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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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1058 vote 0 2015.07.07 (14:56:44)

     

    식민사관 비판은 식민사관이다.


    제목에 낚이면 안 된다. 낚이라고 써놓은 제목에 낚이면 내가 무슨 어부 베드로냐고? 전통적인 식민사관은 윤치호 등 친일파들의 민족개조론인데 도산 안창호를 비롯한 지사들 중에도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런 생각 자체는 자연스럽다. 민족도 개조할 때는 개조해야 한다.


    업그레이드 된 신식민사관은 일명 '민족사관'이라는 건데, 민족사관고등학교를 세운 최명재가 역겨운 친일파인 것만 봐도 본질을 알 수 있다. 이 자는 걸핏하면 학생들 모아놓고 일제강점기 때 자신을 가르친 왜놈선생의 은혜 운운하며 눈물 짜는 자다. 뼛속까지 친일파라 볼 수 있다.


    ‘민족사관고’라는 것이 일본의 ‘마쓰시다 정경숙’을 표절했는데, 하는 짓이 딱 신경숙이다. 민족타령하는게 어떤 민족은 우월하고 어떤 민족은 열등하다는 전제를 깔고 들어간다. 열등한 한민족을 개량하여 우등민족으로 업그레이드 하겠다는 건데 이게 전형적인 인종주의 식민사관이다.


    한국인의 인종개량을 일본인에게 맡기면 친일파, 한국인이 스스로의 힘으로 하면 민족주의라는 건데 가소로운 궤변이다. 인종주의가 식민사관이다. 세계사 차원에서 ‘인류문명의 이동’이라는 미학적 관점, 일원론적 관점을 획득하지 않으면 어떻든 식민사관이 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환빠 = 신식민사관이라고 보면 된다. 환단고기 운운 하는 자들이 대개 러시아는 음흉하고, 청국은 미욱하고, 일본은 얍삽하니, 조선은 잠시 얍삽한 일본에 맡겨두어야 한다고 주장한 빌어먹을 강증산 찌거기들이 아닌가. 전통적인 식민사관과 다른 점은 정신승리법을 주장하는 것이다.


    민족사관파가 일본 따라배우기 하는 민족개조론자라면, 환빠파는 일본땅도 우리땅이라고 우기는 팩트개조론자다. 민족을 개조하려니 비용과 시간이 들고, 역사책을 날조하는건 ‘참 쉽죠잉.’ <- 이런 거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썩은 인종주의 집단이라 하겠다. 이것들은 그냥 일베충이다.


    또다른 부류는 ‘이게 다 노론 때문이다’, ‘이게 다 명성황후 때문이다’, ‘이게 다 고종황제 때문이다’, ‘이게 다 대원군 때문이다’ 하는 '남탓세력'인데 이들은 학계의 아웃사이더라 깊은 열등감에 빠져 있다. 근거없이 재야사학자를 자처하는데 대개 형편이 곤궁하고 원고료가 밀려 있다.


    별다른 수입없이 불쌍하게 사는 사람들이라 개인의 신세한탄으로 역사를 날조한다. 구조론에서 하지 말라는 ‘자기소개’를 반복하는 자들인데 들어보면 ‘나는 참 어렵게 산다. 노무현 미워.’ <- 이 소리의 무한반복. 때려죽일 거지새끼들이라 하겠다. 재야사학자 9할이 대략 이렇게 산다.


    이들은 책을 팔아 수입을 올리므로 출판가에서 먹어준다는 민족팔이를 하는데 원래 소설은 형식이 고정되어 있다는게 문제다. 삼국지로 보면 유비가 폄하되는데 원래 만화 주인공은 고무고무열매를 먹고 와서 물렁해야 하므로 조조처럼 강단이 있고 심지가 단단하면 주인공 안 된다.


    1) 아이디어가 바닥났다.
    2) 새 인물로 이야기에 활력을 불어넣자.
    3) 새 인물이 주인공과 연결되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
    4) 주인공은 고무고무 열매를 먹어서 특별히 친화력이 있다.
    5) 주인공은 어리버리한 ‘쪼다 유비’ 캐릭터여야 한다.


    무엇인가? 소설을 쓰기 위해 ‘친화력이 있는 쪼다 유비’ 캐릭터를 만들고 거기에 조선을 대입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조선은 ‘쪼다 유비’고 일본은 ‘간웅 조조’라는 대칭이다. ‘쪼다 조선’이 ‘간웅 일본’을 이긴다는 소설의 구성이 재미는 있으나 웃고 넘길 일은 아닌 것이다. 패죽여야 한다.


    조선인은 원래 분열주의 습성이 있고 유교와 당쟁 때문에 조선이 망했다고 주장하는 원조 식민사관이 있고, 추가로 업그레이드 된 여러 식민사관이 있다. 민족사관을 주장하는 민족개조파, 정신승리를 주장하는 환빠파, 개인의 신세한탄을 조선의 신세한탄으로 등치하는 재야사학파다.


    ◎ 원조 식민사관.. 유교와 당쟁의 분열주의로 망했다고 주장한다.
    ◎ 신식민 민족개조파.. 식민사관을 수용하며 대신 반일을 주장한다.
    ◎ 신식민 환빠파.. 남의 땅을 내땅이라 우기며 정신승리를 주장한다.
    ◎ 신식민 재야남탓파.. 이게 다 노무현 탓이라며 신세한탄을 한다.


    또다른 부류는 실증사학인데 이들은 민족주의 중심으로 교과서를 기술하라는 교육부의 압력을 받는다. 이들은 재야사학계와 달리 주류 강단학파를 이루고 있다. 문제는 밥벌이를 하려면 민족주의로 가라는 국가의 입장을 거부할 수 없다는 거다. 이들은 교묘하게 단서를 숨겨 놓는다.


    이들은 중국과 러시아를 가상적국으로 간주하는 일본인 선생들의 착실한 제자다. 이들은 원삼국시대니 뭐니 하는 용어장난을 친다. 교과서를 세심하게 읽으면 한국을 비하하도록 교묘하게 덫을 심어놓는다. ‘한국은 위대하다’고 써놓고 근거는 전혀 써놓지 않는 부작위 방법을 쓴다.


    실증을 주장해놓고 실증하지 않는 부작위 수법이다. ‘역사는 실증된 것만 봐야 한다. 한국은 위대하다. 단 증명은 안 하겠다. 알겠지?’ 요런 꼼수다. 문제는 이들 실증사학을 대체할 뚜렷한 대체재가 학계에 없다는 거다. 단재 신채호류 민족사학으로 실증사학을 대체하면 더 위험하다.


    그렇다면 정답은? 상부구조를 봐야 한다. 역사학은 인류학과 같이 가야 한다. 인류문명사를 떠나 한국사는 없다. 역사는 의사결정구조의 발달이다. 즉 인류 중에서 최대한을 동원하는가다. 역사의 게임은 동원에 능한 자가 이기는 게임이다. 그리스, 로마, 몽골은 각각 동원법이 있다.


    그리스는 시민을 길렀고, 로마는 장교단을 키웠고, 몽골은 이 둘을 겸했다. 가장 많이 동원할 수 있는 구조는 국민개병제다. 국민을 동원할 수 있는 논리는 유교주의가 제공한다. 천하는 공물이라는 세계관이 있어야 한다. 전통적으로 유럽은 동원할 줄을 몰라서 스위스 용병을 썼다.


    국민을 최대한 동원하는 근대국가 개념은 중국의 아이디어를 서구가 수입해서 나폴레옹이 써먹었는데 이것이 지구를 한 바퀴 돌아 일본에 상륙하더니 한반도를 거쳐 중국으로 되돌아갔다. 거대한 문명의 순환개념으로 봐야 한다. 그 과정에서 한중일의 교류는 자랑스러운 역사다.


    고대사에서 중국이 한반도에 진출했거나, 한국이 일본에 진출했거나, 일본이 한반도와 교류했거나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 시기에 현대의 국가개념을 적용한다면 정신병자 짓이다. 인류문명이라는 개념으로 보는 것이 적당하다. 그 전에 중국 황하문명에 대한 환상을 깨뜨려야 한다.


    황하문명은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문명이다. 공자가 인륜을 가르치면서 아시아에 역사가 시작되는 것이다. 서구는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인도, 지중해, 로마문명을 하나의 통합된 문명권으로 봐야 한다. 터무니없이 단군시대로 역사를 소급해놓고 한반도와 비교하면 어처구니가 없다.


    ◎ 틀린 생각.. 황하, 장강, 이집트, 지중해, 인도, 메소포타미아, 그리스, 로마, 잉카, 마야 등의 다양한 문명이 각자 발달하며 경쟁하고 있었다.
    ◎ 바른 판단.. 이집트, 지중해, 인도, 메소포타미아, 그리스, 로마문명은 하나의 서구문명권이며 중국, 잉카 등은 고립된 변방문명에 불과하다.


    한나라 때 까지 중국과 중국의 변방인 한반도 사이에 문명의 차이는 없었다. 중국이 우월하고 고조선이 열등하다는건 초딩생각이다. 고구려 고분과 같은 시대 중국고분을 비교해보면 미학적 수준이 완전히 같다. 단지 인구가 많고 도시가 발달한 정도의 부분적 차이가 있을 뿐이다.


    문명의 본질은 의사결정능력이며 그것이 겉으로 드러난 것은 동원력이다. 그 의사결정능력을 만드는 것은 상당부분 지정학적 구조다. 여러개의 의사결정의 핵을 가진 서구와 고립된 중국을 수평비교하는건 넌센스다. 의사결정능력은 미학으로 입증된다. 미학적 수준차로 판단해야 한다.   


    인류문명은 이집트에 뿌리를 둔 하나의 통합문명이며 아시아는 외곽에 신규로 거점을 개설한 것이다. 문명이 하나 뿐이므로 비교하여 우월하고 열등하다는 판단의 근거는 없다. 단 문명은 배후지를 필요로 하며 축을 이동시키는 방법으로 진보한다. 그 축이 지구를 한 바퀴 돌아왔다.


    인류호라는 큰 수레를 70억이 함께 타고 먼 길을 가는 것이며 수시로 운전기사를 바꾸는데 중국과 일본과 한국이 한번씩 핸들을 잡고 우쭐대는 것은 소인배의 즐거움이 되겠으나 선비라면 태연해야 한다. 중국과 일본을 자신과 남남관계인 타자로 여기는 태도야말로 졸렬한 것이다.


    중국 일본과의 대결구도 안에서 역사를 이해하려는 조잡함을 버리고 인류문명호의 운전기사 관점을 얻어야 한다. 한국이 지정학적 구조에 맞는 독자적 의사결정구조를 만들었다는데 주목해야 한다. 한국이 자신의 가진 역량을 최대한 동원할 수 있는 구조임을 강조하는게 중요하다.


    1) 큰 나라에 묻어가는 주변부 역사는 좋지 않다.
    2) 지리에 근거한 독립적 의사결정구조를 가져야 한다.
    3) 동원력에서 우수성이 입증되는 의사결정구조라야 한다.
    4) 자신을 천하의 중심으로 보는 사유체계가 있어야 한다.
    5) 미학적 수준에서 앞서는 일원론적 구조가 있어야 한다.


    훈족이 어떤 민족인가를 따지는건 유치하다. 당시는 멘델의 유전법칙을 안 배웠기 때문이다. 훈족 중에는 백인도 있고 아시아인도 있다. 터키의 투르크인 중에는 시베리아에 사는 아시아인도 있고 그리스계 백인도 있다. 민족이 반드시 혈통인 것은 아니다. 의사결정단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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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의 몰락은 지도를 보면 알 수 있다. 배 타고 항해하던 시절에는 지중해의 고요한 바다야말로 가장 빠른 통신수단이었다. 그러나 더 빠른 말이 등장하고 자동차가 등장하고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에게해는 도리어 소통을 가로막는 장벽이 되었다. 게다가 사방이 산으로 막혔다.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의사결정을 잘하려는 것이다. 지정학적으로 고립되면 물리적으로 의사결정이 불가능하다. 스스로 중앙이 아닌 변방이라고 생각하면 의사결정할 이유를 알지 못한다. 이념적으로 격리되거나 문화적으로 고립되어도 의사결정은 불능이다. 미학에서 앞서야 한다.


    미학은 토대의 공유다. 나와 타자 사이에서 공통점을 발견해내고, 운명적으로 엮여있음을 발견해내고 그것을 근거로 삼아 의견일치를 이루어가는 능력이다. 차별에 능하면 망하고 평등에 능하면 흥한다. 단 차별주의자는 차별해야 한다. 너와 내가 하나의 시소에 올라탄 공동운명체다.


    그 시소의 축을 움직여 밸런스를 회복하는 능력이 미학이다. 성공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힘을 합치면 된다. 보통은 이쪽을 합치면 저쪽이 떨어져 나간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토대를 강화하는 것이다. 그것이 미학이다. 너와 내가 공유하는 것을 살찌우면 누구도 화내지 않는다.


    복면가왕이 승자와 패자를 가려도 성내는 사람이 없는 이유는 공정하게 평가하는 룰이 신뢰를 얻게 되어 마치 고속도로를 새로 뚫은 것처럼 피해자가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경상도와 전라도 중의 어디에 철도를 놓아도 누군가는 화를 낸다. 다만 철도가 광주와 대구를 연결한다면?


    미학은 승자와 패자를 나누고, 선과 악을 구분하고, 참과 거짓을 가려내지만 누구도 화내지 않는다. 그것은 서로 간에 공유되는 공동자산이기 때문이다. 사유지에다 골프장을 지으면 누군가는 눈살을 찌푸리지만 공유지인 국립공원을 잘 관리하면 모두가 좋아한다. 그것이 미학이다.


    역사의 올바른 판단은 미학 뿐이다. 서구에 기사도가 있다면 일본에 무사도가 있다. 조선에 선비정신이 있다. 찾아보면 어느 나라든 비슷한 것이 하나씩 있다. 이런건 자랑해도 누가 시비하지 않는다. 미학에 근거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의사결정에 강해야 진정으로 강한 집단이다.


    한국, 일본, 중국, 조선족, 다문화, 이런걸 분별하는 심리는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일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자신을 약자로 규정하고 피해의식에 빠져 있으며 자신이 주도하여 의사결정할 자신감이 없으니 얼굴을 파묻고 구석에 숨어든다. 누가 결정하면 강하게 반대할 궁리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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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역사는 과연 자랑스러운 역사입니까? 그런데 왜 남에게 자랑하려고 하죠? 혼자 있으니 불안하고, 다른 사람과 팀을 편성해야 하는데, 먼저 다가가서 말을 붙이려니까 자랑할 것이라도 있어야 하는 거죠. 자랑하려 한다는 것은 내가 궁해서 타인에게 말을 거는 입장이 되어 있는 겁니다. 이미 지고 들어가는 거. 피라밋이 크다고 자랑할게 아니고, 만리장성이 길다고 자랑할게 아니고, 사무라이가 칼 좀 쓴다고 자랑할게 아닙니다. 자랑하려는 태도 자체가 초조한 겁니다. 자랑거리를 필요로 하는 사실 자체로 태연하지 않습니다. 호연지기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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