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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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438 vote 0 2019.02.16 (16:43:32)

     마음이란 무엇인가? 


   마음을 어떻게 볼 것인가? 마음을 하드웨어로 볼 것인지 소프트웨어로 볼 것인지 아니면 그 소프트웨어가 처리하는 정보로 볼 것인지다. 타고 갈 배에 문제가 있는가 아니면 배를 운전할 선장에게 문제가 있는가 아니면 그 배에 태우는 승객들에게 문제가 있는가? 아니면 그 배를 띄울 바다에 원초적인 문제가 있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셋 다 마음이다. 셋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엄격하게 구분할 수 없다. 그리고 변화한다. 컴퓨터는 하드웨어를 바꿀 수 없지만 마음은 수시로 업그레이드를 한다. 사실은 컴퓨터도 업그레이드 된다. 하드웨어는 딱딱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유연하게 컴퓨터의 성능이 업그레이드 된다.

    

    마음은 기본적으로 나와 타자를 구분하는 것이며 그것은 의식이다. 인공지능에 없고 인간에게 있는 것은 의식이다. 마음은 하나의 생태계와 같다. 의식은 그 생태계에 서식하는 동물과 같다. 동물은 생태계의 균형을 깨지 않으려고 한다. 인간의 의식은 일방향으로 작동하는 기계가 아니며 단순한 프로그램도 아니다. 


    쌍방향적이라는 점이 다르다. 인공지능은 일정한 목표를 달성하면 보상을 준다. 알파고가 이기면 점수를 보상으로 받는 식이다. 상대방을 이기려고 한다. 마음은 다르다. 마음은 생태계의 균형을 깨지 말아야 한다. 무엇인가? 마음은 나와 타자의 구분이 정해져 있지 않다. 부모에게 자식은 타자인가? 남남이 아니다. 


    알파고라면 이세돌은 대결상대다. 타자다. 남이다. 인간의 마음은 그 경계선이 흐릿하다. 아기에게 엄마는 타인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통제되면 우리편이고 통제되지 않으면 타인이다. 마음은 고착된 하드웨어나 세팅된 프로그램이 아니며 나와 타자의 경계가 희미하며 수시로 경계가 바뀌는 점에서 생태계다.


    인간은 게임을 하는 동물이다. 이기려고 한다. 대상을 통제하려고 한다. 인간이 어떤 마음을 먹는 것은 욕망 때문이 아니고 단순히 의식 생태계 안에서 그 판단이 이겼기 때문이며 이기는 이유는 호르몬의 역할 때문이다. 인간은 집중하는가 이완되는가에 따라, 에너지의 크고 작음에 따라 나와 타자의 경계선을 바꾼다.


    내 몸뚱이가 나라는 근거는 없다. 눈에 보이는 것은 다 나에 속한다. 강아지는 생후 4개월까지만 그렇다. 4개월 이전에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 우리편이다. 그 4개월 안에 학대를 당하면 반대가 된다. 외부인을 지나치게 경계하는 퇴행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생후 4개월 이후 서열과 복종을 가르쳐야 한다. 


    인간도 학대를 당하면 보수꼴통이 된다. 나의 범위가 좁아진다. 인류와 국가와 민족과 동료와 가족이 다 나에 속해야 하는데 그 반대가 된다. 나를 작게 놓고 상대편을 크게 놓으며 자신을 약자나 혹은 피해자로 설정하고 소심하게 행동한다. 생후 4개월 이전에 학대받은 강아지의 행동을 한다. 존엄을 잃은 것이다. 


    에너지는 영역의 크기에서 나온다. 황제는 에너지가 크다. 영토가 넓기 때문이다. 넓은 영역을 차지하는 맹수도 에너지가 크다. 반대로 동물원에 갇힌 사자는 에너지가 작다. 사육사에게 꼬리를 쳐서 고깃덩이를 얻어먹는 신세가 된다. 인간도 마찬가지로 영역이 넓어야 에너지가 크다. 마음의 영역은 넓힐 수 있다.


    공부해서 아는 게 많으면 나의 영역이 넓어진다. 어떤 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아는 게 없고, 친구가 없고, 가족이 없고, 세력이 없고, 돈이 없고, 힘이 없으면 영역은 좁아진다. 인간은 동료를 얻고, 배우자를 얻고, 세력을 키우고, 공부를 해서 점차 에너지를 늘려가는 점이 동물과 다르다. 


    영역이 크면 에너지가 크고 에너지가 크면 나도 크다. 내가 누구인지를 정할 수 있는 점이 인공지능과 마음의 차이다. 국적을 바꿀 수 있고, 자기편을 바꿀 수 있고, 내 지위를 상승시킬 수 있다. 진보는 나를 키우는 방법으로 환경에 맞서고 보수는 나를 줄이는 방법으로 환경에 적응한다. 때로는 나를 줄이는 것이 낫다.


    배가 침몰하려는 위기에는 짐을 버려야 한다. 위급할 때는 팔을 잘라내야 한다. 동료를 배신하고 가족을 버리는 것이 이득이다. 북한을 적으로 설정하는게 자한당에게 이득이다. 지역으로 가르고, 피부색으로 가르고, 성별로 갈라 자신을 작게 해야 부담을 덜고 안전을 획득한다. 작은 동굴에 숨으려고 한다면 말이다.


    내 몸집이 크다면 작은 동굴에 숨을 수 없다. 혐한하고 혐중하고 혐북하며 모든 나라를 미워하는게 마음이 작아진 일본의 생존술이다. 마음의 문제는 욕망이나 의도 때문이 아니라 에너지 부족에 기인하며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은 정신과 의식이며 정신은 외부 환경과의 긴밀한 관계이고 의식은 내부적 통제가능성이다. 


    외부적으로 단절되고 고립되고 소외되면 에너지가 부족해진다. 혹은 내부적으로 산만하면 에너지가 부족해진다. 외부 환경과의 관계는 최고의 포지션을 차지하는게 중요하다. 사통팔달로 연결되는 교통의 요지를 차지하기다. 자신을 갑이 아닌 을, 강자가 아닌 약자에 피해자로 설정하면 막다른 골목에 포지셔닝 된다.


    선택지가 줄어드는 대신 특정한 분야에 에너지를 몰아줄 수 있다. 이 방법을 반복하면 궁지에 몰려 환경변화에 대응할 수 없게 된다. 선택지가 0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음식포비아와 같다. 뭐도 해롭고 뭐도 나쁘고 하며 음식을 가리다가 먹을 것이 없어진다. 에너지는 0에 수렴되고 정신은 크게 쪼그라들어 버린다.

 

    내부적인 통제에 있어서는 정신과 의식과 의도와 생각과 감정의 결맞음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의도가 의식을 앞서므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외부와 단절되면 동물원에 갇힌 동물처럼 정형행동을 하게 된다. 외부에서 정보가 들어오지 않으므로 내부에서 거짓 정보를 생산하는 것이며 보통은 자해행위로 나타난다.


     밖으로는 고립을 탈피하고 환경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야 하며 안으로는 섬세하고 예민하되 결맞음을 이루어서 자연스러워야 한다. 그럴 때 에너지가 얻어지며 그 에너지를 잘 처리할 때 희열을 느낀다. 에너지는 있는데 처리하지 못하면 외부로 전가하여 히스테리를 일으킨다. 신경질을 부리고 짜증을 내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마음은 무심의 경지가 아니라 집단과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마음이다. 자연의 본질이 진보이기 때문이다. 강물은 가만있는 것이 흘러가는 것이며 사회는 진보하는 것이 고요한 것이며 인간은 성장하는 것이 고요한 것이다. 억지 고요함을 추구하면 퇴행하게 된다. 에너지 속성이 본래 그러하기 때문이다.


    마음을 비우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라 외부 에너지를 받아들여 이를 내부에서 잘 처리하여 내보내려고 노력해야 한다. 피아니스트라면 청중의 응원에 에너지를 받아 멋지게 연주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막연하게 무심을 말하는 것은 연주를 포기하라는 말이고 죽으라는 말이다. 청중이 지켜보므로 결코 포기할 수는 없다.


    무대 위의 배우는 관객으로부터 에너지를 받고 있다. 그러므로 포기할 수 없다. 당신은 지켜보는 친구와 동료와 가족과 이웃들로부터 에너지를 받고 있다. 그러므로 포기할 수 없다. 내려놓지 말고 계속 전진해야 한다. 단, 더 큰 게임을 벌여야 한다. 역사는 진보한다. 내 작은 게임은 져도 역사의 게임은 언제나 이긴다.


    큰 게임에 가담하는 방법으로 계속 전진할 수 있다. 가만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며 외부 에너지를 처리해내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생태계는 발달한다. 역사는 진보한다. 배는 항해한다. 마음은 성숙한다. 계속 전진하여 나아갈 때 외부 에너지를 받아들여 내부에서 처리하고 피드백을 받을 때 평화롭다.


    마음은 나무처럼 자라는 것이며 무럭무럭 자라는 동안 행복하다. 그러려면 햇볕을 받아야 한다. 정상에 서야 햇볕을 받는다. 다른 나무의 그늘에 가리면 햇볕을 받지 못한다. 기슭에 있으면 햇볕을 받지 못한다. 인류의 대표자 마음을 품지 않으면 우주의 기운을 받지 못한다. 응원하는 청중의 박수 소리 듣지 못한다.


    마음이 일을 처리하는 순서는 정신, 의식, 의도, 생각, 감정이나 마음이 성숙하는 순서는 반대다. 타인의 마음을 읽는 순서도 그러하다. 감정을 먼저 포착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감정을 사건의 원인으로 착각하게 된다. 감정은 마음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이다. 마음의 원인은 에너지다. 에너지는 환경과의 긴밀한 관계다. 


    마음은 환경의 변화를 중계방송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깨달음이 필요하다. 내가 누구인지를 다시 규정해야 한다. 아기는 자기를 작게 규정한다. 아기는 반 평 크기의 요람이 나의 전부다. 요람 바깥은 위험한 세계이고 적군의 세계이며 낯선 타자의 영역이다. 어른이 되면 요람의 사이즈를 키워야 하니 곧 깨달음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8]kilian

2019.02.17 (04:35:48)

"어른이 되면 요람의 사이즈를 키워야(내가 누구인지를 다시 규정해야) 하니 곧 깨달음이다." -  http://gujoron.com/xe/1063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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