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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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0]양을 쫓는 모험
read 5476 vote 0 2010.04.18 (16:34:13)

구조론은 인과율을 다섯가지 포지션으로 설명한 것 입니다. 원인이 있어 결과가 있고, 작용이 있어 반작용이 있다는 것 이지요. 그래서 생각하기를 우리가 시대정신, 민주주의를 외치는 것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에는 필연적으로 그 방향으로 가게 되어있다는 인류차원의 예측이 아닌가 싶습니다. 개인의 자유도를 높이고, 인류의 효율을 극대화 하는 방향이니까요.

그런데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역사적으로보면, 독재자 혹은 권력을 가진 자들이 시민은 속이기도 하고, 비밀리에 수백만의 학살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남경대학살이나 러시아 카틴 숲 학살도 있었지요.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제주 4.3사건 등 많은 시련을 겪었습니다. 소위 '쥐도새도 모르게' 진행되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왜? 힘을 가진자들이 그렇게 은밀하고, 철저하게 일을 꾸미는데에도, 시간이 흐르면 진실이 밝혀지는 것일까요? 우리가 시대정신이라고 말하는 것은 바로 그렇게 은폐한 것들도 결국 진실이 밝혀진 다는 것을 역사속의 전제로 하는 것 입니다. 그런 사건들이 우연에 의하여 밝혀지는 경우가 많지만, 그 우연이 계속 반복되는 것을 보면, 어떤 필연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구조론으로 설명이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권력자의 진실은폐 > { ? > ? > ? } > 진실이 밝혀짐
        원인(작용)                                     
결과(반작용)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0.04.18 (17:38:47)


진실이 밝혀지는 이유는 진실의 나무가 점점 자라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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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18 (17:55:25)

진실의 나무가 자라난다는 것은 진실로 향하는 공공의 방향성이 존재한다는 것인데, 어째서 일시적으로 공간상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시간이 지나고 세대가 지나면서 그런 방향성이 더 뚜렸해지는 것일까요? 어째써 사람들은 망각하지 않는 것일까요?

진실의 나무가 자란다는 것은 이전에 진실의 씨앗이 있었다는 것. 씨앗에 누가 물을 주는 것일까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0.04.18 (19:15:30)

쥐도 새도 모른다는건 쥐생각이고
사실은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다 알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 진실이 은폐되는 것처럼 연출되는
바로 그때 실은 이미 진실의 씨앗이 심어진 것이지요.

뒤늦게 진실이 밝혀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흘러서 사건의 성격이 바뀌는 것입니다.
겨울이 오면 낙엽이 떨어지지만 실제로는

생명이 추운 겨울을 대비하여 씨앗 속으로 숨는 것입니다.
떨어지는 낙엽은 사라져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부패시켜 그 열로 씨앗을 따뜻하게 보온하는 것입니다.

진실은 겨울의 낙엽에 덮여 은폐된 것이 아니라 낙엽에 의해 보호되어
새로 싹을 틔워 새로운 역사의 1사이클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광주든 4.3이든 카틴숲이든 진실이 은폐된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그 이전에 있었던 인과관계의 1사이클이 그렇게 끝이 난 것입니다.

새로 일을 벌여 뜬금없이 진실을 은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있었던 인과관계의 1사이클을 그렇게 정리하고 끝내는 것입니다.

사도세자의 죽음은 영조시대의 권력게임의 총결산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정조시대 권력게임의 씨앗이 뿌려지는 것이지요.

사도세자의 진실이 뒤늦게 밝혀진 것이 아니라
그렇게 정조시대를 위한 힘을 비축하여 미래를 위하여 준비한 것입니다.

쥐정권의 모든 속임수는 실은 박정희 시대에 뿌려진 인과관계의 결산입니다.
보통사람의 눈에는 어문 쥐가 사기를 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역사의 변증법으로 보면 박정희가 뿌린 씨앗이 쥐로 꽃피는 것입니다.
쥐는 죽어서 자신을 부패시킴으로써 새로운 역사의 씨앗에 거름 역할을 하지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0.04.18 (20:08:23)

진실과 거짓이라는 대립구도가
반드시 충분하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진실과 거짓보다는 사건과 사건이겠지요.
말하자면 진실이 밝혀지는 것이 아니라 사건이 커지는 것입니다.

거짓이란 것은 눈앞의 성과를 드러내려는 것.
말하자면 위에서 검열 나올 때 이곳저곳에서 빌려와서 장부만 맞춰놓고

검열 끝나면 다시 원위치 시키고 하잖습니까.
없는 것이 검열관 눈앞에서만 있는 것으로 되고.

일의 진행에 있어서 진,선,미,주,성의 순서로 판단하므로
어떤 일의 시작부분에서 진이 중요하지만 종결부분에서는 진실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새로 심는 씨앗은 진실한 씨앗이어야 싹이 트지만
이미 수확한 열매는 조금 덜익어도 덜익은대로 팔아먹고

조금 벌레먹어도 떨이로 팔아먹고 그러지요.
사건의 종결 단계에서는 진실여부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종결단계에 도달한 노인네들은 진짜든 가짜든 저승가버리면 그만.
진실여부가 고민되는 사람은 새로 자라나는 어린이들.

늙은 과학자는 지구 온난화가 사실이든 아니든 어떻게든 센세이션을 일으켜 연구비 타고 상만 받으면 그만.
젊은 과학자는 모르고 사기치다가는 학자 생명이 위태.

진실이란 어떤 일에 있어서 다음 단계의 진행이 가능한 것.
거짓이란 다음 단계의 진행이 불가능한 것.

진짜 사과는 먹을 수 있고
진짜 씨앗은 싹틀 수 있고

진짜 꽃은 나비나 벌이 찾아오고
진짜 자동차는 타고 갈 수가 있고

가짜 사과는 다음 단계가 없으니 먹지를 못해.
가짜 씨앗은 싹트지 않으니 다음 단계가 없어.

가짜 꽃은 향기가 없으니 다음 단계로 와야 할 벌과 나비가 없어.
가짜 자동차는 타고갈 수는 없으니 그 다음 소식이 없어.

###

그러므로 진실이 거짓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건의 1사이클이 끝나면 그 남은 에너지가 새로운 사건의 1사이클로 옮겨가는 것이며

그 새로운 사건은 생각보다 천천히 진행되는데 그 이유는
축과 대칭의 포지션 조합을 갖추는데 일정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

그러므로 어떤 사람이 거짓말을 한다면 그 사람은 뭔가 끝난다는 이야기일 뿐.
아이디어 고갈, 창의력 고갈로 더 이상 일을 진행할 수 없게 되면

사기를 쳐서 왕창 해먹고 먹튀가 제일
선수생명 끝났다 싶으면 동료선수와 짜고 억지 속임수로 타율 올려서

FA 대박내고 먹튀가 제일.
더 이상 일을 진행시킬 능력이 없는 자들은 항상 사기를 치는 거쥐.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양을 쫓는 모험

2010.04.18 (20:17:41)

참여정부시절 노무현대통령은 제주4.3 사건을 인정하고, 국가차원에서의 공식사과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1989년 소련 고르바초프 서기장 시절, 고르바초프는 카틴숲 학살사건의 조사를 승인하고, 조사결과 1940년 스탈린의 명령에 의한 폴란드 지식인 27,000명의 학살사실을 인정하고, 폴란드에 공식 사과를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노무현과 고르바초프가 진실을 드러내고, 공식사과를 하는 것도 역사적인 필연성이 있다고 할 수 있을텐데, 김동렬 님의 이전 글 중에서 2차세계대전 중 독일의 유태인 학살 등의 사건에 관하여 훗날 독일의 총리가 사과한 것에 대해서, 그것이 '대륙적인 사고' 라고 언급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대륙의 사고'는 어떻게든 이웃나라와 공존해야만 하기 때문에, '섬나라의 사고'는 어차피 육지와 떨어져있으니, 모른체 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이런 지리적인 요건에 인하여, 진실에 대한 접근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고 이해하였습니다. 쥐가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거짓말을 하는것은 어차피 먹고 튀면 된다는 섬나라의 사고를 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즉 대륙의 방식은 인정하고, 사과하고 그 동력으로 역사의 진보를 이끌어내고, 섬나라 방식은 좋은 타이밍에 먹고 튀어 실익을 증대시키는 방식이라고 말이지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0.04.18 (20:27:43)


그런 점도 있지요.
임기응변으로 눈앞의 상황만 모면하려는 섬나라의 실용주의.
따질건 확실히 따지고 넘어가는 대륙의 합리주의.

러시아는 여전히 카틴숲의 진실을 충분히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약간의 시늉 뿐.
대륙이라고 반드시 대륙적인 사고는 아닌 것이
러시아는 어느 면에서 철의 장막으로 고립된 섬이기도 하니까요.

지리적인 격리가 분명히 있습니다.
러시아는 과거 오랫동안 유럽에서 격리되어 농노제가 유지된 점에서 타타르지역이었지요.

쥐 뿐만 아니라 인간이 나이가 들고 어느 정도 위치가 되면 스스로 섬이 되고 고립되어 갑니다.
친구들도 하나 둘 저 세상으로 가고 자식들도 다들 시집장가를 가고 다들 떠나고

스스로 고립되어 스스로 유폐된 뒷방늙은이 증세 드러내는 꼴통할배들 많습니다.
그들은 진실을 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진실을 봤다해도 그 진실을 토대로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에는 너무 늦었지요.
근데 의학의 발달로 이 분들이 돌아가시지를 않으니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의학발달에 맞게 새로운 인생의 목표를 설계하는 대대적인 회춘운동을 벌여야 합니다.
비아그라 드시고 새로운 청춘계획을 세워보세요.

[레벨:17]눈내리는 마을

2010.04.18 (23:58:39)

대대적인 회춘운동...
[레벨:17]눈내리는 마을

2010.04.19 (00:24:35)

적당히 소주빨다가 주무시면 되는데, 이젠 몸이 안받쳐주니 그도 안되고...
게다가 혼자 소주 빨고 있는것도 재미도 없고 ㅋ

일본계 미국인 수나다 박사는 연구실이 없었다.
강의중 질문사항이나 숙제중 의문사항에 대해서 '오피스 아워'를 요구하니,
금요일 11시에 도서관 3층 로비에서 만나잔다. 자기는 연구실도 없다나...
사실 알고보니, 은퇴를 일찍했고,
지금은 공대 1학년 대형강의동 수업을 맡고 있다.

모든 전문직종이 그렇지만, 교수사회도 적체가 큰 문제가 되고 있는데
수나다 박사의 경우는 적체문제에도 도움이 되고,
끙끙 거리면서 펀드딸라고 구라치는 뻘짓도 삼갈수 있게한다.

막연하게, 사회가 선진화되면 수나다 박사 같은 사람들 늘어나겠지 했지만,
콜로라도에도 지금 현재의 학교에서도 늙은 똥차들은 수두룩.
자신들이야 이런저런 변명이 많겠지만,
후속학문세대들에게는 몰염치.

근데 잘 보면, 수나다 박사처럼 강의할수 있는것도 나름의 자기 개발.
살펴보니,
1. 테니스 중독
2. 유머 (자기보다 50살은 어린 학생들을 들었다 놨다 할정도)
3. 달변 (이리저리 늙은이 옛날 동료들 방을 어슬렁 어슬렁)

그중 1번이 제일. 체력이 되니, 지력과 정신력이 따라옴.

다시 사회제도로 돌아와서, 개인의 우일신과 함께,
젊고 재능있는 신진세력들에게는 기회를 넓혀주고
저물어가는 노장들에게는 콩나물 후속세대에게 방향타를 줄수 있는 업무로 유인해야...
사회의 선순환.

[레벨:17]눈내리는 마을

2010.04.19 (10:50:09)

그리고 또 하나, 진실과 거짓.
시간텀을 두고 생각하면, 진실이 거짓이 되고 거짓이 진실이 되는 경우를 봄.
이때문에 사람들은 진실과 거짓을 혼동하기도 하고
아예 판단을 유보하기도 함.

하지만, 진실과 거짓 둘 사이의 상위단계를 장악하면,
진실의 양을 더 늘릴수 있음.
예를 들어, 법원의 역할증대. 언론의 다양화. 문화 (소통방식)의 증대.
같은 것들이, 진실의 양을 거짓의 양보다 압도하게 할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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