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1621 vote 0 2018.04.08 (23:04:29)

 

    천하인의 기개를 배우라


    이 사이트에 오는 목적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이곳은 천하인의 기개를 가르치는 곳이다. 팔 하나 잘려나가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혜가를 달마는 기다려 왔겠지만 손가락 밑에 든 가시가 아프다는 소인배의 호들갑이 기세를 올리는 형국이다. 그런 사람들을 오지 말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옥석을 가려야 하겠지만 잡석은 가고 백옥만 오라고 요청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곳은 학벌도 없고 자격증도 없고 간판도 없고 수료증도 주지 않는 곳이다. 그래서 아무나 올 수 있지만 아무나 오라고 만들어진 공간은 절대로 아니다. 호들갑 떠는 사람도 때로 필요하다. 탄광 속의 카나리아처럼. 그러나 카나리아가 권력을 갖겠다고 덤비면 곤란하다. 보초는 보초여야 한다. 보초가 공을 세우더니 어깨에 힘이 들어가서 대장이 되겠다는 식은 곤란하다.


    겁 많은 사람이 늑대가 나타났다고 소리를 질러대는데 얼핏 그림자만 비치면 무조건 늑대란다. 그런 사람도 필요할 수 있다. 예민한 사람이 보초를 서야 한다. 우둔한 사람이라면 호랑이가 나타나도 천하태평으로 낮잠을 때릴지 모른다. 그런데 말이다. 이곳은 정치 사이트가 아니다. 구조론을 보급하는 과정에서 예를 들어보이는데 정치만한 것이 없어 정치를 논할 뿐이다.


    선거철만 되면 호들갑 떠는 사람이 나타나서 뭐가 우려된다느니 뭐가 걱정된다느니 하며 하지 말라는 자기소개를 하는데 그런 사람은 절대로 리더가 될 수 없다. 이 사이트의 목적과 맞지 않은 사람이다. 그런 사람도 사회에는 필요하겠지만 이곳에는 필요없다. 내게는 한 사람의 똑똑한 제자가 필요할 뿐이지만 똑똑한 사람만 콕 찍어 초대장을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내기 하자는 식으로 혹은 누구 말이 맞는지 맞춰보자는 식으로 나오는 사람도 있다. 열 번 찍어서 한 번만 맞으면 된다는 식으로 나온다. 이곳은 리더를 양성하는 공간이다. 리더라면 열 번을 못맞추더라도 신중함을 보여야 한다. 리더가 움직이면 모두가 움직이기 때문에 욕을 먹더라도 신중하지 않을 수 없다. 구조론은 원론을 말할 뿐 시시콜콜한 부분에 개입하지 않는다. 


    정치중독자들 혹은 각 분야의 자칭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찾아오면 피곤하다. 지난 총선 때도 똑똑한 사람이 와서 정밀한 데이터를 들이대며 팩트로 제압하려는 시도를 하는 분이 있었는데 괜히 쫄게 만들었다. 그런 사람 말이 맞을 수도 있겠지만 구조론연구소 취지와 맞지 않는다. 예측을 적중시키려고 한다면 소인배다. 천하인의 대담한 기개를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바둑을 두되 한 판을 이기려고 하면 소인배다. 승부를 떠나 실력이 늘어야 한다. 지더라도 공부가 되는 수를 두는 사람이 있고 이기려고 꼼수를 두는 사람이 있다. 꼼수로 바둑을 이길 수는 있어도 실력이 늘지는 않는다. 이기려고 하면 안 된다. 소인배의 권력의지를 들키면 안 된다. 배울 생각이 없는 사람은 이곳에 오지 말라. 배우고자 한다면 천하인의 마인드를 보여라.

   
0.jpg


[레벨:5]국궁진력

2018.04.09 (09:38:47)

"배우고자 한다면 천하인의 마인드를 보여라."


고견 감사합니다. 이재명, 전해철에 대한 (저를 비롯한 여러분의) 의문점들에 대한 동렬님의 답변으로 여겨집니다. 글 한줄 한줄이 제 맘을 읽고 하는 말같아 깜짝 놀랄 지경입니다. 오백방 맞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 이렇게 따뜻하게 잘 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맨날 이곳에 들어와 전율하기도 하면서 세상 이치를 깨닫곤 하는데, 실제 세상사에 적용하려니 제가 얼마나 겉핡기 식으로 글을 읽었나 반성해봅니다. 구조론적 시각을 얻기 위해선, 완전히 거듭나야 하는데 언제나 그리 될런지... ㅠ.ㅠ

[레벨:2]호흡

2018.04.09 (13:12:01)

언제나 도움을 주는 말씀 감사드립니다.천하인에 오를 수 있도록 최대한 배우겠습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4081 기적은 왜 존재하는가? image 김동렬 2018-04-23 10869
4080 노자와 디오게네스 image 김동렬 2018-04-22 10928
4079 이데아의 의미 image 4 김동렬 2018-04-20 11522
4078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image 김동렬 2018-04-20 11404
4077 장자와 플라톤 image 1 김동렬 2018-04-19 11254
4076 나의 입장 image 김동렬 2018-04-18 11477
4075 나를 이해하라 image 9 김동렬 2018-04-17 11989
4074 신의 방법 image 김동렬 2018-04-16 11228
4073 역사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image 5 김동렬 2018-04-15 11663
4072 홍준표는 선택하고 문재인은 대응한다 image 김동렬 2018-04-15 11073
4071 구조론적 사유의 예 image 김동렬 2018-04-15 10742
4070 선택하지 말고 대응하라 image 6 김동렬 2018-04-13 11878
4069 신은 꽤 똑똑하다 image 2 김동렬 2018-04-12 11729
4068 신과 인간 사이에 친함이 있다 image 3 김동렬 2018-04-11 11738
4067 신의 입장 image 1 김동렬 2018-04-10 11231
4066 신은 권력이다 image 3 김동렬 2018-04-09 11418
» 천하인의 기개를 배우라 image 2 김동렬 2018-04-08 11621
4064 신은 이렇게 말했다 image 2 김동렬 2018-04-07 11572
4063 화폐가 먼저다 image 2 김동렬 2018-04-05 11603
4062 지구는 돌지 않는다 image 2 김동렬 2018-04-04 11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