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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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655 vote 0 2019.05.23 (11:46:08)

    예술의 근본은 팝이다


    구조론의 관점으로 보면 예술은 논리적이 아니라 물리적이어야 한다. 직관적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우주의 근본은 에너지다. 예술의 근본도 에너지라야 한다. 사유에 있어서 에너지를 주는 것은 영감이다. 예술은 영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사건의 기승전결에서 기에 서는 것이며 포지셔닝의 우위이며 계의 통제가능성이다.


    그것은 물리적이어야 한다. 복잡한 은유가 아니라 직접적 자극이어야 한다. 칼로 찔러야 한다. 비명소리를 끌어내야 한다. 예컨대 소실점이 드러나 있다고 하면 한 점에 의해 화폭은 장악된다.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에는 그 한 점이 드러나 있다. 물론 눈이 있는 사람만 볼 수 있다. 예수 머리 위에 딱 있다. 그게 1초 만에 보여야 한다.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라면 마주치는 두 손가락 사이에 있다. 전율하도록 있다. 몸이 부르르 떨려야 한다.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이라면 연속되는 세 개의 아치가 모이는 지점에서 스펙타클하게 있다. 빛이 들어오는 각도에 의하여 와장창창 있다. 그게 딱 드러나 있어야 한다. 건축이라면 그것은 육중한 양감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질량이 묵직하다면 무게중심이 있는 것이다. 제프 쿤스의 토끼라면 팽팽하게 채워진 기압의 중심점에 그 하나의 지점이 있다. 빵빵하게 있다. 송곳으로 찌르듯이 있다. 보는 순간 아야! 하고 통증을 느껴야 한다. 무엇이 있는가? 팽창한 기압 곧 밀도에 의한 연결로 계의 통제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음악이라면 그것은 흥이어야 한다. 


    어떻게든 흥이 있어야 하며 흥이 없는 음악은 일단 죽은 음악이다. 흥은 콧소리를 흥흥흥 하고 내는 것이다. 콧소리가 흥흥흥 나지 않으면 흥이 없는 것이다. 어깨가 들썩거려야 한다. 숨을 참으므로 바람이 코로 나온다. 전율하므로 숨을 참게 되는 것이다. 몸 전체가 팽팽하게 반응한다는 말이다. 영화라면 그것은 아슬아슬함이다. 


    마미와 파파에 아가 붙으면 엄마가 되고 아빠가 되듯이 스릴에 아가 붙으면 아슬아슬이다. 스릴러는 귀신이 뒤에 쫓아오는 것이다. 스펙타클은 백 마리의 말이 일제히 한 방향으로 뛰쳐나가는 것이다. 서프라이즈는 갑자기 뒤에서 목을 움켜쥐는 것이다. 서스펜스는 궁지에 몰린 주인공을 향해서 악당이 칼을 쥐고 다가오는 것이다. 


    공통된 것은 아슬아슬함이다. 이는 물리적으로 관객에게 전달된다. 송곳으로 찌르듯이 전달된다. 스필버그도 스펙타클 하나로 떴다. 어느 각도에서 상어가 덮쳐야 감정이 폭발하는지 그는 알고 있었다. 처음 한 명의 악당이 쫓아온다. 모퉁이를 돌면 두 명이 쫓아온다. 열 명으로 불어난다. 그러다 갑자기 오백 명으로 폭발해 준다. 


    스필버그는 이 수법 하나로 성공했다. 그 아슬아슬함의 다양한 변주가 건축이면 묵직한 양감이 되고 조각이면 팽팽함이 되어준다. 현대예술은 팝아트로 설명될 수 있다. 팝한 요소가 있어야 한다. 팝을 대중으로 해석하는 것은 앤디 워홀의 헛소리고 팝콘이 팝 터지는 게 팝이다. 그런 빵빵 터지는 요소가 있어줘야 한다. 경쾌함이다. 


    어린이가 팔짝 뛰는 도약의 느낌이 팝이다. 에너지가 분출하는 느낌이어야 한다. 싸이의 강남스타일도 그런 것이다. 에너지가 팝팝팝 하고 터지는 지점이 있다. 전자음악 덕분이다. 팝이 없는 그림은 흥이 없는 음악처럼 캐릭터가 없는 문학처럼 아슬아슬함이 없는 영화처럼 죽어버린 그림이다. 에너지는 사건의 기에 서는 거다. 


    그리고 다양하게 변주된다. 에너지는 균일하며 한 지점에 모여 대표된다. 전체가 하나로 모여 연결될 때 인간은 긴장한다. 머리칼이 쭈뼛 선다. 순간적으로 숨을 멈추게 된다. 그 무호흡을 터뜨리는 방식에 따라 코미디면 웃음이 되고 음악이면 흥이 되고 그림이면 팝이 되고 문학이면 모아주는게 있는 동글동글한 입체적인 캐릭터다.  


    르 코르뷔지에의 롱샹교회나 김중업의 서산부인과 병원에는 공통적으로 제프 쿤스의 팽팽함이 들어가 있다. 팝한 건축이다. 빵빵하다는 말이다. 더 나중에 만들어진 작품이지만 그 이전부터 있던 것을 발굴한 것이다. 거기에 어린이의 시선이 반영되어 있다. 모형을 놓아두면 어린이가 제일 먼저 손으로 집을 것 같은 건축이 답이다.

 

    어린이는 모르기 때문이다. 모른다는 것은 사건의 기승전결에서 승전결로 나아가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럴 때 인간은 에너지를 취한다. 시장에서는 돈이 에너지다. 잘 모르면 일단 현찰을 챙겨야 한다. 잘 모르면 일단 빵빵한 것과 알록달록한 것을 챙겨야 한다. 보석일 확률이 높다. 기왓장이나 연탄재 따위를 챙기면 안 되는 거다.


    문학이면 입체적인 캐릭터로 나타나며 영화라면 좁은 공간에서의 대립된 공존으로 나타난다. 모순되고 대립된 두 힘이 좁은 공간에 가두어지면 빵빵하고 아슬아슬한 상태, 팝한 상태, 터질 것만 같은 긴장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에너지는 그곳에 있다. 이런 근본이 없이 조금 작업해놓고 말로 때우려고 하는 새끼는 쳐죽여야 한다.


    어떤 의도나 계획, 목적, 자연주의, 친환경, 유기농 이런 소리 하는 새끼는 개허접이니 1초라도 말 섞을 이유가 없다. 그런 쓰레기를 배제하는 게 예술이다. 에너지의 진행을 막는 거추장스러운 것은 쳐내야 한다. 점 하나를 찍어놓아도 그것이 있다. 팽팽함이 있다. 어떤 의도로 어떤 점을 찍었다는 설명 들어가면 일단 망해먹은 것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8]kilian

2019.05.24 (03:29:08)

"예술의 근본도 에너지라야 한다. ~ 예술은 영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 그것은 물리적이어야 한다. 복잡한 은유가 아니라 직접적 자극이어야 한다."

http://gujoron.com/xe/1091492

[레벨:10]sita

2019.05.24 (11:12:47)

"팝콘이 팝 터지는 게 팝이다"
QUICK WIT! N SIXTH SENSE! HUH?
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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