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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8]챠우
read 1501 vote 0 2017.08.29 (22:41:38)

최근 인공지능의 이슈 중 하나는 텍스트를 통한 감정분석입니다. 페북같은 애들이 많이 연구하고 있죠. 이에 대한 제 의견입니다. 인간의 감정에 대해 구조론적 해석입니다. 원래는 "Interactive Attention Networks for Aspect-Level Sentiment Classification"라는 북경대에서 나온 논문을 리뷰한 글인데, 구조론에 맞추어 내용을 수정한 관계로, 내용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관심없으신 분들은 스킵하시면 됩니다.



절대적 의미와 상대적 의미

 

이때 의미는 어떤 문장이 지시하는 벡터값(좌표값)을 말합니다. 어떤 문장들의 합이 하나의 의미(여기서는 감정)을 나타낸다는 거죠. 절대적 의미는 일반적으로 문장합들이 나타내는 벡터이고, 상대적 의미는 여기에 의 특수성이 반영된 벡터입니다. 이 논문에서는 두가지 의미를 합쳐서(concatenate) 그 값을 하나의 벡터로 수렴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맥락 밖에서 형성되는 일반적인 감정값과 맥락 안에서 형성되는 특수한 감정값을 짬뽕하겠다는 겁니다.[* 최근의 인공지능 자연어처리의 핵심 기술은 어떤 단어나 의미를 좌표로 나타내고 이에 차원(1,000차원처럼 막 늘어나는 수학적 차원)의 개념을 도입하여 분류하고 연결(관련)지으려 합니다.]

 

그런데, 이건 보통사람의 생각이고, 실제로도 이럴까요? 보통 인간은 일반적인 감정과 특수한 감정이 교차될 때, 어색함 혹은 묘함을 느낍니다. 가령 이런 식입니다. 어떤 대회에서 우승을 했는데, 보통이라면 기뻐야 하지만 오늘은 왠지 슬픈 경우가 있습니다. 이거 뭘로 표현할까요? 의미론으로는 표현불가능입니다. 의미론의 기본 개념은 하나의 의미거든요. 문장이 백줄이건 천줄이건 이 모든 것이 하나를 가리킬 수 있다는게 서양의 명제이론 혹은 의미론입니다. 그러므로 웃프다, bittersweet 같은 건 이런 걸로 표현이 안 되는 겁니다. 그들은 이런 복합적인 감정도 하나의 분류로 두고 가리키려고 할 겁니다. 무리수입니다.



구조적 의미

 

가령 슬픈 날은 뭘 해도 슬프고, 기쁜 날은 뭘 해도 기쁩니다. 여기서 핵심은 슬픈 날과 기쁜 날입니다. 맥락이 중요한 거죠. 근데 이런 날도 있습니다. 동렬님이 팟캐에서 말한 건데, 장례식장에서 오랜만에 친구를 만난 거에요. 근데 그 순간은 반갑습니다. 골때립니다. 울고 있다가 사탕하나에 콧물 닦고 웃는 아이같은 감정이죠. '슬웃다'라고 해야 할까요. 제가 말하려는 맥락적인 감정은 이런 복합적이고 변화적인 감정을 의미합니다. 영화에서 인물이 생생하게 느껴질 때는 인물의 중첩적인 성격이 묘사되어 있을 때입니다. 선과 악이 한 인물 안에서 교차변화될 때 관객은 그것을 보고 희열을 느낍니다. 이때의 희열은 에너지입니다. (‘이때 변화주역에서의 변화와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봅니다.)

 

인간은 에너지에 반응합니다. 그럼 에너지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구조입니다. 구조는 무엇인가? 선악 같은 모순된 두 감정이 동시에 인지되는 것을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단순히 모순된 두 감정의 벡터값을 합친(concatenate) 후 하나의 벡터를 가리켜서는 표현할 수 없는 겁니다. 사람들은 보통 이렇게 가리킨 것을 속성(의미)’라 하여, 마치 공식을 연산하여 하나의 값이 떨어질 때와 같이 똑 떨어지는 값이 나오면 그것이 나의 감정이라고 생각하지만, 구조론의 관점으로 보자면 그렇지 않습니다.

 

근데 인간은 항상 이렇게 모순된 두 정보를 보고 있습니다. 여기부터가 핵심입니다. “어떤 사람이 흰색을 보았다면 그는 이미 검은색을 본 것이다.“ 이 말 납득할 수 있겠습니까? 간단히 원리적으로 생각할 문제입니다. 검은색이 없다면 흰색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흰색은 저 혼자서는 흰색이 아니라는 거죠. 근데 인간은 현재 내가 보는 화면에서 흰색만을 본다고 말하지만 그는 동시에 검은색을 보고 있습니다. 여기서 하나는 배경이고 하나는 대상이라고 봐도 비슷한 개념입니다.

 

다시 웃프다로 돌아가면 웃긴 감정과 슬픈 감정이 동시에 나타난다는 것은 둘 중 하나가 배경이고 하나가 대상이라는 것입니다. 상황은 슬픈데 닥친 감정은 웃긴거죠. 보통 인간은 배경을 말할 수 없고 대상만을 말하는데, 감정의 경우엔 누군가가 웃프다(bittersweer)라는 말을 만들어놔서 이 감정을 인식할 수 있게 된 겁니다. 보통은 절대로 배경을 말하지 못합니다. 둘을 동시에 말할 수는 없으니깐요. 표현할 언어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건 단순히 인간인지에 대한 개념만은 아닙니다. ‘존재는 어떻게 성립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입니다. 눈 앞에 콩이 있다면 동시에 콩이 아닌 것도 보고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동시에 묶는 정보처리, 즉 두 정보의 중첩상태(동시인지상태, 메모리에 동시에 띄워놓은 상태)가 흔히 말하는 인지입니다. 두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외부의 입력되는 정보와 내부의 저장된 정보를 비교하여 인지합니다. 동시에 보고 있다는 말입니다. 보통은 배경이 숨겨진 전제처럼 암묵적인 합의로 받아들여집니다. 그래서 더욱 인지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답을 출력할 때도 배경을 생략하고 대상만 말하게 되지요.

 

문제는 인공지능에게 이걸 학습시키려고 실험자의 데이터를 쌓으면 꼭 감정언어가 발달한 인간이 중간에 끼어서 데이터를 교란한다는 겁니다. 이들이 보통사람과는 다른 결과를 내죠. 이들 때문에 훈련이 잘 안 될 껍니다. 보통 남자들은 이런 감정이 뭔지 잘 모릅니다. 근데 여자들은 잘 알거든요. 문제는 인공지능 연구자들이 대부분 남자 공돌이라는 겁니다. 이런 미묘한 감정이 뭔지 알 리가 없습니다

 


결론


인간은 보통 자신의 감정에서 얻은 (대상)감정을 남에게 보고합니다. 이때 대개 배경은 생략합니다. 그러므로 정확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특수한 그 감정을 다른 사람과 비교합니다. 나는 김태희가 이뻐보이는데, 너가 보기엔 어떠냐는 식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이에 비추어 정의합니다. 좀 이상해 보이겠지만 대부분 인간이 이러고 있습니다

 

김태희의 외모에 대한 감정 혹은 평가 같은 건 그래도 친구들과 많이 이야기 하므로 내 의견과 남의 의견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감정의 경우엔 이게 희미합니다. 결국 인간은 눈치껏 분위기를 맞춥니다. 맘속으론 불편해도 집단에서 이탈하는 게 훨씬 더 불편합니다. 그래서 주변사람들이 보통 생각할 만한 의견을 인간은 보고합니다이게 절대적 의미와 상대적 의미를 개인이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이 지점에서 제 고민이 시작되는데, 설사 더 정확한 인공지능이 만들어진다고 한들, 입체적(구조적) 의미를 보통 사람들에게 일일이 설명할 수는 없잖습니까. ‘웃프다야 언어가 존재하지만 다른 수많은 감정들은 표현자체가 존재하질 않습니다. 언어부터 만들어야 본질적인 해결이 가능합니다만, 제가 할 일은 아니므로, 이에 절충안을 내놓자면 1) 언어가 존재하는 '웃프다' 같은 것은 '웃프다'로 출력, 2) 언어가 존재하지 않는 대부분은 수학적으로 가리키는 값을 출력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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