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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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876 vote 0 2018.07.09 (11:50:25)

      
    구조론과 관념론


    독일 관념론 철학은 기독교를 카피한 것이다. 기독교의 영혼을 이성으로 대체해놓고 천국 구원 내세 심판 부활 따위 기독교 용어를 정신 도덕 윤리 정의 진보 따위 사회학 용어로 대체한 것이다. 출발부터 순수하지가 않다. 영국과 프랑스가 발전할 때 상대적으로 낙후했던 독일은 물질에서 진 것을 정신에서 이겨보려고 한 것이다.


    ‘흥! 너희들이 돈 많다고 자랑한다 이거지? 우리는 정신이 고결하다구. 에헴.’ 이거 정신승리다. 헤겔이 노가다를 많이 해서 방대하게 얽어놨지만 애초에 방향이 틀렸다. 연역이 아닌 귀납이기 때문에 제자리를 맴돌게 된다. 어느 면에서 구조론은 유물론과 가깝다. 구조론은 물질과 정신을 분리하지 않고 에너지 하나로 통일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구분하지 않는다. 양자역학 단위로 가면 둘은 하나다. 구조론은 모든 이분법을 반대한다. 구조라는 단어 자체가 물질적이다. 정신을 강조하는 관념론자 입장에서 보면 구조론은 상당히 유물론적이다. 그러나 깊이 들어가면 어떤 것을 대상화한다는 그 자체가 불능임을 알게 된다. 대상화의 주체는 정신이다.


    주체인 인간의 정신에서 독립된 대상으로서의 외부의 물 자체라는 것은 표현에서 양자적이지 않다. 관측자가 존재하면 이미 틀려버린 것이다. 주체와 대상을 이분법으로 나누면 관측자가 존재하고 관측자가 밖에 존재하면 양자역학적 파탄상태다. 관측자를 배제하는 것이 구조론의 출발점이다. 그러므로 정신타령은 일단 배제한다.


    비유하면 이런 것이다. 하류에서 언니들이 목욕을 하고 있는데 가만 보니 상류에서 어떤 남자가 오줌을 누고 있었다. 이때 하류에서 목욕하던 언니들은 매우 불쾌해진다. 그런데 상류에서 오줌 싸던 남자는 안면몰수하고 나온다. 흥 이 땅은 내땅이라고. 내가 내땅에서 오줌을 누든 똥을 싸든 니들이 무슨 상관이야. 토지대장 보여줘?


    구조론은 기승전결로 간다. 기가 상류고 승전결로 갈수록 하류다. 즉 상류에 권리가 있는 것이며 상류의 권력을 인정하고 들어가는 것이다. 이런 태도는 유물론적이다. 정신을 숭상하는 관념론자들은 화를 낸다. 넌 부도덕해. 사람이 양심이 있어야지 말야. 넌 영혼이 타락했어. 넌 천국에 갈 수 없어. 결국 기독교로 환원되고 만다.


    독일 관념론이 무슨 소리를 하든 종국에는 기독교 논리가 되어버린다. 상류와 하류가 있는 것이며 상류가 유리하고 하류가 불리하다. 그래서 부자들은 모두 상류에 살고 언덕 위에 산다. 이런 물리법칙을 긍정하는게 구조론이다. 관념론자들이 이성운운 해봤자 너의 영혼은 타락했어 하는 기독교 논리의 변종에 불과하니 의미없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상류와 하류가 있다면 산 주인을 불러와야 한다. 국가의 개입이 필요하다. 토지공개념도 있다. 상부구조다. 구조론은 위와 아래의 질서를 인정한다. 장관들은 대통령 말을 들어야 한다. 평등을 주장하며 장관들이 대통령을 무시하면 망한다. 대통령이 장관보다 상류에 산다. 그렇다면 대통령은 누가 통제하나?


    국민이 통제한다. 국민이 가장 상류에 산다. 국민 한 명 한 명은 하류에 살지만 뭉치면 에너지의 공급자가 된다. 에너지가 있으면 곧 상류다. 상류와 하류가 있으며 이를 통일하는 에너지도 있고 인간의 정신과 상관없이 물 자체가 그냥 있다. 도덕이니 윤리니 이런 말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그런 것들은 평판공격으로 제압하는 거다.


    현대사회에서 사사로운 평판공격은 의미가 없다. 답은 에너지다. 에너지는 첫째, 숫자에서 나오고 둘째, 대칭과 호응의 조직에서 나온다. 사회의 에너지를 정교하게 디자인하는 데서 답은 얻어진다. 정신타령 필요없고 이성타령 필요없다. 유통기한 지나버린 독일관념론 철학을 버려야 서구는 기독교의 수렁에서 탈출 할 수가 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4]수원나그네

2018.07.09 (13:36:53)

명쾌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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