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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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334 vote 0 2019.04.17 (12:09:15)

    탈덕하라. 팬들이여!


    https://news.v.daum.net/v/20190417060438267?d=y


    정준영 사건에 충격받아 아이돌 팬들이 탈덕한다는데. 연예인들이 팬들 앞에서는 여러분을 사랑한다. 여러분은 소중하다고 말하지만 뒤에서는 물건취급을 해서 화가 났다는데. 웃긴다. 자신이 누구의 팬이라고 말하며 그 누구가 아닌 다수를 공격한 데 대해서는 왜 말하지 않을까? 스타를 추종한 게 아니라 다수를 공격한 거다. 


    이 사람이 좋다는 말은 저 사람이 싫다는 말과 같다. 왜 솔직하지 않을까? 연예인이 사랑한다고 소중하다고 말해줘서 좋아한 게 아니라 자신을 향해 사랑한다고 소중하다고 말하도록 명령하기 위해서 소중한 금전과 시간을 지출한 게 아닐까?. 유명 연예인을 심리적으로 제압하고 지배하기 위해 좋아하는 척 연기한 것이 아닐까?


    그 방법으로 사회를 흔들어보고 싶었던 게 아닌가? 소동을 일으켜 팽팽하게 당겨진 현악기의 현처럼 사회를 긴장시키려고 한 게 아닐까? 솔직하자. 누구의 팬이라는 건 다 거짓말이다. 여성의 주체적인 권력의지를 인정해야 한다. 그들은 유명인에게 홀려서 사기를 당한 바보가 아니다. 뭉쳐서 힘을 가졌고 그 힘을 소비한 거다.


    권력놀음을 위해서는 권력의 모델이 필요하다. 진짜 권력은 사람을 억압하므로 곤란하고 돈만 내면 되는 가짜 권력이 맞춤하다. 아이돌 현상은 원시 부족민의 청소년 집단에 들고 싶은 인간의 사회적 본능에 불과하다. 북한에서 김정은을 숭배하든 남한에서 아이돌을 숭배하든 다른 나라에서 종교를 숭배하든 그 본질은 같다. 


    그들은 강력한 지배자를 원한다. 그러나 진짜 지배자는 싫다. 지배당하고 싶지만 지배당하고 싶지 않다. 복종하고 싶지만 복종하기는 싫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머무르고 싶지만 그 때문에 스트레스받기는 싫다. 그래서 이도 저도 아닌 묘한 괴물인 아이돌이 탄생했다. 아이돌은 대단한 권력이 있지만 사실은 전혀 권력이 없다. 


    아이돌은 팬들에게 조공을 받지만 사실은 아이돌이 팬들에게 아부를 한다. 그들은 기생처럼 예쁘게 화장하고 다소곳한 자세로 얌전하게 무대에 서 있다. 호스트빠와 다른 점은 조명의 차이다. 비유하자면 인도의 쿠마리와 같다. 쿠마리는 어린 소녀다. 그런데 강력한 신이다. 그들은 강력한 신을 원하지만 강력한 신은 싫다. 


    그들은 쿠마리를 숭배하지만 동시에 은퇴한 쿠마리 출신 여성을 경멸한다. 퇴물기생 취급을 한다. 유사한 풍습은 동남아 정글 부족에 많다. 족장 가운데 한 명을 뽑아 왕으로 임명하지만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왕을 죽이는 부족이 있다. 오스만의 예니체리와 유사하다. 백인 이교도의 자식을 징발하여 군대를 편성한 것이다. 


    세력을 가지지 못하도록 정치적으로 거세한 셈이다. 본질은 권력을 소비하며 균형을 추구하는 것이다. 누구의 팬이 아니라 그냥 권력관계인 것이며 종교인도 사실 기독교든 불교든 이슬람교든 상관없다. 엄격한 계율만 만들어주면 다들 희희낙락이다. 그들은 지배복종관계라는 팽팽한 긴장상태로 자신을 묶어두려는 것이다. 


    그 구조로 자녀를 지배한다. 자신이 먼저 교주에게 복종하는 시범을 보이고 자녀에게 복종을 요구한다. 청소년 시기에는 부모자식이라는 권력관계에서 탈출해야 한다. 가족을 대체할 유사가족으로서의 대체재가 필요한 것이다. 역사를 공부하고 진리의 편, 진보의 편에 들고 거기서 동지애를 느끼고 동료를 얻어야 진짜다.


    부족민들은 모두 적대부족이 있다. 봉건시대에는 모두 원수진 가문이 있다. 그래야 체면이 선다. 패거리의 결속을 도모하는 장치다. 몬태규가와 캐퓰릿가문처럼 팽팽한 대치상태의 긴장감에 묶여 있으므로 그 안에서 편안함을 느끼지만 평화를 주장하는 진보단체들은 그런 긴장감이 없다는 게 문제다. 점차 퇴행하게 된다.


    인터넷도 초창기에 좋았지만 일베충에게 접수되고 있다. 초창기에는 히피가 모여도 엘리트 히피만 모였는데 시간이 흐르면 연쇄살인마가 히피그룹에 들어와 있다. 망가지는 게 정상이다. 진보단체도 마찬가지다. 외부에서 긴장을 조달하지 못하면 퇴행하게 되어 있다. 독재타도 시절은 굉장했다. 외부에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페미니스트들이 일부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정도다. 인간은 언제라도 가족을 대체할 유사가족을 만들기 원하며 또한 동시에 그런 미성숙한 시기를 졸업하고 싶어한다. 인정해야 한다. 학교나 교회나 정당이 그 역할을 떠맡게 된다. 그런데 배반한다. 학교에서 가족의 우애를 느끼기는커녕 입시경쟁으로 내몰고 있다.


    3D업종이 된 지 오래인 교회는 전과자만 몰려서 바보 목사들이 대놓고 거짓말을 하고 정당은 스펙이 딸려서 취업에 실패한 룸펜들만 모이니 낙후되어 있다. 인간은 소년기에 가족을 떠나 무리 짓는 습성이 있으며 동시에 그 무리를 떠나 독립하고 싶어한다. 인정해야 한다. 스무 살이 넘으면 더 이상 청소년이 아니라 성인이다. 


    탈덕해야 하는데 발을 빼지 못한다. 그동안 투자한 게 아깝기 때문이고 그 안에 권력서열이 존재하기 때문이고 그 생활에 익숙하기 때문이고 냉정한 사회가 무섭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지만 대개 본능 때문이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생존본능 탓이고, 무리 짓는 사회적 본능 탓이고, 배우기 좋아하는 학습본능 탓이다.


    어차피 인간은 본능을 이길 수 없다. 백 년 후에도 인간들은 저러고 살 것이다. 여전히 종교와 사이비가 성행하고, 아이돌이 종교와 경쟁하고, 일베충들이 기세를 올릴 것이다. 왜냐하면 멍청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거의 멍청하다. 그러나 군계일학으로 똑똑한 사람이 하나 있다면 탈출해야 한다. 그 나물에 그 밥은 곤란하잖아. 




프로필 이미지 [레벨:8]kilian

2019.04.18 (03:36:22)

"가족을 대체할 유사가족으로서의 대체재가 필요한 것이다. 역사를 공부하고 진리의 편, 진보의 편에 들고 거기서 동지애를 느끼고 동료를 얻어야 진짜다."

http://gujoron.com/xe/108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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