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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101 vote 0 2021.02.22 (00:14:16)


    원자론과 구조론


    원자론이 작은 것이 모여서 큰 것이 이루어진다는 관점인데 비해 구조론은 큰 것이 먼저고 작은 것이 나중이라는 관점이다. 둘 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바라보는 위치가 다르다. 관점의 차이가 사고방식의 차이를 만들고 인생의 차이로 확대된다. 관점이 운명을 바꾼다.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전개에서 질이 크고 량이 작다. 큰 거푸집이 먼저 세워지고 작은 세부는 나중 확정된다. 건물을 지어도 인테리어가 가장 나중이다. 그런데 이는 건물을 짓는 목수의 입장이고 멀리서 보는 구경꾼 입장에서 보면 작은 건물이 큰 건물로 변하여 있다. 


    근본적인 방향의 차이다. 집을 짓는 목수의 관점으로 살아갈 것인가, 구경꾼의 관점으로 살아갈 것인가? 주인의 관점으로 보면 큰 것이 먼저고 손님의 관점으로 보면 작은 것이 먼저다. 주인은 큰 밥상을 먼저 차리고 다음 작은 반찬을 하나씩 상에 올린다. 큰게 먼저다.


    1) 원자론 - 작은 것이 모여 큰 것이 이루어진다. 

    2) 구조론 - 큰 것을 먼저 처리하면 작은 것은 연동되어 저절로 해결된다. 


    손님은 작은 한 숟갈을 뜨기 시작하여 마침내 큰 한 그릇을 비운다. 주인은 언제나 큰 것에서 작은 것으로 진행하고 손님은 언제나 작은 것에서 큰 것으로 진행한다. 당신은 인생의 주인이 될 것인가, 구경꾼이 될 것인가? 구조론은 주인의 관점을 제안하는 것이다.


    개인이 모여 집단을 이루는게 원자론적 사고다. 그러나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가족이 있다. 엄마의 자궁 속에서 이미 집단에 속해 있고 나중에 독립한다. 국가가 개인에 앞서고 사회가 개인에 앞선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는 원자론적 사고다. 구조론은 천하가 먼저다.


    천하에 대한 개념을 잡은 사람이 국가를 발판으로 삼는다. 국가의 중심을 바라보는 사람이 가족을 이끌고 데뷔한다. 가족을 이끌기 위해 수신이 필요하다. 천하관을 먼저 얻어야 한다. 진중권들이 내로남불 타령을 하는 것도 이 부분이다. 김어준은 수신이 안되었다.


    민주당은 도덕성부터 갖추고 집권하라. 조국을 보면 가족관리에 문제가 있다. 수신제가도 안 된 것들이. 이런 식이다. 보편복지냐 선별복지냐 논쟁도 같다. 먼저 자격을 갖추면 복지를 하겠다는 거다. 진중권이 오세훈과 정확히 같은 세계관을 가지고 있음을 알겠다. 


    장가를 들어야 철이 드는가, 철이 들어야 장가보내는가? 그러다가 평생 장가 못 가는 수가 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구조론의 정답은 닭이 먼저다. 언제나 전체가 먼저다. 사람을 만나는게 먼저다. 장비는 유비를 만나고 철이 들었다. 언제나 의리가 먼저다.


    의리는 전체고 도덕은 부분이다. 영화와 소설의 주인공은 방탕하게 살다가 미녀를 만나고 철이 든다. 줄리아 로버츠를 만난 귀여운 여인의 리처드 기어만 그런게 아니다. 몽룡도 매일 놀다가 단오날 광한루에서 만난 춘향과 하룻밤을 보내고 과거 공부를 시작했다.   


    공부를 해야 학교를 보내는게 아니고 학교를 보내야 공부를 한다. 전체가 먼저다. 그런데 이는 우리의 경험적 직관과 어긋난다. 우리는 항상 작은 것이 커지는 것을 보아왔다. 작은 씨앗이 큰 나무로 자란다. 그러나 유전자로 보면 작은 씨앗 속에 큰 나무가 숨어 있다. 


    전체가 먼저다. 집을 지어도 그렇다. 먼저 대지를 확보해야 한다. 가장 큰게 먼저 온다. 이삿짐을 실어도 큰 장롱을 먼저 트럭에 싣는다. 화장실을 가도 큰 것을 먼저 배설하면 작은 것은 묻어간다. 손님이 밖에서 관찰하면 반대다. 작은 짐이 모여서 큰 트럭을 채운다.


    각자의 관점에서는 각자의 말이 맞지만 주인의 관점이 문제를 해결하는 바른 관점이 된다. 손님은 일하는 사람이 아니므로 손님의 관점은 필요없다. 확실히 헷갈릴 수는 있다. 질이 가장 덩어리가 큰데 질이 입자와 힘과 운동과 량을 합친 전체보다는 작기 때문이다. 


    일은 큰 것부터 처리하는게 맞지만 큰 것에 작은 것을 더하면 더 커진다. 최종적으로는 커진다. 그러나 이는 다른 사람에게 결과물을 보여줄 의도 때문이고 실제로 내가 담당하는 부분은 작아진다. 회사가 커질수록 사장은 실무에서 손을 떼고 직원에게 일을 넘긴다.


    최종적으로 결과물이 커지는 것과 큰 것을 먼저 처리하는 것은 다르다. 바둑을 둘수록 집이 커지는 것과 내가 큰 자리를 먼저 차지하는 것은 다르다. 금과 은이 있다면 금을 먼저 차지한다. 탑을 쌓아도 큰 돌을 먼저 놓고 꼭대기에 작은 돌을 올린다. 항상 큰게 먼저다.


    그런데 다 쌓고 보면 더 커져 있다. 큰 고기를 먼저 잡고 작은 고기를 나중 잡는다. 다 잡고 보면 수확은 증가해 있다. 대장을 먼저 잡고 졸개를 나중 잡는다. 사냥꾼은 엄마곰을 먼저 쏜다. 엄마곰을 잡으면 새끼곰은 따라온다. 한 알의 작은 불씨가 큰 들불로 발전한다. 


    작은 것이 커지는 것이다. 집을 지어도 1층부터 차례로 짓다보면 갈수록 커진다. 그러나 이는 구경꾼의 관점이다. 실제로 일을 하는 사람의 관점에서 보면 무슨 일을 하든 큰 부분을 먼저 처리해야 한다. 결과를 보느냐 원인을 보느냐다. 일을 할 때는 원인을 봐야 한다. 


    외부의 관찰자는 원인을 볼 수 없다. 외부 관찰자의 관점은 의미가 없다. 원자론은 결과를 보고 구조론은 원인을 본다. 원인을 통제하여 결과를 얻을 뿐 결과를 통제하여 이미 지나간 원인을 바꿀 수는 없다. 결과를 보는 관점은 의미가 없다. 헛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의사는 원인을 볼 수 없다. 원인이 작동하는 시점에는 환자가 병원에 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자는 안다. 큰 것을 잘못 먹고 체했다는 사실을. 환자가 병원에 갔을 때는 발병이라는 형태로 결과가 나온 시점이다. 점점 커지는 것은 외부 관찰자 시점의 결과론이다. 


    원인을 통제해야 문제가 해결된다. 원인론의 관점이 요구된다. 활은 크고 화살은 작다. 대포는 크고 대포알은 작다. 형식은 크고 내용물은 작다. 칼집은 크고 칼날은 작다. 재료는 크고 요리는 작다. 원석은 크고 보석은 작다. 일은 언제나 큰 것을 먼저 처리해야 한다.


[레벨:8]회사원

2021.02.22 (06:14:20)

좋은 글 감사합니다. 


여담이지만 의사 중에서도 치료를 하는 의사가 아니라 원인을 찾는 의사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얼마전에 닥터탐정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되었는데 거기서 나온 직업환경의학과 의사가 원인을 찾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의학의 패러다임도 현재 치료 중심으로 맞춰져 있는데, 이렇게 예방이나 원인 차단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맞추면 의료비도 절감되고 좋을 것 같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21.02.22 (11:02:02)

당연히 원인을 찾는 의사가 있지만

결과는 엑스레이를 찍어보면 아는데 원인은 찍을 수가 없습니다.

원인은 유전자, 주변환경, 스트레스, 음식, 불운 중에 하나인데

유전자 데이터를 확보하면 원인을 잘 알 수 있겠지요.

그러나 교통사고라면 사고 나기 1초전까지는 모릅니다.

원인을 안다면 미래를 예견하는 초능력자지요.

그런데 구조론에서 다루는 것은 논리적인 것입니다.

논리적인 관점으로는 원인은 절대 알 수 없습니다.

확률이 100퍼센트라도 아직 일어나지 않았으니까.

사람이 150살이 되기 전에 죽을 확률이 백퍼센트지만

혹 모르잖아요. 냉동인간으로 되었다가 나중 부활하면 골치.

[레벨:10]큰바위

2021.02.22 (06:54:24)

보이지 않는 것과 보이는 것

원인과 결과

질입자힘운동량

하부구조와 상부구조

닭과 달걀

큰 그릇과 작은 그릇

전략과 전술

창조와 진화

계획과 시공

계획과 실행

기술과 제품

세계와 지역

인문학과 기술과학

오메가포인트와 알파포인트


둘 다 필요하지만 방향성의 문제는 항상 큰 그릇에서 작은 그릇이라는 거. 

하루 시작 전 1년이 먼저 시작되고

1년 시작 전 인생이 먼저 시작되고

인생 시작 전 우주가 먼저 시작되었다. 

세계적으로 사고할 게 아니라 우주적으로 사고해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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