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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이 갑자기 진보누리의 스타가 되었다. 냉수마시다가 사래라도 들렸는지 재채기 소리가 요란하다. 유시민의 복장쿠데타에 대한 꼴좌파들의 알레르기 반응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유시민의 도발은 열린사회의 적을 가려내는 리트머스 시험지였다. 그 상황에서 사래들려 재채기 한 인간은 모두 열린사회의 적이다.

역겨울 뿐이다. 어디를 가도 다 마찬가지다. 입으로는 이념을 말하고 있지만 머리에 든 것은 개인에 대한 질시와 감정 뿐이다. 환멸을 느낀다.

나는 개혁당실험을 몇 달 만에 포기하려는 유시민을 반대할 뿐, 정치인 유시민을 반대하지 않는다. 한나라당 의원빼오기식 정계개편을 반대할 뿐 유시민의 신당행을 반대하지 않는다. 언젠가 유시민에게 투표할 기회가 있으면 주저없이 한 표를 던질 것이다.

개혁당은 가도 개미당은 남는다. 김원웅, 유시민은 개미 무서운거 알아야 한다. 신당행 안말릴테니 개미 그만 팔아먹고 얼른 탈당해라.

도발은 계속되어야 한다
유시민 혼자로는 부족하다. 한 5명쯤 당선되어 등원을 하되, 그 중에 여성이 한 사람은 있어야 한다. 아기를 안고온 다음 의사당에서 보란듯이 모유를 먹이는 거다. 그 쯤은 되어야 외국에 까지 알려지도록 센세이션을 일으키지 않을까?

뭐 어때? 국위선양 좀 하자는건데.

유시민의 의도된 도발은 문화적인 코드의 차별화를 통한 『염장 지르기』, 『허폐 히뜩 디비기』 초식이 된다. 문화가 바뀌어야 나라가 바뀐다. 유유상종으로 자기네끼리 껌붙고 진드기 붙는 타성이 바뀌고, 여당이나 야당이나 한통속으로 짜고치는 관행이 깨부셔지는 것이다.

이는 노무현그룹의 주요한 전술이며 유시민은 노무현과 코드가 맞는다는 점을 그렇게 과시한 거다. 아쉬운 점은 1일천하로 끝났다는 것이다. 도발은 계속되어야 한다.

문화가 곧 이념이다.
문화의 본질은 의사소통이다. 복장은 그 자체로 하나의 언어이다. 언어를 바꾸는 것이다. 1천년전 카이사르가 로마시민권을 남발해서, 원로원이 로마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게르만족 출신 원로원 의원이 처음 등원했을 때 일어났던 소동을 연상시킨다.

코드가 맞는 사람과 코드가 맞지 않는 사람으로 2분될 것이며, 양자 사이에 단단한 벽이 만들어질 것이며, 그 벽을 넘은 의사소통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며, 이쯤되면 둘 중 하나는 돌아가는 판 밖으로 밀려나야 한다는 중대선언이다.

유시민의 쾌거는 충분히 이념적인 행동이다. 이념이 자본론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복장에 있고, 언어에 있고, 문화에 있다. 예컨대 좌파들은 그들만의 독특한 언어를 쓴다. 이른바 운동권사투리다. 그것이 그들의 복장이자 유니폼인 것이다.

꼴좌파와 꼴보수는 유니폼으로 통한다
좌든 우든 막론하고 유니폼이 파시즘이다. 다양성을 말살하여 공동체의 활력을 떨어뜨린다. 복장의 유니폼 뿐 아니라 획일주의를 조장하는 그 모든 것이 유니폼이다. 사고의 유니폼, 언어의 유니폼, 요정정치, 골프장정치, 폭탄주문화 유니폼도 본질에서 파시즘이긴 마찬가지다.

사이비 좌파들과 수구꼴통들의 닮은점은 유니폼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언어의 유니폼이든 검은 양복의 유니폼이든 마찬가지다. 겉으로는 이념을 말하고 있지만 대가빡을 해부해보면 파시즘 똥이 한가득 들어앉은 것이다. 어찌 환멸이 아니겠는가?

운동권사투리, 골프장정치, 요정정치, 폭탄주문화가 무엇인가? 자기네끼리만 들어올 수 있는 울타리를 쳐서 배타적, 폐쇄적인 소그룹을 만들고 그들끼리만 정보를 공유하며 짜고친다는 거다. 이들이 곧 『열린사회의 적들』이다.   

덧글..전여옥 팬클럽 운운은 야유하기 위한 상징적 표현으로 이해해주길..욕하려면 뭔 말을 못해? 안그류?


개혁당은 끝나고 개미당은 시작이다.
정당은 이념적 결사체이다. 정당의 목적은 정권의 획득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념적 동질성의 획득에 있다. 개혁당의 이념은 개미정치다. 개미를 양성하는 개미집은 인터넷이다. 인터넷이 없어지지 않는 한 현실정치권과 일정부분 금을 긋고 풀뿌리정당을 만들어보려는 시도는 계속될 것이다.

개미를 믿지 않는 직업 정치꾼들은 당을 떠나야 한다. 유시민이 멋대로 신당창당 일정을 발표했다. 개혁당은 하룻밤사이에 신당에서 구당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배신이다. 제도권정치를 선호하는 유시민, 김원웅은 개혁당을 탈당해야 한다.

나는 원론에서 신당을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한나라당 똥탕들과 손잡지 말 것, 동교동 똥탕들과 손잡지 말 것을 주문하고자 할 뿐이다. 그리고 또 하나! 신당을 하더라도 개혁당은 개미당으로 남아서 계속 간다는 거다. 왜? 이념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김원웅 유시민은 개혁당을 탈당하라!
이념이란 무엇인가? 이념은 『이상적인 공동체의 유토피아관』에서 출발한다. 어떤 사회의 모델을 이상적인 사회로 보는가이다. 부자들의 천국인 미국이야말로 이상적인 사회라고 믿는 사람이 있고,  삶의 질을 우선시하는 북유럽이야말로 이상적인 사회라고 믿는 사람도 있다.

이념의 차이는 이렇듯 이상적인 사회의 모델이 다른 데서 빚어진다. 이념의 본질은 인간의 삶이다. 삶이 존재하는 한 이념은 어떤 형태로든 살아있다.

개미당이 탄생한 이유는 노무현의 당선이 급했기 때문이 아니라, 인터넷 때문에 우리네 삶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 달라진 삶을 반영하여 개미당의 이념은 살아있다. 인터넷을 유시민이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유시민이 마음대로 개미당을 없앨 수 없다.

삶이 달라졌기 때문에 개미당이 탄생했다.
이렇듯 이념은 본질은 『이상적인 공동체의 삶』이며, 일정부분 현실정치의 바깥에 있다. 정치가 이념을 이용할 뿐, 정치가 생겨나기 전에도 이념은 있었고, 정치의 종말 다음에도 이념은 남아있다.

개미들의 이념은 개미정치의 이상이다. 개미정치는 인터넷정치요 풀뿌리정치다. 당을 뽀갤 수는 있어도 그 풀뿌리에 남아있는 생명력을 뽀갤 수는 없다. 이거 없애려 해도 잘 안없어진다. 아무리 밟아도 개미들은 잡초처럼 또 일어설 것이다.

.. 서프 굶어죽을 판이래유. 냅둬유. 지들이 알아서 하것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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