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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553 vote 0 2020.04.05 (18:56:16)

    시사리트윗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창의력의 비밀


    ‘한 달 진보주의자 되기’라는 책이 있다. 저자 김재준은 서울대를 졸업하고 프린스턴에서 박사를 딴 경제학 교수다. 유복한 집안에서 나서 명문 대학에서 공부하고 안정된 직장을 잡았는 뭔가 아쉽고 허전했다고. 필생의 과제로 삼은 좋은 논문 하나를 쓰지 못했다. 자신보다 못하거나 노력도 안하는 사람들이 세계적인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고 뜨는 것을 봤다. 뭐가 문제야? ‘영어를 못해서’라는 그런 차원을 넘어선 거대한 벽이 있었다. 창의성에 대한 책도 읽어 보았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다. 답을 찾아 예술을 공부하고 작품을 제작했다. 예술에 창의성의 비밀이 있을 것 같아서. 여러 외국어를 공부해 고전을 읽고 번역도 했다. 40여 년의 삽질 끝에 찾은 결론은 엉뚱하다. 진보주의자가 되라는 것이다! [책소개 발췌]


   한심한 자다. 창의성을 책에서 배우려고 하다니. 이 자는 그냥 머리가 나쁜 거다. 외국어를 여럿 한다고 하니 머리가 좋은 것은 분명한데 그게 공부머리지 창의머리가 아니었던 거다. 창의는 타고나는 감각이고 유년시절에 싹수가 보인다. 7살 때 간단한 그리기 테스트를 시켜보면 영재인지 범재인지 대략 알아낼 수 있다. 


    그림을 도형화하고 기호화하는 사람은 범재이고 못 그려도 리얼하게 그리려고 애쓰는 사람이 영재다. 창의성의 비밀은 상당 부분 어휘력에 있다. 그리고 리얼리즘에 있다. 이건 타고나는 것이다. 뇌과학이 많은 해답을 제시한다. 창의는 뇌가 다르다. 물론 뛰어난 사람과 그룹을 이루고 인맥을 닦아 묻어가는 방법도 있다.


    허영만의 캐릭터는 실제로 그렇게 생긴 사람이 주변에 있다. 이현세의 캐릭터는 오직 만화 속에만 존재한다. 그림이 도식화된 것이다. 고대 이집트 벽화의 부조나 고구려 벽화의 캐릭터는 도식화된 것이 그림이 아니라 일종의 기호의 집합이 된다. 이건 왜곡된 건데 왜곡해도 전혀 불편을 느끼지 않으므로 왜곡하는 것이다.


    결국 창의성의 본질은 리얼리즘이다. 리얼과 언어가 불일치할 때 그리고 리얼과 지식이 불일치할 때 그 어색함을 느끼는 능력이 창의성이다. 고대 이집트 벽화를 보고 어색하다고 느끼느냐 그렇지 않은가다. 이현세 캐릭터를 보고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자들과 대화할 이유가 없다. 삼국지나 손오공도 내용이 도식적이다.


    천일야화처럼 패턴을 정해놓고 인물 이름만 바꿔 대입시킨다. 진보는 도식적인 거짓말에 불편을 느끼는 것이며 보수는 거짓말이 몸에 맞는 옷처럼 편안한 것이다. 물론 거짓말을 기관총처럼 난사하는 사이비 진보도 많다. 진보는 오직 리얼리즘이다. 많은 사람이 귀신, 기, 초능력, 영혼, 유령, 내세, 천국을 입에 담는다.


    아무런 뜻도 없는 허어에 편안해한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받았다. 도대체 세상에 왜 이렇게 또라이가 많아? 도식적인 가짜 언어에 편안해하는 자가 보수다. 그들이 쓰는 언어가 가짜이므로 애초에 대화는 불성립이다. 진짜 언어를 쓰기 시작하면 창의할 준비가 된 것이다. 진실은 언제나 거짓과 마찰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보수들이 스스로를 현실적이라고 생각하고, 진보를 비현실적이고 이상주의적이라고 공격한다. 확실히 그런 면이 있다. 공중에 붕 떠 있는 사이비 진보도 많다. 창의적인 보수꼴통도 많다. 창의도 사이비 창의가 있고 진짜 창의가 있는 것이다. 진짜 창의는 커다란 원칙을 세우고 표준을 만드는 것이다.


    사이비는 그것을 다양하게 변형하는데 원본이 있어야 변형할 수 있으므로 본질에서 사기다. 진보와 창의력을 연결시켜 논의한다면 진짜 창의를 말하는 것이다. 사이비 창의는 보수도 곧잘 한다. 꼼수나 속임수나 요령을 리얼이라고 믿는 자들 말이다. 그런데 마이너리그다. 메이저로 나오면 그런 것은 창의로 쳐주지 않는다.


    90년대 대본소 만화는 보수꼴통도 창의를 잘한다. 일본만화 표절이 허용되기 때문이다. 이현세는 여자그림을 그릴 때 다리를 일본식 안짱다리로 그리곤 한다. 다다미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가 무릎이 틀어진 것이다. 그런 것을 들키고 말더라. 한 가지 패턴을 만들어놓고 도식적으로 해 먹는 자들이 보수꼴통이 되는 것이다. 


    이문열이나 김훈 같은 자들의 창작에는 기계적인 도식이 숨어 있다. 한 가지 재주를 사골 우려먹듯이 해 먹다 보면 뇌가 화석화되어 보수꼴통이 된다. 진짜 창의가 옆에는 인맥으로 묻어가려는 자들이 잔뜩 있기 때문에 세력싸움이 붙는데 이런 식의 세력싸움에서 밀리면 왕따가 되어 보수꼴통으로 변하는게 정해진 공식이다. 


    미술가에게는 시각적인 어떤 것이, 음악가에게는 청각적인 어떤 것이 마치 소설가의 언어처럼 일치할 떄의 편안함과 불일치할 때의 어색함을 느끼는 수단이 될 수 있을까? 확실히 그런게 있다. 대마초를 피우면 그런 감각이 예민해진다는 설이 있다. 피워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절대음감도 있고 감각이 발달한 사람 있다.


   진보는 언제나 일원론이다. 세상 모든 것을 한 줄에 꿰어 이해하려고 하면 매우 많은 것이 불편해진다. 피타고라스는 화음을 발견했고 바흐는 대위법을 완성했다. 일원적인 질서를 찾은 것이다. 이런 것은 진보주의자의 특별한 감각에서 비롯된다. 진보를 책 보고 배운 가짜들은 물론 논외다. 진보는 동물적 감각이며 본능이다.


   왜 동양에는 피타고라스가 없고 바흐가 없을까? 수요자의 비위를 맞추려고 하기 때문이다. 니들이 원하는게 뭐지? 즐거운 음악을 원해! 그럼 즐겁게 해줄게. 이러면 음악은 망한다. 그 순간 창의는 죽는다. 물론 찌질한 창의는 가능하다. 꼼수나 요령으로 소비자 비위를 맞출 수 있다. 그러나 반란이 아니면 진짜가 아니다.


    예술가와 작가 그리고 창의가는 소비자 위에 군림해야 한다. 소비자에게 작품을 주문하는 왕과 귀족에게 복종하는 순간 똥이 된다. 그래서 진짜는 진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베토벤은 귀족들에게 인사하기 싫어서 악보를 돈 받고 팔았다. 원래 악사는 궁중의 어용 악사이며 왕과 귀족들에게 봉사하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괴테가 지나가는 왕자의 행렬을 보고 감격해하자 베토벤이 비웃었다. 이런 한심한 작자 같으니라구. 어떻게 안다는 사람이 왕자 따위에게 고개를 숙일 수 있지? 이 정도 기개가 없으면 예술이고 창작이고 없는 것이다. 예술가 중에는 젊었을 때 진보였다가 나이 들어 보수꼴통이 된 자는 매우 많다. 에너지의 고갈이다.


    1) 리얼을 표방할 뿐 리얼과 거리가 먼 사이비 진보가 너무 많다.

    2) 남의 것을 복제하는 사이비 창의가들도 많은데 이들은 보수꼴통이다.

    3) 재능 없이 위대한 창의가에 빌붙어 세력을 형성하고 묻어가는 자들도 많다. 

    4) 묻어가는 자들 때문에 세력싸움이 붙은 결과 진보에서 보수로 변절하곤 한다.

    5) 진짜 중의 진짜는 당연히 진보이며 메이저에서는 이들만 창의로 인정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귀타귀

2020.04.05 (19:47:57)

모차르트가 전업 작곡가라는 당시로서는 새로운 "직종"의 창시자에 가깝다는 사실은 사회사(혹은 역사사회학) 및 예술사적으로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전업 작곡가 이전의 "음악가"들이 거의 궁정악사, 악장이나 교회 전속 음악가로 직업이 협소하게 정해져 있었던 반면, 전업이자 프리랜서가 되면서, 당대의 계몽주의 사상과 맞물려, 음악의 패러다임이 바뀌기 시작한 현상이자 원인이 되었기 때문. 단적으로 모차르트의 전례가 없었다면, 베토벤의 활동이나 이후 슈베르트를 위시한 낭만파 음악, 다시 현대음악의 시작인 쇤베르크 등으로 이어지는 음악의 시대사적 변화가 가능했던 하나의 사회구조적인 요인은 형성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물론, 사회구조적인 요인만이 음악의 시대사적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나무위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수원나그네

2020.04.05 (23:14:59)

묻어가는 자들이 진짜배기를 저격해서 늘 재미보다가
가끔 뒤집히는 게 역사의 묘미~
[레벨:11]sita

2020.04.06 (01:40:59)

창작자들은 모든것을 조합한다
이미 세상에 퍼질려 있던 조각들을
모아서 퍼즐을 완성하려 한다.

창작자들은 모든것을 뒤섞는다.
레이어를 쌓고,허물어진 것에서
오리지널을 찾아내기다.

오리지널은 언제나 새롭다
짓니겨 있던 퍼즐조각들을 해치워야
새로운 것이 보인다.
보여야 직감 같은것도 찾아온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20.04.06 (03:12:45)

"진보는 도식적인 거짓말에 불편을 느끼는 것이며 보수는 거짓말이 몸에 맞는 옷처럼 편안한 것이다."

http://gujoron.com/xe/1187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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