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론 게시판

http://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11293


과거에 한동안 영화글을 꾸준히 썼는데 근래에는 쓰지 않게 되었다.

같이 영화 볼 사람이 없어서이기도 했지만 한국영화가 많이 발전했기 때문에

시비할 구실이 없어졌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였다. 다만 액션이 문제다.


한국영화에는 한 가지 장점과 두 가지 문제가 있다. 

한 가지 장점은 에너지가 있다는 것이며 이는 유교주의 철학 때문이며

그것은 간단히 문제를 점차 확대시킨다는 것이다.


즉 어떤 문제가 겉돌지 않고 사이즈를 키우는데 그것은 

개인의 문제가 가족의 문제, 마을의 문제, 국가의 문제, 인류의 문제로 커지는 것이다.

올드보이만 해도 일본만화 원작은 개인의 문제가 그냥 개인의 문제로 끝난다.


특이한 인간이 특이한 짓을 하는 것이며 관객과 상관없는 남의 일이다.

거 참 별 놈이 다 있구만 하고 피식하면 된다. 그러나 한국에 오면 

가족의 문제로 발전하고 타인을 위한 희생으로 증폭된다.


보편의 문제가 되며 관객들 모두와 상관있는 문제로 확대가 된다.

단점은 그러다보니 애초의 이야기에서 벗어나서 엉뚱한 데로 가는 것이다.

일본 원작은 미학의 영역에 있는데 한국으로 오면 도덕적 훈화가 된다.


원작의 탐미주의 향기가 사라져 버리고 권선징악으로 변질된다.

즉 구조론에서 항상 강조하는 닫힌계 안에서 결판내야 한다는 본질에서 멀어진다.

올드보이 원작은 7년간 사람을 가둬놓은 이야기며 가둬진 그 공간 안에 답이 있다.


그런데 한국에 오면 근친상간 어쩌구 하며 공간과 상관없어진다.

왜 가두었지? 그 이유는 증발했다. 그냥 애먼 사람을 괴롭힌 것이고 

복수를 핑계로 사적 린치를 가한 것이다. 공간의 역할은 없다.


김기덕이나 홍상수의 몇몇 영화들이
공간의 구조에서 답을 내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는데.

이 이야기는 한국축구가 스쿼드에서 답을 내지 않고 엉뚱한 이야기를 하는 것과 같다.


그라운드 안에서 답을 찾아여 하는데 걸핏하면 유소년 타령 

축협타령 하며 답이 없는 엉뚱한 산으로 가버렸다.

사공이 많을수록 점점 이야기는 산으로 가서 그라운드가 아닌 스쿼드가 아닌


산꼭대기에서 축구를 하고 있다. 이런 식의 본질이탈이 심각한 문제다.

말하자면 작가의 능력 곧 각본이 딸리니까 정치비판 사회비판을 끼워넣는 식이다.

이창동의 버닝도 공간에서 심각하게 이탈하여 뜬금없는 청년르포가 되었다. 얼어죽을.


예술은 사라지고 사회비판이 남았다. 한국청년들 취직도 안 되고 미래도 없어 암울해.

이게 영화고 예술이냐? 장난하냐? 초딩이냐? 영화는 괜찮았지만 이런 식으로는 수준이하다.

영화는 영화라는 본질 안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스필버그면 시각효과의 극대화다.


보통 감독들은 징그러운 벌레 한 마리로 놀래키는데 스필버그는 일단 한 마디를 보여준 다음

등 뒤에서 갑자기 열 마리 더 거기서 다시 열 마리 받고 백 마리 더 거기서 다시 백 마리 받고 천 마리 더.

이런 식으로 점입가경을 구사하여 시각효과 안에서 본질을 끌어낸다.


스필버그는 적어도 스크린 안에서 승부하지 편리한 사회비판으로 도망가지 않았다.

그래서 결론은? 필자가 관심있는 분야가 액션이다. 한국액션은 여전히 된장발레를 벗어나지 못했다.

90년대 이후 한동안 리얼액션 운운하며 주목을 끌었는데 전혀 리얼하지 않았다.


실제 현실에서는 나올 수 없는 각도요 동작이요 호흡이요 리듬이다.

고수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짝패의 풍차돌리기 그게 액션이냐? 창피하다.

고수들은 발차기를 하지 않는다. 발을 들면 무조건 진다.


발차기는 중수가 하수를 조지는데 쓰는 방법이지 고수는 안 쓴다.

북한 간첩 한 명이 남한의 태권도 유단자 40명을 박살내자 충격받아 특공무술을 만들었다.

발차기를 제거한 것이 특공무술인데 발은 절대 손을 이길 수 없다. 왜? 거리가 멀잖아.


무사시도 긴 칼로 막고 짧은 칼로 찌른다. 긴 칼로는 적을 벨 수 없다.

발은 동작이 크고 거리가 멀어 무조건 진다. 특히 상대의 주먹을 피하면 안 된다.

피하면 동작이 클 뿐 아니라 순간적으로 상대를 보지 못한다.


고수는 잠시도 눈을 떼지 않으며 찰나라도 눈을 떼는 즉 죽어 있다.

큰 동작으로 피하는 것은 하수의 행동이요 고수는 스치듯이 쳐내며 곧장 반격한다.

상대의 펀치를 주먹으로 막으며 동시에 팔꿈치로 치는 식이다.


마녀의 액션이 약간 간결해졌다는 점은 미덕이 되나 충분하지는 않다.

큰 동작은 체력을 소모하여 패배의 원인이 될 뿐 고수는 체력을 아껴야 하므로 작은 동작으로 이긴다.

진짜 고수는 0.1밀리 거리로 상대의 주먹을 피하되 피하면서 눈을 떼지 않는 것이다.


최소의 동작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려면 상대의 주먹을 피할 것이 아니라

날아오는 주먹을 잡아서 뿌리친다든가 스치면서 밀쳐서 넘어뜨리는 방법을 쓴다.

즉 바싹 붙어야 이기는 것이며 절대적으로 거리를 주지 않고 붙어줘야 한다.


홀리필드가 타이슨을 이긴 이유도 거리를 주지 않고 붙었기 때문이다.

타이슨은 빠른 발을 이용하여 순간적으로 거리를 좁히는 방법을 썼는데

이 동작을 위해서는 적어도 1.5미터의 거리가 필요하다.


홀리필드는 1미터 이상의 거리를 주지 않고 타이슨 코앞에 이마를 들이대고 

긴 팔을 이용하여 계속 밀쳐대니 더티플레이에 타이슨은 화가 나서 귀를 깨물었다.

타격을 하려면 거리가 필요한데 거리를 안주는게 홀리필드 기술이다.


무사시도 같은 방법을 썼는데 상대와 아예 시합이 성립하지 않았다.

보통은 긴 칼로 상대방 칼을 쳐내서 거리를 확보하고 들어가는데 

무사시는 짧은 칼로 계속 파고드니까 상대는 뒷걸음질 하다가 주저않는다.


거리를 두고 바깥에서 상대방 펀치나 칼을 쳐내며 들어가는 것은 하수다.

고수는 언제나 상대방 칼이나 펀치가 닿는 거리 안에 가깝게 들어와 있다.

주먹이든 발이든 반동력을 쓰는 것인데 반동을 줄 수 있는 거리를 주지 않는다.


거리싸움에서 이기려면 눈이 좋아야 하고 항상 상대를 보고 있어야 하므로

고개를 숙이거나 점프하여 피하면 안 된다. 물론 상대가 중수나 하수면 피해도 된다.

왜냐하면 하수는 그 거리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들어와도 준비동작을 크게 하고 상대방 주먹이나 무기를 쳐낸 다음에 들어온다.

그러나 고수는 그냥 불쑥 들어오므로 상대가 펀치를 치기 위한 예비동작을 못한다.

중수는 큰 펀치를 휘둘러 상대가 피하면 쑥 들어가서 적중시키는 방법을 쓴다.


그러나 고수는 그런 예비동작이 없이 바로 들어오므로 상대가 대응하지 못한다.

즉 중수는 몇 번 헛펀치를 휘두르며 상대의 동작과 패턴과 펀치의 궤적을 읽어내는 것이다.

상대가 어느 쪽으로 피할지 예측하고 그것을 역으로 찌른다.


고수는 그런 예비동작이 없이 바로 들어오므로 중수는 바로 깨갱한다.

잽을 날려서 패턴을 파악하고 상대의 궤적을 읽어내는 것은 중수의 기술이다.

뭐냐하면 진짜 고수라면 몇 번 펀치를 교환하며 시루는 과정이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상대방의 타격거리를 언제나 정확하게 재고 있기 때문이다.

진짜 액션이라면 그런 식의 시루는 동작이 있으면 안 된다.

특히 칼이나 창과 같은 무기를 들었을 때는 그것이 극대화된다.


칼을 쳐내는 것이 아니라 칼을 스치며 미끄러져 여세로 찌른다.

마녀의 액션이 약간 간결해져서 고수의 느낌을 주었지만 아직 멀었다는 말이다.

진짜 고수를 구경하려면 한국영화의 갈 길이 멀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4]수원나그네

2018.07.08 (06:48:23)

싸움도 고수신듯~

프로필 이미지 [레벨:10]달타(ㅡ)

2018.07.08 (11:16:18)

일본영화 리본을 최근 보았는데
동작자체가 매우 유연하고 상대와 딱붙어서
상대를 제압하는게 인상적 이었어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10]달타(ㅡ)

2018.07.08 (11:18:33)

https://m.youtube.com/watch?v=4o6VUo5NPno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8.07.08 (14:12:47)

액션이 굉장하네요.

다만 한 가지 지적한다면 

상대에게 등을 보이면 이미 진 것입니다.

물론 하수들은 상관없지만 고수들은 

누가 자기 등 뒤로 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조폭들은 멱살을 잡힐 까봐 칼라가 있는 셔츠를 입지 않으며

소매를 잡힐 까봐 반팔 티를 입고 다닙니다.

저번에 안철수과 조폭들이 단체사진을 찍혔는데

안철수는 청년당원들이라고 뻥쳤지만 딱 봐도 복장이 조폭.

이런건 제가 왕년에 이태원파 조폭두목에게 직접 들은 이야긴데

본능적으로 누가 등 뒤로 가면 조건반사 행동을 보입니다.

거리에서도 항상 벽을 등 지고 서고 도주로를 확보하고 움직입니다.

커피집에 가도 바깥동정을 확인할 수 있는 시야를 확보하고

벽을 등지고 도주로가 있는 위치에 앉으며

엘리베이터를 타도 누가 자기 등 뒤로 못 가게 합니다.

적어도 고수 대 고수의 대결을 보여주려면

절대로 주인공의 뒤에 누가 있는 장면을 연출하면 안 됩니다.

고수는 모든 지형 지물 인물의 위치와 거리 그리고 동작에 일일이 반응하며

그렇게 반응하는 장면을 보여줘야 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ahmoo

2018.07.08 (16:13:48)

영화 아저씨도 액션이 괜찮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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