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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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926 vote 0 2019.02.22 (11:10:14)

      
    마음은 에너지다


    마음은 에너지다. 마음을 먹는 것은 에너지를 먹는 것이다. 마음을 쓰는 것은 에너지를 쓰는 것이다. 마음을 비우는 것은 에너지를 비우는 것이다. 마음을 내려놓는 것은 에너지를 내려놓는 것이다. 마음을 비울 때도 물론 있지만 일단 연료탱크를 채워야 비울 수 있다. 인간은 에너지의 동물이다. 생각은 바뀔 수 있지만 에너지는 보존된다는 점이 각별하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다. 보통은 ‘저놈은 빨갱이야. 위험한 사상을 가졌어.’ 하고 생각에 책임을 지우거나 ‘감정이 폭발해서 그랬어.’ 하고 감정에 책임을 지우거나 야망, 탐욕, 야심, 희망 따위 의도에 책임을 지운다. 그게 이해하기는 쉬운데 그냥 말을 지어낸 것이다. 그게 거짓이라는 사실을 아는 게 중요하다. 그 이전에 뭔가 있다. 그것은 에너지를 주는 거다.


    며칠 전 타계한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 같은 사람은 확실히 에너지가 있다. 왜 다른 사람에게 없는 에너지가 칼 라거펠트에게만 있을까? 실력이 있는데 노무현처럼 고졸이라서 밀려나거나 라거펠트처럼 게이여서 기회가 제한되거나 외부환경의 영향을 받는 사람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있지 않으면 부당하게 공격당한다. 유태인이라면 사방이 적이다.


    정신차리고 있어야 한다. 625 때 월남한 이북출신도 에너지가 강하다. 정주영이나 문재인이 그런 사람이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에너지다. 그 에너지를 표현할 단어가 없다. 그래서 설명하기 어렵다. 그것은 환경과의 긴밀한 상호작용이다. 작가는 독자로부터 에너지를 받고, 가수는 청중으로부터 에너지를 받고, 정치인은 지지자로부터 에너지를 받는 거다. 


    그 작가와 독자의 관계를 표현할 적당한 단어가 없다. 작가는 다만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독자로부터 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 그냥 독자가 아니라 독자들의 무리 지어 일제히 나아가는 방향성으로부터 에너지를 받는 것이다. 그것을 표현할 단어가 없다는 말이다. 그 안에 엔트로피가 있고, 기세가 있고, 결맞음이 있고, 그 기운이 작가에게 전해지는 에너지다. 


    에너지가 있어도 의식이 없으면 비뚤어져서 나치가 되고 보수꼴통이 된다. 역사의식, 시민의식, 민주의식, 정치의식과 같은 뚜렷한 의식이 있어야 한다. 의식이 없으면 에너지를 통제하지 못하고 휩쓸린다. 작가는 독자에게 아부하다가 이문열 된다. 의식이 있어야 축이 대칭을 지배하여 무리를 이끌고 광야를 건너는 모세처럼 독자를 이끌고 갈 수 있는 것이다. 


    의식이 있다는 것은 나와 타자의 경계가 되는 대립지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는 거다. 대칭을 통제할 코어는 그곳에 있다. 의사결정이 일어나는 예리한 지점이 있다. 긴장되어 있고 아슬아슬하고 건드리면 소리가 나는 반응점이 있다. 의식이 없는 사람은 피아간의 대치하는 전선이 없다. 휴전선이 없다. 반응점이 없다. 둔감하다. 툭 건드려도 화를 내지 않는다.


    미소를 지어줘도 반응하지 않는다. 인간을 움직이는 것은 어떤 야망, 탐욕, 성욕, 신념, 야심, 희망 따위 공허한 관념들이 아니고 분노, 기쁨, 즐거움, 쾌락과 같은 감정도 아니고 계획, 목적, 생각도 아니다. 그런 것은 그냥 말하기 좋은 단어일 뿐이다. 본질은 환경과의 관계인 것이며 징기스칸, 알렉산더, 나폴레옹과 같은 사람들은 날 때부터 관계가 달랐다. 


    징기스칸은 왕족에서 태어나 노예로 떨어졌다가 다시 칸으로 올라서며 신분이 왔다갔다 했다. 천국과 지옥을 두루 견학하고 온 것이다. 인간을 결정하는 것은 첫째, 환경과의 관계이며, 둘째, 나와 타자의 대립지점이다. 이 두 가지가 거의 결정한다. 관계가 잘못되면 에너지가 없고 대립지점이 잘못되면 비뚤어진다. 자기편을 적으로 착각해서 형제간에 다툰다. 


    지역 간에 대립하고 성별 간에 투쟁한다. 환경과의 관계가 인간에게 에너지를 주고 피아의 대립지점이 그 에너지를 사용하게 한다. 환경과의 관계를 바꿀 수 있다. 촌놈이 서울로 상경하면 달라진다. 평범했던 돈 잘 버는 변호사 노무현이 부림사건을 만나자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투사가 된 것이다. 다시 문재인을 만나자 대한민국의 리더가 되었다. 


    수완 좋은 세무 변호사에서 민주투사로 거듭나더니 다시 한국사의 리더로 두 번 방향을 바꾼 것이다. 첫 번째는 환경을 바꾼 것이며 두 번째는 너와 나의 대립지점을 바꾼 것이다. 게이가 커밍아웃을 하면 관계가 바뀐다. 남북이 화해하면 적이 동지로 바뀐다. 이 두 가지 전면적인 교체를 통해서 인간은 에너지를 틀어쥐고 강력해진다. 순서를 아는 게 중요하다.


    먼저 시골인에서 세계인으로 사이즈를 키워야 한다. 소인배에서 대인배로 거듭나고 약자의 철학에서 강자의 철학으로 갈아타야 한다. 다음 보수진영에서 진보진영으로 진영을 갈아타야 한다. 수비수에서 공격수로 포지션을 바꾸기다. 근본의 변화가 없이, 세상에 빌붙어 발 디디고 선 토대의 교체가 없이 야망, 탐욕, 성욕, 신념, 야심, 희망 따위는 개소리다.


    막연히 희망을 가져라. 야심을 가져라. 신념을 가져라. 야망을 품어라 한다면 바보 같다. 단어가 사람을 바꾸지 않는다. 호르몬이 사람을 바꾼다. 환경과의 관계가 바뀌고 나와 타자의 경계면이 바뀌면 호르몬이 바뀌고 호르몬이 사람을 바꾼다. 내가 누구인지는 스스로 규정해야 한다. 곰이 되려면 엄마곰 되고 침팬지가 되려면 두목 침팬지가 되어야 한다.


    환경과 링크하는 접촉점의 숫자를 늘려서 에너지를 얻는다. 더 큰 세계를 바라보고 더 원대한 목표를 가지는 것이며 그것을 무의식 깊은 곳까지 끌어들여야 한다. 막연히 말로 떠드는 것은 가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8]kilian

2019.02.23 (03:23:14)

" 세계를 바라보고 더 원대한 목표를 가지는 것이며 그것을 무의식 깊은 곳까지 끌어들여야 한다."

http://gujoron.com/xe/1065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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