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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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747 vote 0 2019.04.01 (22:12:15)

    믿음은 사건이다

     

    믿음은 사건을 믿는 것이다. 사건에는 에너지가 걸려 있다. 그 에너지를 믿는 것이다. 사건에는 방향성이 있다. 그 방향성을 믿는 것이다. 사건은 시스템에 의해 작동한다. 그 시스템을 믿는 것이다. 사건은 다른 사건과 연결하여 계통을 이룬다. 그 계통을 믿는 것이다. 인간은 사건이라는 이름의 호랑이 등에 올라타고 있다.


    호랑이를 믿는 것이 아니라 그 호랑이의 기세에 따른 관성력을 믿는 것이다. 비전을 믿는 것이 진짜 믿음이다. 말을 믿으면 낸시랭이다. 왕첸첸의 말을 믿는 것은 가짜다. 그것은 믿는 게 아니라 자신의 결핍을 호소하는 것이다. 어리광이다. 운명을 믿는 것이 믿음이다. 운명은 만남이다. 운명적인 만남을 믿는 것이 믿음이다.  

  

    마마보이는 제 3자를 개입시킨다. 비교하고 평가한다. 가격을 매기고 거래를 성사시킨다. 보통은 상대방을 깎아내리고 당사자를 추켜세운다. 네가 좀 밑지는 결혼인데. 믿음은 에너지가 있는 자가 장기전을 하는 것이다. 보통은 단기전을 한다.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불신과 의심은 자신을 하층민으로 규정한 결과다.


    높은 레벨로 올라서면 믿을 수밖에 없다.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만난 사람이라면 믿을 수밖에 없다.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만났는데 하필 그 사람이 다단계여서 속았다거나 하는 신고는 들어본 바가 없다. 노벨상 받는 대학교수 모임이라면 서로 믿을 수밖에 없다. 에너지가 없는 약자는 전략이 없으므로 서로 불신하는 것이다.


    믿음은 에너지가 있는 사람의 행동이며 자신의 계획과 전략과 시스템과 계통을 만들어놓은 사람의 행동이다. 자신의 비전을 믿는 것이며 타인의 비전과 어울려 더 큰 집단의 비전을 만들어낸다. 에너지가 없고 비전이 없는 사람이 거기에 묻어가려는 행동은 믿음을 가장한 어리광 행동이다. 불신하는 사람은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산적이다. 그들은 남을 해친다. 상대의 반응을 끌어내야 자기 행동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를 의심하고 자극하고 떠보고 상대를 갖고 놀다가 거기서 얻은 데이터를 수집하여 자기 행동을 결정하는 단서로 삼는다. 자기 계획과 비전과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에너지가 없기 때문이다.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하나는 공무원이다. 그들은 믿지 않지만 남을 해치지도 않는다. 그들은 지도자가 될 수 없다. 진정한 믿음은 지사의 것이다. 지사는 세상을 바꾸려는 큰 뜻을 품은 사람이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식의 욕심은 믿음이 아니다. 무언가 플러스하려는 행동은 아랫돌을 빼서 위에 고이는 결과로 되며 결과적으로 시스템을 해치게 된다.


    지사는 반대로 시스템을 건설하려는 것이다. 그 사람의 행동은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예술가의 믿음은 불안하다. 광기로 치닫기 십상이다. 에너지가 있지만 통제하지 못한다. 진정한 믿음은 어떤 대상을 믿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믿음직한 것이다. 스스로 에너지를 가지고 관성력을 가지고 방향성을 가지고 시스템을 갖춘다.


    믿는다는 사람은 많으나 믿음직한 사람은 드물다. 자기 안에 에너지를 갖추지 않고 남의 에너지를 빼먹으려고 빨대 들고 설치는 사람이 입으로 믿음을 떠들 뿐 믿지 않는다. 목사 중에서 믿는 사람을 나는 본 적이 없다. 그들은 믿는 척 연기할 뿐이다. 남들이 좋아할 만한 아부행동을 하는 것은 믿음 있는 사람의 행동이 아니다.


    창조과학회가 믿음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겠다는 행동이라면 첫째, 과학을 부정하는 산적질이며, 둘째, 믿음을 해치는 산적질이다. 믿음은 원인과 결과 사이에서 중간과정을 몰라도 근본을 믿는 것이다. 근본은 어차피 하나로 귀결되기 때문에 방향이 맞으면 되는 것이다. 창조과학회가 중간과정을 해명한다면 근본이 무너진다.


    교리에 집착하는 사람도 믿는 사람이 아니다. 교리가 믿음 위에 선다. 믿음을 부정하는 행동이다. 진정한 믿음은 교리도 필요 없고 증명도 필요 없다. 세상은 사건이고 사건은 원인에서 결과로 나아가며 널리 연결한다. 파동처럼 번져나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를 되짚어 수렴하면 긍극에서 하나로 모아진다. 그것이 믿음이다. 


    사회는 날로 개인화되고 있다. 이것이 방향성이다. 예전에는 천재지변이나 질병이나 전쟁에 의해 자신의 운명이 결정되었다. 그러므로 지도자를 믿고 교주를 믿고 집단적으로 대응해야 살아남을 확률이 높았다. 예수의 구원이나 마르크스의 혁명이나 모두 집단적 대응이 된다. 그 시대는 실제로 사건의 단위가 컸기 때문이다.


    천재지변이 일어났다. 전염병이 돌고 있다. 전쟁이 일어났다. 흉년이 들었다. 어떻게 해야 하지? 성직자를 따르고 정치가를 따르고 가부장을 따르면 살고 그렇지 않으면 죽었다. 그러나 지금은 의사결정이 개인화되었다. 믿음도 개인화되어야 한다. 실존주의는 그러한 시대상의 반영이다. 샤르트르만 해도 여전히 집단주의다.


    까뮈는 더 개인주의다. 이제 개인은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 가부장을 믿고 정치인을 믿고 지식인을 믿고 엘리트를 믿고 성직자를 믿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 진정으로 믿을 것은 하나뿐이다. 그것은 완전성이다. 완전하면 통한다. 트위터든 페이스북이든 유튜브든 팟캐스트든 통하는 게 통하고 통하지 않는 것은 통하지 않는다.


    이제 믿을 것은 게임에서 이기는 것뿐이다. 상황 안에서 자신이 주도권을 잡고 능동적으로 의사결정하는 것뿐이다. 자신이 패를 돌렸으므로 믿을 수 있다. 허영만의 타짜를 보지 않았다 해도 이 정도는 기본이다. 남이 돌린 패에 올인으로 베팅하는 자는 바보다. 자신이 직접 조리한 요리라면 어떤 맛이 나든 납득할 수 있다. 


    그것이 믿음이다. 원인에는 결과가 따른다. 작용에는 반작용이 따른다. 부름에는 응답이 따른다. 자극에는 반응이 따른다. 노래에는 앵콜이 따른다. 가는 문자가 고우면 오는 문자도 곱다. 고객이 존댓말 하면 알바도 고객을 존중한다. 우리는 다만 그것을 믿는다. 사건 안에서 호응하여 납득되는 것을 믿고 완전한 것을 믿는다. 


    소통하는 것을 믿는다. 연결되는 것을 믿는다. 계통 있는 것을 믿는다. 반응하는 것을 믿는다. 대칭과 호응을 믿고 긴밀한 상호작용을 믿는다. 사건 안에서 하나됨을 믿는다. 에너지의 치고 나가는 기세를 믿고 관성력을 믿고 일관성을 믿고 방향성을 믿는다. 교리고 애국이고 십일조고 구원이고 혁명이고 도덕이고 믿을 수 없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8]kilian

2019.04.02 (04:05:40)

" 에너지의 치고 나가는 기세를 믿고 관성력을 믿고 일관성을 믿고 방향성을 믿는다."

http://gujoron.com/xe/1076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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