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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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0519 vote 0 2016.08.09 (18:52:03)

     

    노무현의 포퓰리즘 다시보기


    http://www.podbbang.com/ch/7064 <- 조기숙이 정봉주 팟캐스트에 출연하여 한 마디 한 모양이다. 자세한건 안 들어봐서 모르겠고, 한 다리 건너 주워들은 이야기로 대략 짚어보자면. 전문가들이 항상 빠지는 오류가 있으니 조기숙 역시 정치학을 전공한 학자답게 좁은 시야에 갇혀 있다.


    판을 깰 생각을 못한다. 좌파들이 좋아하는 통일프레임은 절대 조중동이 미는 안보프레임을 이기지 못한다. 구조론은 마이너스다. 뭔가 방해자를 제거하자는 쪽이 무조건 게임에서 이기게 되어 있다. 종북이가 방해자다 하고 선동하면 바로 먹힌다. 다른 프레임을 만들어 대체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통일을 순수하게 통일로 보지만 경상도는 그렇게 안 본다. 호남이 쪽수가 딸리니까 북한을 끌어들여 숫자 늘리려는 속셈이구나 한다. 안보도 본질은 식민지인의 열등감이다. 미국과 일본이 한국의 상전이라면 중국과 북한은 한국의 머슴이라야만 한다는 논리다. 그게 본질은 인종주의다.


    통일을 통일로 보고 안보를 안보로 보는 한 우리는 이기지 못한다. 이런 본질을 알아야 교착된 판을 깨고 이를 대체하는 새 판을 설계할 수 있다. 정치학자들은 그런 대담한 상상력이 없더라. 유럽과 미국에나 먹히는 그 바닥 프레임을 수입할 궁리만 한다. 십수년 전 서프라이즈 시절도 그랬다.


    그때 조기숙은 정동영빠였다. 친노도 아니다. 안철수가 포퓰리스트라는 조기숙 진단은 일단 맞다. 그러나 틀렸다. 안철수는 포퓰리스트도 못된다. 안철수야 말로 타고난 엘리트다. 엘리트주의 화신이다. 안철수가 포퓰리즘적인 정치기술을 일부 구사하나 어디에도 포률리스트다운 데가 없다.


    “원래 포퓰리즘은 러시아에서 발생한 19세기 중후반 농본주의적 급진사상을 미국에서 받아들여서 발전시킨 것으로, 19세기~20세기 초반 미국의 혁신주의의 일종으로 시작되었다. 본래 포퓰리즘은 엘리트주의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되었다. 다만 현대에는 대중주의보다는 다원주의가 더 적절한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는 추세다. 엘리트주의는 일반 서민들은 위대한 정치가들의 영도에 잘 따라가면 된다는 주의이다. 이에 대한 반발로 태어난 것이 포퓰리즘이며 정치 엘리트들이 던져주는 정책을 받아먹는 것이 아닌 대중이 이끄는 정치를 말한다. 따라서 애초에 민주주의와 대중주의는 한 뿌리이다.(나무위키)”


    안철수는 기본적으로 대중을 좋아하지 않는다. 체질적으로 반대중이다. 트럼프는 확실히 포퓰리스트가 맞다. 체질적으로 그렇다. 노무현은 포퓰리스트 맞다. 포퓰리즘이 나쁜건 아니다. 트럼프가 나쁜 거다. 포퓰리즘은 가치중립이다. 나쁜 사람이 쓰면 나빠지고 좋은 사람이 쓰면 좋아진다.


    노무현은 정치에 소외된 대중을 전면에 끌어들여 세력화 했다. 판을 깨고 룰을 바꾸고 정치지형을 변화시켰다. 호남 대 영남, 부자 대 빈자, 통일 대 안보로 짜여진 조중동 프레임을 깨고 엘리트 대 대중이라는 새로운 프레임을 깔았다. 노무현의 새로운 프레임에 중산층들이 대거 가세했다.


    노빠는 사회 각 분야에서 자신이 실력만큼 대접을 못 받는다고 믿는 무리다. 학벌이 없어 승진을 못했다는 대기업 사원 중에도 있고, 빽이 없어 승진에서 미끄러진 공무원 중에도 있고, IT로 도전해 보려는 젊은이 중에도 있다. 가슴에 에너지가 있고 패기가 있는 광범위한 열혈세력이 노빠다.


    트럼프가 백인 하층민의 좌절감이라는 리스크를 노출시킨 것은 잘한 거다. 정치는 원래 이렇게 간다. 리스크가 은폐되는게 더 문제다. 한국은 청소년의 좌절, 인구감소라는 리스크에 발목이 잡혔다. 이번 총선에 드러난 거다. 10년 전에는 노인자살률 1위라는 은퇴 리스크가 발목을 잡았다.


    그런데 아무도 몰랐다. 지식인도 몰랐고 좌파도 몰랐고 학자도 몰랐다. 학자가 잘못했다. 조기숙이 잘못했다. 은폐된 위험을 들추고 예고하는게 학자의 임무다. 한국의 노인은 생계수단이 없어 부동산 투기를 한다. 노무현은 젊은이를 위해 투기를 막았다. 그래서 한국인들이 이명박 찍었다.


    이런 본질 앞에서 학자들은 눈을 감았다. 이번 총선에도 청소년의 좌절이라는 잠복한 리스크를 전면에 내세운 정당은 없었다. 몇몇 진보진영 학자들이 헬조선을 언급했을 뿐 총선승리는 SNS가 스스로의 힘으로 일군 것이다. 어느 정당도 청년문제 해결을 정치의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았다.


    이재명과 박원순이 슬쩍 건드려보는 중이다. 안철수가 포퓰리스트였다면 24시간 헬조선 타령을 했을 것이다. 과거에 청춘콘서트 어쩌구 하더니만 그때 안철수가 헬조선 타령을 했던가? 천만에. 대중주의적인 정치기술을 몇차례 선보였을 뿐 이데올로기 관점에서 그는 철저하게 엘리트주의다.


    대중주의자라면 엘리트에 대한 반감이 뼈에 새겨져 있어야 한다. 백범일지에 묘사된 양반계급에 대한 백범의 사무친 분노 말이다. 안철수는 그게 없다. 혹시 표가 나올까 싶어서 대중친화적인 제스처를 몇 번 해본 거다. 손학규가 시골에 가서 막걸리 먹는다고 엘리트병에서 벗어나겠는가?


    골수에 사무쳐야 한다. 눈빛이 이글이글 타는게 있어야 한다. 노무현에게 그것이 있다. 그것을 드러내야 한다. 미국이라면 세 가지 불만집단이 있다. 첫째는 흑인의 불만, 두 번째는 여성의 불만, 세 번째는 백인 하층민의 불만이다. 첫 번째는 오바마로, 두 번째는 힐러리로 해결되려고 한다.


    정치는 원래 이렇게 간다. 밑바닥에 에너지가 고여 있으며 그것을 전면에 끌어내는 자가 그 판을 먹는다. 단 백인 하층민의 불만이 트럼프의 승리로 연결되지 못하는 건 트럼프의 잘못된 전략 때문이다. 흑인과 여성, 백인 하층민이 약자라는 점에서 같다. 트럼프는 인종주의에 성차별주의자다.


    뭉쳐야 할 같은 편끼리 싸우게 만드니 어리석은 짓이다. 흑인과 여성과 백인하층민을 하나로 모아내는 논리를 개발해야 이긴다. 한국 역시 호남의 불만, 여성의 불만, 청년의 불만이 폭탄처럼 잠복해 있다. 더 큰 불만은 식민지인의 해묵은 열등감이다. 이 상처를 치유하는 자가 다 먹는다.


    노무현의 FTA는 포퓰리즘이고, 이라크 파병도 포퓰리즘이고, 삼성을 민 것도 포퓰리즘이다. 노무현은 이 방법으로 한국인의 질병이라 할 식민지인의 열등감을 상당부분 치유했다. 모두 노무현이 잘한 것이다. 그래서 친노가 지금까지도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좌파들의 주장은 죄다 틀렸다.


    그들은 반 대중적이다. 그들은 엘리트병에 걸려 있다. 대중과 정서적으로 소통해야 진짜 좌파다. 좌파가 좌파답지 않았던 것이 지난 10년 간의 선거패배 원인이다. 대중이 싫어하는 말만 골라서 하는데 대중이 등돌리지 않는게 이상하다. 대중을 한다는 명분을 내걸지만 지식인에 한다.


    구조론은 위하여가 아니라 의하여다. 좌파는 대중에 의하여가 아니라 엘리트에 의하여다. 좌파가 미는 통일논리 대 보수가 미는 안보논리로 짜여진 프레임을 깨야 한다. 한겨레, 경향, 오마이는 여전히 조중동과 한패되어 이 프레임에 집착하고 있으니 때려죽일 반역행위가 아니고 무엇인가?


    정치는 교과서대로 가는게 아니라 에너지를 따라간다. 잠복한 에너지를 전면에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80년대의 노동운동과 통일운동은 그러한 에너지다. 마찬가지로 2천년대의 인터넷붐도 거대한 에너지다. 이명박이 추구한 부동산 투기도 은퇴노인들 입장에서는 대단한 에너지가 된다.


    정치는 그러한 에너지와 에너지의 충돌이다. 잠복한 에너지를 전면에 노출시켜놓고 교통정리 하는 것이 정치다. 좌파가 미는 노동운동 에너지는 80년대에 먹혔다. 유행이 지난 패션이다. 단물이 빠져나갔다. 한국인에게 가장 큰 부분은 역시 식민지의 트라우마다. 노무현은 존엄을 선택했다.


    이명박은 굴종을 선택했다. 박근혜는 중국에 굴종하다 갑자기 미국에 굴종하며 변덕을 부리니 멀미가 날 지경이다. 큰 승부는 여기서 난다. 세력전략이냐 생존전략이냐다. 보수는 미일에 붙어 살아남는 생존전략을 쓰고 진보는 중국과 북한을 아우르는 방법으로 패권을 먹는 세력전략이다.


    이 게임에서 우리가 밀리는 이유는 우리가 중국과 북한을 물리적으로 지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조중동의 생존논리가 먹힌다. 그럴 때는 더 큰 목표를 제시하면 된다. 한국이 세계 경제 5강의 떠오르는 패권국가임을 알려야 한다. 되도 않은 G7은 없애버리고 G5를 개설해야 한다.


    한중일이 힘을 합쳐 서구의 패권에 맞서는 대담한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정치학자들이 이런 쪽으로 말하는 것을 나는 들어본 적이 없다. 학자 치고 바보 아닌 자가 없으니 그들의 예측은 언제나 틀렸다. 조기숙이 무언가 연구를 한다고 하나 뒷북이니 지난 선거의 패인이나 분석하는 정도다.


    미래의 계획은 제시하지 못한다. 한국에서 가장 큰 무기는 식민지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존엄전략이자 패권전략이다. 반공이니 종북이니 하는 프레임은 모두 거기서 파생된 파생상품에 불과하다. 생존전략은 노인층에 먹히고 세력전략은 젊은이에 먹힌다. 어느 쪽이든 전략을 제출해야 한다.


    당신의 전략은 무엇인가? 전략이 없으면 닥쳐! 각자 자기 무기를 들고 무대에 오르는 것이다. 반미면 어때! 하는 노무현의 존엄전략은 백년이상 간다. 통일놀음도 종북놀음도 한계에 도달했으니 더 이상 그걸로는 장난 못 친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장난을 개척해야 한다. 패권장난이다.


    ###


    서부전선에서 밀리면 동부에 새로운 전단을 열어 활로를 개척해야 한다. 지는 게임에 소모전으로 축차투입한다면 어리석다. 엘리트를 타격하는 노무현의 대중주의로도 부족하고 한 술을 더 떠서 패권주의 공중전으로 가줘야 한다. 총으로 안 되면 대포로, 대포로 안 되면 비행기로 이긴다. 



   555.jpg


    노무현이 뜨는 이유는 노무현이 한국인의 자존심을 세웠기 때문입니다. 노무현이 우리가 가야할 방향을 일러줬기 때문입니다. 노무현의 FTA에 트럼프가 화를 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미국인의 반은 삼성폰을 씁니다. 유엔사무총장은 노무현이 임명했습니다. 노무현의 그 길이 틀렸던 길이 아닙니다. 담대함이 없는 좌파들이 겁이 나서 가지 못하는 길입니다. 우리는 패권의 길로 가야 합니다.


[레벨:7]작은세상

2016.08.10 (01:55:51)

찌질하게 살아선 안된다.

적이 살기등등한데 내가 먼저 꼬리를 내려서는 안된다.

패권에는 패권으로 맞불을 놓되 올바른 방향으로 전략을 짜야한다.

올바른 방향으로의 전략은 구조론에서 나온다.


"포퓰리즘은 가치중립이다."  이 통렬한 한마디에서 인식의 대전환이 일어납니다.

적들을 옴짝달싹 못하게할 강력한 통찰.


가히 이글은 명문이요 문득 피를 끓게 합니다.

좋은 글 정말 감사합니다.

[레벨:14]해안

2016.08.10 (21:08:31)

조기숙은 -- 어제만을 이야기 하고

김동렬은 -- 내일도 얘기한다!!

[레벨:17]눈마

2016.08.10 (22:28:19)

아시아 근대화 이후에, 한중일 문사철의 학문적교류는 끊겼죠.

미국이나 일본 작게는 유렵에서 문사철을 하고 온 한국의 강단 교수들이, 한중일을 묶어내기란 쉬워보이지 않습니다.


인적교류 자체도, 이념갈등때문에 불가능했고, 일본의 역사 원죄때문에 힘들었던 부분을, 김대중 대통령은 한일 문화 교류를 풀어나갔죠. 

https://namu.wiki/w/%EC%9D%BC%EB%B3%B8%20%EB%8C%80%EC%A4%91%EB%AC%B8%ED%99%94%20%EA%B0%9C%EB%B0%A9


이런 교착상황에서 진도를 못뺀다는건, 조기숙의 말을 들어도 알수 있습니다.

'이젠 불러주면 가고, 안 부르면, 혼자 있는다.'


우을증에 빠진겁니다. 


한중일 문화교류가 있어야하는데, 서로 경쟁해서 수준 높은 쪽을 취하는 쪽으로 몰고 가야 합니다. 나쁜놈 몰아주기 식으로 가면, 김일성, 박정희, 리콴유 이런넘들이 설치게 되어있습니다.


[레벨:2]가몹

2016.08.13 (06:47:48)

생각의정석 이후로 팟캐스트에 쓰레기같은방송밖에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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