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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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290 vote 0 2019.06.05 (14:02:50)


    세상은 구조다


    구조構造는 얽을 구構 지을 조造다. 세상은 공간의 얽음과 시간의 지음에 의해 이루어졌다. 공간으로 얽고 시간으로 짓는 것은 사건이다. 사건을 일으키는 것은 에너지다. 에너지가 사건을 일으켜 공간에 얽고 시간에 지으니 비로소 세상은 널리 이루어졌다. 세상은 창조된 것이 아니라 구조된 것이다.


    사건이 세상을 얽고 짓는 데는 시간이 걸리니 곧 진화다. 태초에 에너지가 사건을 일으켰으니 그 사건의 이름은 진화다. 자연은 진화의 결과물이다. 물질도 진화하고 우주도 진화하고 생물도 진화하고 인간의 문명도 진화하니 곧 진보다. 진화가 에너지를 움직여 사건을 얽고 짓는 방법은 대칭과 호응이다.


    둘이 하나의 토대를 공유하면서 마주보는 것이 대칭이라면 대칭이 붕괴하면서 또 다른 대칭으로 갈아타는 것이 호응이다. 세상은 대칭과 대칭의 붕괴다. 호응은 대칭이 붕괴되고 조직되는 진행이다. 호응은 부름과 응답이니 원인이 결과를 부르고, 작용이 반작용을 부르고, 시작이 종결을 부른다.


    영화를 본다면 스크린을 보는 것이다. 그러나 사건은 관객의 뒤에 숨겨진 필름에서 일어난다. 즉 인간은 부름과 응답에서 응답을 보고 원인과 결과에서 결과를 보고, 작용과 반작용에서 반작용측을 보고, 시작과 종결에서 종결측을 보는 것이다. 원인과 부름과 작용과 시작은 추론해야 알 수 있다.


    자신이 부르는 자가 되어 불러봐야 알 수 있다. 사건의 원인 포지션에서 보는 것이 연역이라면 결과 포지션에서 보는 것은 귀납이다. 인간은 귀납을 통해 세상을 인식한다. 그것은 사건의 전모가 아닌 부분이며 매우 왜곡된 정보다. 인간은 언어로 소통한다. 내가 본 것을 남도 봐야 말할 수 있다.


    나만 본 것은 말로 전달할 수 없다.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정보만 수집한다면 귀납이 될 수밖에 없다. 연역은 직접 해봐야 아는 것이며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인류의 언어와 지식체계는 상당히 잘못될 수밖에 없다. 다른 사람과 대화하고 소통하며 상대에 맞춰주면 왜곡된다.


    이를 극복하는 기술은 수학이다. 구조론은 수학의 일부다. 수학이 사건의 결과측을 계량한다면 구조론은 원인측을 구성한다는 점이 다르다. 귀납에 의해 왜곡된 사유와 인식과 학문의 체계를 연역논리에 맞추어 바로잡는 것이 구조론이다. 귀납이영화 스크린을 보고 있다면 연역은 필름을 본다.


    연역은 에너지가 가는 길을 결대로 추적하는 것이다. 에너지는 일정한 조건에서 균일한 계를 이룬다. 곧 장의 성립이다. 외력이 작용하면 코어가 성립한다. 대칭의 축을 이룬다. 축이 움직이면 대칭이 작동한다. 공간에서 작용하면 시간에서 호응하고 그 결과는 색깔, 소리, 맛, 냄새로 인식된다.


    그 안에 시스템과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시스템은 에너지를 받아들이고 메커니즘은 에너지를 처리한다. 구조론의 의미는 정답이 있다는 데 있다. 세상에 떠먹여 주는 완전한 정답은 없지만 구조를 알면 어떻게든 대응할 수 있다. 완벽한 낙원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있다.


    세상은 모순과 오류와 역설 투성이다. 뭐든 뜻대로 잘 안 된다. 그러나 메커니즘을 알면 확률을 올릴 수 있고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상황에 맞는 최선의 대응을 할 수 있다. 그래도 결과가 나쁘면 그게 당신의 잘못은 아니다. 인간은 그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된다. 맞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9]kilian

2019.06.06 (03:00:01)

"메커니즘을 알면 확률을 올릴 수 있고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상황에 맞는 최선의 대응을 할 수 있다. "

http://gujoron.com/xe/1095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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