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바람이 부는게 아니라 부는게 바람이다


    바람이 부는게 아니라 부는게 바람이다. 바람이라는 입자가 움직여서 불어오는게 아니라 기압차에 의한 대류활동이라는 사건 그 자체가 바람이다. 사건이 존재다. 사건에 주목해야 한다. 사건을 연출하는 시스템을 포착해야 한다.


    나쁜 사람이 나쁜 짓을 하는게 아니라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이 나쁜 사람이다. 나쁜 사람이 따로 있는게 아니라 나쁜 환경에 자연스럽게 적응해버린 자가 나쁜 사람이다. 환경과의 관계 속에 존재가 있다.


    귀납이 아닌 연역으로 보아야 한다. 귀납은 개체를 개별적으로 보고 연역은 시스템을 합쳐서 유기적인 관계로 본다. 어떤 독립된 개체에 고유한 속성이 내재해 있는게 아니라 둘 이상이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는 시스템 자체가 속성을 가진다. 시스템은 동적환경을 가진다. 동적존재를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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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은 말한다. 난 나쁜 짓을 하지 않았어. 왜냐하면 난 좋은 사람이거든. 엄마가 말했어. 우리 명박이는 좋은 아이야. 시형이도 말했어. 난 아빠가 좋아. 재오도 말했어. 우리 명박이는 좋은 친구야. 그러니까 난 좋은 사람이 맞고 좋은 사람이 한 일은 좋은 일이지. 


    틀렸다. 명박은 명박방식 의사결정구조를 가지고 있다. 노무현시스템과 명박시스템의 대결이다. 명박의 의사결정구조가 나쁜 환경이며 명박은 나쁜 환경에 적응해버린 것이다. 누구든 나쁜 환경에 자연스럽게 적응하면 곧 나쁜 사람이다. 자신이 어떤 의사결정구조를 작동시키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나쁜 환경에 속해 있다면 얼른 탈출해야 한다. 일베를 탈출해야 한다. 자한당을 탈출해야 한다.


    사과에는 사과가 없다


    당신이 손으로 사과를 하나 집어들었다면 당신의 손으로 전달되는 그 사과의 무게는 사과 안에 있는게 아니라 사과 바깥의 지구중력에 있다. 당신은 사과를 든 것이 아니라 지구를 든 것이다.


    우리가 찾는 것은 어떤 대상 내부에 고유한 것이 아니라 그 대상과 외부의 환경을 연결하는 관계망 속에 있다. 그것은 시공간 위에 연출되는 하나의 사건이다. 계를 형성하여 사건을 끌고가는 구조적 모순이 에너지다. 그 모순을 해소하면서 우리가 목도하는 존재를 연출하는 것이 의사결정구조다. 세상을 사건으로 보고 에너지로 보고 구조로 보는 시선을 얻지 않으면 안 된다. 


    창이 방패를 이긴다


    창과 방패가 싸우면 창이 이긴다. 창은 누가 던지느냐가 중요하지만 방패는 누가 잡든 같기 때문이다. 창은 전술을 바꿀 수 있고 방패는 전술을 바꿀 수 없다. 게임이 반복되면 창이 투창수를 이만기로 바꿔서 이긴다. 방패수는 누가 하든 상관없다. 자연은 동적환경이므로 전술변화를 반영해야 한다.


    엄밀하게 말하면 자연에는 모순이 없다. ‘모순적’ 상태가 있을 뿐이다. 구조가 붕괴될 위험이 있는 잠정적인 상태가 모순적 상태다. 모순적 상태는 사건을 거치며 해소된다. 자연은 동적환경에서 불안정에서 안정으로 가려는 성질을 가지며 구조적으로 안정되지 않아 외부에서 자극을 가하면 붕괴되는 상태가 모순상태이며 곧 에너지가 있는 상태다. 이는 큰 틀에서 모순적이나 엄밀하게는 모순이 아니다.


    자연의 동적환경은 엔트로피의 원리에 따라 일방향성을 가진다. 언제나 창이 방패를 이길 뿐 그 역은 없다. 진보의 창이 보수의 방패를 이기는 것이 역사다. 동적인 창이 정적인 방패와 큰 틀에서 균형을 이루지만 조금이라도 창이 이겨서 우주는 널리 이루어졌다.


    부분의 합은 전체보다 작다


    부분의 합은 정적환경이고 전체는 동적환경이다. 전체에는 부분의 합에 없는 질서가 있다. 계가 설정되어 있고 에너지의 방향성이 지정되어 있다.


    존재는 그냥 있는게 아니라 사건 안에서 서로 엮여 관계를 맺고 있다. 솔로 두 사람과 커플 하나는 다르다. 커플은 둘이서 집 하나를 공유하므로 더 효율적인 배치를 가지고 있어 월세를 절약한다. 사건은 언제나 전체에서 부분으로 간다. 커플에서 솔로로 간다. 그 역은 없다. 커플은 깨져서 솔로가 될 수 있으나 솔로는 외부의 도움 없이 자력으로 커플이 될 수 없다. 자체 에너지가 없기 때문이다. 최소한 데이트 비용이라도 있어야 커플을 꿈꿀 수 있다.


    자전거는 달려야 달린다


    초보자는 먼저 자전거의 균형을 잡은 다음 페달을 밟아 전진하려고 한다. 틀렸다. 자전거는 달려야 균형이 잡힌다. 일단 달리다보면 관성력이 작용하여 저절로 균형을 잡게 된다. 달리는 것은 전체이고 균형은 부분이다. 전체가 부분에 앞선다. 동적환경이 정적환경에 앞선다. 자연은 동적환경이다.


    새는 날아야 뜬다. 먼저 뜨고 그다음에 난다는 생각은 틀렸다. 양력의 원리를 연구한 랭글러 박사가 실패하고 연날리기를 연습한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 발명에 성공한 것과 같다. 랭글러 박사는 비행기가 공중에 뜬 후에야 날 수 있다고 믿었기에 양력을 연구하였다. 라이트형제는 일단 닥치고 공중에 날렸다. 전체가 먼저다. 에너지의 통제가 먼저다. 비행기에만 해당되는게 아니다. 물고기는 헤엄쳐야 뜬다. 우리는 물에 뜨는 것을 배운 다음 헤엄쳐 나아가는 것을 배우려고 하지만 실패다. 먼저 헤엄쳐 나아가다보면 어느 순간 자신이 물 위에 떠 있음을 깨닫게 된다. 팽이는 돌려야 돈다. 먼저 균형을 잡은 다음 돌리려고 하지만 일단 세게 돌려주면 알아서 균형을 잡는다.


    자동차의 드리프트


    자전거가 한쪽으로 기울어 넘어지려 할 때는 그 진행방향으로 핸들을 틀면서 페달을 힘껏 밟아 에너지를 추가해야 바로서지만 초보자는 본능적으로 반대방향으로 핸들을 꺾고 페달에서 발을 떼서 에너지를 뺀다. 그러다가 자빠진다.


    말을 타도 그렇고 자동차를 운전해도 그렇다. 관성력으로 이루어진 자체 에너지를 활용해야 한다. 눈길에 차가 미끄러질 때는 미끄러지는 방향으로 틀어야 하는데 본능적으로 반대쪽으로 트는 것이 관념론의 오류다. 외력에 의해 차를 통제할 수 없는 상태에서는 차를 통제하는 통제가능성의 획득이 먼저다. 먼저 운전자가 차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얻어야 한다. 그러려면 외력이 작동하는 빗길이나 위험구간에서는 가속하거나 혹은 감속하여 내부의 질서를 드러내야 한다. 자동차 자체의 질서를 조직해야 한다. 그다음에 도로상태라는 외부환경을 이기는 것이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유권자가 말이라면 정치인은 기수다. 말이 가려는 방향으로 틀어야 기수가 낙마하지 않는다. 안철수는 반대방향으로 틀다가 낙마하고 있다. 유권자가 가려는 방향은 정치인의 목적지가 아니라 정당 내부의 질서를 조직하는 방향이다. 안철수는 청와대라는 목적지로 말을 몰지만 유권자는 정당 내부질서의 확립을 우선한다. 먼저 애먹이는 안철수와 박지원을 쫓아내서 민주당의 내부질서를 잡고 그다음에 청와대를 목적지로 선택해야 한다.


    큰 것을 계획하고 작은 것을 수확한다


    우리는 부분을 모아서 전체를 구성하고자 한다. 팔과 다리를 각각 만들어 몸통에 조립하여 붙이는 식이다. 자연은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자연은 언제나 전체의 모형을 통째로 복제한 다음에 조금씩 살을 채워넣는다. 전체는 완전하다. 완전성에 대한 감각을 키우지 않으면 안 된다.


    전체에 대한 비전이 없이 눈앞의 작은 목표에 집착하다가 실패하는게 인간이다. 전체에 대한 비전이 있는 사람은 다음 단계를 구상해놓고 그 단계를 행한다. 세계를 구하려는 사람은 대통령이 되고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시장이나 도지사가 되고 단체장을 하려는 사람은 시의원밖에 못한다. 낮은 계급에서 높은 계급으로 올라가지 못한다. 에너지가 없기 때문이다. 에너지는 외부에서 오기 때문이다. 먼저 외부의 사정을 해결하려면 한 단계 더 높이 올라가서 크게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스톡홀름 심드롬


    테러사건에서 인질로 잡힌 피해자들이 가해자인 인질범을 두둔하는 심리가 스톡홀름 신드롬이다. 틀렸다. 사실은 피해자의 권력의지다. 그들은 마이크 잡고 싶어한다. 그러려면 먼저 발언권을 얻어야 한다. 인터뷰를 요청하는 기자의 의도에 반대되는 대답을 해야 발언권을 얻을 수 있다.


    기자는 테러범과 피해자의 관계를 질문하지만 피해자는 사회와의 관계에 대해 발언하고 싶어한다. 죽어버린 테러범에게 자신의 의사를 전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기 때문이다. 피해자는 심리적인 보상을 원하며 보상받는 방법은 권력을 획득하는 것이고 그러려면 인터뷰를 하는 기자와 시청자를 이겨야 한다. 그들이 원하는 말을 하면 패배다. 자기만 아는 특종을 말해서 모두가 자신을 주목하게 하려는게 피해자의 권력의지다. 피해자는 진짜 가해자가 사회임을 드러내려고 한다. 사회를 흔들어버리려고 하는 것이다.


    하층민들이 부자정당에 투표하는 것도 같은 심리다. 정의당에 투표하면 엘리트집단인 정의당이 자기네를 무시하기 때문에 반대행동으로 정의당을 제압하고 권력을 획득하려고 하는 것이다. 빈자들은 부자와 싸우기 앞서 빈자그룹 내부에 질서를 만들려고 한다. 그 질서를 만드는 권력논리는 부자당의 권위주의와 같다. 민주적인 방법으로 내부질서를 만들 역량이 그들에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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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이미지 [레벨:7]아제

2018.03.30 (11:50:17)

원래 예수는 없다.

.예수는 예수처럼 사는 자가 예수다..


원래 부처는 없다..

부처처럼 사는 그것..그것을 부처라 한다.


.예수나 부처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

바람이 부는 것이 아니라 불면..그게 바람이다..

 

[레벨:10]큰바위

2018.03.30 (19:27:57)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라는 말을 듣다가 

순서를 바꿔서 "부분의 합은 전체보다 작다"라는 말을 들으니 신선하네요. 

원래 권력은 누가 쥐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갖는 것이지요. 

자기에게 이미 주어진 힘을 발견하고 이를 사용할 때 진정한 권력이 생깁니다. 

자신에게 이미 존재하고 주어진 권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인류의 비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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