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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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92 vote 0 2019.07.07 (09:50:52)

    진화는 방향성이 있다


    학계의 관행이론에 따르면 생물의 진화는 순전히 우연의 산물이고 방향성은 없다. 그러므로 진보가 옳고 보수가 틀렸다고 말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틀렸다. 문명의 진보원리나 생물의 진화원리는 같다. 모든 진화에는 방향성이 있다. 에너지의 펼쳐지는 방향과 맞는 순방향인 진보가 옳고 역방향인 보수는 그르다. 


    외계의 어느 별에 지구와 비슷한 환경이 존재한다면 지구처럼 될 수밖에 없다. 진화는 환경과 유전체계의 상호작용이며 환경이 변이를 제한하기 때문이다. 환경이 다르면 변이도 달라진다. 그런데 환경은 지구와 비슷할 수밖에 없다. 우주가 클수록 어떤 둘이 일치할 확률보다 불일치할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바둑에 비유하자. 아무 데나 둘 때와 정석대로 둘 때 어느 쪽이 유리할까? 바둑판이 작다면 아무 데나 두어도 그곳이 정석일 확률이 약간 있지만 바둑판이 크고 수가 상당히 진행되면 아무 데나 두어서 이길 확률은 한없이 0에 수렴된다. 바둑이 진행될수록 주변 다른 바둑돌과 상호작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초반에 바둑판에 놓인 바둑알이 다섯이라면 상호작용은 5다. 그러나 백 수 정도를 두면 상호작용은 100이다. 간섭하는 방해자가 100배로 늘어난다. 그러므로 생물이 진화할 확률은 한없이 0에 근접하고 그 반대의 확률은 한없이 높아진다. 즉 외계의 어떤 별에는 지구와 비슷한 방식의 진화가 일어날 확률이 높은 것이다.


    문명도 마찬가지다. 어느 나라는 보수로 가고 어느 나라는 진보로 가고 이렇게 안 된다. 결국 모두 진보로 수렴된다. 서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반대로 아마존에 고립된 마야문명, 잉카문명이나 섬으로 고립된 일본, 영국이 엇길로 나갈 확률이 높다. 덩치 큰 중국도 같다. 상대적으로 상호작용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섬은 고립되어 상호작용이 감소하고 중국과 인도는 너무 덩치가 커서 상호작용이 감소한다. 형제가 많으면 눈치를 보지만 독자가 되면 응석받이로 난폭해진다. 진화는 환경과의 상호작용에서 황금률을 따라간다. 골디락스존과 같다. 환경이 단조로워도 변이가 감소해서 망하고 환경이 복잡해도 변이가 방해되어 망한다.


    벤처도 초반에는 성공확률이 높지만 갈수록 확률이 낮아진다. 2000년대 초에 뛰어든 벤처는 다수가 성공했다. 지금은 쉽지 않다. 초반에는 정부의 보호로 적절히 격리되어 힘을 기른 다음에 경쟁에 내몰리지만 지금은 초반부터 경쟁에 내몰리기 때문에 갈수록 환경은 나빠진다. 물론 AI는 아직 초기단계이므로 기회가 있다.


    모든 존재는 진화한다. 존재는 사건이다. 사건은 상대적인 에너지의 우위에 의해 일어난다. 사건은 필연적으로 진화로 귀결된다. 에너지의 상대적 우위는 확산의 비효율이 아닌 수렴의 효율에 지배되기 때문이다. 수렴은 일치고 확산은 불일치다. 수렴할 확률이 낮다. 소수 수렴한 사건이 다수 확산한 사건을 잡아먹는다.


    더 효율적인 사건이 살아남고 보다 비효율적인 사건은 도태되며 그 결과는 진화로 나타난다. 진화는 큰 사건 안에 작은 사건이 있고 큰 사건이 작은 사건을 제한하는 현상이다. 포석이 행마를 제한한다. 앞사건이 뒷사건을 제한한다. 엔트로피의 비가역성이다. 환경변화의 큰 사건이 환경적응의 작은 사건을 제한한다. 


    진보는 환경건설이고 보수는 환경적응이다. 환경의 건설이 환경의 적응을 제한한다. 보수는 진보를 넘지 못한다. 진보가 앞사건이고 보수는 뒷사건이다. 진보 혹은 진화란 큰 사건이 작은 사건을 제한하고 앞사건이 뒷사건을 제한하고 환경변화가 환경적응을 제한하고 초반 포석이 다음 수순의 행마를 제한하는 것이다. 


    이는 생물의 진화가 우연으로 가지 않고 일정한 방향으로 간다는 의미다. 그 예가 수렴진화다. 다양한 중국권법이 망하고 격투기 중에도 권투와 주짓수 위주로 가는 현상도 수렴진화에 해당한다. 스포츠 종목의 다양성은 룰의 다양성에 의해 담보되는 것이며 생태계의 다양성은 환경의 다양성에 의해 제한되는 것이다. 


    스포츠는 의도적으로 룰을 다양화시키지 않으면 한두 인기종목으로 수렴되고 환경은 생물이 스스로 새로운 환경을 개척하지 않으면 형해화된다. 망한다. 세상은 로그곡선으로 진화한다. 엔트로피에 의해 큰 사건이 작은 사건을 제한하고 앞사건이 뒷사건을 제한하므로 확률은 급속하게 줄어든다. 다단로켓의 발사와 같다.


    3단로켓 위헤 2단로켓이 있고 2단로켓 위에 1단로켓이 있다. 머리꼭지 위에 붙어 있는 로켓이 제한을 거는 것이다. 하나의 사건은 다섯 개의 세부적인 작은 사건으로 구성되며 5단계에 걸쳐 제한이 가해진다. 2단로켓은 1단로켓이 걸어놓은 항로 이외의 코스를 잡을 수 없다. 지구에서 화성으로 가는 길은 하나뿐이다.


    지구와 화성이 가장 가까운 때는 2년 반에 한 번뿐이다. 그 찬스를 놓치면 다시 2년 반을 기다려야 한다. 이런 식으로 각종 제한이 걸려 점점 기회는 0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초반에 간격을 벌려놓아야 하며 초반에 간격을 벌리는 방법은 새로운 환경을 건설하는 것이다. 굴뚝산업 끝났고 AI시대로 가야 하는 식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8]kilian

2019.07.08 (02:26:31)

"진보는 환경건설이고 보수는 환경적응이다. 환경의 건설이 환경의 적응을 제한한다."

- http://gujoron.com/xe/1104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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