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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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133 vote 0 2019.09.05 (11:55:50)

    
    생명의 양자화


    물질에 이어 공간과 시간까지 모두 양자화되어 있다는 게 학계의 경향이다. 그렇다면 생명 역시 양자화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 구조론은 원래 양자화 그 자체다. 구조는 어떤 둘의 얽힘이다. 구조의 얽힘이야말로 존재의 본래 모습이라 하겠다.


    어떤 둘이 얽혀 상호작용하는 구조가 외력의 작용에 맞서는 것이 존재다. 혼자로는 외력의 작용에 대응할 수 없으므로 존재가 불성립이다. 존재한다는 것은 외력의 진행방향을 비트는 것이다. 내부에 방향을 정하는 의사결정구조가 있어야 한다.


    혼자이면 연속의 문제 곧 무한의 딜레마에 봉착하게 된다. 어떻게 크기를 만들어낼 것이냐다. 위치를 결정할 것이냐다. 무한과 연속은 인식론에 해당하며 수학적 계측의 영역일 뿐 자연에 없다. 존재론으로 보면 자연에 무한은 없고 연속도 없다.


    작용과 반작용이 있을 뿐이다. 자연은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그것은 딱딱한 원자 알갱이가 아니라 상호작용의 1단위다. 곧 구조다. 구조가 만유의 단위다. 그것을 양자라고 표현한다. 다만 이는 측정하는 관측자 입장에서의 표현이다.


    존재 쪽을 본다면 반드시 장이 있고 계가 있다. 장은 일정한 조건에서 순간적으로 도출될 수 있다. 즉 양자화를 이루는 둘 중의 하나가 바깥에 있는 것이다. 바깥에서 안으로 들어온다. 원핵생물이 진핵생물로 진화하는 단서가 포착되었다고 한다.


    https://news.v.daum.net/v/20190827174024570


    고세균이 실 같은 것을 내밀어 박테리아를 포획하고 유전자를 합쳐 진핵생물로 진화하는 과정이 해명되고 있다. 이를 해명하는 E3모형은 구조론의 질, 입자, 힘과 유사하다. Entangle얽힘은 질, Engulf삼킴은 입자, Enslave예속은 힘에 해당한다.


    질은 결합하고 입자는 독립하고 힘은 교섭한다. 얽힘은 말 그대로 얽혀서 결합하고 삼킴은 외력의 작용에 대해 단일한 대오로 대응하는 데서 입자로 독립하고 예속은 일방의 힘에 지배되는 데서 힘의 교섭과 같다. 고세균이 박테리아를 통제한다.


    구조론의 핵심은 통제가능성이다. 밖에 있으면 통제가 불가능하다. 외부환경을 내부로 끌어들여 임의로 통제하는 것이 생명의 진화다. 눈은 빛을 통제하고 귀는 소리를 통제하고 털은 바람을 통제한다. 털이 바람을 막고 온도를 조절하는 거다.


    외부환경을 내부로 끌어들여 통제하는 것이 진화이므로 환경의 다양성만큼 진화할 수 있다. 대부분의 행성은 환경이 단조롭기 때문에 진화가 불가능하다. 그런데 환경은 엔트로피의 원리에 따라 놔두면 점차 단조로워진다. 움직이기 때문이다. 


    가만있으면 이것저것 쌓여서 복잡해진다. 그러나 비가 오면 비가 쓸어가고 바람이 불면 바람이 쓸어가서 환경은 극도로 단순해진다. 달처럼 삭막하고 화성처럼 고요해진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행성에서 생명은 진화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지구는 특별하다. 지구는 생명의 활동이 환경변화를 어떤 균형상태에 붙잡아놓은 것이다. 


    문제는 인류가 그 균형을 깨는 것이다. 왜 양자화는 뒤늦게 포착되었을까? 동양의 음양론으로 보면 양자화야말로 우주의 근본이라는 아이디어는 옛날부터 있었는데 말이다. 기독교 때문이다.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은 카톨릭교회에 의해 오랫동안 비밀에 부쳐졌다고 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원소설도 방해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신은 완전하고 전능하다. 그러므로 우주는 매끄럽고 연속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신이 입맛대로 주무르기 쉽기 때문이다. 밀가루로 반죽하기 쉽지만 자갈로 반죽하기 어렵다. 밀가루 반죽은 연속적이고 자갈은 불연속적이다. 세상이 원자로 되어 있다는 말은 끊어지는 마디가 있다는 말이고 이는 신이 전능하지 못하다는 말이 된다.


    서양의 수학도 이런 부분에서 실수가 잦았다. 수학체계는 완전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오랫동안 인류를 헷갈리게 했다. 불완전성의 정리가 나오면서 포기했지만 말이다. 우주는 사건으로 되어 있고 사건은 원인과 결과가 있으며 원인에는 결과가 없고 결과에는 원인이 없으므로 공리계는 완전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과정이 있다.


    구조론으로 보면 직관적으로 우주의 불완전성을 받아들일 수 있다. 그래야 현재진행중이라는 개념이 성립한다. 우주는 동적 존재이며 동적 존재는 현재 진행중인 존재이고 이는 불완전하다는 말이 된다. 전지전능은 불성립이다. 연속적으로 쓰러지는 도미노처럼 계속 자빠지면서 어떤 균형에 도달해 있는 것이 우주의 모습이다.


    생명은 진화중인 상태로 완전하다. 한편으로는 계속 태어나고 한쪽에서는 계속 죽어가는 과정으로 완전하다. 즉 정지상태의 완전성은 없는 것이다. 멈추면 죽는다. 움직이면 산다. 움직이는 것은 모두 불완전한 것이다. 사건은 원래 불완전한 것이다. 그러나 두 사건이 나란히 가면 완전하다. 불완전에서 완전을 볼 때 깨달음이 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9]kilian

2019.09.06 (02:39:39)

"움직이는 것은 모두 불완전한 것이다. 사건은 원래 불완전한 것이다. 그러나 두 사건이 나란히 가면 완전하다."

http://gujoron.com/xe/1120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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