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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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795 vote 0 2018.07.08 (16:03:06)

      
    말 난 김에 조금 더 보태자. 구조론 게시판의 글 재탕이다. 필자의 주장은 간단히 영화는 영화 안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거다. 축구는 그라운드 안에서 그리고 스쿼드 안에서 답을 찾아야 하고 영화는 각본 안에서 그리고 시각효과 안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 본질을 벗어난 스크린 바깥의 것을 억지로 끌고들어오면 안 된다. 떡밥을 던지고 회수하는 것이 각본이다. 여기서 긴밀해야지 산만해지면 안 된다.


    https://m.youtube.com/watch?v=4o6VUo5NPno


    액션영화라면 액션을 잘해야 한다. 그러려면 일단 고수라야 한다. 달타(ㅡ)님이 소개한 액션은 괜찮다.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근접거리에서의 격투다. 홍콩영화에 나오는 화려한 액션은 하수들의 것이고 고수는 그런 식으로 힘을 낭비하지 않는다. 한국영화가 흥하려면 리얼액션으로 가야 한다. 90년대 류승완 이후 한동안 리얼액션 운운하며 주목을 끌었는데 사실은 전혀 리얼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였다. 


    현실에서는 나올 수 없는 각도요 동작이요 호흡이요 리듬이었다. 짝패의 풍차돌리기는 최악이다. 그게 액션이냐? 창피하다. 실전에서는 동작을 최소화해서 에너지 낭비를 줄여야 한다. 4 라운드 보이라는 말이 있는데 권투 초보자는 4라운드를 서 있을 체력이 안된다. 미국 프로레슬링에 유명한 근육맨이 있었는데 실제로는 링에 들어오는 과정에 이미 체력을 탈진해서 링 위에 서 있기조차 힘들어 했다고. 


    격투의 기본은 눈이다. 눈으로 거리를 잰다. 눈 감으면 일단 아웃이다. 권투선수냐 아니냐는 주먹이 얼굴로 날아올 때 눈을 감느냐 아니냐로 결정된다. 눈으로 거리를 재는데 성공했다면 파고들어야 한다. 붙어줘야 한다. 달타(ㅡ)님이 링크한 동영상에 나오지만 고수가 가깝게 다가서면 하수들은 그냥 주저앉거나 뒷걸음질 치다가 자빠진다. 영춘권도 가깝게 접근하지만 가짜다. 주먹을 주먹으로 왜 막아?


    고수는 안 맞는게 아니고 슬쩍 빗맞으면서 크로스카운터를 친다. 정타만 맞지 않으면 되므로 살짝 빗맞으면서 정타를 치는게 이익이다. 영화에 나오는 영춘권은 하체를 고정시켜놓고 칼잡이들이 칼날 부딛히듯 주먹으로 주먹을 쳐내는데 당연히 삽질이고 부단히 하체를 이용하고 상체를 움직여 빗맞으면서 그대로 카운터펀치를 먹인다. 특히 주인공이 마동석처럼 힘이 세다면 맞아도 대미지가 약하다. 


    메이웨더의 숄더롤을 떠올려도 좋다. 주먹을 쳐내거나 피하지 않는다. 마동석이면 맞으면서 힘으로 밀어붙여 그대로 패버리는게 맞다. 근육이 펀치를 튕겨내므로 대미지가 없다. 고수들은 되도록 발차기를 하지 않는다. 물론 하수를 처리할 때는 발차기를 쓸 수 있다. 그러나 상대가 고수라는 점을 파악했다면 절대적으로 주먹으로 승부해야 한다. 발차기는 중수가 하수를 조지는데나 써먹는 방법이다. 


    북한 간첩 한 명이 남한의 태권도 유단자 40명을 박살내자 충격을 받아 상체위주의 특공무술을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둘 다 고수이고 기량이 대등할 경우 발은 손을 이길 수 없다. 왜? 거리가 멀잖아. 무사시도 긴 칼로 막고 짧은 칼로 찌른다. 긴 칼은 방어용이다. 지렛대의 원리 때문에 근거리에서는 긴 칼로 적을 베기 어렵다. 원거리에서 긴 칼로 공격하면 시간이 걸리므로 고수는 충분히 피한다. 


    달타(ㅡ)님의 동영상도 주인공이 짧은 칼을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발은 동작이 크고 거리가 멀어 무조건 진다. 큰 동작으로 피하는 것도 좋지 않다. 동작이 크고 느려서 체력을 소진하고 패턴을 읽힐 뿐 아니라 피하는 동안 순간적으로 상대를 보지 못한다. 고수는 잠시도 눈을 떼지 않으며 찰나라도 눈을 떼는 즉 죽어 있다. 고수는 스치듯이 빗맞아 상대의 주먹을 흘려보내고 여세를 몰아서 그대로 친다. 


    상대의 펀치를 주먹으로 막으며 동시에 팔꿈치로 치는 식이다. 이는 홀리필드가 타이슨을 이긴 방법이다. 타이슨은 빠른 발을 이용하여 순간적으로 거리를 좁히는 방법을 썼는데 이 동작을 위해서 일정한 거리가 필요하다. 홀리필드는 1미터 이상의 거리를 주지 않고 타이슨 코앞에 이마를 들이대고 수시로 박치기를 하며 긴 팔을 이용하여 계속 밀쳐대니 더티플레이에 타이슨은 화가 나서 귀를 깨물었다.


    타격을 하려면 거리가 필요한데 거리를 안주는게 홀리필드 기술이다. 이도류의 무사시도 같은 방법을 썼다. 보통은 긴 칼로 상대방의 칼을 쳐내서 거리를 확보하는데 무사시는 약속대련 비슷한 이 과정이 없다. 무사시가 짧은 칼로 파고들면 상대는 뒷걸음질 하다가 주저않는다. 아예 시합이 성립하지 않는다. 거리를 두고 바깥에서 상대방 펀치나 칼을 쳐내며 들어가는 약속대련 수법은 하수의 것이다. 


    고수는 언제나 상대방 칼이나 펀치가 닿는 거리 안에 가깝게 들어와 있다. 주먹이든 발이든 반동력을 쓰는 것인데 반동을 줄 수 있는 거리를 주지 않는다. 거리싸움에 이기려면 눈이 좋아야 하고 항상 상대를 보고 있어야 하므로 고개를 숙이거나 점프하여 피하면 안 된다. 물론 상대가 중수나 하수면 큰 동작으로 피해도 된다. 하수는 그때 틈을 줘도 들어오지 못하니까. 고수는 틈만 주면 곧장 들어온다.


    보통은 몇 번 헛펀치를 휘두르며 상대의 동작과 패턴과 궤적을 읽어내는 것이다. 상대가 어느 쪽으로 피할지 예측하고 그것을 역으로 찌른다. 고수는 그런 예비동작 없이 바로 들어오므로 중수나 하수는 깨갱한다. 이렇게 되면 모든 액션이 5합 이내에서 끝난다. 툭탁거리다가 빈 틈을 노리는게 아니고 거리를 정확히 재고 있는 고수 입장에서는 모든게 빈틈이다. 주먹이 날아오면 상대의 팔목을 잡는다. 


    팔목을 비틀어 그 날아오는 여세를 이용하여 그대로 던져버린다. 그렇게 하려면 주인공의 힘이 세야 한다. 마동석 정도면 이런 싸움이 설득력을 가진다. 필자가 전부터 마동석에게 기대한 것이 그것이다. 펀치에 힘을 실어서 타격할 필요조차 없다. 달타(ㅡ)님의 동영상은 완벽한 액션에 근접해 있지만 물론 충분하지는 않다. 지적하자면 상대에게 등을 보이면 이미 진 것이나 같다. 물론 하수들은 상관없다.


    고수들은 누가 자기 등 뒤로 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조폭들은 멱살을 잡힐 까봐 칼라가 있는 셔츠를 입지 않으며 소매를 잡힐 까봐 반팔 티를 입는다. 넥타이는 당연히 안 맨다. 안철수와 조폭이 단체사진을 찍혔는데 안철수는 청년당원들이라고 뻥쳤지만 넥타이 안 맨 것이 딱 봐도 복장이 조폭이었다. 왕년에 이태원 일대 조폭두목에게 직접 보고들었는데 누가 등 뒤로 가면 조건반사 행동을 보인다.


    거리에서도 항상 벽을 등 지고 서고 도주로를 미리 확보하고 움직인다. 커피집에 가도 바깥동정을 확인할 수 있는 시야를 확보하고 벽을 등지고 도주로가 있는 위치에 앉으며 엘리베이터를 타도 누가 자기 등 뒤로 못 가게 한다. 적어도 고수 대 고수의 대결을 보여주려면 이거 중요하다. 절대로 주인공의 뒤에 누가 있는 장면을 연출하면 안 된다. 그럴 때 본능이 발동하여 신경질적으로 반응하게 된다.


    고수는 모든 지형 지물 인물의 위치와 거리 그리고 동작에 일일이 반응하며 그렇게 반응하는 장면을 보여줘야 한다. 서부영화의 총잡이라면 팽팽하게 긴장된 상태에서 상대의 팔이 권총 근처로 가는지에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한다. 총잡이들은 술집에서도 두 손을 테이블 위에 두어야 한다. 한 손이 테이블 아래로 내려가면 즉각 반응한다. 상대의 모든 동작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


    서커스처럼 요란한 홍콩의 피아노줄 액션을 여전히 하고 있다면 피곤한 거다. 특히 한 명이 다수를 상대하는 데는 요령이 있다. 상대방에게 에워싸이면 이미 죽어있다고 봐야 한다. 물론 상대방이 하수라면 아무러나 상관없지만 영화에서는 초절정 고수간의 대결로 설정해야 재미지잖아. 상대가 여럿일 때는 본능적으로 벽을 등지고 서며 도주로를 살피고 행동한다. 어떤 경우에도 일대일을 만들어 이긴다.


    적이 여러 명 다가오면 뒷걸음질 치며 계속 일대일 상황을 만들어낸다. 빠른 발을 이용하면 된다. 주인공이 지형지물을 이용하며 계속 움직이면 적은 여럿이라도 길게 늘어져서 순간적인 일대일이 되는 것이며 고수는 그 상황을 만들고 한 명씩 제압하는 것이다. 영화 올드보이는 좁은 복도를 썼지만 적이 수십 명이면 그게 안 된다. 적의 입장에서 주인공의 실력을 확인한 이상 대책없이 덤비지 않는다. 


    적이 겁을 집어먹고 쉽게 움직이지 않으므로 이쪽에서 적을 유인하여 계속 일대일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영화에서 악당의 부하는 매우 충성스럽다. 악당이 명령하면 승산이 없는데도 졸개들이 일제히 주인공에게 덤빈다. 그러나 인간들은 원래 비겁하기 때문에 절대 이렇게 안 한다. 그런 훌륭한 충성맨들이 할 짓이 없어서 악당 졸개를 하겠냐고? 실력을 본 이상 본인을 방어할 뿐 절대 안 움직인다. 


    방어만 하려는 적을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한 명씩 끌어내는 과정을 보여줘야 한다. 진짜 고수라면 무조건 숫자가 많은 쪽이 이긴다. 고수 2인이 고수 1인과 대결하면 당연히 2인이 이겨야 정상이다. 숫적 우위를 이용하여 이기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유인하고 한 사람이 타격하면 백퍼센트 걸려든다. 이걸 못하면 하수다. 이런 점에서 관객이 납득할 수 있는 액션을 보여줘야 한다는 말이다. 


    1) 체력을 아끼라. 2) 간결한 동작을 써라. 3) 바싹 붙어라. 4) 상대의 힘을 역이용하라. 5) 등을 내주지 말라. 6) 빗맞아주고 대신 정타를 때려라. 7) 짧은 칼을 써라. 8) 지형지물이나 도주로 확보에 예민해야 한다. 9) 여럿과 싸울 때는 지형지물을 이용하고 움직여서 계속 일대일을 만들어 한 명씩 제거하라. 10) 일단 주인공이 덩치가 되어야 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챠우

2018.07.08 (17:16:37)

총싸움도 비슷합니다. 

대부분 영화에서 중장거리 총싸움만 주로 다루어서 드럽게 심심한데, 

요새 FPS(배그 같은거) 게임 방송 보면 왜 이런게 재미가 없는지 알 수 있습니다. 


훌륭한 전술가들은 총쏘는 기술을 완성하기 이전에 

지형지물 활용을 잘 하는 방법을 먼저 연구합니다.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순간적으로 1대1 상황을 만들고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 거죠. 

말그대로 신출귀몰한 상황을 연출하는게 핵심. 


일단 지형지물에서 우위를 점하고 나면, 

근접 전투에서는 리듬과 호흡이 중요한데, 

총싸움, 주먹싸움, 축구 페인팅 돌파/슈팅에서 

모두, 숨을 쉬는(재장전) 그 순간 

상대에게 접근하여 일격을 날리는게 힘대결의 본질입니다. 


왜 아무도 배그 유튭 방송을 연구하여 영화를 안 만드는지 모르겠네요. 

초고수의 총싸움 세계가 여기 있거든요. 


아래 영상 6분 20초부터(이건 '프리파이어'라는 FPS게임 영상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Vcnc5JsfBEs&list=PLB7SB7MbbTKeuEHocEIW6CDRiM4waXiiH

[레벨:6]홍가레

2018.07.08 (21:09:17)

 
러시아 살인특공무술  시스테마
 
영화 아저씨의 무술
 
오로지 적을 죽이기 위한 기술이어서 간결하고   저기 10가지 방법을 거의 다 씁니다.
 
 
[레벨:16]눈마

2018.07.09 (10:13:59)

세계 최고를 찍어봤던 일본과 러시아가 옆에 있다는건 큰 자산.

프로필 이미지 [레벨:10]오맹달

2018.07.09 (13:01:20)

구조론다운 액션영화 하나 보고 싶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0]오맹달

2018.07.10 (11:12:18)

떠오른 생각. 

허접한 액션영화는 결국 대중에의 아부가 아닐까요?
돈내고 들어와 갑질(?)하는 대중에게 이정도를 보여주면 성의표시는 되겠지?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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