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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518 vote 0 2019.08.15 (11:16:50)

      

    몬티홀은 즐거워


    사람들은 손자병법을 좋아한다. 속임수를 좋아하는 것이다. 황당한 일이다. 구조론은 정공법이다. 교범적이다. 1+1=2다. 흔들리지 않으면 이긴다. 합리적인 선택을 계속하자는 말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구조론의 이러한 입장을 싫어하더라. 사람들은 꼼수 좋아하고, 편법 좋아하고, 속임수 좋아하고, 정석을 싫어한다.


    오자병법 싫어하고 손자병법 좋아한다. 공자를 싫어하고 노자를 좋아한다. 괴력난신 좋아하고, 음모론 좋아하고, 귀신, 천사, 도깨비, 내세, 천국, 윤회, 환생, 외계인, 초능력, 4차원 따위 개소리 좋아한다. 심지어 의사보다 한의사를 좋아하고, 철학자보다 철학관을 좋아하는 등신도 있더라. 정품보다 야매가 좋단다.


    아닌 건 아니잖아. 어휴! 어휴! 어휴! 심리적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왜 사람들은 진리보다 거짓을 좋아할까? 최소작용의 원리 때문이다. 뇌의 사용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1+1=2와 같은 당연한 말을 싫어한다. 나는 진작부터 그러한 대중의 비뚤어진 태도에 환멸을 느껴왔다. 그런데 역설적인 희망이 있다.


    사람들은 말한다. 뭐? 합리적인 선택을 하라고? 그건 너무나 당연한 말이잖아. 그런 말 누가 못해? 1+1=2를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어? 그런데 말이다. 몬티홀 딜레마를 보면 의외로 1+1=1이라고 믿는 바보가 주변에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남들에게 나쁜 소식은 우리에게 좋은 소식이다. 바보가 많다니 넘 좋잖아.


    예컨대 경마장이라 치자. 아무 데나 마구잡이로 베팅하는 바보들이 많다면 합리적인 베팅을 하는 내게 기회가 있잖아. 좋잖아! 바보들이 잃은 돈이 어디로 가겠느냐고? 닫힌계 안에 있다. 물론 한국의 경마는 안 된다. 세금이 너무 세다. 만약 세금이 5퍼센트 정도로 낮다면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싹쓸이한다.


    그래도 문제는 있다. 그 경우 100억 원씩 돈질하는 큰손이 다 먹는다. 1인당 베팅한도를 정해놓았지만 우회하는 편법은 언제나 있다. 이들은 컴퓨터를 이용하여 우연을 배제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할 것이다. 단, 말들의 실력이 비슷해야 한다. 선진국 경마는 똥말을 빼고 명마들만 모아서 하므로 돌발변수가 거의 없다.


    의외의 승부는 없고 언제나 이길 말이 이긴다. 그 경우 괴력난신을 추구하고 음모론을 따르며 꿈속에서 본 숫자 따위로 엉뚱한 말을 찍는 사람은 언제나 돈을 잃는다. 그 돈은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의 주머니로 옮겨진다. 어쨌든 몬티홀 딜레마는 우리 구조론연구소에 좋은 소식이다. 의외로 주변에 바보가 많아. 


    수학자 중에도 바보가 널려 있어. 남들의 바보짓은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에게 기회가 된다. 나무위키는 길게도 설명해 놓았다. 원고지 한 장으로 설명해도 될 텐데 왜 이렇게 장문의 글을 써놓았지? 끝까지 말 안 듣고 개기는 꼴통들이 의문을 표시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구조지능이 떨어지는 것이다. 구조를 보라.


    인터넷게임으로 고스톱을 친다면 당연히 맞고를 쳐야지, 세 사람 이상이 하면 안 된다. 짜고 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내 확률은 고정되어 있는데, 다른 두 명 중에 누구 한 명이 일부러 져주고 나중에 판돈을 나누기로 담합하면 승부는 뻔하다. 고스톱은 자리를 잘 잡아야 한다. 호구는 어디든 하나쯤 있기 마련이다.


    바보 다음에 자리 잡은 사람이 다 먹게 되어 있다. 바보가 아무거나 덥석덥석 패를 내주면 다음번 자리에 앉은 사람이 주워 먹는 것이다. 일부러 바보를 데려와서 자기 오른쪽에 앉혀놓고 시계방향으로 패를 돌리면 판돈을 쓸어 담을 수 있다. 이건 쇼트트랙의 짬짜미와 같은 것이다. 누구나 본능적으로 이런 수법을 안다.


    비둘기도 답을 맞추는 문제라고 한다. 어린이도 알 것이다. 당연하잖아. 경험했잖아. 누군가 잃으면 다른 누군가는 이득을 본다. 셋 중에 내가 하나를 찜했는데 나머지 둘 중의 하나가 꽝이면 돈을 잃은 것이고 그 이득은 바로 옆에 있는 자가 주워먹었다. 이건 백퍼센트다. 이런 것은 인생을 통해 무수히 경험하는 것이다. 


    아버지가 죽으면 자식이 상속받고, 남편이 죽으면 아내가 이득본다. 마누라가 죽으면 남편은 화장실에서 세 번 웃는다고 한다. 한반도가 전쟁에 빠지면 일본이 만세를 부른다. 유럽의 양차 세계대전에 미국만 돈을 벌었다. 누구의 불행은 누구의 행복이다. 나 빼고 남은 둘 중의 하나가 꽝이면 남은 하나가 이득이다.


    빵이 세 덩이 있는데 세 사람이 하나씩 빵을 나눠가졌다. 그런데 한 사람이 빵을 먹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몬티홀의 문들 중에서 꽝 하나를 열어 보인 것이다. 그 빵은 누가 먹었겠는가? 일단 내가 한 덩이를 먹었고, 한 사람은 빵을 안 먹었으니 나머지 한 사람이 빵 두 덩이를 먹은 거다. 50 대 50으로 빵이 쪼개지나?


    문제는 왜 사람들이 현실에서의 경험을 활용하지 않을까다. 이상하잖아. 고스톱 쳐봤잖아. 누구나 자리를 정할 때 호구 다음 자리에 앉으려고 눈치싸움 벌이잖아. 일부러 실수하는 척하며 다음 사람에게 몰아주잖아. 지들도 고스톱 칠 때는 몬티홀 수법을 써먹으면서 왜 똑같은 게 수학문제로 나오면 헷갈리느냐고?


    하여간 일부 천재 수학자들은 고스톱을 안 쳐봐서 그런지 몰라도 현실에서 무수히 겪는 경험을 문제풀이에 활용하지 않더라는 거다. 그들에게 손실이 있는 만큼 우리에게 이익이 있다. 좋은 소식이다. 구조론사람이라면 여기에 희망을 가져도 좋다. 우리는 그저 합리적인 선택을 계속하면 된다. 단, 장기전을 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알 수 없다. 장기적으로 바보들의 잘못된 선택에 따른 손실이 우리에게 흘러온다. 우리는 그저 바보의 왼쪽 자리에 앉아 시계방향으로 패를 돌리기만 하면 된다. 구조는 패턴을 읽는 것이다. 나는 이런 문제를 판단하는 방법을 초딩때 알았다. 구조론에서 말하는 극한의 법칙이다. 원래 수학에 젬병이다.


    문제풀이 공식을 모르면 극한의 법칙으로 답을 맞춘다. 선택지를 무한히 늘리거나 줄여보면 된다. 축구시합을 한다. 골이 더 많이 터지게 하려면 11명이 뛰는 인원을 열 명으로 줄여야 할까 아니면 12명으로 늘려야 할까? 1 대 1 축구와 100 대 100 축구를 비교해보면 된다. 1 대 1 축구는 패널티킥이나 마찬가지다.


     80퍼센트 이상 차는 대로 골이 들어간다. 무조건 숫자를 줄여야 한다. 이것이 구조론의 마이너스 원리다. 뭐든 늘리는 쪽으로는 계가 통제가 안 된다. 아군의 숫자를 늘리기보다 요충지를 막아서 적군의 투입을 막아야 한다. 100명의 군대에 10명을 추가해도 효과는 없다. 그 10명으로 좁은 길목에서 적군을 막으면?


    효과는 극대화된다. 이런 건 구조론 몰라도 경험으로 아는 것이다. 의외로 주변에 구조치가 많으며 사람들이 구조적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수학지식 동원할 필요없고 경험에서 패턴을 찾아서 써먹어야 한다. 구조론은 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해서 재미가 없다는 사람이 많다. 리스크를 줄이면 이득은 확률로 온다.


    사실 이런 것은 구조론을 배우지 않아도 아는 이야기다. 좋은 것을 플러스하기는 어렵지만 나쁜 것을 마이너스하면 그러한 리스크를 막지 못한 다른 사람의 손실이 닫힌계 안에서 갈 곳이 없으므로 언젠가는 내게 이득이 되어 뒷문으로 흘러들어오는 것이다. 그저 기다리면 된다. 좋잖아. 정치판이라도 마찬가지다. 


    떠보려고 무리수를 쓰는 사람은 지고 기다리는 사람에게 기회가 온다. 이낙연과 임종석이 그런 사람이다. 문재인도 가만있었는데 대통령이 되었다. 바보들이 자멸해 주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구조론의 정공법을 싫어한다. 그들은 괴력난신을 추구하고, 음모론을 좋아하고, 엉뚱하고 얄궂은 수법을 좋아한다.


    세상은 넓고 바보는 많으므로 우리가 합리적인 선택을 계속하면 적들이 삽질해서 결국은 우리가 승리하게 된다. 왜 포기하는가? 1+1=2다. 이것만 알면 세상이 두렵지 않다. 인생은 괴상한 짓에 따르는 리스크를 줄이기만 해도 이기는 게임이다. 내세, 천국, 유령, 마귀, 사탄, 음모론 따위 등신 삽질만 삼가도 성공한다.


    손자병법이나 노자사상이 대표적인 삽질이다. 꼼수나 속임수는 리스크를 증대하는 면에서 결국 자신에게 손실이 된다. 판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사람이 이긴다. 단, 장기전을 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손자병법이 먹힐 수도 있다. 바보들의 단기적 성공을 질투하지 말자. 트럼프의 괴상한 짓도 단기적으로 먹히더라.




프로필 이미지 [레벨:11]kilian

2019.08.17 (02:15:33)

"인생은 괴상한 짓에 따르는 리스크를 줄이기만 해도 이기는 게임이다. ~ 바보들의 단기적 성공을 질투하지 말자. "

http://gujoron.com/xe/1114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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