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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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845 vote 0 2017.11.29 (00:21:38)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오해하는 분이 있어서 첨언한다. 이 글을 읽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고 곰곰이 생각하고 그러면 안 된다. 달걀과 오리알은 비교가 되지만, 달걀과 닭은 애초에 비교대상이 아니다. 숨은 전제를 파훼해야 한다. 생각했다면 이미 숨은 전제를 받아들인 것이니 규칙위반이다. 그러므로 생각하지 말라.


    바둑과 바둑알 중에 어느 게 먼저 생겼을까? 최초로 바둑을 발명한 사람은 땅바닥에 막대기로 칸을 그렸을 것이다. 바닷가에서 조개껍질과 조약돌을 주워와서 둥글게 갈아낸 다음 조개껍질은 백돌로 쓰고 조약돌은 흑돌로 썼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사람이 바둑의 룰을 정하기 전에 조약돌이 먼저 있었다.


    조개껍질이 먼저 있었다. 그러므로 바둑보다 바둑알이 먼저 생겼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런 개소리 하는 넘은 매우 때려줘야 한다. 장난하나? 그런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지 않은가? 최초에 어느 쪽 물질존재가 먼저 생겼느냐 이런 건 생각하지 말라. 그건 한참 내용을 오해한 것이다. 최초발생과 상관없다.


    지금 사건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엉뚱하게 물질을 들이대면 안 된다. 바둑은 사건이지 물질이 아니다. 바둑물질은 없다. 바둑게임이 있다. 사건의 기승전결 전개순서를 논하는 것이다. 닭과 달걀을 물질이 아닌 사건으로 받아들여야 이야기가 된다. 사건 안에서 의사결정이 일어나는 순서를 논하는 거다.


    닭이 먼저인지 알이 먼저인지 알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질량보존의 법칙을 쓰고 있다. 닭이 먼저라는 쪽은 엔트로피를 쓰고 있다. 알이 먼저라고 말하는 사람은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고 헛소리를 하는 사람이다. 번지수를 잘못 짚고 있다. 엔트로피가 질량보존에 앞선다. 더 큰 범위의 이야기가 된다.


    이 논의의 본질은 구조론 용어로 말해지는 존재론과 인식론에 대한 것이다. 존재가 인식에 앞선다. 인식은 관측자가 있다. 인간 입장에서는 알이 먼저라고 할 수도 있고 닭이 먼저라고 할 수도 있다. 인간 맘대로다. 닭을 키워서 알을 얻을 수도 있고 알을 부화시켜 닭을 얻을 수도 있다. 정답은 없는 거다.


    그러나 이는 인간의 사정일 뿐 닭과 관계가 없다. 알은 닭에 속하므로 애초에 독립된 존재자가 아니며 그러므로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하는 말은 성립될 수 없다. 알이 닭 일부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절대로 닭이 먼저이다. 알은 닭의 세포 하나이다. 세포가 하나라도 유전자는 완전히 닭과 일치한다.


    그러므로 닭이 아닌 알이라는 별도개념은 성립될 수가 없다. 중요한 건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가 아니다. 우주 안에 순서라는 게 과연 있느냐다. 보편성이다. 닭과 알은 비유하여 말한 것이고 본질은 인간이 모여서 국가를 만들었느냐 아니면 국가가 먼저이고 국민이 나중에 붙었느냐로 연역되고 복제된다.


    닭이 먼저라면 독립군이 단 한 명이고 어느 누구에게도 인정을 못 받았다 해도 그 사람이 독립을 선언했으면 이미 독립한 것이다. 그러므로 상해 임정 때 대한민국은 건국된 것이다. 알이 먼저라면 유엔에 가입해야 독립국이 된다. 독립군이 죄다 죽고 단 한 명이 살아남았다면 그 사람은 장군이면서 병사다.


    부하가 한 명도 없는데 무슨 장군이냐 이런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 지구의 모든 닭이 다 죽고 오직 달걀 한 개가 남아있는데 부화직전이면 지구에 닭은 있는 거다. 스스로 의사결정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 달걀이 부화해서 의사결정할 수 있다면 훌륭한 닭이며 외형과 상관없이 처음부터 닭이었다.


    독립된 의사결정의 단위가 있으면 존재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닭의 최초 발생시점은 최초 의사결정 시점이다. 껍질을 까고 나오지 않았다 해도 그것은 닭이다. 사실 의사결정은 껍질을 까고 나오기 전에 일어난다. 병아리가 안에서 쪼아 소리를 내면 어미닭이 쪼아서 껍질을 깨뜨려준다. 곧 줄탁동기다.


    중요한 건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가 아니고 우주가 먼저와 나중의 순서로 되어있느냐다. 뭐든 먼저라는 것을 인정했다면 이미 순서를 인정한 것이며 그 순서는 무슨 순서냐가 제기되는 것이며 그 순서는 사건의 진행단계에 따른 순서이고 그렇다면 인간의 관측과는 상관없는 것이며 그러므로 닭이 먼저다.


    알이 먼저가 되는 경우는 절대로 없고 닭이 먼저인지 알이 먼저인지 알 수 없다고 주장하려는 사람은 먼저 순서의 존재를 부정해야 한다. 닭이 알을 낳고 알이 닭으로 자란다면 순서가 없는 것이다. 순서가 없다면 먼저와 나중도 없다. 먼저와 나중의 구분이 없는데 뭐가 먼저냐는 질문은 성립이 될 수 없다.


    그러므로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하는 질문은 닭이 먼저일 경우에만 성립될 수 있는 질문이며 그 밖의 경우는 질문 자체가 불성립이다. 질문하면 안 된다. 사건이냐 사물이냐다. 사건은 순서가 있고 사물은 순서가 없다.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하는 질문은 사물의 관점이니 이미 순서를 부정하고 있다.


    사건으로 보면 알은 닭에 포함되므로 홍길동이 먼저냐 홍길동 발가락이 먼저냐는 질문처럼 애초에 불성립이다. 그건 질문이 안 된다. 사건은 전체에서만 일어나며 부분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것은 홍길동이 먼저 밥을 먹느냐 아니면 홍길동의 입이 먼저 밥을 먹느냐는 말과 같다. 입이 먼저 먹는다.


    밥은 입을 통하여 홍길동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 말이 맞는가? 과연 홍길동의 입이 홍길동보다 밥을 먼저 먹는가? 이건 바보 같은 질문이다. 그 입은 홍길동의 입이므로 입이 먹은 것은 모두 홍길동이 먹은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므로 무조건 홍길동이 먼저다. 먹는 의사결정 주체가 홍길동이기 때문이다.


    물질로 보면 먼저와 나중이라는 순서 자체가 부정되므로 뭐가 먼저냐는 질문은 성립될 수 없고 사건으로 보면 최초의 독립적인 의사결정단위로 기능하는 의사결정이 일어나는 시점이 먼저로 테이프를 끊는다. 100미터 달리기 땅 하고 총을 쏘면 일제히 스타트가 일어난다. 의사결정이 일어나는 것이다.


    우사인 볼트의 발가락이 우사인 볼트보다 빨랐다는 식의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 우사인 볼트의 발가락은 우사인 볼트와 분리되어 구분되는 별도의 존재자가 아니므로 이 논의에 끼워주지 않는다. 우사인 볼트가 먼저다. 사건으로 보는 관점을 얻지 않으면 안 된다. 의사결정단위로 보는 관점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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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이미지 [레벨:7]아제

2017.11.29 (06:10:27)

닭과 달걀이 문제가 아니고..

<먼저>라는 것이 무엇이냐..에 대한 글.

프로필 이미지 [레벨:7]아제

2017.11.29 (07:20:25)

<먼저>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다시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슴.


솔직히 우리는 <먼저>가 뭔지 아직 정립되어 있지 않다는 것.

시간?


그렇다..시간적 순서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게 무슨 말이냐고..


시간이 뭐냐고?

그대는 아는가? 모르자나..


근데 왜 <먼저>라는 말에 그러게 강한 기득권을 가지는지.

새로 정리해야 함..먼저.


먼저..먼저부터 점검하자.

프로필 이미지 [레벨:7]아제

2017.11.29 (08:04:19)

모든 혼란은 우선순위의 혼란이다.

당신은 "어렵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사실은 그 일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우선순위를 정하는 게 어려운 것이다.


즉,<먼저> 해야할 것을 못찾는 어려움이다.

그 <먼저>를 찾는 것이 <생각>이라는 작업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7.11.29 (08:16:22)

사건을 보지 않고 에너지를 보지 않으면 먼저를 이해할 수 없소.

사건 안에서 에너지의 공급루트는 언제나 1이고 2일 수는 없소.

에너지를 장악한 자가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며 그게 먼저요.

알은 에너지가 없으므로 의사결정이 불가능하며

알이 에너지를 얻으면 이미 닭이오.


선생님 앞에 누가 먼저 왔냐 선착순 이런건 아니오.

그건 먼저가 아니고 그냥 멍청이오.

선생님 앞에서 배우던 버릇이 망쳐놓은 거요.

닭은 알을 낳을까 말까를 결정하지만

알은 닭이 될까 말까를 결정하지 않소.

선착순 1빠는 선생님이오.

[레벨:13]해안

2017.11.30 (00:53:57)

이 건 ,   나의 망상인가?


계란[닭알=알=핵=DNA(?)]  이 ==>자기 생존-번식을 위해


닭이라는= 알 낳는 , 번식시키는 기계[닭] 를  


필요로 했던 것은 아닌지?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7.11.30 (11:05:46)

망상 맞습니다.

거기에 왜 자기가 들어갑니까?

숨은 전제를 포착하고 끌어내야 합니다.

세상이 나와 남으로 되어 있다는 대담한 가설

저는 그 가설 인정하지 않습니다.

[레벨:2]약간의여유

2017.11.30 (10:28:55)

인과의 연쇄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인간의 선택이란 망상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요? 

닭은 알을 낳을지 선택할까요?

그럼 인간은 결혼할지를 선택할까요?

물론 표면적으로는 자유로운 의지에 따라서 선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진정 완전히 자유로운지는 의문입니다.

우리의 선택 또한 필연적인 계기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일 수 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7.11.30 (11:11:18)

허황된 관념론입니다.

선택이라는 표현에는 선택의 주체 

곧 나와 타자라는 구분이 들어가 있습니다.

세상이 나와 타자로 되어 있다는 대담한 가설이 들어가 있는 거에요.

근데 그 가설 승인한 사람은 없거든요.

인간의 선택이라고 표현했지만 결국 나의 선택이라는 거죠.

나라는 것은 없다고 구조론에서 백번 쯤 말했을 텐데 여전히 

나와 타자의 대결구도로 세상을 조망하는 편협한 관점을 고수하고 있는 거지요.

도대체 어디서 그런 황당한 가설을 배워왔는지 모르겠지만

가설을 세웠으면 세웠다고 말하고 검증을 해야지

그냥 그걸 슬쩍 숨기고 눙치고 들어가는건 비겁한 전술입니다.

나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님의 말씀은 무효입니다.

허황된 관념을 버리고 사실에 입각해야 합니다.

나와 타자의 대결구도로 보는 관점은 누구도 승인하지 않은 막연한 관념입니다. 

축구선수가 자기 의지로 골을 넣는지 팀의 의지로 골을 넣는지

혹은 도박단에 매수되어 도박단의 의지로 넣는지 혹은 팬들의 의지

감독의 의지, 국가대표의 무게감 때문인지를 논하는건 바보같은 겁니다.

하나의 사건에는 최대 3125개의 의사결정단위가 있습니다.

어차피 의사결정은 3125분의 1인 것이며 

신의 의지가 나의 의지가 되는 것이지 오직 나만 나만 나만

이러는 것은 어린애의 치기입니다.

역할이 있으면 그 역할을 하는 것이며 올바르게 임무를 수행했느냐가 중요할 뿐

이건 내꺼야. 내가 다 결정해야 해 하고 오기를 부리는건 어리석은 소인배 행동입니다.

북조선의 운명은 내가 결정할거야 하고 김정은이 오기를 부려봤자

이미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조종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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