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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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0021 vote 0 2011.07.05 (00:36:59)

 

 

“나가수를 어떻게 볼 것인가?”

 

겉으로 대단해 보이는 것도 실은 한 두 명의 뛰어난 천재가 전체의 레벨을 끌어올려서 그렇게 보일 뿐, 그 내막을 알고 보면 별 것 아닌 경우가 많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히딩크 때의 월드컵 4강신화처럼 우리도 잘만하면 쉽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런 대단한 성공도 실상 별것 아니라는 거다. 월드컵 4강이 뭐라고 우러러 볼 필요 없다는 거다.

 

쉽게 성공할 수 있으므로 우리가 성공 못했다고 지금 좌절할 것도 없다. 반대로 성공했다 해도 별것 아니므로 작은 성공 가지고 우쭐대지 말아야 한다. 성공지상주의도 곤란. 이명박에게 한번 졌다고 우리가 좌절할 일도 아니고, 이수만이 유럽가서 한류 어쨌다고 목에 힘줄 것도 아니고.

 

구조적 관점의 획득이 중요하다. 구조론이 알게 하는 것은 일의 진행에는 어떤 단위가 있다는 것이다. 기-승-전-결이 있다. 그 사이에 벽이 있다. 포지션이 갖추어지면 아주 쉽게 그 장벽을 넘을 수도 있고, 또 반대로 포지션이 갖추어지지 않아서 별것 아닌 얇은 천장을 끝내 뚫지 못하고 좌절할 수도 있다.

 

기아팀은 이범호 하나를 보탰을 뿐인데 굉장한 폭발력을 보인다. 롯데팀은 가르시아 하나가 나갔을 뿐인데 바닥을 긴다. 이건 반대로 포지션의 조합이 맞지 않으면, 이대호가 혼자서 분전해도 힘을 쓰지 못한다는 의미가 된다는 거.

 

이치로 두고도 꼴찌한 시애틀 마리너스나, 로드리게스 두고도 꼴찌한 텍사스 레인저스가 그 예다. 영양가 없었지만 이치로 욕할 일은 아니다. 이치로가 팀만 잘 고르면 이치로 덕분에 팀이 우승할 수도 있는 거다. 요즘 이용규 활약보면 그런거 느끼게 된다.

 

구조로 보는 안목을 얻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성질은 한 인물 내부에도 적용된다. 김범수는 목소리 안에 어떤 단단한 핵 같은 것이 있어서 자유자재로 변화를 줘도 매끄럽게 술술 넘어가지만, 옥주현은 잘 부르는 듯 해도 이것저것 주워모아 얼기설기 이어놓은것처럼 뭔가 불안해 보인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더라. 물론 이건 관객의 주관적 판단이므로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차이가 작은 듯 해도 사실은 매우 크다는 거다.

 

내부에 굳은 심지가 있어서 받쳐주면 기교를 부리다가 삑사리를 내도 오히려 귀엽게 들릴 수 있고, 반대로 내부가 실하지 못하면 기교를 부릴수록 뭔가 어색한 느낌을 준다. 그렇다. 작은 것을 더했을 뿐인데도 큰 것을 얻는 경우가 있고, 큰 것을 가져왔는데도 전혀 효과가 없는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단위다. 단위를 뛰어넘으려면 포지션의 조합을 맞추어야 한다. 조합이 맞으면 단지 부족한 2를 더했을 뿐인데도 완성도가 올라가서 격이 달라지고, 조합이 안 맞으면 무려 50을 더해봤자 벤치나 지키고 있을 뿐이다. 그냥 낭비다. 일본에서는 벤치 지키던 이범호가 기아에서는 빛을 보는 것이다.

 

그렇다. 셰익스피어 한 명 덕분에 영국이 대단해 보였을 뿐이다. 소니가 잘나가던 시절 일본이 세계를 집어삼킬 듯이 보였다. 아직도 한국인 중의 일부 꼴통은 히틀러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 몇 명의 뛰어난 장수와 몇 가지 우수한 무기가 있었을 뿐, 실상을 들여다보면 독일군 중의 상당수는 덜커덩거리는 마차를 타고 러시아 벌판을 헤매고 다니는 것이었다. 프랑스나 러시아에 생각있는 장수 한 명이 있었다면 초기의 조잡한 독일 전차를 박살내고 히틀러의 폭주를 막았을 것이다.

 

초두효과에 고무되어 오버하는 것도 곤란하다. 사실 히틀러는 초반에 운이 좋았다. 멍청한 프랑스와 멍청한 러시아를 만나 기세를 올렸다. 초장끗발이 오래가지는 않았다. 히틀러는 뛰어난 장수를 여럿 가졌지만 그게 다였다. 독일군 전체가 우수한 것이 아니라, 독일 중에서 특별히 우수한 인물이 특정시점 특정장소에 절묘하게 모여 빅뱅을 일으킨 것이며, 히틀러는 그것이 독일 전체의 전반적인 능력이라고 착각한 것이다.

 

프랑스가 다 멍청한 것은 아니었다. 필요한 때 필요한 장소에 필요한 사람이 없었을 뿐이다. 초반에 포병화력을 퍼부어 독일 전차부대를 저지시킨 프랑스 장교도 있긴 있었다. 러시아가 멍청한 것이 아니라 스탈린이 독소불가침 조약 믿고 실전경험 있는 우수한 장군들을 숙청해 버린 것이 문제였다.

 

‘나가수’의 진짜 의미는 천하의 고수를 한 자리에 불러모아 놓으면 어떤 화학반응이 일어나는가를 알아보는 것이다. 그들 중에 절대고수 하나가 있으면 어떻게 전체의 질이 일제히 상승하는가다.

 

한국바둑이 강한 이유는 충암사단이니 뭐니 해서 같은 그룹에 속한 기사들끼리 서로 실력을 베끼기 때문이다. 무리 중에 한 명이 우뚝하게 잘 하면 모두 배워서 일제히 기량이 느는데, 문제는 그렇게 배운 자들이 배웠다고는 절대 말 안한다는 거. 죽어도 자기 실력이라고 우기는 거다. 묻어가는 주제에 묻어간다고는 절대 말 안 한다. 그게 오버하는 거다.

 

한국의 지식사회도 노무현 대통령 한 사람 때문에 거품이 있었다. 지금도 안 계신 노무현 대통령 덕택에 그나마 체면을 유지하고 있다. 노무현 논객이 떠나자 논객들이 일제히 죽어버린 것이 그 예다. 강준만 요즘 뭐하는지 모르겠다.

 

초반에는 컨셉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재범이 그 일을 했다. 그것은 작은 것이지만 매우 큰 효과를 냈다. 인정해야 한다. 진중권 등이 헛짓을 하지만 사실 묻어가기 전술에 불과하다. 묻어가는 주제에 큰 소리는 잘도 친다.

 

그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결이다. 결은 에너지가 가는 길이다. 에너지가 들어가는 입구와 나가는 출구가 있다. 그 입구의 지점을 찾아서 살짝 쳐주어도 굉장한 효과가 난다. 임재범이 살짝 쳐주었을 뿐이다. 곧바로 굉장한 효과가 났다. 시골 쥐들이 놀라서 ‘파시스트 독재자 출현이다!’ 하고 비명을 질러댄다.

 

나가수에서 우리가 진정 봐야할 것이 무엇인가이다. 그것은 대한민국 최고수들을 하나의 공간과 시간의 지점에 밀어넣었을 때, 곧 구조의 1 속에 2를 집어넣었을 때 어떤 효과가 일어나는지다.

 

무엇인가? 김건모가 처음 입술에 립스틱 바르는 해프닝을 지절렀을 때와, 손을 떨며 정엽의 ‘you are my lady’를 열창할 때는 완전히 딴 판이다. 같은 사람인데도 구조의 포지션이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따라 하늘과 땅 차이를 낸다.

 

바로 그것을 봐야 한다. 그 차이를 절절하게 느껴보라는 거다. 소름끼치게 그것을 느껴야 한다. 그 소름이 몸으로 확 올라붙어서 내 몸의 피부로 알알이 침투하여 내 몸과 일체가 되어야 한다. 그 느낌을 오래 간직해야 한다. 거기서 빼먹을 것을 빼먹을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빼 먹는게 남는 거다.

 

단지 포즈가 약간 달라졌을 뿐인데도 크게 달라진다. 김건모 뿐만 아니다. 조관우도 그렇고, 장혜진도 그렇고, BMK도 그렇다. 처음에 긴장 빼고 하다가 곧 정색하여 확실히 감정을 넣고 하는데 그 차이가 매우 크다.

 

일본 사람들이 쓰는 표현으로는 ‘기합이 들어갔다’는 건데 프로야구판에도 감독에게 일대일 교습으로 잠깐 배우고 당일에 홈런 친 예는 흔하다. 아무나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고, 아무 때나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다. 구조의 포지션이 맞아떨어져야만 그게 된다.

 

그냥 혼자서 악을 박박 쓴다고 기합이 들어가 주는 것은 아니다. 구조의 포지션이 맞아져야 기합이 들어간다. 고수들끼리 모아놓아야 기합이 들어가준다. 조합이 안 맞아면 무슨 짓을 해도 기합이 안 들어가준다. 조관우, 장혜진, BMK, 김동욱 등이 처음 고전한 것은 기합을 넣을 생각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고 포지션에 적응을 못해서다. 고수들 사이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야 기합이 들어가주는 것이다. 김동욱, 김건모도 초반 위기를 넘겼다면 잘 적응했을 것이다.

 

과거 해태시절 김응룡 감독은 팀에 나사가 빠진 듯 하면 의자를 걷어찬다든가 해서 긴장을 불어넣곤 했다. 바로 효과가 나왔다. 김성근 감독도 뭔가 막힐때마다 절묘한 수를 내어 긴장을 불어넣음으로써 팀을 살려내곤 했는데 최근에는 백약이 무효인 상황까지 몰렸다.

 

긴장 불어넣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원초적으로 포지션 조합이 깨져버린 것이다. 박경완, 김광현이 제 컨디션으로 팀에 돌아오고 제대로 된 4번타자 구하면 다시 확 불이 붙을 수도 있다.

 

필자가 강조하려는 것은 그 차이가 어디에 있느냐다. 그 미세한 차이 말이다. 관객의 눈에 확실히 느껴지는 차이 말이다. 대충 부르는 듯 해도 속에 단단한 심지가 느껴지는 경우와, 곧잘 부르긴 하는데 뭔가 얼기설기 엮어놓은 것 마냥 불안하고 어색한 것의 차이 말이다.

 

자기 스스로 빛나는 별과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빛을 낼 수 있는 별의 차이 말이다. 자기 스스로 빛낼 수 있음에도 뭔가 하나를 몰라서 남의 위성 노릇이나 하는 수도 있고, 실상 묻어가는 위성에 지나지 않는데도 과대평가 되어 찬양받는 수도 있다. 안목을 발휘하여 그 차이를 살펴보라는 것이다.

 

기타줄이 끊어져도 그게 오히려 멋진 애드립으로 승화되기도 하고, 목이 잠겨서 꺾꺽거리는 소리가 나도 도리어 감동 두 배가 되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곧잘 부르긴 하는데도 밀고가는 기운이 약한 경우가 있다. 뭔가 군더더기 옆구리 살처럼 느껴지는 그런거 있다.

 

느껴야 한다. 영감을 받아야 한다. 깨우쳐야 한다. 뼈에 새겨두어야 한다. 이명박 이후 계속 이어지는 사망소식, 자살소식, 군부대 사고 소식.. 대한민국의 총체적인 아이큐가 떨어진 듯 하다. 대장이 멍청하면 강군도 오합지졸이 된다. 반대로 유능한 리더는 오합지졸도 강군으로 조련시켜 낸다.

 

그것은 구조의 포지션 조합을 완성시킴으로써 가능하다. 입력에서 출력까지 에너지의 결을 절묘하게 이어나가는 것이다. 그 포지션 조합은 넘쳐도 아니되고 모자라도 아니 된다. 딱 맞아야 한다. 그것을 느껴보라는 말이다. 그 완성도를 몸으로 전율하여 느껴보라는 말이다.

 

한동안 영국이 세계 1위였다. 그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영국인들이 특별히 지능이 뛰어나서가 아니다. 영국인들이 특별히 신사라서가 아니다. 그런건 지어낸 이야기에 불과하다. 영국은 확실히 과대평가 되었다. 거품이었다.

 

18세기 영국은 세계에서 스트레스가 가장 심한 나라였다. 월드컵 축구만 해도 잉글랜드니, 스코틀랜드니 해서 각각 따로 출전하는 것이 그렇다. 봉건 영국은 언어조차 없는 나라였다. 영어가 국어로 채택된 것은 근래의 일이다.

 

민족으로 따지면 영국은 복잡하기 짝이 없다. 켈트족에, 로마인에, 앵글로족, 색슨족에 노르만 해적까지, 게다가 왕은 프랑스인이 하다가 지금은 독일인이 먹고 있다. 실정이 이러하니 영국인이 단결될 리가 없다.

 

왜 영국의 초기 자본주의가 악랄했는가? 같은 나라에 살면서 같은 민족으로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프랑스어를 쓰는 귀족들이 영어를 쓰는 하층민들을 이민족 취급한 거다. 게다가 종교분쟁까지 가세해서 복잡하기 짝이 없다. 최악이다. 엉망이다. 이런 복잡한 나라가 도리어 성공한다. 왜냐하면 그럴수록 구조의 포지션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같은 민족, 같은 언어, 같은 계급, 같은 종교,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같은 음식을 먹으며 같은 교육을 받아서는 희망이 없다. 물론 너무 산만해도 좋지 않다. 너무 다양해도 안 되고, 너무 획일적이어도 안 되며 딱 맞는 황금비례가 있는 것이다. 그 황금률이 맞아떨어질 때 최고의 폭발을 일으킨다.

 

지금 한국이 그 포지션에 들어섰다. 한국 안에서도 남북한으로 갈리고, 4대종교로 갈리고 구성이 복잡하지만, 중러미일이 물려있는 주변정세로 봐도 복잡하기 짝이 없다. 방향제시만 잘 해주면 이런 복잡한 나라가 성공한다. 물론 방향제시가 잘못되어 역주행 하면 결단이 나고 만다.

 

무한도전이 재미있다면 그것은 7인의 멤버들 사이에 포지션 조합이 잘 맞았기 때문이다. 서로 간에 포지션이 겹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지 비율이 맞다고 조합이 맞는 것은 아니다.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 홀로 역주행 하는 자가 없도록 리더가 앞에서 잘 컨트롤해야 하는 것이다.

 

진보든 보수든 ‘내가 옳고 네가 틀렸다’는 식으로 우겨대기 십상이다. 그런 일방적인 목소리들은 그룹 내의 다양성을 희생시킨다. 알아야 한다. 경쟁이 만능이 아니며 단결이 만능도 아니다. 중요한건 방향성이다. 경쟁할 때 경쟁하고, 단결할 때 단결하고, 흩어질 때 흩어지고, 뭉칠 때 뭉치는 거다. 리더가 조율하여 그걸 팀원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지금이 밀 때인지 당길 때인지.

 

조범현 감독이 원칙주의로 곧잘 하기는 하는데 번트 좋아하다 기세의 흐름을 끊어서 말아먹은 게임이 제법 많다. 98프로 다 잘해놓고 결정적인 순간에 감독이 혼자 역주행이다. 로이스터가 ‘No Fear’를 표방하며 겁 없는 야구로 방향을 잘 정해놓았는데 양승호 감독이 역주행 해서 말아먹은 것이 문제인 거다. 류중일 감독은 선동렬 감독이 정해놓은 방향성을 그대로 따르며 플러스 알파로 양념을 더해서 성공한 것과 완전히 반대가 된다.

 

역주행 않으려면, 리더가 방향성을 제시하려면 구조의 결을 알아야 한다. 기세를 타고 흐름을 타며 가속도를 얻어야 한다. 한번 세게 발동이 걸렸을 때는 세세한 문제가 있어도 그대로 치고나가야 한다. 문제 있다고 그때마다 브레이크 걸고 멈춰세우면 가속도 잃고 흐름 잃고 방향 헷갈려서 엉망이 되어 버린다.

 

잘 진격하던 부대가 단 한번의 잘못된 정지신호에 의해 한 순간에 오합지졸로 변해버리는 예는 흔하다. 번트도 할 때 해야지 그게 한 게임 잡으려다가 팀원들 사이의 호흡을 끊어서 세 게임 망치는 거다. 물론 잡은 한 게임은 감독의 공으로 표가 나고 은밀히 망친 세 게임은 전혀 외부로 표가 나지 않는다.

 

결을 읽고 그 결에 올라타야 한다. 시대가 무엇을 요구하느냐다. 시대가 삽질을 요구할 때는 삽질하는 것이 맞고, 시대가 머리를 쓰라고 요구할 때는 머리를 쓰는 것이 맞다. 이명박 1인의 나홀로 역주행, 오세훈 1인의 나홀로 역주행이 국가에 얼마나 큰 손실을 끼치고 있는지 알아채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기세를 올렸을 때도 소소한 문제들은 분명 있었다. 잘못은 인정한다. 그러나 대한민국호는 그대로 치고나갔어야 했다. 로이스터 잘못 있다고 양승호 브레이크 걸었다가 이꼴 났다.

 

나가수에서 관객은 무엇을 볼 것인가? 결을 읽고 타는 법을 배워야 한다. 결은 팀에도 있고 개인에게도 있다. 나가수의 구성원이 남성과 여성, 젊은이와 연장자, 다양한 음악 장르로 구색이 맞는 것도 결이다. 같은 가수가 좀 기합을 넣었을 때와 그렇지 못할 때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도 결이다. 더 중요한 것은 방향성이다. 전체적인 컨셉이다. 무엇이 관객을 긴장시키느냐다. 그것을 PD가 멋대로 정하면 곤란하다. 관객이 몸으로 느끼는 에너지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

 

결은 대한민국 안에도 있고, 인류문명 안에도 있다. 21세기의 결을 일고, 그 안에서 대한민국의 포지션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든 그 결을 읽어낼 수 있다면 각자 자기 위치에서 적어도 한 순간은 제 역할을 해냄으로써 빛 나는 별이 될 수 있다. 그것을 몸에서 몸으로 전염시키는 것이 예술의 목적이다.




http://gujoron.com




프로필 이미지 [레벨:22]id: ░담░담

2011.07.05 (10:42:01)

통짜로 겪어가기.

 

겪어내다 문득 깨달아 탄생하는 전에 없던 존재.

 

인류도 그리 탄생한 존재였던 것.

 

지금은 인류가, 생명이, 우주가 출산 중!

프로필 이미지 [레벨:2]Beholder

2011.07.05 (14:00:01)

전송됨 : 트위터

"구조론이 알게 하는 것은 일의 진행에는 어떤 단위가 있다는 것이다. 기-승-전-결이 있다. 그 사이에 이 있다. 포지션이 갖추어지면 아주 쉽게 그 장벽을 넘을 수도 있고, 또 반대로 포지션이 갖추어지지 않아서 별것 아닌 얇은 천장을 끝내 뚫지 못하고 좌절할 수도 있다."

 

선생께서 말씀하시는 이런 부분을 요즘 과학계에서는 '자기조직화하는 임계성'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는 모양입니다.

 

20세기 초에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발표하자 수많은 사상가들이 이제 모든 진실은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 입증되었다고 떠들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이 보기에 이런 반응은 참으로 어리둥절한 것이었다. 그의 이론은 정반대의 메시지를 주기 때문이다. 상대성 이론은 불변성 개념을 바탕으로 한다. 이 이론은 관점이 변했을 때도 변치 않고 남아 있는 사물의 심오한 성질을 밝혀낸 것이다. 자기조직화하는 임계성이라는 개념도 이런 정신을 공유하며, 여기에 이 개념의 힘이 있다. 이것은 많은 사물을 한 가지 처방으로 설명한다. 그 사물의 구성 요소가 분자이건 나무이건 온갖 복잡한 세부적인 성질들이 어떻든 아무 관계가 없다.

 

(중략)

 

1990년대에 물리학자들은 도처에서 멱함수 법칙이 적용되는 예들을 찾아냈다. 종이를 구길 때, 초전도체에서 일어나는 자기장의 움직임에서, 이글대는 태양 플레어Flare의 폭발에서, 심지어 교통정체에서도 물리학자들은 자기조직화의 흔적을 발견했다. 주위를 조금만 둘러봐도 이런 예들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무엇으로 이루어진 것이건, 어떤 세부적인 성질이 있건 임계상태는 모든 종류의 사물에 있다. 어떤 의미에서 임계상태라는 상황은 물리학보다 더 근본적이다. 이것은 물리학의 배후에 있고, 세계의 많은 것에 질서를 부여하는 영혼이다.

- 마크 뷰캐넌, <세상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7장 임계적 사고

 

저는 구조론을 모든 존재를 각기 하나의 임계상태, 즉 구조로 설명하면서, 구조 안의 대칭 구조와 그 균형점을 밝혀내는 기술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한국바둑이 강한 이유는 충암사단이니 뭐니 해서 같은 그룹에 속한 기사들끼리 서로 실력을 베끼기 때문이다. 무리 중에 한 명이 우뚝하게 잘 하면 모두 배워서 일제히 기량이 느는데, 문제는 그렇게 배운 자들이 배웠다고는 절대 말 안한다는 거. 죽어도 자기 실력이라고 우기는 거다. 묻어가는 주제에 묻어간다고는 절대 말 안 한다.

 

배운 걸 배웠다고 말은 하고 싶은데 제대로 배웠는지를 모르겠습니다. ㅋ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1.07.05 (14:43:35)



배운다는게 꼭 뭐 

고급정보를 직접 가르치고 배우고 하는걸 말하는건 아닙니다.


높은 그룹에 속해 있으면 저절로 알게 되는 그런게 있다는 거죠.

그건 자연히 몸에 배는 건데 그룹에서 이탈하면 그게 사라집니다.


이심전심에 의해 저절로 손발이 맞는 건데 착 하면 척 하고 통하는 거죠.

그룹에서 이탈하여 독립하면 그렇게 손발을 맞춰줄 사람이 없으니 


본래의 멍청한 상태로 돌아가는 거죠.

이범호가 잘 치면 그 앞뒤에 있는 사람도 실력이 살아나는데


그 경우 이범호에게 배웠다고 말할 필요는 없지요.

그러나 어떻게든 이득을 보는 것은 분명하며 


그런 점에서 중요한 포지션을 담당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Beholder

2011.07.07 (02:01:21)

곰곰 생각해보고서야 선생님 댓글의 뜻을 알 것 같으니

착 하면 척 할 만한 재간은 어쩐지 몰라도 이해가 느린 것만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말로 하자면 애매오묘할 수밖에 없는, 어떻게 해도 도무지 시원스럽게 말해지지 않는 어떤 걸

제가 깨달았다고 가정해도 무방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해서

괜찮은 포지션을 담당할 만한 자가 있어 꼬드기는 중인데, 살면서 통 해놓은 게 없어 말빨이 안 먹힙니다. ㅎㅎ;

이래저래-개인적 사정 포함- 다급해진 요즘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1.07.05 (16:32:32)

 

배운다라기보다는 닮아져 버린다는 것이 맞을지도...^^

그렇다고 닮아졌다고 똑같아지는 획일화 된 것이 아니라 어떤 새로움을 창조하는 다양성을 알게되는 것.

처음에는 섞이지 못하다가 곧 그 레벨의 결이 몸에 베이는 것...

 

 

프로필 이미지 [레벨:2]Beholder

2011.07.07 (02:04:25)

돌아보면 제 곁에 있었던 모든 사람을 닮아온 것 같습니다. 제 주위엔 항상 선량한 사람들이 많았다고 저는 기억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7]정경자

2011.07.10 (23:05:55)

미안하지만 나가수 어떻게보느냐가 아니라 재미없어서 안본다.

봐야되나?????????????

내가좋아하는 김건모가 거기나와서 실망스럽기도하다.

내가좋아하는가수들은 거기안나왔으면좋겠따~!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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