해야 한다. 공포와 위엄은 왕이 생산한 권력시장의 주요상품이다. 권력의 생산이야말로 국가의 존재 목적이라 하겠다. 왕이 공포와 위엄을 생산하면 그렇게 생산된 권력이 각 가정에 파급된다. 가장도 목에 힘을 주고 카톨릭의 주교도 목에 힘을 주고 회사의 사장도 그 위엄을 분배받아 회사관리에 성공한다. 그게 국가의 진짜 목적이다. 권력상품을 생산해야 한다.


    그렇다면 경제는? 경제의 번영은 권력의 종목 수를 늘린다. 정치권력 외에 지식권력과 경제권력, 문화권력, 도덕권력이라는 더 많은 종류의 다양한 권력을 권력증시에 상장하는 것이다. 사회의 권력총량이 증대한다. 상호작용 총량증대의 방향으로 가는 것이 진보다. 지식권력이나 경제권력, 정치권력 중에 어떤 하나가 득세하여 다른 권력을 짓밟으면 나라는 망한다. 조선왕조는 지식권력의 독재로 망한 것이다.


    정의당이 500년간 집권하면 조선왕조다. 대중의 평판권력이 국가의 정치권력 위로 가면 망한다. 솔직해지자. 많은 인간이 공포와 위엄으로 자기를 때려주기를 원한다. 대중은 매저키스트다. 말하자면 그렇다. 이런 말은 오해되기 쉬운데 '찬스다 오해하자' 하고 나서면 곤란하다. 특히 봉건시대라면 주변에 위험이 많고 불안요소가 많으므로 확실하게 강한 힘의 존재를 포착하려고 한다. 어딘가에 있어야 한다.


    신에게 있든 제왕에게 있든 가부장에게 있든 어딘가에는 힘이 있어야 한다. 제왕이 폭력적일수록 만족한다. 진정한 힘은 과학에 있지만 과학의 힘은 두꺼운 책장 속에 감추어져 있고 대중은 문맹이라서 그 내막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 글자를 아는 일부 엘리트만 과학의 힘에 만족하는 것이며 대중은 눈에 띄는 힘을 원하고 폭력이 대중의 눈앞에 전시되기를 원하고 그렇게 전시된 힘을 자신이 분양 받으려고 한다.


    사형수는 수천 명의 구경꾼이 지켜보는 앞에서 처형되어야 하며 광장에 모인 군중은 자기들이 목격한 것을 주변에 퍼뜨리는 방법으로 제왕의 힘을 분양받는다. 만만한 자들 앞에서 눈알을 부라리며 너도 전봉준처럼 목매달려 죽을래? 하고 겁주는 방법으로 그 힘을 사용한다. 물론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베놈 만큼은 확실히 몽둥이로 다스려야 한다. 우리가 부드럽게 나가면 그들은 괴로워진다.


    실제로 고통을 느낀다. 북한의 빨갱이가 서열 1위인지 밤거리 조폭형님이 서열 1위인지 문재인이 서열 1위인지 판단이 서지 않아 혼란을 느낀다. 어디에 줄을 서야 하지? 박근혜의 기도빨이 먹혀서 하느님의 도움으로 갑자기 사면받고 정권을 탈취한 다음 문빠들에게 복수하면 어쩌지? 실제로 이런 소리 하는 사람 주변에서 봤다. 그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방법은 오백 방을 때려주는 것이다. 원하는 것을 줘야 한다.


    문재인 정권에 힘이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매를 버는 놈은 매로 다스리는게 맞다. 정확히 말하면 그들은 상대의 반응을 원하는 것이며 이때 우리는 무시전략과 엄벌전략을 쓸 수 있으며 가벼운 놈들은 관종이니 무시하는게 맞고 조원진 보좌관의 죄는 가볍지 않으니 엄벌전략으로 가는게 맞다. 사람들이 사고를 치는 진짜 이유는 나쁜 마음 때문이 아니라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허둥대다 사고를 치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할지 알아내는 방법은 어그로를 끌어 상대의 반응을 보는 것이다. 놔두면 습관이 되어 계속 사고를 친다. 확실하게 손을 봐줘야 내게 허용되는 한계는 여기까지구나 하고 알아먹는다. 좋게 좋게 가는게 좋은 것도 아니고 상대방이 원하는 것도 아니다. 때려달라는 넘은 때려주는게 맞다. 그러나 B급 관종은 무시하는게 맞다. 조중동과 한경오가 일치하는 점이 있다. 그것은 앞에서 말한 나쁜 균형이다.


    임금은 바보일수록 좋다. 김영삼 정도면 완벽하잖아. 바보잖아. 트럼프 정도면 환상이잖아. 바보 맞잖아. 중간권력은 왕을 조롱하고 대중은 평판공격으로 왕을 통제하니 삼위일체가 맞아떨어진다. 이렇게 망한다. 반대로 가야 한다. 제왕과 대중이 손잡고 중간권력을 소탕해야 한다. 흥하는 나라들은 언제나 그래왔다. 그때 중간권력은 공포를 맛보았고 대중은 왕의 위엄을 맛보았다. 제대로 되어가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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