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11장 '우리에게 직업의식을 버릴 용기가 있는가?' 부분을 읽고 있는 중이다. 상담 분야의 자격증 제도에 대한 로저스의 날카로운 비평이 담겨 있다. 로저스가 언급한 자격증 제도의 문제는 다음과 같다.
1. 자격증 제도를 관할하는 사람들의 수련 경력이 적어도 10~20년 전에 시작된 것이므로 그들이 관할하는 자격증 제도의 기준은 항상 시대의 흐름에서 그만큼 뒤쳐질 수 밖에 없다.
2. 자격증의 원래 취지는 돌팔이와 착취자들을 걸러내는 것, 그러나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 중에서도 마찬가지로 그런 부류들이 등장할 것이다. 자격증이 곧 그 사람의 실력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다.
3, 자격증 제도의 강조는 경직된 관료제도를 낳는다. 자격이 충분한 사람들이 때로는 자격증의 울타리 바깥에 존재할 수 있다.
로저스의 문제 제기는 대략 위의 세가지로 요약된다. 그렇다면 대안은 있는가?
로저스는 이에 대해 훌륭한 대안을 내놓고 있다.
로저스가 제시한 대안은 대략 다음과 같다.
1,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문제를 다루기 위한 가장 좋은 자원들 또한 가지고 있다" 알코올 중독자들이 알코올 중독자들을, 죄수가 죄수를, 청소년이 청소년을 훌륭하게 도울 수 있다. 다만 이들에게 또다시 자격증을 부여한다면, 어떤 식으로든 조력자로서의 우월한 지위를 부여한다면, 그들의 유익함은 감소할 것이다.
2. 자격증 제도를 유지하는데 드는 막대한 에너지를 실제로 활동 중인 사람들에게 돌려 그들의 성장을 돕자.
3. 소비자 보호원 같은 기관을 통해 일반 대중에게 비효과적이거나 비윤리적인 전문가에 대한 경고를 한다.
4. 마술적인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에게 사람들이 의존하는 것을 막고자 한다면, 그들을 더 잘 도울 수 있도록 새로운 심리학 교육 과정을 개발해야 한다. 적절한 교육을 받은 전문가들이 사람들의 문제를 제대로 도울 수 있다는 것이 확실해지면 자격증이나 면허를 주기 위한 복잡한 일련의 절차는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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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렬옹이 일체의 자격증 제도에 대해 통렬히 비판하던 것이 떠오르더구려.
나 역시 상담 분야의 자격증들을 따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써 왔소. <취업>을 위해서 말이오.
근데 웃긴건, 아무리 많은 자격증을 따도 내가 정말 상담자로서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은 코딱지 만큼도 들지 않는 다는 것이었소.
지독한 회의감이 들었소. 내가 대체 뭐 하는 짓이지?
역시 대가는 기준부터가 다르오. 자격증 제도를 만들고 유지하느라 전전긍긍하는 이른바 전문가들께서 돌팔이들을 염려하느라 노심초사하는 가운데, 로저스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소.
"우리가 모든 사람들의 문제를 계속해서 잘 도울 수 있다는 것이 확실해진다면 자격증이나 면허를 주기 위한 복잡한 일련의 절차는 필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일체의 자격증 제도가 <배타성>, <관료적 위계질서>, <경직성>을 낳는다고 보고 있으며 자격증 대신 생산성, 창조성, 낳음이 전문가와 비전문가를 가르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소. 구조론적인 관점을 지닌게요.
불행한 것은 로저스의 사후 그의 통찰이 현실에선 제대로 반영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오. 아직도 상담계는 폐쇄적이라 이른바 <자격 없는> 이들로부터 배울 준비가 되어있지 않소. 열린 구조가 아니라 닫힌 구조인 것이오. 그러니 에너지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결국 피라미드 조직처럼 위계질서의 하단에 있는 초보 상담자들을 물질적으로 착취하는 구조가 되어버렸소.
맙소사.
결국 이 문제는 상담자들의 수준이 집단적으로 높아지지 않는 이상 해결 불가능이오.
나는 <자격 없는> <학위 없는>, <비전문가>인 사람이 만든 구조론으로부터 너무나도 많은 것을 배우고 있소.
그 어떤 자격있는, 학위 있는, 전문가로부터보다도 말이오.
암튼, 일체의 자격증 제도는 결국 집단 지성의 상승을 가로막소.
자격증 제도에 안주하는 이들이 자멸하고 참된 실력, 낳음의 능력을 지닌 이들이 모여 만드는 <기준>이 곧 자격인 때가 올 것이오.
로저스 전까지 상담이 무슨 상담이기나 했겠소?
로저스 사후에 상담이 길을 잃고서 언제 제자리로 돌아 온적이 있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