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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209 vote 0 2020.02.10 (21:28:50)

    나의 인생영화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 80년대의 대한민국은 커다란 정신병동이었다. 그때 그 시절 나는 맥머피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었던 추장이었는지도 모른다. 

    쇼생크탈출 .. 뻐꾸기와 비슷한 탈출영화다. 여전히 나는 탈출을 꿈꾼다. 바람 부는 건물 옥상 노가다 현장에서의 시원한 맥주 한 잔은 먹어본 사람만 안다.

    레인맨 .. 왠지 위 두 편과 느낌이 비슷하다. 맥머피를 기다리는 추장, 앤디를 기다리는 모건 프리먼, 동생을 기다리는 형.

    7인의 사무라이 .. 영화를 떠나 모든 것의 교과서다. 일본을 안 좋아하지만 존경할 만한 일본인이 있다는 사실을 내게 깨우쳐 주었다. 

    펄프픽션 .. 타란티노는 나와 같은 만화방 동지다. 오랫동안 서울역앞 24시간 만화방에서 살았다. 타란티노에게는 만화방 감각이 있다. 특별한 후각이 있다. 타란티노 까는 넘은 보나마나 쓰레기 먹물이다.

    지옥의 묵시록 .. 스케일이 크다. 헬기 30대를 공중에 띄워놓고 바그너의 음악을 틀면 화엄경이 펼쳐진다. 이 영화에는 대승불교의 깨달음이 반영되어 있다. 

    올드보이 .. 넷플릭스에서 무제한 반복해서 볼 수 있다. 만화방에서 본 원작 때문에 개봉 당시에 몰입해서 보지 못했다. 일본만화 원작과 비교하느라 집중이 안 되었어. 다시 보니 역시 명작이다. 원작은 망한 만화인데 결말이 괜찮다.

    레옹 .. 깨달음과 구원에 대한 영화다. 레옹은 뻐꾸기의 추장이나 레인맨의 형처럼 누군가를 기다리는 그런 사람이다. 자신을 구해줄 사람을 기다리다가 지쳐서 역할을 바꾸어 누군가를 구해주고 죽기로 한다.

    석양의 무법자 .. 세르지오 레오네의 영화는 다 좋다. 그에게는 어떤 슬픔이 있다. 구로자와 아키라처럼 세상의 어떤 본질을 포착한 사람이다.


    찰리 채플린의 모든 영화 .. 채플린은 최고다. 만화방에서 작은 화면으로 봤지만 눈물을 흘리며 웃었다. 

    주성치의 모든 영화 .. 주성치는 만화방을 탈출한 구영탄이다. 공통점은 가난에 대한 절절한 묘사다. 낮은 자들에게 눈길을 주는 법을 아는 사람이다.

    이소룡의 모든 영화 .. 백인을 때려주는 영화다. 도심에 사는 빈민가의 흑인들이 하루종일 반복해서 보는 영화다.

    매트릭스 .. 깨달음에 대한 영화다.

    포세이돈 어드벤처 .. 마지막 장면, 누가 죽어야 산다. 민주당도 누가 죽어야 산다. 세상이 원래 그렇다. 누군가 자발적으로 희생하지 않으면 전방위로 교착되어 우리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한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숨통을 조여오는 절대압박. 그것은 깨달음에 가깝다.

    조스 .. 역시 절대압박.. 인생을 성찰하게 하는 점에서 깨달음과 통한다. 

    봄여름가을겨울그리고봄 .. 갇힌 공간, 절대압박 그리고 시간의 탈출구

    트루먼쇼 .. 갇힌 공간, 절대압박 그리고 탈출구


    델마와 루이스 .. 탈출과 해방과 깨달음에 관한 폭주영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 뭔가 자기연민. 나르시시즘? 하여간 느낌이 좋다.


    천녀유혼 .. 변두리 극장에서 볼게 없어서 억지로 봤는데 충격. 이 영화 때문에 그동안 저질이라고 외면하던 홍콩영화 팬이 되었다. 우연히 보석을 발견하고 또 발견하려고 뒤져봤는데 없었다. 장국영이 유일한 보석이었다. 주윤발은 한참 미치지 못한다.

    맨프럼어스 .. 깨달음에 대한 영화다.

    워터월드 .. 볼 때는 욕했는데 이상하게 다시 보게 된다. 줄거리와 관계없이 중간 아무 장면이나 봐도 이상하게 보아지는 영화다. 매드맥스 해양판인데 매드맥스보다 맛있다. TV에서 이 영화를 반복해서 틀어주는 데는 이유가 있다. 

    블레이드 러너 .. 제대로 극장에서 보지 못하고 비디오로 봐서 볼때마다 잠들었지만 그래도 졸면서 다섯 번 이상 봤으니. 워터월드도 그렇지만 졸면서 중간중간만 봐도 뭔가 볼게 있다. 


    개그맨 .. 이명세 감독의 개그맨. 한국의 영화인을 키운 영화의 어떤 교과서. 이 영화를 보고 나도 영화감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 많을듯. 그때까지 방화는 에로영화 아니면 문학작품을 옮긴 TV문학관 극장판. 무겁고 칙칙힌 문학성을 걷어내고 공간적 아이러니를 잘 연결하면 그럴듯한 영화가 된다는 점을 깨우쳐준 것. 영화인이여! 아이러니를 수집하라. 


    존 말코비치되기 .. 이 영화는 좋은 영화다.

    빽투더퓨처 .. 왕년에 잼있게 봤던 기억이 있다.

    늑대와 춤을 .. 나쁘지 않다. 풍경도 좋고, 인디언 관습도 알려주고.

    주유소 습격사건 .. 영화의 어떤 공식이 숨어 있다. 이 영화를 본 이후 한동안 영화평 쓰는 재미에 맛들렸다. 공식을 알면 당신도 시나리오를 쓸 수 있다. 

    역마차 .. 스펙타클에 대한 인간의 영원한 갈망.


    클레멘타인 - 안 봤지만 하여간 많은 사람이 이 영화를 강추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구하지 못하면 김두영 감독의 전작 주글래살래를 보면 된다.



    ###


    좋은 영화는 많다. 세월이 흘렀고 빠뜨린 영화도 많을 것이다. 내 구미에 맞는 영화는 어떤 공통점이 있는 듯하다. 적어놓고 보니 추장이 맥머피를 기다리듯 정신병동 대한민국에서 나는 친절한 누군가의 방문을 기다렸던 듯하다. 구원에 관한 영화, 깨달음에 관한 영화, 탈출에 관한 영화가 좋다. 


    어디에서 동아줄 하나가 내려와서 해님달님을 구해주기를 바라는게 인지상정인 듯하다. 사람들은 신데렐라 콤플렉스라며 설화를 비난하지만 거기에는 무언가 숨어 있다. 대중이 선택한 것에는 대표성이 있는 것이다. 왜 신데렐라는 왕자를 기다리는 것일까? 왜 대중은 이 설화를 지지할까?


    그들은 대우받기를 원한다. 설화에는 그 마음이 반영되어 있다. 내가 이렇게 푸대접받고 살 사람은 아닌데. 당신은 차별받으면서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 대접받기를 원하지 않았던가? 그것은 인간의 어떤 본질과 닿아있다. 신데렐라 설화를 비난하는 먹물은 평생 냉대받아본 적이 없는 거다. 



    ###


    메멘토, 큐브, 식스센스는 인생영화라기보다는 추천영화라고 하겠다.

    터미네이터도 30에 들어갈만한 영화다.


[레벨:4]윤민

2020.02.11 (02:15:33)

너와 내가 만나서 타자성의 경계를 허물고, 

함께 나란히 걸어가며 나의 모든 가능성을 토해내는 만남


유비가 제갈량을 만났던 것처럼, 

잡스가 워즈니악을 만났던 것처럼


인간은 누구나 그런 만남을 원하는 것이며, 

동렬샘 또한 그런 만남을 기다리시는군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20.02.11 (04:36:31)

"왜 대중들은 이 설화를 지지할까?  그들은 대우받기를 원한다. 설화에는 그 마음이 반영되어 있다."

http://gujoron.com/xe/1166894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20.02.11 (04:37:12)

<철십자 훈장>이라는 영화가 생각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20.02.11 (06:19:13)

영화는 아니지만 <브레이킹 배드> 시리즈...구조론에서 말하는 인간과 사회의 "권력"이라는 개념을 한계치까지 몰고 가는 그런...

프로필 이미지 [레벨:9]수피아

2020.02.11 (11:25:34)

한동안 동렬쌤 영화 평론?에 빠져 구조론 게시판들을 뒤지며 영화 찾아보기를 했었습니다. 그래도 제가 놓친 영화들이 있을거 같아 찜찜했는데...이렇게 정리된 걸 보니 감개무량합니다!

[레벨:3]아이니스

2020.02.12 (10:47:06)

인생영화 목록에 파이트클럽(1999)이 없으시다니...

프로필 이미지 [레벨:10]슈에

2020.02.12 (22:50:27)

타란티노는 로만 폴란스키의 아동 성범죄를 변호한 인터뷰가 있었죠. 후에 할리우드에서 미투운동이 커지자 피해자에게 사과하긴 했지만 말이죠..

프로필 이미지 [레벨:13]르네

2020.02.12 (23:12:01)

페도필리아하면 찰리 채플린을 빼놓을 수 없죠.

당시에도 욕먹었지만, 좀만 늦게 태어났다면 감방에서 죽었을 겁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0]슈에

2020.02.12 (23:55:26)

범죄를 저지르는 당사자를 변호하는 건 다른 일이죠. 더 심각한 문제는 할리우드의 대부분 영화감독들나 큰손들이 로만 폴란스키를 감싼다는 거죠. 찰리 채플린이 살던 때와 비교해서 많이 달라졌을까요? 

지금 현실도 그러한데 감방에서 안 죽고 있습니다. 로만 폴란스키는 상 받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00130005600081?input=1195m

프로필 이미지 [레벨:13]르네

2020.02.13 (01:51:35)

하여튼 폴란스키가 지금 미국에 가면 체포됩니다


그가 지금껏 살아남은건 유대인이었기 때문일겁니다


어린시절 아우슈비츠에서 부모를 잃고 본인도 가까스로 도망했죠


프랑스와 폴란드 정부가 폴란스키의 범죄에 눈감아주는 이유가 

이런 그의 경험과 관련있다고 생각되네요


쉰들러리스트는 스필버그가 폴란스키한테 연출을 넘기려던 작품이었죠


레옹의 나탈리 포트만(유대인)도 폴란스키 옹호했다가 철회했었고요


유대인들이 헐리웃도 꽉잡고 있습니다

[레벨:3]파워구조

2020.02.13 (06:49:54)

터미네이터2 도 넣어 주시죠 ㅎㅎㅎ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20.02.14 (12:57:24)

이명세의 개그맨을 추가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르네

2020.02.14 (14:03:09)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소설 거미줄에서는

부처님이 칸다타에게 동아줄(거미줄)을 내려줬는데 끝내 끊겨져버리죠

[레벨:1]dksnow

2020.02.17 (11:48:00)

https://youtu.be/oMHwRal-AR8


https://youtu.be/Xcj09qtWaxU

https://youtu.be/BfnYY2zAVEs


https://youtu.be/Mapshm7oP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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