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876 vote 0 2019.08.27 (22:28:36)

      

    수렴과 확산


    자연의 어떤 상태는 에너지의 확산상태다. 그러나 확산은 구조론이 아니다. 즉 자연의 어떤 상태는 사건이 일어나지 않은 상태다. 그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 어떤 계기로 균일한 계가 만들어져서 에너지가 수렴하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그리고 사건이 종결하면 에너지는 다시 확산된다. 균일한 계라는 것은 이런 것이다. 


    어떤 것이 있는데 그것을 어떤 집합이라고 하자. 거기에 외력이 작용하였다. 아무 반응이 없다. 그렇다면 그것은 아무 것도 아닌 것이다. 어떤 것이 있다고 전제를 깔았으므로 반응해야 한다. 반응이 없다면 논외다. 반응이 있다면 어디서 어디까지 반응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반응이 일어난 범위가 닫힌 계가 된다.


    10명이 있는데 한 명만 반응했다면? 한 명은 균일하다. 왜냐하면 한 명이니까. 두 명이 반응했다면? 그 두 명이 균일하다. 개 한 마리와 고양이 한 마리와 사람 둘이 있었는데 이리오너라 하고 부르니까 사람 둘이 왔다. 사람 둘이 반응한 것이다. 그들은 균일하다. 동일한 조건에서 동일하게 반응해야 닫힌계가 되는 것이다. 


    커플이 있는데 강도가 그 중의 한 사람을 찔렀다. 나머지 한 사람이 본체만체 하고 있다면 그들은 커플이 아니다. 균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커플 중에 한 사람을 찌르면 당연히 나머지 한 사람도 반응해야 한다. 세 사람이 반응했다면 가족이다. 다섯 명이 반응했다면 그들은 농구단이요 열한명이 반응했다면 축구팀이다.


    사건은 균일한 계에서 촉발되며 사건이 촉발된 다음은 무조건 에너지가 수렴할 뿐이며 확산은 없다. 열한 명의 에너지는 모두 축구공 하나로 수렴되어 골로 결실을 이룬다. 그렇다면 확산은 무엇인가? 그것은 축구팀이 소집되지 않은 것이다. 스토브리그다. 시즌이 끝난 상황이다. FA 자격을 얻어 다른 팀으로 이적한다.


    자연의 어떤 상태는 에너지의 확산상태 곧 소집되지 않은 상태이며 외력의 자극에 의해 소집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평소에 확산되어 있다가 비상벨이 울리면 병사들이 소집되어 연병장에 집합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그리고 무조건 수렴된다. 사건이 종결되면 에너지는 다시 확산된다. 확산상태는 통제되지 않는다. 


    가을이 되면 풀은 열매를 맺고 죽는다. 씨앗은 흩어진다. 확산되는 것이다. 봉숭아가 열매를 터뜨리면 씨앗은 날아간다. 그때 씨방은 이미 죽어 있다. 죽은 다음 시체는 흩어진다. 미생물에 의해 분해된 다음 일부는 땅속으로 들어가고 일부는 강물을 따라 흘러간다. 죽은 다음에야 확산되는 것이다. 사건은 종결되었다.


    씨앗은 살아있지만 모체는 죽었으며 그 단계에서 사건은 종결되었다. 확산된 씨앗이 다시 다른 곳에서 사건을 일으키지만 그것은 다른 사건이다. 하나의 사건 안에서 에너지는 무조건 수렴되며 확산은 없다. 사건의 진행 중에도 부분적으로 확산이 있지만 그 부분은 통제되지 않으므로 논외가 된다. 그것은 부스러기다.


    시합 중에 반칙을 저질러 퇴장된다면 확산이다. 잘못 쏘면 화살이 뒤로 날아가기도 한다. 오발이다. 그러한 통제되지 않은 부스러기는 논외다. 계가 불균일하면 깨진다. 그 경우 에너지가 확산된다. 그것은 사건의 실패이며 논외가 된다. 축과 대칭이 세팅되지 않고 구조가 망가져서 에너지가 확산되는 경우는 흔히 있다.


    그런 사건의 실패들은 논하지 않는다. 틀린 계산은 수학이 아니고 발표되지 않은 미완성작은 작품이 아니다. 망한 사건은 사건이 아니다. 존재는 관계를 맺어야 하는 것이며 망한 사건은 관계를 맺지 못한다. 깨진 도자기는 소비자와 관계맺지 못한다. 산에서 벌채된 나무가 내게로 와서 의자가 되어야 비로소 존재가 된다.


    목수가 만들다 만 망가진 의자는 존재가 없다. 의자가 아니다. 깨진 그릇은 그릇이 아니다. 존재가 아니다. 쓰레기다. 부스러기다. 관계를 맺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나지 못하고 관계맺지 못하면 사건을 일으키지 못하면 에너지를 감당하지 못하면 구조를 견디지 못하면 그것은 존재가 아닌 것이다. 확산은 존재가 아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1]kizuna

2019.08.28 (01:43:38)

첫단락에서

그리고 사건이 종결하면 에너지는 다시 /수렴/된다. 가 아니라, /확산/된다. 가 아닌지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9.08.28 (08:32:08)

감사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0]kilian

2019.08.28 (03:48:25)

"만나지 못하고 관계맺지 못하면 사건을 일으키지 못하면 에너지를 감당하지 못하면 구조를 견디지 못하면 그것은 존재가 아닌 것이다."

http://gujoron.com/xe/1118304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수원나그네

2019.08.28 (11:22:17)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4561 미인도의 가치 image 1 김동렬 2019-09-10 1108
4560 테트라포드 구조론 image 1 김동렬 2019-09-08 1200
4559 생명의 양자화 1 김동렬 2019-09-05 1334
4558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image 4 김동렬 2019-09-04 1468
4557 인생의 정답 1 김동렬 2019-09-03 1720
4556 어디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 1 김동렬 2019-09-03 1551
4555 인류는 은하계의 대표자다 1 김동렬 2019-09-02 1050
4554 지구는 운이 좋다 2 김동렬 2019-08-30 1404
4553 매끄러운 우주론 1 김동렬 2019-08-30 909
4552 하나는 곧 전체다 1 김동렬 2019-08-29 895
4551 한없이 무한에 가까운 존나게 1 김동렬 2019-08-28 1477
» 수렴과 확산 4 김동렬 2019-08-27 876
4549 속성이 아니라 관계다. 1 김동렬 2019-08-26 948
4548 세상을 바꾸는 자 1 김동렬 2019-08-26 1085
4547 존재가 있다 1 김동렬 2019-08-25 1596
4546 태초에 사건이 있었다 4 김동렬 2019-08-24 980
4545 사건의 얼개 1 김동렬 2019-08-22 1123
4544 귀납은 없다 1 김동렬 2019-08-22 736
4543 연역이 좋다 3 김동렬 2019-08-21 1012
4542 구조론의 희망과 낙관주의 1 김동렬 2019-08-20 1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