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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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677 vote 0 2019.01.01 (19:16:15)



    아름다우면 이긴다


    아름다우면 이긴다. 함정이 있다. 외모의 아름다움 소용없고 내면의 아름다움도 소용없다. 나를 배제하기다. 내가 아름답다는 식이면 그게 하지 말라는 자기소개다. 2002년의 한국과 2018년의 베트남은 준비되어 있었다. 2퍼센트 부족한 것을 히딩크가 채우고 박항서가 채웠다.


    꽃은 피어났고 향기는 전해졌다. 마지막 2퍼센트 위치에 가서 대기해야 한다. 준비되어 있지만 하나가 모자라서 풀죽어 있을 때 내가 그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다면 지극히 아름답다. 자신을 예비자원으로 돌려야 한다. 내가 먼저 깃발 꽂고 나서면 마지막 2퍼센트가 될 수는 없다.


    누가 갖추어놓고 마지막 한 걸음을 위하여 나를 필요로 할까? 그것은 확률에 달렸다. 확률은 방향에 달렸다. 방향을 믿고 느긋하게 가다 보면 박항서 된다. 아름다울 수 있다. 역주행하면 안 되고 순방향이어야 한다. 여럿이 함께 가는 방향이 순방향이다. 여럿이므로 시간이 걸린다.


    세상이 나를 간절히 호출할 때까지 뚝심있게 기다려야 한다. 사람들이 변희재짓 윤서인짓으로 역주행하는 이유는 조바심 때문이다. 기다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공백을 메울 콘텐츠가 없기 때문이다. 자력으로 아니 가고 남의 힘에 묻어가려고 하니 뒷심이 딸려서 조바심 난다.


    내 안에 콘텐츠가 있다면. 도구가 마련되어 있다면. 지식과 교양이 있다면. 예리함이 있다면. 긴밀함과 풍성함이 있다면. 그렇다면 장기전을 할 수 있다. 방향을 믿고 끝까지 갈 수 있다. 모두 나가떨어졌을 때가 내 차례다. 예비자원이 쓰여진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그곳에 있다.


    세상은 사건의 연결이다. 공간으로도 연결되고 시간으로도 연결된다. 그런데 과연 연결되는가? 완전성의 문제가 제기된다. 세상은 구조의 집합이고 구조는 연결의 링크다. 클릭했는데 새 창이 뜨지를 않는다. 도처에서 연결이 끊어지기 다반사다. 하나의 존재는 하나의 연결이다.


    인간은 연결의 한 단위다. 인간이 추구해야 할 것은 연결의 완전성이다. 완전성을 탐구하는 학문은 미학이다. 탐미주의자가 되어야 한다. 진정한 미는 하나의 연결고리로 자연스럽게 기능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자식만 낳아도 연결이 되었다. 조상에서 후손으로 연결성공이다.


    지금은 임무가 벅차다. 도무지 인간들이 말이 많아졌다. 개인의 부담도 늘어났다. 오른쪽과 왼쪽을 잘 살피며 더 많은 것을 연결해야 한다. 추임새 넣고 장단 맞춰야 한다. 타이밍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흐름을 잃지도 말아야 한다. 긴장타야 한다. 소통의 도구를 품어야만 한다.


    연장이 있어야 연결이 된다. 지식과 교양은 기본으로 깔고 더하여 감성의 예리함과 상호작용의 긴밀함과 문화의 풍성함을 갖출 때 삶은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그것이 진정한 미학이다. 강박증을 미학으로 착각하면 곤란하다. 내 발 사이즈에 꼭 맞는 신발은 꼭 맞는 신발이 아니다.


    유도리가 있어야 한다. 엣지가 있어야 한다. 에너지의 입구와 출구를 비워두어야 한다. 시선이 들어가는 입구와 빠져나오는 출구가 자연스럽게 보여야 한다. 잘 다듬어진 일본식 정원에는 그것이 없다. 눈길이 가야 하는 라인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답답해진다. 여유로움이 없다.


    눈에도 길이 있으니 눈길이다. 결대로 가야 한다. 결을 제시해야 한다. 산만해도 좋지 않고 집중되어도 좋지 않다. 약간 흐트러져야 한다. 되어가는 방향성이 보여야 한다. 왜 미학이어야 하는가? 미는 평등하다. 왜 무소유인가? 쉬운 목표다. 모으기가 어렵지 버리기는 쉬운 것이다. 


    왜 안아키인가? 쉬우니까. 하는게 어렵지 안 하기는 쉽다. 쉬운 길이 삿된 길이다. 미는 쉽지만 쉽지 않다. 집안을 어지럽히기 쉽고 깔끔떨기도 쉽고 어중간하기도 쉽다. 백자 달항아리처럼 너저분하지 않고 깔끔떨지 않고 어중간하지 않으면서 힘 있는 포즈를 담아내기 어렵다.


    미학은 인간을 평등하게 하는 최후의 보루다. 잘난 인간도 여기서 딱 걸리고 만다. 누구나 도달가능하지만 진짜가 되기 어렵다. 어린이는 까불기만 해도 아름답다. 소년은 합격만 하면 아름답다. 청년은 커플만 되어도 아름답다. 거짓으로 가기 어렵고 진실로 가기는 참으로 쉽다.


    누구든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다면 트집 잡지 않는다. 프레디 머큐리라면 워스트 드레서라도 욕먹지 않는다. 스티브 잡스라면 패션 테러리스트라고 욕먹지 않는다. 주인공들은 대충 막 해도 되지만 시상식에 온 조연들은 대충 입고 나와서 분위기를 깨는 망동을 삼가야만 한다.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 되었을 때 미학의 완전성은 참으로 쉽다. 에베레스트 정상에 처음 오른 사람이 깃발 꽂기는 쉽다. 그냥 꽂으면 된다. 뒤에 온 사람은 어렵다. 앞사람의 발걸음에 맞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편하게 남의 뒤에 줄 서서 묻어가려고 하지만 그래서 어렵다.


    자기 삶을 사는 사람은 무엇을 해도 아름답기가 노무현이다. 남의 성취에 묻어가려는 사람은 무엇을 해도 추태가 안철수다. 바둑의 첫 한 수는 아무데나 두어도 다음 수로 연결이 된다. 갓 태어난 아기는 아무렇게나 울어도 잘 울었다고 칭찬을 듣는다. 두 번째 걸음부터 어려워진다.


    미학의 힘으로는 누구든 통제된다. 돈이 많으면 그럴수록 추태를 부리지 않기가 어렵다. 말년에 이건희의 추태가 그렇다. 재용은 데뷔전부터 추태였지만. 권력이 강하면 그럴수록 추태를 부리기 쉽다. 의전에 집착할수록 어색해지는 것이다. 왜? 70억 인류가 함께 가기 때문이다.


    70억이 보조를 맞추어야 아름답다. 그러므로 부자일수록 강자일수록 권력자일수록 뾰족하게 도드라질수록 추태를 부리게 된다. 2퍼센트의 힘으로 98퍼센트를 통제할 수 있는 것이 미학이다. 그래서 미학은 아름답다. 성형수술로 미를 만들어낼 수 있지만 웃음을 지을 수는 없다.


[레벨:3]이제는

2019.01.02 (16:38:58)

동렬님, 지난 한해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새해 첫날부터 올 한해 삶의 방향이 될 말씀을 주시네요.

감사함다~

뭣보다 건강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6]kilian

2019.01.03 (05:20:45)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 되었을 때 미학의 완전성은 참으로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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