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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8]챠우
read 1245 vote 1 2017.08.10 (16:25:08)

홍어, 담배, 커피, 콜라, 매운음식 등 흔히 말하는 중독성을 가진 음식은 처음 먹으면 굉장히 불쾌함이 느껴지는 맛을 가지고 있다. 썩은맛, 쓴맛, 매운맛이 그런것. 마약류의 식물들은 키우기가 쉬운편에 속한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병충해가 적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가 없지만, 병충해가 싫어해서 그런듯 하다고.

가령 커피는 쓴맛 + 단맛이다. 마약류는 어쩌면 강한 쓴맛으로 신경을 자극하여 오히려 가장 단맛을 느끼게 하는 것은 아닐까? 쓴맛으로 감각에 대한 신경의 기대감을 한껏 떨어뜨리면 이후 들어오는 이전과 동일한 감각(단맛)에 폭발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실제로 뇌속의 도파민세포는 기대하지 못했던 '의외성(보상예측오류)'의 상황에서 도파민 분비가 가장 활발하다고 한다. 그런데 '의외성'이란 표현과 '쓴맛>단맛'은 통하는데가 있다. '낮은기대감>높은결과'를 '의외성'이라고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삼모사다. 그리고 이 의외성이란 꼭 긍정적 보상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공포감등을 유발하는 상황에서도 도파민 분비는 최대가 된다. 도파민은 이후 신경에 작용하며, 아드레날린을 이끌어내는 전구체로 작용한다. 

도파민은 신경기전의 '강화(reinforcement)'에서 큰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모든 유기물은 학습을 하는데, 긍정적 보상이 없더라도 소위 '학습'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핵심은 이런 학습에 강화가 더해지면 학습능력이 극대화 된다는 것이다. 가령 쥐가 미로에 놓아졌을 때, 먹이 보상이 주어지지 않더라도 학습은 된다. 다만 보상이 주어지면 목적지를 찾는 속도가 훨씬 빨라진다고. 

좁은 곳에 있다가 넓은 곳으로 나갔을 때 개방감을 아는가? 산꼭대기에 올라갔을 때는 특별한 이유없이 기분이 좋다. 그런데, 처음부터 넓은 곳에 있다면 기분이 그닥 좋지가 않다. 해변이 보이는 아파트는 처음 하루만 개방감이 느껴지고, 이후에는 오히려 우울함이 느껴진다. 

인간은 반복되는 감각엔 무뎌지게 마련이다. 다시말해 인간은 어떤 '강도'의 감각이 필요한게 아니라, 어떤 '폭'의 감각을 원하는 것이다. 지인이 여자를 특이한 카페에 데리고 갈 때는 일부러 거친 길로 우회하여 일단 개고생을 시킨 후에 예쁜 카페를 구경시킨다고 한다. 그러면 상대가 좋아한다고 한다. 들키지는 말자.

나는 이런 도파민의 기전과 구조론에서 말하는 에너지와 어떤 관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에너지는 정보의 낙차를 의미하는데, 도파민도 같은 맥락인 것이다. 신경기전이 전기적 신호를 사용하는데 비해, 도파민은 화학적인 신호체계 중 하나이다. 인체는 대표적으로 2가지 신호체계를 사용하는데, 호르몬과 신경세포다. 

호르몬은 공기나 혈관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작용하는게 특징이다. 가까운 놈이 더 강하게 신호를 받는 식이다. 반면 신경계는 특정적이다. 원하는 타겟에 특정하여 신호를 보낸다. 호르몬이 봉화라면, 신경계는 전화인 셈. 도파민은 호로몬계와 신경계 사이의 중계자라고도 할 수 있겠다. 구조론으로 보면 외부>내부의 개념이 적용되지 않을까 한다. 

인간에게 습관은 어떤 과정의 반복을 의미한다. 습관을 고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전제를 바꾸는 것이다. 습관의 1사이클이 있다면 그 사이클 앞에 대전제 하나를 새로 만든다. 다시말해 현재의 '무조건적 경로(습관)'를 '둘 중 하나의 경로'로 만드는 것이다. 실제로 습관이 바뀌는 기전에서 신경세포 앞에 절 하나가 더 생긴다고 한다.(과학자들이 그걸 관찰했다는 것을 믿기는 어렵지만)

고통이 심해지면 오히려 기쁨이 찾아오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몸이 아플 때, 고통을 피하려 하면 고통이 점점 심해지지만, 오히려 그 고통을 더 생생하게 느끼려하면 어느 순간 고통은 사라진다. 나는 이것또한 같은 기전에 의한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아마츄어 마라토너 들은 무릅연골이 작살나더라도 또 뛰러 간다고 한다. 중독된 거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유기물의 학습과 훈련도 중독이라고 할 수 있다. 에너지 흐름의 1사이클이 만들어지면 반드시 그것을 반복하는게 생물이다. 그게 시지프스가 미련하게 돌을 끌어올리는 이유이기도 하고. 어떤 이는 승진하고자 모든 고통을 참고 회사에서 죽어라고 일한다고 한다. 다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담배는 끊기가 어렵다. 



[레벨:2]오자

2017.08.10 (18:29:06)

환경(질)을 먼저 세팅 하면 나머지는 따라 오게 됩니다.


즉, 담배피지 않는 사람들과 칭구 먹고 함께 어울리는 것은 

금연 성공의 기반이 될 것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챠우

2017.08.11 (01:48:04)

그간은 담배를 끊은 사람에 대해 대칭적 자세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배신자 많죠. 그래서 마치 정의당이 민주당 비난하듯 했습니다. 


오자님의 말씀은 맞는데, 전 제 문제 하나를 해결하지 못해서 이렇게 헤매는 중입니다. 여기저기 파다보니 삽질이 되는거. 


결국, 현재는 담배를 끊는다기 보다는, 담배를 피지 않을때 생기는 감정에 대하여, 그것을 괴로움이라고 여기는 제 일부를, 흥미롭게 관찰하고 있습니다. 

[레벨:2]오자

2017.08.11 (07:35:54)

"담배를 피지 않을 때 생기는 괴로운 감정"은
동렬님이 말씀하신 "척력"으로 밀어내면 될 듯합니다.

소생의 경우 우여곡절이 많았지만(금연과정에서) 
운동(척력)으로 담배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금연을 하겠다고 결심하는 순간
이미 지고 들어가는 겁니다.
 

내부에 집중하면 벗어나지 못합니다.
Energy is coming from outside.

[레벨:8]mensura

2017.08.10 (19:28:58)

"인간에게 습관은 어떤 과정의 반복을 의미한다. 습관을 고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전제를 바꾸는 것이다. 습관의 1사이클이 있다면 그 사이클 앞에 대전제 하나를 새로 만든다. 다시 말해 현재의 '무조건적 경로(습관)'를 '둘 중 하나의 경로'로 만드는 것이다. 실제로 습관이 바뀌는 기전에서 신경세포 앞에 절 하나가 더 생긴다고 한다.(과학자들이 그걸 관찰했다는 것을 믿기는 어렵지만)"


이 문단에서 눈길을 뗄 수 없었고, 아래와 같이 고치면 웬지 기분이 좋아질 거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인간에게 습관은 어떤 과정의 반복을 의미한다. 습관이 고쳐졌던 이유/근거는 전제가 바뀌었었다는 것이다. 습관의 1사이클이 있었다면 그 사이클 앞에 대전제 하나가 새로 만들어졌었던 것이다. 다시 말해 과거의 '무조건적 경로(습관)'가 '둘 중 하나의 경로'로 만들어졌었던 것이다. 실제로 습관이 바뀌었던 기전에서 신경세포 앞에 절 하나가 더 생겼었다고 한다.(과학자들이 그걸 관찰했다는 것을 믿기는 어렵지만)"


이 위-아래의 두 문단 사이에는 논리적으로 걷널 수 없는 심연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또한 현실에서는 사소하게 또는 극적으로 발생하는 일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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