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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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9421 vote 0 2018.01.04 (18:04:01)

    

    구조는 짜임새다. 축구로 말하면 포메이션이다. 그러나 우리는 메시의 개인기에 열광한다. 메시의 개인기는 관객의 눈에 쏙쏙 들어오지만, 포메이션이라는 것은 아는 사람의 눈에나 보일 뿐이다. 물론 전문가들은 하루종일 포메이션 타령만 한다. 어쨌든 독일팀이 짜임새있는 축구로 이긴다. 우리는 손흥민의 개인기에 기대를 걸지만 국대에서는 보여준 것이 없다.


    문제는 우리가 축구를 배워도 개인기를 먼저 배우고 포메이션을 나중 배운다는 점이다. 입자를 먼저 배우고 질을 나중 배운다. 착각이다. 축구를 배워도 룰을 먼저 배운다. 우리는 언제나 짜임새를 먼저 배운다. 입자는 나중이다. 깨닫지 못할 뿐이다. 아기가 말을 배워도 사실은 문법을 먼저 배운다. 학교에서 배우는 문법은 다른 거다. 무의식중에 문법을 다 배운다.


    개는 단어만 배우기 때문에 사람 말귀를 못 알아듣는 것이다. 개가 말은 알아듣는데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 실전에 들어가자. 언제나 포메이션이 먼저고 거기에 맞춰서 손흥민을 넣을지 김신욱을 넣을지 감독이 결정하는 것이다. 선수에 따라 포메이션을 정하지 않는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선수에 맞춰 전략을 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도 전략적 결정이다.


     이영표가 잘 말했다. 축구의 기본은 상대팀의 장점을 파훼하는 것이라고. 상대팀의 전략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상대팀은 어떻게든 손흥민을 막는다. 그에 대한 대책부터 세워야 한다. 그래서? 모든 것은 짜임새가 먼저고 개인기는 나중이다. 그러나 우리 눈에는 개인기가 먼저고 짜임새가 나중으로 보인다. 짜임새가 시간 위에 존재하므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http://v.sports.media.daum.net/v/20180103053019290


    433전술이니 352전술이니 하는건 눈에 보이지만 이영표가 말한 공격수의 수비가담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이영표는 말했다. 우리팀 수비가 약하다지만 그건 착시라고. 공격수가 1차 끊어주고 미드필더가 2차 막아줘야 하며 수비수에게까지 공이 왔다면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골을 먹기 5초 전이나 혹은 10초 전에 이미 보이지 않는 우리쪽 실수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 공격수의 실수가 이영표 눈에는 보이는 거다. 그렇다. 구조의 짜임새는 시간상에서 작동하므로 우리는 구조를 보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인식론의 한계다. 그러나 아는 사람 눈에는 잘만 보인다. 그것을 적극적으로 보려고 해야 한다. 저절로 보일 때까지 기다리면 안 된다. 구조론은 존재론과 인식론으로 나누어 설명하지만 사실은 존재론 하나뿐이다. 


    인식론은 맞은편에서 거꾸로 본 것이다. 인식론이 존재하는 이유는 그것을 설명할 적당한 언어표현이 없기 때문이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불온한 공기가 감돌았다거나 리스크가 잠복해 있었다거나 이런건 이영표나 아는 것이다. 일반인은 모른다. 설명할 언어도 없다. 큰 눈사태라도 작은 눈이 뭉쳐져 만들어진다. 아니다. 그 전에 위태로움이 조성되어 있었다. 


    정상에서 작은 눈덩이를 굴리면 기슭에서 커진다. 우리는 작은 것이 커졌다고 말하지만 천만에. 작은 것이 먼저 보이고 큰 것이 나중 보인다. 물론 전문가 눈에는 큰 것이 먼저 보인다. 큰 것이 확률적으로 터지는 것이며 작은 변화들을 보되 큰 위태로움을 보지 못하는 것은 우리 눈이 삐었기 때문이다. 바늘도둑이 소도둑 되는게 아니고 그 집안이 원래 도둑집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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