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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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514 vote 0 2017.11.09 (00:17:37)

    에너지는 전기와 비슷하다

   

    전기라는 게 파고들수록 복잡하다. 그 정도 해야 한다. 전기만큼 편리한 게 없다. 이는 통제가능하다는 말이다. 그 정도의 구조가 있어야 한다. 직관적으로 그렇다. 전기의 복잡한 정도와 에너지의 복잡한 정도는 같다. 전기에 전압도 있고, 전류도 있고, 전력도 있고, 전위도 있고, 저항도 있듯이 에너지에도 질, 입자, 힘, 운동, 량이 있다. 둘의 복잡한 정도는 비례한다.


    구조가 같다는 말이다. 에너지는 통제가능성이다. 통제할 수 있는 정도에 비례하여 복잡한 정도가 있어야 한다. 망치는 때릴 수 있고 송곳은 찌를 수 있다. 칼은 베기와 찌르기와 치기를 겸한다. 중국식 월도는 베기 곧 참斬에 적합하고, 그리스식 소드sword는 찌르기 곧 자刺에 적합하고, 일본도는 치기 곧 격擊에 적합하다. 칼이 망치나 송곳보다 구조가 복잡하다.


    편리한 정도와 복잡한 정도는 비례한다. 역시 통제가능성이다. 예컨대 기氣타령을 하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전기에 전압이 있고, 전류가 있고, 전력이 있고, 저항이 있고, 전위가 있듯이 기氣에도 그런 게 있어야 한다. 전기 용어집에는 200여 개의 용어가 나온다. 구조론도 용어를 나열하기로 하면 그 정도 된다. 기氣도 200여 개의 용어로 설명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기氣는 그냥 기氣일 뿐이다. 내부에 아무것도 없다. 기압이니 기류니 기력이니 기위니 기저항이니 하는 게 없다. 볼트도 없고 와트도 없고 암페어도 없고 쿨롬도 없다. 그냥 기다. 그러기 없다. 구조가 없으면 통제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으면 없는 것이다. 우리는 무언가 있다고 하면 일단 그것을 입자로 친다. 입자가 딱딱해서 손으로 통제하기에 편하다.


    그러나 전기는 딱딱하지 않다. 전기는 입자가 아니라 질이다. 전기를 손으로 통제할 수 없다. 배터리에 전기를 가두고서야 통제할 수 있다. 입자를 통제하기보다 전기를 통제하기가 더 힘들다. 그러나 어떻게든 일단 통제에 성공하기만 하면 전기가 입자보다 더 다양한 방법으로 통제할 수 있다. 전기로 모터를 돌릴 수 있다. 입자라고 하면 연탄과 같다.


    연탄이 통제하기 쉬운 만큼 쓸모가 없다. 석유는 통제하기가 어려운 대신 쓸모가 다양하다. 칼은 통제하기 어렵다. 자칫 손 베일 수가 있다. 망치는 통제하기 쉬운 대신 쓸모가 별로 없다. 질은 닫힌계를 지정하여 어딘가에 가두어야 쓸 수 있는 만큼 통제하기 어렵지만 일단 가두기만 하면 쓸모가 다양하다. 입자보다 질이 윗길이다. 컴퓨터만큼 쓸만한 게 없다.


    그만큼 부품 숫자가 많다. 스마트폰만큼 쓸만한 것도 없다. 앱이 잔뜩 깔려 있다. 뭐든 좋은 것이라면 내부에 콘텐츠가 빠방하게 채워져야 한다. 컴퓨터인데 부품이 없고 스마트폰인데 앱이 없다고? 말이 안 되는 거다. 그렇다면 통제불가능하다. 프로야구 코치라면 다양한 변화구의 종류를 열거할 수 있어야 한다.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외에도 많다.


    세부적으로 20가지 이상의 변화구를 알고 있어야 한다. 손가락이 다섯인데 구조는 5이니 딱 봐도 변화구 숫자가 25개쯤 될 거 같잖아. 조폭을 하려고 해도 칠성파, 양은이파, 태촌파, 오비파, 동성로파, 남문파, 시민파, 목공파, 꼴망파 등등 수십 가지 족보를 외고 있어야 한다. 내부가 없다면 보나마나 가짜다. 안다는 것은 구조를 안다는 것이다.


    그것은 통제가능성을 안다는 것이다. 자동차라도 엑셀레이터와 브레이크과 기어와 클러치와 핸들이 있다. 다섯이다. 보통 자동장치는 구조가 25개쯤 있다. 왜인가? 물질은 스스로를 통제한다. 형태를 유지하고 외력에 대항한다. 공간과 시간에 자신을 연출한다. 그러려면 기본 25개쯤 구조가 있어야 한다. 일단 주변 환경이 다섯 가지쯤은 되기 때문이다.


    즉 외부에서 장치에 손을 대는 수단이 질과 입자와 힘과 운동과 량으로 다섯이다. 다섯 가지 방법으로 손을 대므로 다섯 가지 방법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러려면 일단 25가지가 된다. 다섯 가지 외력의 개입형태에 맞대응하여 에너지 물질, 공간, 시간, 정보의 다섯 가지로 자신을 드러내므로 대략 25개가 된다. 세분하면 완전체는 3125개의 포지션이 있다.


    시계와 같은 보통의 장치는 스스로 작동하는 완전체가 아니므로 그 정도는 안 된다. 생물은 스스로 에너지를 흡수하고 환경에 대응하는 점에서 완전체라 할 수 있다. 생물이라면 3125가지 포지션을 내부에 갖추어야 한다.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므로 대단한 건 아니다. 전기를 좀 아는 사람이라도 용어집의 200여 개 관련용어를 다 알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구조론이 복잡한 것은 에너지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에너지가 복잡한 것은 통제가능하기 때문이다. 편리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것은 편리하지 않다. 자동차가 편리할수록 구조가 복잡하다. 스마트폰이 편리할수록 앱이 많다. 편리는 기능에 비례한다. 이 정도면 에너지가 대략 어떤 건지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이유로 통제가능성을 얻으면 에너지다.


0.jpg


[레벨:4]Quantum

2017.11.09 (16:12:48)

감사합니다. 계속 더 공부해 보겠습니다.


[레벨:10]다원이

2017.11.09 (22:22:57)

구조론... 점점 깊이 빠져 드는데요. 클났네요~
[레벨:15]눈마

2017.11.09 (23:54:11)

전기라고 하지만 전자기장이죠. 동렬님이 이야기한 '돌림힘' 이 정확하게 전기장과 자기장 그리고 그 둘의 돌림힘인 진행방향 + 돌림합량으로 결정됩니다.

https://librewiki.net/wiki/%ED%86%A0%ED%81%AC

https://namu.wiki/w/%EB%8F%8C%EB%A6%BC%ED%9E%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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