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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씨 문제는 이렇게 생각하세요.

꺼진 불도 다시 봅시다! 작은 불씨라고 만만히 보다가 초가삼간 다 태우는 수가 있습니다. 특검 같은 큰 불은 맞불을 놓아 끌 수가 있습니다. 안씨의 경우는 속에서 붙은 작은 불입니다. 끄지도 못하고 어어 하다가 된통으로 당하는 수가 있습니다.

인간들은 어떤 경우에도 간신을 발굴해내고 희생양을 만들어냅니다. 아무리 성군이라도 반드시 간신은 발굴됩니다. 성군은 정치를 잘해서 성군이 되는게 아니라, 없는 간신도 발굴해서 희생시키는 방법으로 국민을 감동시키므로서 성군이 되는 것입니다.

간신이 없으면 500만원짜리 밍크코트 하나로도 간신이 되고, 2000만원짜리 중형차 한대로도 간신이 됩니다. 이건 연극과 같습니다. 악역도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무대 주변에 얼쩡거리다가 재수없이 걸리는 사람이 악역이 됩니다. 당사자에게는 안된 말이지만 역사의 경험칙을 적용하면 그러합니다.

안희정은 자신이 칼날 위에 서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경우입니다. 자신도 모르게 정여립이 되어있는 것입니다. 가뭄이 와도 안희정탓, 홍수가 나도 안희정탓 이렇게 됩니다. 민심이란 원래 그런 것입니다. 논리나 증거는 필요없습니다. 홍수가 논리 따져서 오고 가뭄이 증거 따지고 옵니까?

무슨 일을 도모할 때는 먼저 제사를 지내어 하늘에 고해야 하는데 희생양이 필요합니다. 마침 안희정이 딱 걸렸습니다. 그러니 얼치기가 정치판을 함부로 기웃거려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정치는 총만 안들었다 뿐이지 전쟁터입니다. 죄가 없다해도 재수가 없으면 총맞아 죽습니다.

조선시대라면 이 경우 귀양을 갑니다. 죄가 있어도 귀양을 가고, 죄가 없어도 귀양을 갑니다. 귀양가서 한 3년 있다 돌아오면 영웅이 됩니다. 안희정이 현명하다면 스스로 알아서 귀양을 가야합니다. 서울 근처에는 얼씬거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정치거물은 보통 그렇게 만들어집니다.

약간의 지혜가 있다면 알아서 귀양을 가라!

까놓고 말합시다. 안희정 이강철 쪽은 벌써 패밀리를 만들어놓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패밀리가 없으면 언론이 패밀리를 만들어냅니다. 한나라당이 만들어내고 여의도 술집들이 만들어냅니다. 조직이 있으면 반드시 그 패밀리가 생겨나고 좌장이니 맏형이니 하는 역할을 맡을 사람도 필요한 것입니다.

누구 하나는 총대를 매고 나서서 인간들을 엮어와야 하고 인맥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게 정치인데 그걸 안할수가 없습니다. 물론 실무를 맡은 대가리는 일이 끝나면 귀양을 가야합니다. 정치의 공식이 그러니 어쩔 수 없습니다. 누군가는 그 역할을 해야합니다.

『내 차가 아니고 친구 차다? 개인 차도 아니고 회사 차다?』 이건 제대로 걸린 경우입니다. 친구차를 받으면 뇌물이 되고, 회사차를 받으면 그 회사의 사장은 배임이 됩니다. 변명은 할수록 손해입니다. 정치에 발을 들이밀었다는 그 자체로 유죄인 것입니다. 그러니 억울하면 정치를 안하든지 아니면 좌장을 안맡든지입니다. 맏형이 되고 좌장이 되면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하여간 노무현 주변에 술집에서 기자나 만나고 다니고, 주위에 인맥이나 만들고 다니고, 아무데나 명함 뿌리고 다니고, 형님, 동생하며 시시덕거리는 자들은 싹 죽여야 합니다.

국민의 노무현에 대한 사랑의 크기와 주변인물에 대한 시샘의 크기는 비례합니다. 시샘을 한 국민이 잘못이면, 그래도 국민을 나무랄 수는 없으니 당연히 안희정이 귀양을 가야하고, 국민이 잘못이 아니면 또한 당연히 안희정이 귀양을 가야합니다. 그것이 정치입니다.

문제는 군기반장의 부재상황이다

결론적으로 노무현정권의 군기반장은 누구냐입니다. 김영삼 때 최형우처럼 괜히 눈알 부라리고 폼 잡는 역할 말입니다. 없습니까? 없으면 노무현 본인이 군기반장을 겸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안희정을 귀양보내는 방법으로 군기잡는 척 연출하는 수 밖에 없는 거네요!


(독자의 글을 정리 및 확인합니다) 안희정에게 차를 마련해준 회사의 사장을 자처하는 사람이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글에 의하면 회사이름은 ad impact(http://www.adimpact.co.kr/)입니다. 이 회사는 지난 대선때 노사모와 노대통령의 유인물을 만든 회사이고 고객이 국회, 서울시, 서울시 남부교육청 등으로 되어 있습니다.


사실이라면 배임 소지가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구속수사 사안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을 왜 자기 입으로 떠벌이고 다니는지 나는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노무현정부가 이 일을 처리하는 방식에 따라 5년이 결정될 수도 있습니다. 옷로비 참사를 기억합시다!

덧글.. 안희정에 대한 무성한 뒷말은 지난해 여름께부터 나왔습니다. 이게 하루 이틀 곪은 병통이 아니라는 말이죠. 저간의 사정은 모르나 이런 뒷말 나오는 공식은 간단합니다. 패밀리죠. 패밀리가 뜨면 반드시 목을 노리는 스나이퍼가 뜹니다. 작년 여름께부터 만인이 안희정 한사람에게 칼을 겨누고 있었다는 사실을 안희정 본인은 정말 몰랐을까요? 그렇게 머리가 안돌아가는 양반인가요? 도무지 이해가 안됩니다.

이런 겁니다. 『그 인간 꼭 사고칠거라는 예감이 들더니 기어이 사고치고 마네.』 제발 부탁입니다. 노무현 측근은 사고 좀 치지 말고, 사고치더라도 좀 걸리지 말고, 걸리더라도 그게 자랑인줄 알고 제 입으로 떠벌이지 맙시다. 선거 끝나기 무섭게 일산에 40평짜리 아파트 샀다는 양반 말을 국민이 믿어준다면 친구한테 빌라 얻어살다 낙선한 이회창은 억울해서 잠이 오겠습니까?

친구들이 선의로 돈을 모아 차를 사줬다면 그 친구들도 참 정신없는 사람들입니다. 그 회사 사장이 선의로 회사차를 빌려줬다면 그 회사 사장도 참 정신없는 사람입니다. 그게 배임죄가 되는지 안되는지 변호사에게 자문이라도 받아보고 하는 소리인지 모르겠습니다. 조중동이 뭐 그런거 형편 봐주는 집단입니까?

왜 안희정 한사람 때문에 개혁세력 전부가 조선일보에게 욕을 먹어야 합니까? 지난 5년간 조중동의 물고뜯기에 소극적으로 방어하고 해명하고 해서 성공 했습니까? 이런건 재빨리 꼬리 자르고 단속하는거 외에는 없습니다. 아예 빌미를 주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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