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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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9450 vote 1 2018.05.07 (14:34:30)

 

    원효의 깨달음

    

    신은 있고 기적도 있다. 그러므로 당신에게는 기도가 필요하다. 필자가 마지막에 하고 싶었던 진짜 이야기가 이러하다.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으며 의미 있는 의사결정은 높은 단위에서 일어난다. 당신의 활동범위 바깥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러므로 당신은 미리 마음의 대비를 해 두는 수밖에 없다. 그것이 기도의 의미다.


    보통은 다르게 말한다. 노력하면 된다는 식이다. 이는 사건이 인간의 예측범위 안에서 일어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뜻대로 된다는 말이다. 물론 그런 일도 있다. 그러나 그런 것은 사건도 안 되는 작은 일이다. 노력으로 될 일이라면 철학가는 애초에 말을 꺼내지도 않는다. 인간의 헤아림을 넘는 큰일을 논하자는 거다.


    김문수, 이재오, 김영환, 하태경 같은 배신자 무리도 나름 노력한 것이다. 노력해서 금뺏지 달고 노력해서 도지사 해 먹었다. 그러나 작금의 전개는 그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다. 그들은 노력했지만 꼴이 우습게 되었다. 경제는 진보로 하고 안보는 보수로 한다는 유승민과 안철수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인간을 믿지 않았던 거다.


    더욱 인간 내면의 에너지를 들여다보지 않았으며 그 에너지를 통제하는 방법을 훈련해두지 않았던 것이다. 천하의 일은 개인의 노력으로 안 되고 천시와 지리와 인화가 두루 맞아떨어져야 한다. 사람의 뜻대로 가는 일이 아니라 에너지의 결대로 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럴 때 인간 내면에 숨겨둔 에너지가 폭발하기 때문이다. 


    세상은 마이너스다. 누군가 희생해야 큰일이 이루어진다. 노력해서 보상받을 생각을 버리고 스스로 희생해서 천하의 일을 성사시켜야 한다. 그 경우 대개 희생의 보답은 당사자에게 가지 않는다. 노무현이 희생하여 큰일이 이루어졌으나 정작 성공은 문재인이 가져갔다. 아니다. 노무현이 가져갔다. 문재인은 대리하여 수상한 거다.


    그런 마음을 가진다면 우리가 이루지 못할 일이 무엇이겠는가? 부모가 노력해서 자식이 보답받는 일은 흔하다. 부모는 자신의 성과를 자식이 가져가는 것을 두고 화내지 않는다. 사실이지 대부분의 남자는 성과를 여자에게 뺏긴다. 왜냐하면, 쇼핑도 일종의 노동이기 때문이다. 내가 힘들게 일했는데 힘들게 쇼핑까지 해야 하나?


    어차피 일하는 사람 따로 있고 그것을 소비하는 사람 따로 있다. 사실 그게 정상이다. 성과의 존재를 확인하면 그만이지 꼭 자기가 성과를 누려야 한다는 식이라면 어리석은 것이다. 어차피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것은 한정되어 있다. 한 사람이 평생토록 개인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액수는 많이 쳐줘야 30억원 이하라 할 것이다. 


    나머지는 이리저리 새나가는 것이며 인간은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권력을 누린다. 대부분 돈을 그냥 남에게 줘놓고 소비한 셈으로 치는 것이며 실제로는 돈을 소비하는게 아니라 권력을 작동시키고 그 권력구조 속에 머무르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원인과 결과가 맞아떨어지는가다. 계획을 세우고 프로그램을 짜고 진행을 한다.


    그래서 성과가 있으면 되는 거지 그 결과를 내 몸에다 덮어 씌워 표시하고 다녀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그렇게 해야 한다면 그게 오히려 부담이 된다. 성공도 힘든데 성공의 성과를 몸으로 일일이 인증해야 한다면 괴롭다. 아인슈타인이 밝혀낸 상대성이론을 아인슈타인이 먹어야 하는게 아니고 세상에 던져두면 되는 거다.


    세상 어딘가에서 그것이 기능하고 있으면 된다. 저작권과 특허권은 못챙겨도 좋다. 내가 노력한 만큼 보답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만 버리면 우리는 참으로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도원결의가 가능하다. 진짜 이야기가 가능하다. 왕은 유비가 먹었지만 관우와 장비가 섭섭해하지 않는다. 그것은 단지 유비의 역할일 뿐이다. 


    대부분 실패는 내가 희생한 만큼 내가 보답받아야 한다는 소아병적 강박관념 때문에 일어난다. 안철수 생각 말이다. 박원순이 대신으로 보답받았으면 된 거다. 그걸로 만족을 못 하는 것은 피아구분 문제 탓이다. 안철수와 박원순은 도원결의하지 않은 거다. 의가 없다. 둘 사이에 금이 그어졌고 철수는 철수고 원순은 원순이다. 


    그 경계를 넘어야 한다. 신의 의미는 거기에 있다. 신이 존재하여 있다는 것은 무현과 재인 둘이 한 팀이라는 것이다. 도원의 의가 있다. 기적은 둘 중의 하나가 성공하면 된다는 것이다. 기도는 그런 마음자세를 훈련하기다. 아미타는 성과가 나중에 나와도 된다는 것이며 관세음은 둘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이서 패스를 열심히 하면 골은 언젠가 터진다. 내가 슛을 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이러한 자세를 가진다면 우리는 참으로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믿음의 의미는 이 관점에서 장기전을 할 수 있느냐다. 팀플레이를 할 수 있느냐다. 실패를 감수하고 투자할 수 있느냐다. 확률을 믿고 진리를 믿고 에너지의 큰 방향성을 믿어야 한다. 


    필자는 방랑하며 에너지가 필요했기에 기도한 것이다. 반은 전두환의 말로를 확인하겠다는 생각이었고 반은 신을 만나겠다는 생각이었다. 에너지가 필요 없다면 사실이지 기도는 필요 없다. 에너지는 원래 상부구조에서 끌어오는 것이다. 상부구조와 내가 연결되어 있어야 에너지가 유도되는 것이다. 사건의 상부구조는 신이다. 


    세상은 일원론이다. 원효가 정답을 말했다. 색즉시공 복잡하고 공즉시색 헷갈린다. 반야심경 어렵다. 쉽게 말하면 다 연결되어 근본은 하나라는 거다.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것은 한국인이 철학적 바탕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게 그냥 되랴? 다 연결이 되는 거다. 시간적으로는 과거로 연결되고 공간적으로는 세계와 연결된다.


    세상은 오직 음으로 되어 있으며 양은 그 음이 방향을 틀 때 순간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마이너스만 있고 플러스는 방향전환이 일어날 때 잠시 고개를 내밀어 역할을 하고 사라진다. 색즉시공 공즉시색 개념은 쌍방향이라서 혼선을 빚는다. 원효가 알기 쉽게 화엄과 원융으로 화쟁했다. 간단하다. 답은 에너지의 동이다.


    동이면 1이고 정이면 2다. 달리는 사람은 언제나 자체동력의 1로 존재하고 멈춘 사람은 언제나 중력에 의지하여 2로 존재한다. 그런데 우주는 원래 동이다. 원효는 동의 1을 해명했다. 아미타는 미래다. 미래는 계획이고 사건이며 현재진행형이니 그것은 동이다. 관세음은 현재에 머물러 정이다. 정은 없으니 착각이요 그림자다.


    동이 방향을 바꿀 때 정으로 보인다. 달리는 차가 원을 그리며 돌 때 그 원의 기점이 정이다. 정은 동의 균형점이다. 단박에 깨친다는 것은 자신을 운명이 외부에서 결정되는 동에 태운다는 거다. 동이라는 배를 타는 순간 선장을 믿고 진리를 믿고 역사를 믿어야 한다. 엉뚱하게 드루킹 배 타면 곤란하다. 보수꼴통은 믿음이 없다.


    그들은 배를 타지 않고 정에 머무르니 낙오된다. 원효가 해골물을 마시고 깨달았다는 말은 그냥 하는 이야기다. 원래 유명한 스님들은 비슷한 일화가 하나씩 있다. 원효버전에 불과하다. 원효는 그냥 깨달은 것이다. 원효는 어떻게 깨달았다고 하는 내용이 없다. 혜능은 그것이 있는데 원효는 그것이 없다. 그게 없어야 진짜다.


    태어나기 전부터 깨달아서 태어나야 진짜다. 깨달음은 답을 알아내는게 아니라 답이 아닌 것을 제거하는 것이며 답이 아닌 것은 언어가 당당하지 않으므로 그냥 알 수 있다. 가짜를 배제하면 남는 것이 진짜다. 그 다음은 표현의 영역인 것이며 원효는 단지 문장력이 뛰어나서 포기하지 않고 그것을 낱낱이 설명해려 한 것이다.


    의상은 문장력이 약해서 설사 깨달았다 해도 그것을 설명할 수 없으므로 난이도를 낮춰 사람들이 쉽게 알아듣는 것을 위주로 말해주니 독자에게 아부하는 격이 되어 수준이 낮아진 것이다. 깨달음은 자신의 표현력 수준에 맞추게 된다. 표현할 수 있는 만큼 깨닫는다. 그러므로 문장이 안 되는 사람은 표현을 위임해야만 한다.


    무리하게 자기가 낱낱이 다 표현하려고 하므로 실패하는 것이다. 나는 아홉 살 때 큰 흐름을 잡았지만 이제서야 조금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 만족할 정도는 아니다. 어차피 다 연결되어 있으므로 낱낱이 설명하지 못해도 상관없다. 일찍이 용수와 원효가 큰 틀을 잡아주었거든 나머지 지엽말단은 각자 알아서 해결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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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4]김미욱

2018.05.07 (21:48:09)

' 말을 똑바로 하는 것이 깨달음이다.'
원효의 기도는 구조론의 언어로 복제된 사건임에 틀림없습니다. 언어의 완전성 추구야말로 인류의 유일한 과제이며 에너지의 요체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5]수원나그네

2018.05.07 (22:46:08)

당성3.jpg

원효가 해골물을 마신 곳으로 추정되는 남양 당성일대입니다~

첨부
프로필 이미지 [레벨:2]형비

2018.05.08 (11:27:12)

저는 깨침의 깨도 알지 못하는데 동렬님의 글을 보고 있으면 오래전 찾아헤맨 답을 듣는것 같고 마음이 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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