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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068 vote 3 2020.05.27 (13:24:18)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교육이 잘못되었다. 현대사회가 이 모양 이 꼴인 것은 교육철학의 실패 때문이다.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하는 교육방법은 중요하지 않다. 그런 것은 대치동 학원가의 일타강사들이 답을 안다. 중요한 것은 인간 내면에 잠재해 있는 에너지를 끌어내는 것이다.


    인간은 에너지의 동물이다. 에너지는 집단과의 관계설정에서 나온다. 가족이 있는 사회와 가족이 없는 부족민의 차이는 크다. 가족의 탄생과 더불어 사유재산권이 성립하고 집단 안에서 개인이 위치를 가지는 것이다. 가족이 없으면 인간이 사회를 향해 발언할 수 없다. 그러므로 개인의 발언이 먹히는 단계까지 사회가 깨진다.


    부족민은 인구 50명 정도가 단위를 이룬다. 50명이 넘으면 부족이 깨진다. 한 개인이 한꺼번에 60명을 설득하기는 무리다. 다수가 합의하지 못하므로 합의할 수 있는 한계까지 부족의 규모가 작아진다. 더 큰 의사결정단위를 만들 수는 없을까? 그래서 교육이 있는 것이다. 교육의 목적은 다수가 합의가능한 구조를 건설하는데 있다.


    우리는 문명중독에 걸려서 오판한다. 개인의 잘못된 판단은 뭐를 몰라서 그런 것이며 붙잡아 앉혀놓고 잘 설명해주면 된다고 여긴다. 천만에. 호르몬 때문에 안 된다. 집단 안에서 개인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외부인이 설득하겠다고 접근하면 이미 위협을 느낀다. 붙잡아 앉힐 수도 없다. 이는 인간의 원초적인 보수심리다. 


    부족민의 마음으로 돌아가야 진실이 보인다. 1만5천 년 전에 인구 1천 명 이상의 대부족이 출현하면서 문명이 시작되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 숫자가 많으면 마찰이 일어난다. 서로 불편해진다. 그런데 왜 한곳에 모여 있지? 무리가 일제히 한 방향으로 전진할 때 구성원이 자유를 잃지 않으면서도 마찰하지 않을 수 있다.


    물고기나 새가 이동할 때 무리를 이루는 이유다. 집단이 서로 마찰하지 않으면서 한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철학이 필요하다. 그 철학은 일원론이어야 한다. 다원론이면 무리가 다양한 방향으로 흩어져서 다양하게 마찰하기 때문이다. 자동차가 우측통행을 하는 것과 같다. 


    이원론을 적용하여 좌측통행과 우측통행을 병행하면 당연히 사고가 난다. 다원론을 적용하여 다양하게 통행하면 다양하게 사고가 난다. 합리론이 옳고, 절대주의가 옳고, 보편주의가 옳은 것은 그래야 사고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와 문명의 진보는 집단이 한꺼번에 움직이는 것이다. 집단이 움직이려면 일원론을 따를 수밖에 없다.


    언어가 다양하면 의사소통에 실패한다. 바벨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나의 언어, 하나의 기준, 하나의 체계, 하나의 원칙으로 통일해야 한다. 교육의 목적은 집단이 지식을 공유하는 데 있다. 삐딱한 태도로 등 돌리고 있으면 지식을 공유할 수 없다. 팔짱 끼고 관망하며 냉소하고 야유하고 조롱한다면 지식은 공유되지 않는다.


    조건을 내걸고 흥정하려고 하는 자와 지식을 공유할 수 없다. 남의 지식만 빼먹고 자기 지식은 감추는 자와 지식을 공유할 수 없다. 진정한 교육은 인류가 지식을 공유함에 있어서 원칙과 기준을 밝히고 일제히 한 방향을 바라보게 하는 데 있다. 그러려면 공유의 방해자를 제거해야 한다. 


    이원론자, 상대주의자, 차별주의자, 실용주의자, 경험주의자, 보수주의자, 유물론자, 괴력난신, 초능력, UFO, 안아키, 어그로를 끄는 자, 음모론자, 종교의 신도, 환빠들은 교육의 방해자다. 그들과는 지식을 공유하지 말아야 한다.


    대화가 되는 사람이라야 지식을 공유할 수 있다. 수학을 공유하려면 숫자를 배워야 하고, 프로그래머가 되려면 컴퓨터 언어를 배워야 한다. 그 바닥에서 통하는 언어를 배워야 한다. 높은 지식그룹에 가담하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집단의 의사결정중심으로 쳐들어가야 한다.


    적과의 동침은 없다. 교육이 가장 중요한 무기다. 무기를 적의 손에 쥐여줄 수는 없다. 차별주의자는 배제하라. 적이니까. 보수주의자는 배제하라. 적이니까. 아이디어를 공유하지 않는 자는 제거하라. 적이니까. 지식은 좋은 것인데 그 좋은 것을 적의 수중에 넘어가게 놔둘 이유가 없는 것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20.05.28 (06:19:42)

"교육의 목적은 다수가 합의가능한 구조를 건설하는데 있다."

http://gujoron.com/xe/1205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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