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173 vote 0 2019.03.01 (21:07:56)

    공황장애와 사회멀미


    차멀미가 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차에서 내리면 된다. 그러나 생각이 있는 사람은 운전을 배운다. 직접 핸들을 잡으면 멀미가 나지 않는다. 공황장애에 걸렸다면 그게 사회멀미다. 사회에서 하차해 버리는 사람이 있다. 히키코모리다. 그것도 방법은 된다. 그러나 생각이 있는 사람들은 그 사회의 핸들을 잡는 방법으로 극복한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다. 멀미는 특히 고갯길을 올라가다가 갑자기 내리꽃히는 지점에서 심하다. 관성의 법칙 때문이다. 뇌는 내려가고 있는데 몸은 올라가고 있으니 프로토콜이 안 맞아 배알이 뒤틀리는 것이다. 연예인 중에 무려 40여 명이나 공황장애에 걸렸다고 한다. 물론 진짜 공황장애가 뭔지는 모르고 대략 하는 소리다. 


    공황발작이 일어나면 호흡곤란을 일으키고 기절하기도 한다. 연예인들이 말하는 것은 불안장애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일 것이다. 연예인은 오르막길을 잘 올라가다가 스캔들로 갑자기 내리꽂힌다. 그럴 때 사회멀미를 한다. 왜냐하면 연예인은 더 올라가고 싶은데 스타가 되어 올라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내리꽂힌다.


    먼 곳을 바라보면 멀미를 하지 않는다. 연예인이 당장의 인기에 연연하여 코앞을 바라보므로 멀미를 하는 것이다. 철학이 없기 때문이다. 의식이 없기 때문이다. 정신을 차리지 못했던 거다. 사유가 부족하여 전두엽이 뇌의 다른 부분을 확실히 장악하지 못한 때문이다. 더 높이 역사를 바라보고 인류를 바라보면 멀미를 하지 않는다. 


    뒷좌석이 특히 멀미가 심하다. 사회라는 자동차의 뒷좌석에 앉지 말아야 한다. 그러므로 리더가 되어야 한다. 천하인이 되어야 한다. 호연지기를 얻어야 한다. 당장은 집단의 리더가 아니라도 원대한 꿈을 가지고 리더의 마음을 품어야 한다. 노무현이 아니라도 노무현과 통하면 된다. 통하지 못하므로 막혀서 멀미가 나는 것이다.


    뱃속을 비워야 한다. 먹은 것을 게우게 된다. 뱃속에 차 있는 것이 관성력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차가 커브를 돌면 뱃속의 음식이 원심력에 의해 위장의 신경을 건드리니 토하게 된다. 연예인은 인기를 먹었으니 불안하다. 정치인은 지지율이 높으니 불안하다. 부자는 현금을 틀어쥐고 있으니 불안하다. 관성력에 휘둘려 불안하다.


    그럴수록 안전벨트를 매고 핸들을 꽉 잡아야 한다. 긴밀하게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사회의 호흡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엔진과 내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그럴 때 멀미는 극복된다. 연예인은 사회의 트렌드를 따라잡아야 한다. 마광수 야한 놀음에 현혹되어 놀아나다가 갑자기 미투운동으로 방향을 틀어버리니 멀미를 할 수밖에. 


    정치인은 시대정신을 따라잡아야 한다. 청춘콘서트에 진보로 놀다가 이명박근혜 보고 우향우하니 안철수가 정치멀미를 하고 먹어치운 지지율을 도로 게워내는 것은 당연하다. 요즘은 SNS 멀미도 있다. 21세기 초연결 사회의 가쁜 호흡에 적응해야 한다. 정치인은 10년 앞을 예측해야 하고 연예인은 트렌드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역사라는 도로에서 진보라는 자동차의 핸들을 꽉 잡지 않으면 안 된다. 방향을 알고 트렌드를 주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내려놓아라거나 마음을 비워라거나 하는 자들은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려 도망가라는 말이다. 머리 깎고 토굴에 은거하며 정신승리 하는 조선 히키코모리들 예로부터 많았다. 우둔한 자들은 발언권이 없다. 


    자기 혼자 차에서 내리면 그만인가? 그래도 세상은 굴러간다. 혼자 살아서 의미가 없다. 함께 살아야 한다. 모두를 멀미로부터 구해야 한다. 함께 타고 갈 고급차를 만들어야 한다. 차가 구려서 작은 과속방지턱에도 멀미를 한다. 그 전에 도로포장을 잘해야 한다. 고속도로 뚫어야 한다. 21세기 초연결사회가 멀미를 극복하게 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9.03.02 (03:35:46)

"역사라는 도로에서 진보라는 자동차의 핸들을 꽉 잡지 않으면 안 된다."

http://gujoron.com/xe/1067512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4374 예수 마르크스 샤르트르 까뮈 3 김동렬 2019-03-17 3312
4373 핑크 플라맹고의 비극 image 2 김동렬 2019-03-15 3146
4372 사랑은 방해자를 밀어내는 것이다. 1 김동렬 2019-03-15 3159
4371 프로이드의 욕망 1 김동렬 2019-03-14 3659
4370 인간에게 자아가 있는가? 1 김동렬 2019-03-13 3078
4369 정준영은 왜 그랬을까? 2 김동렬 2019-03-12 4362
4368 인간의 행동에는 이유가 없다 5 김동렬 2019-03-11 3276
4367 진정한 만족감은 어디서 오는가? 1 김동렬 2019-03-11 3213
4366 나쁜 남자와 나쁜 여자 3 김동렬 2019-03-10 3720
4365 우주의 처음을 사색하자 3 김동렬 2019-03-09 3197
4364 사랑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1 김동렬 2019-03-08 3622
4363 마음의 마음 2 김동렬 2019-03-07 3003
4362 마음이 좋더라 2 김동렬 2019-03-05 3392
4361 인간은 왜 자유의지를 추구하는가? 1 김동렬 2019-03-04 2972
» 공황장애와 사회멀미 1 김동렬 2019-03-01 4173
4359 초원사람과 숲사람 1 김동렬 2019-02-28 3172
4358 사람은 말려야 한다 1 김동렬 2019-02-27 3026
4357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는가? 1 김동렬 2019-02-27 3577
4356 존엄 자유 사랑 성취 행복 1 김동렬 2019-02-26 3338
4355 마음은 진화다 1 김동렬 2019-02-25 3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