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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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7693 vote 0 2017.04.10 (15:37:45)

    

    이 별에 온지도 제법 되었지만 그동안 진정한 인간 하나를 만나지 못했음을 유감으로 한다.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서는 실망한지 오래다. 스승으로 삼을 만한 롤모델이 없더라. 공자와 같은 사람 말이다. 도원결의와 같은 의를 나눌 동료가 없더라. 만화에는 있는데 현실에는 없더라.


    자기 한몸이나 챙기며 일관되게 제 길을 가는 인간도 없다. 글자 안다는 지식인 중에 말이다. 모두 하나같이 추태를 부린다. 끼어들 찬스가 있으면 반드시 끼어들고 내뺄 찬스가 있으면 반드시 내뺀다. 마이크라도 쥐어주면 곧 우쭐해서 노래 한 곡조 뽑는다. 겸양의 예를 모르고 말이다.


    반드시 소인배 짓을 한다. 사람이 참 없다. 정계에도 없고 학계에도 없다. 어디에도 없다. 인간된 자가 없다. 인간은 반드시 배신한다. 어려서 들은 목도령 이야기가 떠오른다. 검색해보니 내용이 소략하다. 몇 가지 버전이 있겠는데 아래는 필자가 어린시절 어머니에게 들은 내용이다.


    어떤 소녀가 큰 고목나무 밑둥에 앉아 소변을 보았는데 그만 임신이 되었다. 아들을 낳았는데 나무의 자식이라 해서 목도령이라 불렸다. 아비없는 자식이라고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아서 엄마에게 물어보았다. ‘엄마엄마! 나는 왜 아빠가 없어?’ ‘저 동구밖에 있는 고목나무가 네 아빠란다.’ 엄마 말을 듣고 목도령은 고목나무를 찾아갔다. “나무야 나무야 네가 내 아빠니?‘ ‘오냐! 내가 네 아빠다.’ 나무는 가지를 아래로 내려서 아이를 번쩍 들어올렸다. 아이는 매일 나무를 찾아가서 저물도록 놀았다. 하루는 나무가 아이에게 말했다. ‘아기야! 장차 큰 비가 올텐데 너는 어디가지 말고 여기에 올라와 있거라.’ 이윽고 큰 홍수가 났다. 목도령은 뿌리가 뽑힌채 홍수에 떠내려가는 고목나무에 올라탔다. 개미떼가 떠내려가고 있었다. ‘아빠아빠! 개미떼를 구해줄까?’ ‘구해주거라. 개미는 은혜를 안단다.’ 개미들이 나무로 기어올라왔다. 이번에는 돼지떼가 떠내려가고 있었다. '아빠아빠! 돼지를 구해줄까?' '구해주어라. 돼지는 은혜를 갚는단다.' 이번에는 모기떼가 떠내려가고 있었다. '아빠아빠! 모기떼를 구해줄까?' '구해주어라. 모기는 은혜를 아는 짐승이란다.' 이번에는 사람이 하나 떠내려가고 있었다.’‘아빠아빠! 사람을 구해줄까.’ '구해주지 마라. 사람은 반드시 배신한단다.' 그러나 목도령은 혼자 심심해서 살 수 없다는 이유로 우겨서 소년을 구해주었다. 소년이 은혜를 갚겠다고 목도령에게 맹세했음은 물론이다. 목도령은 온갖 짐승을 다 구해주었다. 목도령과 소년을 태운 나무는 먼 곳까지 떠내려와서 어느 산 중턱에 닿았는데 그곳에는 할멈이 딸과 함께 살고 있었다. 목도령과 소년은 할멈의 집에서 머슴살이를 하게 되었다. 목도령이 구해준 소년은 꾀가 많아서 할멈의 신임을 얻었다. 하루는 꾀돌이 소년이 할멈에게 거짓말을 했다. '목도령은 이상한 재주가 있어서 하룻밤 사이에 서 마지기 밭을 개간할 수 있는데 게을러서 일을 하지 않습니다.' 할멈이 그 말을 맹신하고 목도령에게 일을 시켰다. ‘너는 곡괭이를 들고 가서 내일 아침까지 서 마지기 밭을 일구어 놓아라.’ 목도령이 곡괭이로 황무지를 갈아엎어 밭을 일구는데 한나절이 지나도 조금 밖에 해내지 못했다. 곡괭이를 내려놓고 땅바닥에 주저앉아 울고 있는데 어디선가 돼지 한 마리가 찾아와서 물었다. ‘목도령 목도령! 왜 울고 있는 거야?’ 목도령이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돼지가 돌아가더니 온 산의 돼지들을 다 몰고왔다. 돼지들이 송곳니로 땅을 파헤쳐서 하룻밤 사이에 서 마지기 밭을 다 갈았음은 물론이다. 목도령이 개간한 밭에 좁쌀 서 말을 뿌렸는데 꾀돌이 소년이 또 할멈에게 수작을 부렸다. ‘저 밭에는 조를 심지 말고 다른 곡식을 심어야 합니다.’ ‘이미 좁쌀 씨앗을 뿌렸는데 어떻게 하겠느냐?’ ‘목도령은 기이한 능력이 있어서 하룻밤 사이에 좁쌀을 모두 주워모을 수 있습니다.’ 할멈이 목도령에게 좁쌀 서 말을 도로 주워모으라고 지시했다. 밭에 나온 목도령이 좁쌀을 주워모으다가 지쳐서 울고 있는데 개미들이 나타났다. '목도령 목도령! 왜 울고 있는 거야?' 목도령이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이번에는 개미들이 좁쌀을 모두 모아왔다. 그런데 좁쌀 씨앗 단 한 알이 부족했다. 목도령이 좁쌀짐을 머리에 이고 떠나려 하자 개미 한 마리가 발가락을 깨물었다. 목도령이 내려다보니 다리가 부러진 개미 한 마리가 절뚝거리며 좁쌀 한 알을 머리에 이고 있었다. ‘다리를 다쳐서 늦었구나. 고맙다.’ 목도령이 좁쌀 서 말을 완벽하게 회수하자 할멈은 목도령을 신임하게 되었다. 할멈은 꾀가 많은 소년과 우직하게 일하는 목도령 중에 누구에게 딸을 시집보낼지 결정하지 못하여 지혜로 가리기로 하였다. 지혜를 겨루면 꾀돌이 소년이 유리하다. 두 개의 방에 딸과 하녀를 각각 들게 하고 선택하게 하였다. 속임수를 써서 답을 알아낸 꾀돌이 소년이 은혜를 갚는다며 목도령을 서쪽 방으로 유인하였는데 목도령이 방문을 열려고 하는 찰나 모기 한 마리가 목도령의 귀 속으로 날아들어왔다. “목도령 목도령! 동쪽 방으로 앵자르르.” 목도령이 모기의 충고를 따라 동쪽 방으로 옮겨 선택하니 할멈의 딸이 그곳에 있었다. 목도령은 할멈의 딸과 혼인하니 데릴사위가 되어 잘먹고 잘 살았다. 꾀돌이 소년은 하녀와 혼인했다. 검색해보면 노아의 홍수설화와 유사하게 목도령의 자식이 인류의 시조가 되었다고도 한다. 목도령은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의 자식이고 어머니인 선녀는 목도령이 7살 때 하늘로 올라갔다는 버전도 있다.


    인간은 반드시 배신한다. 특히 지식인은 민중을 골탕먹이고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 이 설화의 교훈이 그러하니 이는 봉건시대 민중의 지식인에 대한 입장이다. 검색해보면 대개 목도령이 인류의 조상이 되었다는 부분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그래서 필자가 특별히 기록해두는 것이다.


    홍수설화는 신데렐라와 더불어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는데 목도령 이야기가 한국의 대표적인 홍수설화다. 콩쥐팥쥐 설화는 신데렐라 설화의 한국버전이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이야기는 그리스 신화 미다스왕 이야기의 한국버전이다. 이야기는 원래 잘 전파된다.


    선거철이다. 배신 콘테스트가 열렸다. 누가누가 더 배신을 잘하는지 경쟁하고 있다. 경상도 사람들은 지금 안철수를 지지해서가 아니라, 문재인을 떨어뜨리기 위해 안철수에게 투표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건 민주주의에 대한 배신이다.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민주주의를 유린한다.


    5년전 이정희가 박근혜를 떨어뜨리기 위해 출마한 것도 잘못이다. 누가 되든 국민의 의사를 따라야지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서 뭔가 수를 내보려고 하면 안 된다. 그게 배신이다. 문제는 언론이 중간에서 협잡하여 이런 식의 시스템파괴를 부채질하는 짓이다. 꾀돌이소년 짓을 하고 있다.


    안철수는 TK표를 얻기 위해 당론을 버리고 사드배치에 찬성했다. 배신이다. 배신자 한겨레는 그런 안철수를 두둔한다. 누가 배신자인가? 룰을 흔드는 자가 배신자다.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의사결정은 합리적인 행동이다. 그러나 공공재를 건드리는 자는 반드시 처단되어야 한다.


    마을사람이 함께 쓰는 우물에 독약을 타는 짓이 아닌가? 단매에 쳐죽여야 한다. 신뢰라는 이름의 공유자산을 건드리는 자는 척결되어야 한다. 이익을 따라 행동하는 소인배의 배신은 이해될 수 있지만 룰을 깨는 지식인의 배신은 용서될 수 없다. 대중을 함정에 빠뜨리는 꾀돌이 짓이다.


    내부자 고발처럼 공적 이익을 위해 사적 의리를 버리는 행동은 배신이 아니다. 그것은 성스러운 결단이다. 가장 역겨운 것은 본인이 의사결정권을 행사하기 위해 집단이 약한 리더를 선출하도록 배후에서 조정하는 짓이다. 강한 리더를 선출하여 외부로부터의 재난을 막아야 한다.


    그러나 지식인은 약한 리더를 원한다. 그래야 자기네가 입맛대로 주무를 수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정통성 없는 바보가 당선되기를 원한다. 이명박은 정통성이 없다. 정치인도 아니고 기업인 출신의 굴러온 개뼉다귀다. 박근혜도 정통성이 없다. 언론은 이명박근혜를 검증하지 않았다.


    언론의 민주주의 교란이 예정에 없던 이번 선거를 낳은 것이다. 박근혜가 탄핵되기 앞서 언론이 탄핵되어야 한다. 박근혜는 김정일과 만나는 등 한나라당 이념과 무관한 인물인데 그저 선거에 도움이 된다하여 망한 한나라당에 구원투수로 픽업된 것이다. 이런 짓을 하면 안 되는 거다. 왜?


    국민이 판단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한 차례의 선거도 한 번의 판례와도 같아 이번 사건의 판례가 다음 재판에 영향을 미치듯이, 이전 선거의 결과가 다음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 진보든 보수든 명확한 노선을 밝혀야 평가를 할 수 있다. 이상하게 분탕질 하면 점수를 매길 수 없다.


    이명박근혜가 경제를 조져도 누구 잘못인지 판단할 수 없다. 안철수가 어부지리로 당선된다면 바로 이명박 꼴 난다. 무엇보다 국민이 승복하지 못한다. 어제까지 10퍼센트 지지 받던 자가 하루아침에 대통령 된다면 그런 엉터리 나라를 누가 따를까? 전 국민이 어부지리만 노리게 된다.


    이제 전 국민이 안철수의 성공사례를 본받아 스펙관리만 하고, 방송출연만 노리고, 어부지리만 노리고, 총대는 절대 매지 않고, 남의 등을 떠밀어 새치기만 꾀하고 당을 쪼개어 나가는 분탕질만 일삼게 되었다. 이건 뭐 선거해보기도 전에 망한 나라 아닌가? 나라가 개판되니 즐거운가?


    사람이 그립다. 물에서 건져줄만한 가치가 있는 그런 사람이 그립다.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조만간 큰 홍수가 날듯하다. 한국이가 물에 휩쓸려 떠내려가도 건져줄 사람은 이제 없다. 



   20170108_234810.jpg


    한국은 여기까지인가 봅니다. 구조론에 따르면 질을 세팅하지 않고 어느 한 나라가 입자를 이룬 채 혼자 잘나가는 일은 절대로 없습니다. 여럿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에 발전이 있는 것입니다. 노무현 이래 10여 년간 한국 혼자 독주한다 싶었는데 십리를 못 가고 주저앉네요. 일본은 일등이라도 한번 해보고 주저앉았지만 한국은 정상 언저리에서 급추락입니다. 한국의 똑똑한 여성은 이제 아기를 낳지 않는다고 하니 한국은 점차 퇴행해서 영국 수준에 맞춰지겠지요. 그동안 한국이 잘나가는 듯한 것은 착시고 유럽이 멈추어선 덕을 본 거지요. 결국 제자리 찾아가는가 봅니다.


[레벨:12]스마일

2017.04.10 (16:02:20)

그래도 해볼때까지는 해 봐야지요.

촛불은 지식인이 주도하지 않았습니다.

대중이 주도했습니다.


민주주의가 그 옛날 아테네에서 시작해서

지구를 한바퀴돌아

20세기에 동아시아의 한반도에 상륙했을 때까지의

긴 여정을 생각해보면


민주주의의 결을 구조론에 대입하여 생각해보면

현재 민주주의는 량의 단계에 있고

지식인이 주도했던 계몽주의를 지나

대중의 시대로 들어서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지식인이 말을 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으로 검색하여

스스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스스로 행동할 수 있습니다.


지식인은 지식이라는 권력에 의지할뿐입니다.

이제는 대중이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물론 대중이 좀더 힘을 내야하지만요.


민주주의의 세력은 왕정을 없애고

귀족에서 부르주아로

부르주아에서 지식인의 시대를 거쳐

그리고 시민으로 내려왔습니다.

지식인의 시대는 갔습니다.


지식인이 하지않으면

대중이라도 해야지요.

끝까지 해봐야 합니다.

그래도 끝까지 해봐야 합니다.

꼭 해야 봐야 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형비

2017.04.10 (17:54:58)

글이 너무 슬프네요 ㅜ ㅜ
힘내세요.
이런말 해도 슬프네요..
[레벨:10]하나로

2017.04.10 (18:00:57)

맞는 말이라 더 씁슬합니다.
정말 희망이 안보입니다.
[레벨:5]희정

2017.04.10 (18:56:12)

박근혜 탄핵과 구속을 보고 이나라가 이제 정도를 가는구나 했습니다.

특히 종편을 비롯한 언론들이 정신차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전혀 아니였어요.

그냥 여태까지 하던 짓을 했을 뿐입니다.

지들 말 안듣는 정권 몰아내기 한 것 입니다.

이명박처럼 애시당초 문제많은 박근혜를 밀어올려 놓았지만 완전 불통였여요.

최순실말만 듣고 다른 넘들은 소통은 커녕 접근조차 못 했습니다.

일치감치 정윤회가 심어놓은 문고리 3인방에 왕수석이고 나발이고 완전차단..

문고리 3인방이 박근혜 보호는 개뿔.. 그냥 외부인 차단에 충실한겁니다.

오직 최순실 일가가 해먹기 위해서는 그 누구의 접근도 막아야만 했지요.

박근혜는 완벽하게 유폐당했지만  피부와 얼굴 뜯어 고치는 재미로 혼자서 잘 논겁니다.

갇힌 곰은 길들여져 재주나 부리고 돈은 최태민때부터 최씨 일가가 챙긴겁니다.

이런 구조이니 기득권들은 속터지는거죠.

이 다음에도 깐깐한 문재인 보다는 주무르기 쉬운 안철수를 선택한 겁니다.

유승민 홍준표도 아닌거죠.

미치고 환장할 노릇입니다.

[레벨:2]가몹

2017.04.10 (19:51:04)

동렬선생님 글쓰시는 패턴보면

희망유포 계속하시다가 본연 아주깊은곳에서 자리하고있는

최소 수십년묵힌 절망감 드러내시는때가 있음

단지 지금 대선국면에서 언론행태에 짜증내시는것은 아닌것같네요

유사인류가세운 유사국가에 질릴대로 질려버린것

인종청소가 대안이될가능성은없나요? 동아시아 3대천왕 싹쓸이로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이상우

2017.04.10 (22:39:41)

여태껏 인간으로 살아왔고,
인간다운 세상 만드는 것을 인생 최고의 목표로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구조론이 있음을 깨닫고 14년째 함께 하고 있습니다. 구조론을 통해 인간 이해의 관점이 이전과 차원이 다릅니다.
인간 진보의 희망을 놓치지 않겠습니다.
끝까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레벨:3]국궁진력

2017.04.11 (01:55:20)

"한국은 여기까지인가 봅니다."

한국이 여타 목 좋은 국가들보다 특별히 더 잘 나가야할 이유는 없더라도,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 담벼락에 욕을 해서라도 이기는 길로 가기를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구식무기를 가진 지식인의 배신에는, 

신무기로 무장한 시민의 집단지성으로...


언젠가는 이길 싸움, 이번에 이긴다. 



[레벨:4]vandil

2017.04.11 (09:17:23)

이번 선거과정을 지켜보면서 막연하게 느꼈던 불안의 정체를 명확하게 알려 주시네요.


슬픕니다. 

[레벨:15]눈마

2017.04.11 (10:55:36)

문대인이 이깁니다. 그래도 긴장늦추지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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