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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734 vote 1 2020.10.14 (16:52:26)

      

    수평권력과 수직권력


    사건은 앞단계가 뒷단계를 제한한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 3원칙과 같다. 1) 로봇은 인간을 해칠 수 없고 인간의 위험을 모른 척해도 안 된다. 2) 1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인간에게 복종해야 한다. 3) 1원칙과 2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자신을 지켜야 한다.


    사건은 기승전결을 거치며 원인에서 결과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질 입자 힘 운동 량이다. 다음 단계는 이전 단계를 위배할 수 없다. 의사결정의 재량권이 단계적으로 좁아지는 것이 마이너스 원리다. 사장에서 이사, 부장, 대리, 말단으로 내려갈수록 권력의 폭이 좁아진다.


    이는 자연의 물리법칙이다. 축구경기의 승부가 농구코트에서 결정될 수는 없는 일이다. 원인 단계가 축구장으로 바운더리를 한정한다. 결과는 그 정해진 바운더리 안을 벗어날 수 없다. 만약 벗어나면 다른 사건이다. 사건은 움직이고 움직이면 에너지의 공급선이 끊어진다.


    1회의 사건은 1회의 에너지 공급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노무현의 이라크 파병은 미국과 과거에 했던 약속을 지키는 결과인가 아니면 새로운 관례를 만든 원인인가? 이전사건의 종결인가 아니면 새로운 사건의 시작인가? 사건은 중첩된다. 대개 이런 것으로 논쟁하는 것이다.


    권력은 힘이고 힘은 자연법칙이다. 질, 입자 다음에 힘이 온다. 질과 입자가 없으면 힘이 유도되지 않는다. 수평권력과 수직권력이 있다. 수평권력은 질에서 입자로 가고 수직권력은 입자에서 힘으로 간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힘이라고 부르는 것은 수직권력의 직접 작용이다.


    그 수직권력을 만드는 것은 수평권력이다. 자궁에서 아기가 나오듯이 힘을 만드는 권력의 자궁이 있다. 대통령의 권력은 국민의 투표에서 나온다. 대통령의 행정권력이 수직권력이라면 유권자의 투표권력은 수평권력이다. 대통령의 권력은 유권자의 지지에서 나오는 것이다.


    우리는 대통령의 수직권력만 알고 유권자의 수평권력은 모른다. 아기만 알고 자궁은 모른다. 투수가 와인드업 동작을 생략하고 세트 포지션으로 던지는 셈이다.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는다. 대통령의 영이 서지 않는다. 수평권력의 와인드업에 의해 수직권력에 힘이 실린다.


    수평권력은 힘을 끌어모으는 절차다. 투수의 와인드업이 수평권력이라면 공의 투구는 수직권력이다. 먼저 힘을 만들고 다음 그 힘을 쓴다. 정치인이 여론을 수렴하지 않고 힘을 쓰기만 하면 힘은 소모된다. 독재자가 힘을 휘두르기만 한다면 힘이 고갈되어 박정희처럼 죽는다.


    질이 입자에 앞선다. 수평권력이 수직권력에 앞선다. 수평권력은 새로운 사건을 일으키고 수직권력은 이미 결정된 것을 집행한다. 수평권력은 평등하고 수직권력은 차별한다. 와인드업 동작에는 인체의 모든 부분이 평등하게 참여하지만 실제 공의 투구에는 팔힘만 사용한다.


    하체는 뒤에서 받칠 뿐이다. ‘하체는 공을 던지지 않아. 하체는 필요가 없어.’ 이러다가 투수의 어깨가 작살나는 것이다. 노모 히데오가 요란한 토네이도 투구폼으로 공을 던지는 이유는 어깨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그가 던지는 포크볼이 원래 부상 위험이 높은 구종이라고.


    수평권력은 동적상태에서 작동한다. 동적상태는 외력에 취약하다. 투수가 와인드업 동작을 할 때 누가 건드리면 자빠진다. 물에 뜬 배는 작은 힘에도 크게 흔들린다. 날아가는 새는 고양이에게 기습당한다. 고양이는 지면에 남작 엎드린 정의 상태로 나는 새의 동을 공격한다.


    고양이가 새의 깃털 하나만 잡아도 새는 떨어진다. 허공에 붙잡고 버틸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고양이는 지면을 이용하여 새의 공격을 방어한다. 고양이의 점프력은 중력을 이용한 것이다. 독수리가 공중으로 낚아채면 고양이도 동의 상태가 되어 힘을 쓰지 못하지만.


    동은 외력에 약하지만 탄력을 받으면 외력을 흡수하여 강해진다. 연은 바람이 불수록 잘 날아오르고 팽이는 채찍을 맞을수록 잘 돈다. 투수의 와인드업은 하체의 힘을 흡수한다. 인체의 모든 힘을 팔에 끌어모은다. 수평권력은 동의 상태이므로 고비를 넘기면 점점 강해진다.


    수직권력은 정의 상태이므로 점차 소모된다. 와인드업 단계는 힘이 점점 강해지지만 실제 투구에 들어가면 포수의 미트에 꽂히기까지 힘은 점점 약해진다. 정적상태는 처음에 강하지만 조금씩 깨진다. 큰 바위도 조금씩 깨져서 결국 강바닥의 모래알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투수의 어깨도 조금씩 망가진다. 반대로 나무는 처음에 약하지만 자라면서 점차 강해져서 거목이 된다. 아기는 취약하다. 가장 약한 아기가 집단 전체를 대표한다. 아기가 울면 가족들이 전전긍긍한다. 집단의 약한 고리가 집단 전체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다. 이때 평등하다.


    쇠사슬은 동이므로 모든 고리가 평등하다. 물에 뜬 배는 한곳에 구멍이 나도 전체가 침몰한다. 정으로 서 있는 건물은 지진에 부서져도 살아날 수 있지만 동으로 날아가는 비행기가 추락하면 살아날 수 없다. 약한 고리를 가진 동적상태라야 수평권력이 작동하여 진보한다.


    집단의 발전은 소수자나 약자와 같은 약한 고리를 보호하는 형태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노무현은 되도록 사회를 동적상태로 이끌어 가려고 했다. 동적상태는 변희수 하사의 도발이나 진중권들의 깐죽거림이 필요하다. 한 사람의 행동이 집단 전체에 여파를 미쳐 긴장시킨다. 


    싸울수록 민주당은 강해진다. 중요한 것은 맞대응을 하느냐다. 맞대응을 해야 동적상태다. 적들의 공격에 우리가 대응하지 않으면 가랑비에 옷 젖듯이 조금씩 망가진다. 최장집 등 민주주의를 책으로 배워온 바보들은 태극기도 민주주의고 일베도 민주주의다 하고 방치한다. 


    태극기도 민주주의 맞는데 부단히 맞대응해야 한다. 조져야 한다. 도둑들도 사회의 면역성을 높인다. 그런데 경찰이 도둑을 방치하랴? 진중권, 변희재 등 깐죽이들은 박살 내야 한다. 부단한 맞대응에 의한 동적상태의 유지에 의해 수평권력이 작동하여 사회는 진보하는 것이다.


    언뜻 보면 민주주의는 취약해 보인다. 사실 민주주의는 출발할 때 취약하다. 그러나 갈수록 단련된다. 독재는 처음에 강하지만 환경변화에 맞대응하지 않으므로 조금씩 깨진다. 국힘당이 망가진 이유는 스마트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지 않고 박정희 유산만 소모했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고 맞대응하면 되지 않을까? 불가능하다. 동적상태는 외력의 작용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이미 취약해진 국힘당이 여기서 더 취약해지면 문 닫아야 한다. 에너지는 이쪽저쪽을 오가다가 막판에 동에서 정으로 방향을 틀며 한곳에 몰아주는 성질이 있다. 


    에너지가 이곳저곳을 순환할 때는 약하고 한곳에 몰아줄 때는 강하다. 무협지의 최종보스는 흡수신공이다. 상대의 에너지를 빼앗는다. 동적상태는 취약하지만 고비를 넘어서면 상대의 에너지를 빼앗아 강해진다. 중요한 것은 결정적 고비를 넘었는가다. 밸런스가 장착된다. 


    정치가 양당제로 가는 것은 밸런스를 도출하기 쉽기 때문이다. 동적상태에서 에너지는 밸런스를 찾는다. 힘 빠진 팽이가 비틀거리며 축을 찾는다. 이때가 위태롭다. 잘못치면 쓰러지고 잘 치면 팽팽 돌아간다. 팽이가 밸런스를 찾아서 수직권력에서 수평권력으로 도약한다. 


    채찍에 맞서는 수직권력에서 팽이 자체의 내부 밸런스로 넘어가는 수평권력이다. 부모의 품에서 독립하는 소년과 같다. 수직권력은 부모와 자식의 의존관계다. 수평권력은 친구와의 평등한 관계다. 부모로부터 독립했는데 동반할 친구가 없다면? 직장도 잡지 못했다면?


    배우자도 없고 자식도 없다면? 죽는다. 반대로 독립해서 직장도 잡고 친구도 사귀고 배우자도 얻고 자식도 키웠다면? 탄탄해진다. 투수는 중력으로 지구에 의존한다. 와인드업 동작으로 인체의 모든 자원을 끌어모으면서 지구로부터 독립한다. 질에서 입자로의 독립이 있다. 


    투구동작은 지구의 중력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그때가 위험하다. 부모사건의 일부로 딸려 있다가 독립하여 새로운 사건을 일군다. 질은 결합한다. 주변과 결합해서 밸런스를 이루어야 한다. 부모와 멀어져야 애인과 결합한다. 어중간하게 반독립한 마마보이가 되어버렸다면?  


    부모로부터 독립도 못하고 애인도 없다면? 공중에 떠 버린다. 길을 잃는다. 민주당은 부모로부터 독립할 수 있지만 국힘당은 그럴 수 없다. 국힘당 노인들의 부모는 지구에 없기 때문이다. 투수는 발로 땅을 걷어차서 돌아오는 힘으로 공을 던지는데 국힘당은 디딜 땅이 없다. 


    진보는 변화를 원하고 보수는 안정을 원한다. 변해야 강해지기 때문에 진보는 변화를 원하고, 변화할 때는 한동안 취약한 상태로 머무르기 때문에 보수는 안정을 원한다. 새로운 임무는 진보가 잘하고 익숙한 임무는 보수가 잘한다. 문제는 우리가 익숙한 일만 훈련받은 거다.


    새로운 것은? 부모가 대신해 준다. 첫 등교 때는 부모 손을 잡고 등교한다. 첫 미팅은 선배가 주선해준다. 새로운 것을 남들이 주변에서 도와주기 때문에 원래 익숙한 것만 하도록 교육받았다. 그래서 망한다. 노인들은 취약한 상태로 돌아가기가 싫어서 새로움을 거부한다.


    에너지가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을 봐도 흥분하지 않는다. 심장이 뛰지 않는다. 호르몬이 나오지 않는다. 걷어찰 땅이 없기 때문이다. 외력에 대항하는 형태로 인간은 독립하는데 그들에게는 그 외부가 없기 때문이다. 외부를 바라보는 열려있는 시선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세상은 수평권력과 수직권력에 의해 작동한다. 수평권력이 수직권력에 앞선다. 정치는 수평권력을 조직하는 임무다. 집단에 새로운 게임을 조직하고 새로운 미션을 전달한다. 이미 시판된 게임은 반드시 차별이 일어난다. 부단히 새로운 게임이 출시되어야 유지되는 것이다.


    수평권력은 외력의 작용에 맞서는 형태로 동적상태를 연출한다. 동적상태는 외력에 취약하나 고비를 넘기고 내부에 밸런스를 만들면 외력을 흡수해 강해진다. 밸런스를 만들지 못하면 죽는다. 수직권력은 내부를 쥐어짜서 쉽게 에너지를 얻지만 대신 내부 밸런스를 파괴한다.


    내부를 쥐어짜면 에너지는 점차 고갈된다. 그것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외부를 바라보는 눈을 얻어야 한다. 노무현의 열린 정치다. 세상에서 아름다운 것은 외부에서 내부로 방향을 전환할 때 일시적으로 얻어진다. 그때 완전하다. 그 순간 모두 평화롭고 에너지는 충만하다. 


    투수가 와인드업 자세에서 투구동작으로 바꾸는 한순간이다. 그 상태는 오래가지 않는다. 선거 때는 외부의 유권자를 바라본다. 당선되면 내부의 청와대를 바라본다. 그 순간 에너지 방향이 바뀐다. 밀물이 썰물로 바뀌면서 정조가 온다. 거칠었던 파도는 순식간에 사라진다. 


    한 시간 동안 진정한 고요를 느낄 수 있다. 전율하게 된다. 그 순간 우주는 완벽하다. 미국은 대통령 취임 후 3개월이 허니문 기간이지만 한국은 조중동 기레기들 때문에 길어봤자 사흘이다. 새로운 게임으로 갈아타지 않으면 안 된다. 위태로움 속으로 뛰어들어야 살 수 있다. 


    멈추면 죽는다. 단 사흘은 보장된다.



[레벨:3]고향은

2020.10.14 (18:14:06)

수직과 수평은 어울림을 하며 반복된다

수직 권력의 취약점은 탕진[蕩盡]이 일어나는 단계가
찾아온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입자들은, 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것이 아니라
한계를 가지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때에
입자는 타자성을 버리고, 대칭으로 의사결정하며
또 다른 버전의 수평 권력을 창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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