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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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9278 vote 0 2014.08.08 (11:24:17)

 

    하마스의 이념적 실패


    20세기 후반의 사상적 흐름은 서구 구조주의철학, 포스트모더니즘, 문화상대주의들이다. 양차세계대전과 공산주의혁명의 좌절에 충격을 받아 소심해진 것이다. 거대담론을 기피하는 지식인의 소심병이 세계를 망쳤다.


    인류문명의 주된 에너지 흐름 바깥에서 자기들끼리 어떤 독자적인 체계를 만든다는 생각은 환상에 불과하다. 정신챙겨라. 그런거 없다. 곧 죽어도 악착같이 주류에 매달려야 한다. 아랍은 낫세르의 길을 갔어야 했다.


    아랍민족주의+세속주의+진보주의가 답이다. 한때 시리아와 이집트는 한 나라였다. 여세를 몰아 레바논과 합치고 사우디를 쳤어야 했다. 결국 시리아는 분리되고 낫세르의 꿈은 깨졌다. 아랍의 젊은이는 좌절했다.


    하마스는 탈레반의 작은 성공에 고무되었다. 무슬림형제단과 손잡고 보수개혁을 한 것이다. 이게 될 리가 없다. 종교의 힘을 빌리는 순간 지도자는 주도권을 놓친다. 고립주의로 가려는 바보들이 발언권을 가진다.


    구조론의 1인칭 주체적 관점에 정답이 있다. 상부구조로 올라가서 외교로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 아랍은 하나임을 인정하고 대아랍주의로 가야 한다. 이스라엘도 이용가치가 있는 아랍의 일부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하마스는 가자에서의 실패를 자인하고, 본거지를 이집트로 옮겨 무슬림형제단을 접수하고, 압둘팟타흐 시시의 군사독재를 타도하고 이집트 정권부터 장악해야 한다. 이집트에서 시리아까지 원래 한 집안이었다.


    물론 지난한 싸움이 된다. 장기전을 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시리아가 레바논의 헤즈볼라를 밀고 이집트가 하마스를 밀면 아랍에 평화가 온다. 그런데 시리아는 내전 중이고, 이집트는 또다시 군사독재가 들어섰다.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도와줄 세력은 사라졌다. 이스라엘은 지금이 이집트와 시리아를 신경쓰지 않고 팔레스타인을 제압할 절호의 찬스로 본다. 지금 확실히 밟아놓으면 앞으로 한 10년간은 조용할 것으로 여긴다.


    이스라엘도 노림수가 있으므로 전쟁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 말하자면 이스라엘은 ‘구조론의 합리적 선택’을 한 것이다. 반대로 하마스는 무의식적으로 인류를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 어리석은 선택을 한 것이다.


    ‘합리적인 선택’은 구조론의 용어다. 그게 옳은 선택이라는 말은 아니다. 자기 입장에서 이기적인 선택이다. 원래 유태인은 그렇게 한다. 그러나 보통은 전세계 자유진영을 위해 공산당과 싸우겠다는 식이다.


    조갑제처럼 우리나라야 죽어나든 말든 공산당을 쳐부수기만 하면 인류에 기여하는게 아니냐는 괴상한 생각을 하는 자 많다. 그런 우쭐대기 좋아하는 소아병 심리가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에 재앙을 가져온 것이다.


    그들은 푸틴을 때려주면 인류전체가 자기들을 다시 보고 박주영의 1따봉이라도 보내줄걸로 기대한다. 그러나 야비한 미국은 그런데 관심이 없다. 그들은 미국의 개가 되고자 하나 미국은 개를 원하지 않는다.


    하마스는 전체 아랍을 대표하여 서방과 맞서는 첨병 역할을 자임한다. 이게 조갑제 심리다. 인류의 암인 이스라엘을 때려주는 거룩한 역할을 맡았다고 여기고 스스로를 십자가에 달아맨다. 어리석은 선택이다.


    일은 무르시가 저질렀다. 무바라크를 타도한 시점에 무르시야말로 아랍의 희망이었다. 그러나 여성을 탄압하며 인류문명을 적대하는 기행을 저지르다가 제거되었다. 이는 역시 대중의 감정에 편승한 소아병이다.


    구조론의 동적균형으로보면 이스라엘이야먈로 아랍의 보배다. 제거해야 할 아랍의 암은 레바논과 사우디 그리고 두바이다. 이스라엘은 아랍이 서방과 소통하는 창구가 되어야 한다. 문제는 철학과 이념의 부재다.


    이집트를 접수하고 레바논과 사우디를 치고 시리아, 이란과 연대하는 거대기획이 나와야 한다. 낫세르로 돌아가면 가능하다. 스탈린은 조상대대로 조국 조지아의 원수였던 러시아를 먹었다. 이념으로 가능하다.


    미국은 원래 유럽에서 건너온 떠돌이라 역시 인류의 대표 떠돌이인 유태인들에게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이스라엘을 적대하는 것은 미국을 적대하는 것이고 이는 콜롬부스 이후 500년사를 부정하는 것이다.


    낫세르가 살아돌아왔다면 해법을 찾았을 것이다. 아랍이 스스로 강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무의식의 명령에 따라 인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선택을 하면 안 된다. 차라리 유태인의 사악함을 본받아야 한다.


    20세기는 거대담론의 시대였다. 그러므로 낫세르의 거대기획이 나온 거다. 이후 지식인이 소심해지자 거대담론은 사라지고 거대기획도 사라졌다. 일은 갈수록 꼬여갔다. 아무도 해결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빛나는 이념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진정한 이념만이 종교를 제압하고 인류에게 참된 희망을 줄 수 있다. 이념을 잃자 종교의 힘에 의지하려 한게 아랍의 실패다. 이념은 인류 전체의 해법이어야 한다. 


    인류가 통째로 구원하는 설계를 내놓지 않으면 아랍은 해결되지 않는다. 아프리카도 해결되지 않는다. 아랍은 아랍대로 살게 놔두고, 아프리카는 아프리카식으로 살게 놔두고, 쿠바는 쿠바대로 살게 놔두고?


    북한은 북한대로, 중국은 중국대로, 남미는 남미대로 별도로 가는 길이 있다? 천만에. 인류가 가는 길 외에 다른 길은 없다. 아랍의 좌절은 아랍이 잘못한 것이 아니라 인류의 실패가 아랍에 나타난 것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2]오리

2014.08.09 (14:08:36)

"아랍 민족이 연합하여 세계사를 주도하자"

이러한 말을 이스라엘에서 하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레벨:3]파워구조

2014.08.09 (22:14:50)

아하~ 포스트 모더니즘을 비판하셨던 이유를 이제야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국제 정세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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