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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의 분탕질 사태에 즈음하여 상황이 화급하게 되어 다급한 글을 하나 쓰게 됩니다. 원래 이렇게 국제 정치 경제를 개별 국가의 아주 미시적인 정치적 사건과 바로 연결시키는 일은 상당히 위험하고 또 증거 제시와 이론 전개에 대단한 조심성을 보여야만 하는 줄 압니다만,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아직 충분히 학문적 이론적으로 익지 못한 생각이나마 토로할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해서, 지금의 정몽준 사태는 부시 행정부와 관련되어 있는 미국의 석유 - 무기 자본 동맹의 소행임이 분명하다는 것이며, 둘째, 이런 정도의 무리수까지 두며 개입하는 것으로 보아 조만간 한반도에서 군사적 분쟁을 일으키고 말겠다는 그들의 자본 축적 전략이 대단히 구체적 단계로 들어갔음을 반증하는 것이며, 셋째, 따라서 내일(아니 오늘이 되었군요)의 선거 결과는 한반도 7천만 나아가 아시아 수십억 민중들의 평화에 직결된 실로 피가 마르는 전투이자, 미국 정부를 주축으로하는 초국적 지배 계급과 대한민국의 평화 애호 국민들간의 결전이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극단적인 용어를 들으면서 어리둥절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시간 상 자세한 문서 근거와 증거들을 제시하지 못하고 이렇게 논지만 전개하는 것을 용서해 주십시오.

(1) 전세계 자본주의에서는 초국적 자본가 계급(transnational capitalist class)이 20세기 들어와서 형성되고 있습니다. 옛날의 로스차일드 가문이나 미국의 모오건 가문등도 그 원형적 형태입니다만, 특히 2차 대전 후 팍스 아메리카나 당시 미국과 유럽의 자본가 계급은 interlocking directorship의 형태, 특히 1990년대 들어와서 대규모 인수 합병이 계속되면서 명실 상부한 초국적 자본가 계급의 형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나 지구화(globalization)의 본질은 사실상 이들의 주요한 자본 축적 형태인 월 스트리트와 런던을 중심으로한 지구적 금융 자본의 팽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따라서 평화적이고 팽창하는 지정학적 상황과 교역의 확대등을 선호합니다.

(2) 미국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강력한 자본 분파는 석유 - 군수 산업 연맹체입니다. 이들의 자본 축적은 특히 중동 지방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의 군사적 분쟁과 위기, 또 대규모 중공업이나 공업 단지 건설등과 같은 프로젝트 등과 밀접하게 관련이 되어 있습니다. 이들 또한 초국적적인 연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은 물론입니다.

두부자르듯 말할 수는 없습니다만, 보통 전자의 금융 자본 - 월스트리트 분파는 미국 민주당과 더 친분이 있고, 후자의 분파는 미국 공화당 매파와 더 관련이 많습니다.

클린튼 민주당 정부의 지정학 - 경제 세계 전략은 그런 의미에서 고전적인 초국적 금융 자본의 평화적 신자유주의적 축적과 밀접하게 관련이 되어 있으며, 아시다시피 현재 미국 공화당 부시 정권은 거의 광적일 정도의 석유 - 군수 산업 분파의 이익으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엔론 사태를 전후하여 월 스트리트와 워싱튼의 백악관은 적지 않은 갈등을 겪었고, 아직도 대선을 2년 앞둔 상황에서 그 갈등은 살아 있습니다.

여기에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끼어들고 있습니다. 현재 부시 정권과 연결된 자본 분파의 주요 축적 전략은 가급적 더 많은 군사적 분쟁을 양산하여 에너지 위기로 석유 값을 올리고 또 군비 경쟁을 촉진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부시 정권이 집권 초기부터 노린 프로젝트가 세 가지 있습니다. 첫째, 아프간 점령, 둘째, 이라크 점령, 셋째, 동북아 군사 위기로 NMD(국가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도입.

9.11이 부시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한는 것은 아닙니다만, 중앙 아시아의 석유 지역에 대한 패권을 확립하기 위해 아프간을 장악해야 한다는 군사 전략은 이미 2000년 9월 경에 언론에 공표된 바 있었습니다. 둘째, 사우디에 맞먹는 산유국인 이라크를 점령하여 석유 가격에 대한 완전한 독점력을 확보합니다. 셋째, 러시아, 중국 북한을 배제하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도입하여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이 군수 산업체에 축적되게 됩니다. 이 세가지는 결코 부시 정권이 포기하지 않는 노른자에 대항하는 사업들입니다.

따라서 그러한 부시 정권의 석유 - 군수 연맹체의 전략에 이회창같은 남한 대통령이 필수불가결이라는 사실은 명확합니다. 반대로, 노무현 등 한반도의 평화 안정을 우선시하면서 미국에 대들 가능성이 있는 인물이 들어서면 큰 차질이 생깁니다.따라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회창의 집권을 보장하는 것이 이들의 거의 사활이 걸린 과제입니다.

여러분이 이 대목에서 반신반의하실 지 몰라 좀 부연드립니다. NMD 프로젝트의 규모는 준비 단계에서도 1천억불이 넘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확립됨에 따라 추가적인 보완 시스템 프로젝트가 또 나오게 되고 이에 관련하여 미군의 기존 무기 방어 체계를 업그레이드해야 하기 때문에 결과 향후 10년간 군산 복합체가 만지게 될 돈의 규모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합니다.

미국 정부, 필요하면 노리에가의 경우와 같이 주권 국가의 현직 대통령도 범죄자로 몰아 체포해 오는 존재입니다. 여기에 부산 촌놈 노무현 '나부랭이'가 나와서 그 거룩한 프로젝트에 딴지를 거는 사태를 용납하리라고 보십니까? 둘째, 백악관의 주된 비지니스라는 것이 바로 다 이런 세계 전략 짜고 밀어 부치는 것입니다.

며칠 전 블룸버그에서 거의 노골적으로 노무현 지지를 선동하는 컬럼이 실렸습니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일입니다. 평화적인 세계 체제에서 금융 자본 축적을 꾀하는 월 스트리트의 금융 자본은 부시의 분쟁적 축적 전략과 심한 갈등이 있었고, 월 스트리트의 신 자유주의적 금융 자본가들의 이익을 가장 충실히 반영하는 블룸버그는 부시 정권의 동북아 전략에 쐐기를 박고 싶었을 것입니다. 아주 이례적인 블룸버그 사태는 그렇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정몽준 사태에서 막후 인물로 지적되는 자가 있습니다. 바로 박태준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미국 CIA출신인사들을 주축으로 하여 이렇게 세계적인 석유 - 군수 연명체의 넷트워크를 활용하여 활동하는 독특한 투자 펀드가 하나 있습니다. 이 펀드는 주식시장에 상장조차 되어 있지 않은 아주 폐쇄적인 멤버쉽을 갖고 있는데, 가입자로 알려져 있는 자들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메이저 영국 전 총리, 심지어 오사마 빈 라덴 까지 들어가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그래서 전세계적인 석유 - 군수 자본 영맹의 집단적 이익을 체현하는 집단으로 의심하고 있는데요. 박태준 총리도 그 멤버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제 퍼즐 조각이 좀 맞춰집니다. 정몽준이 부잣짓 도련님이긴 하지만 바보가 아닌다음에야, 제 정신으로 이런 사태를 일으키겠습니까? 어느 신문 기사에서 대단히 의미심장한 구절을 읽었습니다. 한나라당의 서청원 대표는 이미 이 사태가 기사화되기도 전에 박태준으로부터 핸드폰으로 언질을 받아서 곧바로 논평 준비에 들어갔다는 것입니다.

정몽준은 정치가이기 이전에 현대 자본가 집단의 일원입니다. 포항 제절이라는 덩어리는 성장 과정에서 미국, 일본, 한국 정부로 이어지는 국제적 인맥의 커넥션의 도움을 핵심적으로 요구하였습니다. 그래서 박태준은 그러한 동북아 대자본 커넥션의 중심에 서있는 인물이고요(그래서 얼마전 양빈이 중국에 잡혀갔을 때 김정일이 그 후임으로 박태준을 영입하려 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봅니다. 스커드 미사일 나포 사건 조차 예멘 정부의 의외의 반응으로 수포로 돌아가 다급하게 된 부시 집단은 쓸 수 있는 모든 인맥을 동원하여 한 큐를 노렸을 것이고, 박태준 라인이 움직여 정몽준에게 압력을 넣었을 것입니다(거의 핵폭탄 수준의 협박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정몽준은 울며 겨자먹기로 이런 사태를 벌여야 했고, 지금 쯤 술에 만취하여 울면서 쪽팔려하고 있을 것입이다.

여러분, 지금 대한민국의 대통령 선거는 전쟁이상의 긴장을 내포하고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정말 가슴이 터질 것 같습니다. 며칠 전 부터 정말 "줄줄이 사탕"으로, 조중동, 지역 감정에 이어 미국도 나오고 북풍도 한 번 불어서 이젠 정말 다 끝났겠지 했는데 이런 일까지 벌어질 줄이야.

여러분. 반세기를 넘게 동북아 지역을 볼모로 잡고 능욕하며 지배해온 냉전적 지배 세력의 지배 구조가 노란 돼지 저금통 몇 개에 쉽사리 물러날 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다고는 미리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악착같은 책동을 부릴 줄은 몰랐습니다. 저도 웬만한 일로 잘 흥분않는 성격인데, 지금은 너무 분하고 놀라고 치가 떨려서 눈물도 흐르고 이빨이 갈리고 있습니다.

싸웁시다. 여러분. 몇 시간 후의 선거는 우리의 희망을 지키고, 어떻게 해서든 군사적 분쟁을 일으켜 이 아시아 지역의 민중들의 피를 댓가로 자본을 축적하려는 이들에 대해 용감하게 맞서는 싸움입니다. 아, 어느 분이 쓰셨던 것처럼,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신들이시여, 제발 우리를 굽어 살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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