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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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591 vote 0 2018.06.08 (11:18:11)

  

    "축구는 간단한 스포츠다. 22명의 선수가 공을 쫓다가 결국에는 독일이 이긴다." 왕년에 잉글랜드의 득점왕이었던 게리 리네커의 말이다. 게르만 전차군단 독일의 막강한 조직력을 칭찬하고 있다. 이게 1990년에 나온 말인데 30년이 지난 지금이라도 달라진 것은 없다. 왜 독일은 강한가?


    민족성 운운하며 떠도는 이야기는 많다. 대략 근거없는 이야기다. 인종의 우월성 이런건 없다. 그렇다면? 의사결정구조의 차이다. 어떤 차이가 있는가? 독일인들은 한마디로 촌놈이다. 한국인이라면 대뜸 ‘너 언제 취직할거니?’ 하고 염장을 질러댄다. 그러나 매너있는 프랑스인이라면?


    날씨 이야기만 30분간 한다. 대화는 겉돌게 된다. 한국인의 질문이 무례한 질문일 수도 있고 반대로 상대방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는 예의일 수도 있다. 어쨌든 일본인들은 상대방에게 관심이 많다. 일본인들은 일단 거주이전의 자유가 없고 직업을 안 바꾼다. 옆집의 6대 조상까지 안다.


    일본에서 부라꾸민이나 재일교포로 찍히면 평생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 다들 옆집에서 뭐하는지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폐를 끼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나치게 타인을 의식하는 것이 촌놈 행동이다. 독일도 비슷하다. 일본은 300여 개 다이묘들로 '쿠니'가 잘게 쪼개져 있었다.


    독일은 40개 작은 공화국으로 쪼개져 있다. 지역색이 강하다. 의사결정단위가 작을수록 상대방이 뭐하는지에 관심이 많다. 그리고 참견한다. 정이 많다. 팀워크가 좋다. 프랑스라면 식민지가 많다. 알제리인도 있고 외인부대도 있고 별 이상한 사람이 파리에 섞여서 산다. 서로 무관심하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운남성이나 귀주성이나 사천성에서 온 사람들이 섞여 있다. 남의 일에 나서지 말라는게 중국인의 가르침이다. 옆집에서 사람이 죽어가도 무관심한게 중국인의 미덕이다. 반면 최순실과 정유라 일당이 뭐하고 있는지 감시하고 참견하고 곧 신고하는게 독일의 미덕이다.


    의사결정단위가 작아야 한다. 부족보다 가족이 좋다. 가족보다 개인이 좋다. 독일과 일본은 전통적으로 의사결정단위가 작아서 남의 일에 참견하고 그러다가 이지메를 한다. 그러다보니 끈끈해진 것이다. 그리고 말이 많다. 어린이가 잘못하면 프랑스 엄마는 바로 손찌껌을 한다고 한다.


    요즘은 다르겠지만. 영국 엄마는 아이를 징벌방에 가둬놓는다. 얼마 전에도 어떤 초등학교에서 징벌방에 아이를 가뒀다가 인터넷에 사진이 올라서 난리가 났다. 사진에는 작은 방에 갇힌 아이가 벽을 발로 차서 생긴 자국이 많았다. 독일은? 독일 엄마들은 기본 30분간 앉혀놓고 설명한다.


    이때 발달한 독일철학이 사용된다. 엄청난 논리공격에 설명공격을 퍼부어버리는 것이다. 한국 엄마는? 애 기죽이면 안 된다며 방치한다. 독일의 이러한 문화적 차이가 독일축구의 조직력을 낳았다고 볼 수 있다. 하여간 말을 들어먹어야 한다. 축구든 정치든 말 안 듣는 넘들은 자격이 없다.


   독일의 발달한 길드와도 관련이 있다. 길드는 학교가 아니다. 장인에게 직접 일을 배우는 것이다. 이때 강한 지배복종 관계가 형성된다. 말을 듣지 않으면 짤린다. 지식을 집어넣는 것은 사실이지 교육이 아니다. 말을 들어먹게 하는게 교육이다. 한 명의 천재를 모두가 복제하는게 교육이다.


    천재는 확률적으로 있다. 이 중에 누군가는 천재다. 천재를 발굴하고 복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일단 좁은 공간에 가둬놔야 한다. 교육은 지식의 주입이 아니라 좁은 공간에 가둬놓는 것이다. 그중에 한 명은 천재이므로 나머지가 그 천재의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독일은 40개의 작은 나라로 쪼개져 있어서 공간이 좁다. 일본도 봉건영주가 다스리는 300개의 쿠니로 쪼개져 있어서 공간이 좁다. 좁은 공간에서 비비다 보면 교육은 이미 저절로 되어 있다. 계가 균일하면 코어가 발생하는 구조론의 원리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반면 아프리카는 넓다.


    넓은 공간에 풀어놓으면 당연히 교육이 안 된다. 말을 안 듣는다. 선생님께 배운다는건 개소리고 가장 똑똑한 한 명의 영향을 받게 하는 것이 교육이다. 풀어놓으면 당연히 부족민이 된다. 무조건 맞선다. 교실에 60명씩 넣어놔야 교육이 된다. 60명 안에 천재가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요즘은 교실에 30명 정도가 있는데 그 30명 안에 천재는 확률적으로 없다. 설사 있다 해도 나머지 29명이 그 천재의 말을 안 듣는다. 그러므로 교육이 안 된다. 교육은 닫힌계 안에서 스스로 질서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30명으로는 질서를 만들어낼 숫자가 안 된다. 당연히 교실붕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수원나그네

2018.06.08 (11:55:28)

40개 작은 나라들이 줄기차게 밀당을 해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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