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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3911 vote 0 2017.05.22 (23:10:23)

    구조론을 공부하자 편과 이어집니다.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안다는 것은 문제의 답을 안다는 것이다. 무엇이 답인가? 맞는 게 답이다. 맞으려면 맞춰봐야 한다. 둘이서 딱 맞춰보면 된다. 두 사람이 합의한다는 말이다. 1은 합의하고 2는 복제한다. 2는 1을 복제했으므로 오류가 없고, 1은 두 사람 사이에서 합의되므로 역시 오류가 없다. 그렇다면 오류는 어디에 있는가? 순서에 있다. 숫자는 1, 2, 3, 4, 5..의 순서다.


    헷갈려서 1, 3, 2..로 나가면 에러다. 방향도 문제가 된다. 방향은 동시성이다. 좌우나 상하처럼 혹은 자석의 N극과 S극처럼 대칭을 이루고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 있다. 모든 움직이는 것에는 대칭성이 있다. 왼발이든 오른발이든 하나만 움직여도 다른 하나의 상대적 위치가 바뀐다. 왼발이 앞으로 가면 오른발은 가만 있어도 상대적으로 왼발의 뒤가 된다.


    전혀 움직이지 않아도 결과적으로 움직인 셈이 되니 헷갈리기 딱 좋다. 모든 오류는 방향과 순서에 있으니 곧 대칭과 호응에 있다. 대칭이 있으면 축이 있다. 축과 대칭과 호응을 헷갈린다. 대칭은 공간이고 호응은 시간이니 우리는 공간과 시간을 헤아려 사건을 추적하는 것이다. 모든 오류는 축을 중심으로 방향과 순서에 있으니 모든 답도 그곳에 있다.


    세상 모든 골칫거리와 그 문제의 해결책이 오직 이 대칭과 호응에 있고 곧 방향과 순서에만 있으며 그밖에는 절대로 없으니 범위는 좁혀진 셈이다. 당신이 만약 길치라면 네비가 지름길을 놔두고 잘못된 길을 가려쳐줘도 신경쓰지 않는다. 어쨌든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헛간에서 바늘을 잃어버렸다면 어떨까?


    똑똑한 테슬라는 자석을 가져와서 단번에 찾고 미련한 에디슨은 지푸라기를 하나씩 집어내서 찾는다. 어쨌든 바늘을 확실히 그곳에서 잃어버렸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바늘이 녹아없어졌다거나, 도깨비가 물어갔다거나, 귀신이 쌈싸먹지 않고 바늘은 반드시 그곳에 있다면 만족할만한 것이다. 시간이 걸려도 찾을 수는 있기 때문이다. 바로 그게 구조론이다.


    1은 합의되고, 2는 복제되며, 3은 방향이 헷갈리고, 4는 순서가 헷갈리고, 5는 축으로 세운다. 답은 1,2,3,4,5 안에 있다. 1) 그것은 바늘인가? 2) 그것을 잃어버렸는가? 3) 수색방향은 어느 쪽인가? 4) 수색하는 순서는 어떻게 되는가? 5) 수색하는 장소는 어디인가? 이 다섯만 확실히 하면 당신은 어떻게든 바늘을 찾을 수 있다. 시간과 비용은 걸리지만.


    인간의 오류는 어떤 눈으로 관측하는 사실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를 타인에게 전달하는 과정에 축과 대칭과 호응에서 오류를 일으킨다. 어떤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때 그 전달은 연역적인 정보의 복제다. 인간은 자연의 관측으로 얻은 귀납적 정보를 연역으로 변환시켜 전달하는 것이다. 수용자는 이를 다시 귀납으로 바꿔서 듣는다. 수용은 관측이다.


    내가 눈으로 보는 것이나 남에게 전해들은 것이나 반대로 비친다. 거울의 상이 뒤바뀌어 보이듯이 전해들은 정보도 뒤바뀌어 듣는다. 그러므로 정보를 전달할 때는 컴퓨터가 패킷을 전달하듯이 정보의 순서를 지정해줘야 한다. 비트코인의 블록체인도 시간순서를 기록하게 되어있다. 우리는 말이 한 사람을 건널 때마다 헷갈리게 된다. 잘못 전달되는 것이다.


    ‘붙다’와 ‘빼다’는 어원이 같고 발음도 비슷하다. ‘대다’와 ‘떼다’도 그렇고 ‘빌다’와 ‘빌리다’도 그렇다. 방향이 반대인데 발음이 비슷하다. 주다와 받다는 발음이 다르니 구분이 가능하지만 밀다와 밀리다, 차다와 차이다는 한끝 차이라서 헷갈리기 딱 좋다. 사전에 프로토콜을 맞춰야 한다. 코드가 맞아야 한다는 말이다. 관측자 시점은 오류의 원인이 된다.


    방향과 순서가 뒤집어지기 때문이다. 뒤죽박죽이 된다. 말을 전달할 때는 관측자 시점으로 전하면 안 되고 사건 자체의 기승전결 순서로 전해야 한다. 피해자가 총알을 맞았다고 하면 안되고 가해자가 총을 쐈다고 말해야 한다.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고 말하면 안 되고 미국이 군사훈련을 해서 이에 위협을 느낀 북한이 이에 대응행동을 했다고 말해야 한다.


    같은 말처럼 보이지만 에너지 출처가 다르다. 에너지 위주로 말해야 바른 말하기다. 산이 묵직하다고 말하면 안 되고 산이 가벼워서 떠올랐다고 말해야 한다. 배후에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다는 말이다. 관측된 사실이 있으면 배후에 사건의 작용이 있고 그 배후에 에너지 작용이 있다. 먼저 사실을 확보하고 다음 작용을 추적하고 다시 에너지를 조사해야 한다.


    범인을 지목하고 다음 흉기를 확보하고 다시 돈줄을 캐야 한다. 어떤 사건이 있으면 반드시 배후와 배후의 배후가 있으므로 2중의 역설을 거쳐야 일목요연하게 되는 것이다. 정보는 전달자와 수용자의 호응관계에서 한 번 뒤집어지고 에너지 작용의 대칭에서 한 번 더 뒤집어진다. 버스가 굴렀다. 그것을 봤다. 두 지점에서 정보는 뒤집어져 잘못 전달된다.


    버스의 배후에 에너지가 있다. 버스를 굴린 에너지작용을 캐야 한다. 그것을 봤다면 그렇게 보여졌다. 그렇게 보여지게끔 작용한 것이 있다. 방향의 대칭과 순서의 호응을 찾아 물物 자체의 전개과정을 추적하면 우리가 찾아야 할 진실이 있다. 관측은 언제나 정보를 왜곡한다. 그러나 추적하는 방법을 알면 사실을 판단하게 하는 훌륭한 단서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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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조론이 어렵다는 분은 앞의 구조론을 공부하자편과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편을 연결하여 보면 됩니다. 이것만 알면 전부 풀립니다. 너무 쉽죠. 어렵다는 분은 중요한 핵심을 건너뛰고 중요하지 않은 부분만 관심을 가지는 것입니다. 너무 쉬운 이 두 편을 철저히 이해해야 합니다. 이 쉬운 핵심을 모르면서 어렵다는 분은 방법이 없으므로 퇴출입니다. 구구단 외우지 않고 수학이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 꼭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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