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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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767 vote 0 2018.07.16 (13:33:31)

      
    간화선의 멸망


    88세 설조의 투쟁에도 진제는 소식이 없다. 설정퇴진 자승구속 대중의 목소리가 요란한데 종정의 귀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개독적폐만큼 조계종적폐도 철퇴가 시급하다. 남진제 북송담은 옛말일 뿐 진제는 원래 아는 게 없어서 조용한 것이다. 찢어진 북은 소리가 나지 않는 법이다. 


    송담은 더 아둔하다. 진제든 송담이든 혼자 지극정성 해봤자 천하로 나아가 만날 사람을 만나느니 못하다. 수행해서 깨닫는다는 것은 거짓말이고 깨달아서 태어난 사람이 자신이 깨달았다는 사실을 들키게 하는 것이 화두다. 간화선의 의미는 깨달은 사람을 빨리 찾아내는데 있다. 


    3초 안에 깨닫지 못하면 영원히 깨닫지 못한다. 수행은 깨달음의 적이다. 깨달음은 관측자의 개입을 차단하는 것이다. 자기가 보고 있다는 것을 본다. 관측대상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있는 관계망을 보는 것이다. 이것이 일어서면 저것이 일어선다는 것이 석가의 연기법이다. 


    그 한마디 안에 다 있다. 이것과 저것을 보는 자는 보지 못하는 자이며 이것과 저것의 연결고리를 보는 자가 볼 것이다. 이것은 언어감각이며 관점이 맞지 않으면 어색함을 몸으로 느끼는 것이며 그것을 느끼는 데는 3초가 걸리지 않는다. 화두에는 관점의 불일치가 드러나 있다. 


    ‘모두 거짓말을 한다’는 책에도 나오지만 인간의 직관은 잘 들어맞는다. 문제는 직관을 반대로 해석하는 것이다. 자신이 이렇게 느꼈으면 실제로는 저렇게 느꼈을 수 있다. 직관은 그냥 뇌가 반응을 보내는 것이다. 뇌는 단지 반응할 뿐 이렇다 저렇다 언어로 해석하지는 않는다. 


    해석은 인간의 몫이며 대개 거꾸로 해석한다. 관측자의 개입 때문이다. 바라보는 나를 개입시키는 것이며 그게 하지말라는 자기소개다. 깨달음은 해석을 잘해서 직관을 써먹는 것이다. 바른 관점을 획득하려면 방향성을 얻어야 하고 3대를 전개해야 진보하는 방향성이 획득된다.


   사건 안에서 A>B 그리고 B>C로 3대를 전개시키면 방향성이 보인다. A와 C 사이에 층위가 보인다. 모든 화두에는 그것이 있다. 방향성을 얻으면 바르게 해석된다. 바람이 깃발을 흔드는지 깃발이 바람을 흔드는지 보인다. 바람과 깃발의 관계는 2대다. 네 마음이 흔들리면 3대다.


   바람과 깃발과 사람까지 가야 나쁜 사람이 나쁜 짓을 하는게 아니라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이 나쁜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여기서 방향성을 봤느냐다. 쌍방향이면 틀렸고 일방향이면 바르다. 에너지의 전달경로가 포착되었느냐다. 바람을 봐도 깃발을 봐도 기압골은 못본다.


    바람과 깃발은 상대적이지만 기압골은 절대적이다. 바람이 깃발을 흔들수도 있고 깃발이 바람을 흔들 수도 있지만 기압골은 무조건 고기압이 앞선다. 절대성이다. 그러한 방향성을 포착하는게 깨달음이다. 그러려면 3대를 이루어야 한다. 당신은 깃발이거나 혹은 바람이거나다. 


    천하로 나아가서 만날 사람을 만나야 한다. 그럴 때 3대가 전개된다. 대중이 모이면 기압골이 생겨난다. 당신이 어떤 행동을 하든 상대성의 바람이거나 깃발이지만 대중이 모이면 기압골을 이루므로 절대성의 일방향이다. 그럴 때 해석이 바로잡힌다. 답은 환경과의 상호작용이다.


   상호작용은 절대적이며 일방향적이다. 사람을 만나고 천하를 만나고 환경을 만나고 자연을 만나고 진리를 만나야 한다. 그럴 때 내 안에서 내지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직관이 바로잡혀지는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간화선은 필요없다. 당나라 시절만 해도 천재들이 달려들었다. 


    지금은 천재들이 간화선을 하지 않는다. 옛날 이야기 해봤자 시큰둥하다. 진짜 이야기를 하자. 간화선은 어색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느낌은 3초 안에 오는 것이다. 이미 느꼈는데도 반응이 없으면 더 이상 대화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느끼지 못하는 목석과 대화할 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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