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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663 vote 0 2019.05.07 (11:20:26)

     참 나쁜 동아일보


    https://news.v.daum.net/v/20190507030238140?d=y


    모든 잘못은 딸에게 있다는 나쁜 엄마나 모든 책임은 나쁜 엄마에게 있다는 동아일보나 뭐가 다를까? 가족 안에서 상대적으로 약자인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나쁜 엄마나 역시 사회 안에서 상대적으로 약자이며 고립된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동아일보나 하는 짓이 완전히 똑같다.


    동아일보는 나쁜 엄마를 비정상적이고 비뚤어진 심리상태의 소유자라고 탓하고 싶은 것이다. 쉬운 말로는 미친 년이다. 그런데 동아일보야말로 비뚤어지고 비정상적인 심리상태의 소유자다. 시스템의 붕괴에 따른 사회의 병리를 개인의 심리문제로 물타기 하는 것이 비정상적인 심리상태다.


    비뚤어지지 않은 정상적인 심리상태는 뭘까? 그런 거 없다. 문명화된 현대사회에서 이런 일은 곤란하지만, 고립된 부족민 사회라면 이런 일은 일상화되어 있다. 즉 봉건사회나 원시 부족민 사회라면 이런 일들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심리상태다. 그게 왜 현대사회에 나타났는가?


    이런 사건은 선악구도를 버리고 냉정하게 봐야 한다. 무인도와 같은 고립된 환경이라면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게 당연하다. 피해자는 또 다른 피해자를 찾아내면 된다. 불법다단계 영업과 같다. 도박꾼의 심리와도 같다. 사기도박을 당했다면 이제 수법을 배웠으니 써먹으면 되는 거다.


    이 논리로 보면 나쁜 엄마가 1차 피해자이고 딸에게 피해를 전가한 것이다. 그럼 왜 나쁜 엄마는 가해자의 책임을 묻지 않을까? 가해자도 역시 사회적 경쟁의 피해자로 분류하기 때문이다. 나쁜 엄마는 정당한 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자존감과 소속감을 갖지 못하고 소외된 이방인 집단으로 본다.


    예컨대 가난한 흑인 가정이라면 주류 백인사회에 도움을 구할 수 없다. 흑인사회의 문제에 백인을 끌어들이면 일이 복잡해진다. 피지배 민족인 한족이 만주족을 끌어들이면 뒷감당이 안 되는 거다. 스탈린을 끌어들였다가 낭패 본 러시아의 고려인과 같다. 스탈린은 일부러 문제를 방치했다.


    엿먹어라 하고 되레 문제를 악화시키는 게 이방인을 길들이는 수법이다. 족장이 지배하는 봉건사회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고개를 숙이고 엘리트주의 소비에트 밑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그런 꼴을 몇 번 당해서 상처를 입으면 외부에 문제해결을 호소하지 않게 된다.


    1차 피해자 - 자본주의 경쟁사회의 피해자인 나쁜 아빠가 밖에서의 피해를 내부의 가족에게 전가한다.

    2차 피해자 - 나쁜 아빠를 만난 나쁜 엄마가 2차 피해를 자기 딸에게 전가한다.

    3차 피해자 - 나쁜 부모를 만난 나쁜 딸이 또 어디 가서 나쁜 짓을 할 것이다.


    나쁜 엄마는 이런 관점으로 본다. 즉 사회를 보호자로 보지 않기 때문에 3차 피해자인 딸은 또 다른 4차 피해자를 찾아내면 되는 것이며 이미 어디서 나쁜 짓을 하고 있다고 보고 이를 자연스러운 전개과정으로 보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왜 나쁜 엄마가 사회를 보호자로 여기지 않았느냐다.


    1) 친척이 없거나 친척이 흉악하다.

    2) 종교가 없거나 교회가 흉악하다.

    3) 지역사회가 없거나 지역사회가 흉악하다.

    4) 조중동이 흉악한 승자독식 경쟁만능 이데올로기를 전파한다.

    5) 국가나 시민단체의 도움을 받아본 경험이 없다.


    나쁜 환경에서는 나쁜 행동이 자연스럽기 때문에 그 환경에 맞춰가는 것이다. 스탈린 치하의 소수민족은 내부문제를 스탈린에게 혹은 모스크바의 공산당에게 호소해봤자 되레 엿을 먹게 된다. 더 상처 입는다. 이 경험이 누적되면 자기도 어디서 만만한 약자를 찾아내면 된다고 믿는 것이다.


    나쁜 엄마의 행동은 비정상적이고 비뚤어진 심리가 아니라 나쁜 환경에서의 자연스러운 정상심리임을 인지해야 문제가 해결된다. 나쁜 환경은 조중동이 지배하는 경쟁만능의 나쁜 시스템이다. 내부문제를 외부에 호소하면 결과는 더 나빠진다는 나쁜 경험이 누적되어 상처 입은 짐승이 된다.


    결국 동아일보는 나쁜 엄마가 이상한 여자다 하고 편리하게 해결한다. 동아일보 역시 같은 방식으로 상처 입은 짐승이 되었다. 사회의 병리를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나쁜 엄마의 행동을 동아일보가 한다. 결국 동아일보가 고발하고 싶어 하는 미친년은 동아일보 자신이다. 사회가 보호자다.


    사회의 보호를 받아본 경험이 없으면 상처 입은 짐승이 되어 약자에게 책임을 전가한다. 원래 그렇게 한다. 정상적인 심리상태다. 그러므로 봉건 부족사회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 아프리카든 아마존이든 부족민이 평화롭게 살고 있지만 사실 끝없는 약자의 희생으로 겨우 유지되고 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8]kilian

2019.05.08 (06:00:37)

"봉건 부족사회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 아프리카든 아마존이든 부족민이 평화롭게 살고 있지만 사실 끝없는 약자의 희생으로 겨우 유지되고 있다."

http://gujoron.com/xe/1086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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