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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기사 URL : http://news.jtbc.joins.com/html/691/NB1192169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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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lian  2019.12.10

신토불이? https://namu.wiki/w/%EC%8B%A0%ED%86%A0%EB%B6%88%EC%9D%B4


1. 설명

몸과 자신이 태어난 땅은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뜻으로, 자신이 태어난 땅에서 나온 물건이 자신의 몸에 더 잘 맞는다는 뜻.


우리가 흔히 쓰고 있는 위와 같은 뜻은 20세기에 만들어진 것이며, 따라서 신토불이는 옛 문헌에서 유래된 사자성어가 아니다. 이제 와서 신토불이라는 말이 잘못되었다고 할 필요는 없으나, 적어도 이 말의 유래에 대한 엉터리 설명에는 속아넘어가지 말도록 하자.


대표적인 엉터리 설명은 동의보감의 '약식동원론(藥食同源論)'에서 유래되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인데, 동의보감에서는 눈을 씻고 봐도 '身土不二'라는 말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동의보감에는 '사람의 살은 땅의 흙과 같다'라는 말이 나올 뿐이며, '身土不二'라고는 표현되어 있지 않은데, 그 구절을 신토불이에 억지로 갖다 붙인 것일 뿐이다. 게다가 '사람의 살은 땅의 흙과 같다'라는 동의보감의 설명은 사람의 살의 성분이 흙의 성분과 같다는 말일 뿐이며, 우리가 생각하는 '신토불이'의 뜻과는 전혀 다르다.


'身土不二'라는 말의 원 유래는 중국 당 시대의 승려 잠연의 '유마소기' 및 북송 시대 지원의 '유마경락소승유기'에 나오는 '二法身下顯身土不二 由依正不二故便現身即表國土 離身無土者荊溪云 此是法身身土不二之明文也'라는 구절이다. 원래 이 구절은 세계가 인간의 행위를 비춘다는 의미의 세계관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1910년대 이시즈카 사켄(石塚左玄)을 위시한 채식주의 성향 의사들과 농업학자들의 모임인 '식양회'[1]에서 처음으로 '身土不二'를 사자상어처럼 인용했다. 하지만 육식을 문명 개화의 상징으로 배운 당시의 일본 대중들은 시대착오적이라며 이들의 주장을 무시했고, 당연히 신토불이란 단어도 잊혀졌다.


그러다 일본의 농업학자인 하스미 다케요시(荷見武敬)가 쓴 '협동조합 지역사회로의 길'이라는 책이 1989년에 한국에 번역되어 들어오면서 그 책에 설명되어 있던 '신토불이'라는 말이 한국에 들어왔다. (그러나, 신토불이라는 말이 일본에서 유래된 말이라는 사실은 숨겨진 채로 중국의 불경에서 나온 말이라고 처음에 소개되었고, 그것이 어느새인가 동의보감에서 유래되었다는 식으로 슬쩍 바뀌었는데,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그 근거는 없다.) 그 '신토불이'라는 말이 우리나라에서 크게 유행하면서 널리 퍼지게 되었고, 역으로 다시 일본으로 흘러들어가게 되어 일본인들 중에도 '身土不二'가 한국에서 만들어진 말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2]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산 수입물품들의 범람으로 국산품의 점유율이 줄어드는 경우 물산장려운동과 마찬가지로 각 지자체들과 정부, 민간단체, 기업에서 신토불이를 외치며 국산품 애용을 주장한다.


신토불이라는 표현 자체가 대중에 알려진것은 우루과이 라운드 이후라는 것이 정설, 외국 농산물 관세가 낮아지는 상황에서 경쟁력이 약한 우리나라 농업을 살리기 위해 신토불이라는 슬로건을 사용하여 우리 농산물을 널리 홍보한 것이다. 참고로 쌈 채소도 이때부터 발달했다. 이때 가수 배일호의 같은 제목 노래가 인기를 끌었다.[3]


하지만 현재에는 보관/유통의 발달에 따라 꼭 한국산이 아니어도 신선한 식재료를 만나볼 수 있게 되었으니 꼭 국산만 고집할 필요는 없을 듯. 물론 여전히 이런 개념 자체는 유효해서 유명한 셰프들도 외국에 나가면 현지의 재료로 요리하는 것이 보통이다. 현지에 있는 제철의 식재료가 가장 신선하고 맛있다는 것이 그 이유. 오히려 한국에서 통용되는 신토불이에는 '제철'의 개념은 빠져 있다.


이러한 애국 마케팅+프리미엄 전략으로 살아남은 대표적인 품목이 한우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