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483 vote 0 2019.10.05 (21:13:03)


    필연의 통제가능성


    통제가능성은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일어난다는 말이다. 여기서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라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로또에 당첨된 것은 우연이지만 로또를 사지 않은 사람은 당첨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로또의 당첨은 필연이다. 필연의 구조 안에서 장소와 시기와 대상이 우연히 결정된다. 


    세상에는 우연과 필연이 있다. 우리는 필연의 구조를 추적해야 한다. 그러려면 한 단계 위로 올라가서 사건을 조망해야 한다. 필연은 수렴방향이고 우연은 확산방향이다. 필연을 추적하면 진실에 이른다. 불확실한 단서 열 개를 대강 훑기보다 확실한 단서 한 개를 정밀추적해야 한다. 


    경찰이 이춘재를 검거하지 못했던 것은 필연을 무시하고 우연에 현혹되었기 때문이다. 보나마나 그 지역 지리를 잘 아는 사람이 범인이다. 그렇다면 용의자를 100명 안으로 추려낼 수 있다. 그 지역 우범자는 열 명 이하다. 그런데 왜 경찰은 이춘재를 놓쳤을까? 등잔 밑이 어두웠다.


    필자의 추정으로는 이춘재를 잘 아는 경찰이 일찌감치 용의선상에서 제외한 것이다. 잘 아니까. 그럴 사람이 아니니까. 어두운 등잔 밑이다. 친구인 의사에게는 진료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다. 친구이기 때문에 악착같이 병을 찾아내지 않는다. 친구 돈을 뜯어먹고 싶지 않으니까. 

  

    우연은 작고 필연은 크다. 답은 큰 것에 있다. 이춘재의 범죄는 작은 성욕 때문이 아니라 큰 집단과의 트러블 때문이다. 언제나 큰 것이 원인이다. 이춘재는 피해자를 공격한 것이 아니라 인류와 게임을 건 것이다. 그가 인류를 공격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동네순경들은 착각한다.


    춘재 그 친구는 똑똑한 사람인데 왜 피해자를 공격하지? 그럴 이유가 없잖아. 필연이 아닌 우연을 추적하므로 시선이 확산방향으로 가서 등잔 밑을 놓치고 바깥에서 헤매는 것이다. 틀림없이 이상성욕자고 사악하고 집요하며 특이한 괴물이 범인일 것이다. 그런데 춘재는 평범하다.


    이런 잘못된 생각이 경찰로 하여금 오판하게 했다. 세상은 우연인가 필연인가? 우연이냐 필연이냐를 논한다면 멍청한 소리다. 우연이 곧 필연이다. 모든 우연은 필연의 구조 안에서만 작동한다. 사건의 방향성은 필연이며 다만 그 사건이 일어나는 장소와 시기와 대상은 우연이다. 


    이춘재가 하필 그 시기에 그 장소에서 범행한 것은 우연이다. 그러나 연쇄살인범의 등장은 필연이다. 살인마는 반드시 출현하게 되어 있다. 무슨 말인가? 다른 살인마가 없으므로 그 살인마가 총대를 멘 것이다. 그 시기에 다른 살인마가 있었다면 이춘재는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


    남이 하지 않으면 내가 한다. 미국이라면 한적한 교외의 길모퉁이에 창녀가 서 있다. 한밤중에 저러고 서 있으면 위험하지 않을까? 차에 태워서 교외로 끌고 가면 어쩌지? 겁대가리 상실했군. 저러다가 살인을 당하지. 이런 생각을 하다가 다른 사람이 하지 않으니까 본인이 한다.


    사회의 허술한 부분을 본 것이다. 사회의 약점을 찾았으므로 사회를 공격한다. 알아야 한다. 살인자는 피해자를 공격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공격했다는 사실을. 피해자를 공격한 것은 우연이다. 대한민국을 공격한 것은 필연이다. 그때만 해도 CCTV가 깔려 있지 않았던 것이다.


    사회의 약점을 봤으니 범행을 한다. 보이스 피싱이라도 마찬가지다. 그냥 약점을 공격하는 것이다. 대한민국과 상대하여 이겨버리고 싶은 것이다. 그 약점의 존재는 필연이다. 하필 이춘재가 하필 그 시기에 하필 거기서 하필 그 피해자를 공격한 것은 우연이다. 필연 속에 우연이 있다.


    사람이 죽는 것은 필연이나 언제 어디서 죽는지는 우연이다. 노무현이 대통령이 된 것은 우연이나 노무현이 대표하는 에너지는 필연이다. 그런데 우리가 특별히 의미부여하여 노무현을 노무현이라 부르는 것은 우연의 노무현이 아니라 필연의 노무현을 말하는 것이다. 이거 중요하다.


    그러므로 노무현의 당선은 필연이다. 우연의 노무현과 필연의 노무현이 있다. 그런데 우리가 이르는 노무현은 필연의 노무현이다. 반대로 중권스러운 배신자들은 언제나 우연의 노무현만을 이른다. 노무현이 대표하는 민중의 에너지를 외면하고 노무현이 올라탄 사건을 보지 않는다. 


    그러므로 대화가 되지 않는다. 두 노무현이 있다. 서로 다른 노무현을 말하고 있기 때문에 소통은 단절이다. 그러므로 밥통들과는 대화하지 말라. 바보들과의 대화는 시간낭비다. 사람이 있다. 사람을 인격체로 볼 수도 있고 그냥 생물체로 볼 수도 있다. 그런데 무엇이 사람인가?


    우리가 사람을 사람으로 부를 때는 인격체를 말하는 것이지 생물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건의 사람을 말하는 것이지 사물의 사람을 말하는 게 아니다. 인간이 개미와 다른 것은 인간에게 문명이 있고 인간이 그 문명에 올라타고 있기 때문이지 요장육부가 남달라서가 아닌 것이다. 


    즉 인간의 가치는 인간이 대표하는 문명의 가치인 것이다. 개미는 문명이 없으니 가치가 없다. 외계인은 문명이 있으므로 함부로 죽일 수 없다. 외계인 함부로 건드렸다가는 지구가 남아나지 않는다. 사건을 무시하고 생물체로 보면 사람이 개미보다 특별히 우월하다는 근거는 없다. 


    반대로 말하는 사람도 있다. 돼지를 죽이는 것이나 사람을 죽이는 것이나 같다고 궤변을 구사한다. 태아를 죽이는 낙태나 성인을 죽이는 살인이나 같다고 강변한다. 태아를 죽인 낙태의사가 여세를 몰아 사람을 마구 죽이면 그것은 사건이다. 통제해야 한다. 통제가능성에 달려 있다. 


    그러나 우리가 말하는 인격체로서의 사람은 사건에 올라타고 사건을 대표하는 존재다. 고기덩어리 생물체를 사람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 노무현을 노무현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가 총대를 매고 일으킨 사건을 노무현이라 부른다. 그래서 영웅은 고향에서 핍박당하는 것이다.


    고향사람은 그가 대표하는 사건을 보지 않고 어려서 같이 소꿉놀이하던 사람을 보기 때문이다. 고향친구가 회사의 대표이사가 되었다면 그 회사의 대표자로 봐야 한다. 그런데 여전히 불알친구로 본다. 특히 엘리트 중에서 노무현 까는 사람의 공통점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조국은 검찰개혁 대표성의 조국이지 그냥 자연인 조국이 아니다. 물론 조국을 헐뜯는 사람은 그냥 어떤 사람 조국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그냥 어떤 사람을 사냥하려고 70곳을 압수수색하고 고등학생 표창장을 대서특필하고 자소서를 한 줄 한 줄 읽어가며 수색영장을 청구하더냐?


   사물은 우연이고 사건은 필연이며 우리가 논하는 것은 사건이지 사물이 아니다. 그러므로 세상은 필연이다. 역사는 필연의 구조 안에서 우연히 작동한다. 그러나 에너지의 방향성이 필연이므로 역사는 필연이다. 우연과 필연은 함께 있지만 우리는 그 안에서 필연 부분만 발췌한다.


    사건을 대표하는 노무현과 그냥 사람 노무현은 함께 있지만 우리는 사건을 대표하는 노무현만 발췌해서 말한다. 반대로 적들은 절대 사건을 언급하지 않는다. 인정하지 않는다. 모르쇠 전략을 쓴다. 보고도 눈을 감고 바보인 척한다. 바보인 척하는 자가 바보다. 사건과 사물이 있다. 


    사건은 논하고 사물은 논외가 된다. 필연과 우연이 있다. 필연은 논하고 우연은 논외다. 사건을 대표하는 사람 아무개와 고깃덩어리 아무개가 있다. 왜 사람은 죽이면 안 되고 돼지는 죽여도 되는가? 이런 소리 하는 자들은 사람이 사건을 대표한다는 점을 망각한다. 사건은 복제된다. 


    그러므로 한 명을 죽이는 행위는 인류 전체를 대적하는 행위가 되는 것이다. 조국 한 사람을 해치는 행동은 한국인 5천만 전체를 겁박하는 짓이 되는 것이다. 국민을 향해 니들도 우리한테 밉보이면 조국처럼 털어버리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우리는 언론집단의 협박과 싸워야 한다. 


    또 다른 강도들이 있다. 우리한테 밉보이면 한쪽만 편향되게 보도하겠다고 협박한다. 그들이 힘을 과시했다. SNS시대에 본능적인 생존의 위기를 느끼고 한 번 해보겠다고 두 팔을 걷어붙였다. 우리는 그들과 싸워야 한다. 우리는 사건의 노무현이며 사건의 조국이며 사건 속에 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0]kilian

2019.10.06 (08:47:20)

"우리가 말하는 인격체로서의 사람은 사건에 올라타고 사건을 대표하는 존재다."

http://gujoron.com/xe/1130251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4581 헷갈리는 이유 1 김동렬 2019-10-10 1296
4580 쿨하고 시크하게 1 김동렬 2019-10-09 1600
4579 이념의 종언 - 평판의 노예가 되지마라. 2 김동렬 2019-10-08 1675
» 필연의 통제가능성 1 김동렬 2019-10-05 1483
4577 공간에서의 이동 1 김동렬 2019-10-04 946
4576 목적론과 결정론의 오류 1 김동렬 2019-10-02 1030
4575 통제가능성이 답이다 1 김동렬 2019-10-01 1045
4574 민중노선과 엘리트노선 1 김동렬 2019-09-27 1618
4573 프로와 아마추어 1 김동렬 2019-09-27 1541
4572 세상은 구조다. 3 김동렬 2019-09-25 891
4571 세상은 변화다 1 김동렬 2019-09-24 985
4570 근원을 사유하는 기쁨 2 김동렬 2019-09-20 1216
4569 우주의 근원을 이해하라 2 김동렬 2019-09-18 1371
4568 구조는 갇혀 있는 내부구조다. 3 김동렬 2019-09-17 867
4567 운동은 운동하지 않는다 7 김동렬 2019-09-16 1268
4566 통제가능성의 이해 3 김동렬 2019-09-14 1220
4565 통제가능성의 원리 1 김동렬 2019-09-12 1186
4564 외계인의 침략 1 김동렬 2019-09-12 867
4563 양자역학의 해석 2 김동렬 2019-09-11 958
4562 우주의 탄생과 죽음 1 김동렬 2019-09-10 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